드라마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낸 소설『쑥부쟁이』. 2008년 MBC 설 특집 드라마로 방송되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국민작가 김정수의 작품 <쑥부쟁이>를 소설로 펴냈다. 드라마로 미처 다 표현되지 못한 주제와 섬세한 심리 묘사, 애틋한 정서,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가 돋보인다. 우리 사회의 풍속도를 가감없이 보여주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제목에 쓰인 '쑥부쟁이'는 가을철 들판에 피는 흔하고 소박한 꽃으로,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 부모님들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일생을 의미한다.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다 퍼주고 병든 몸과 회한만 남은 부모, 그런 부모의 희생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자식들. 남이 아닌 바로 우리네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오늘을 사는 부모와 자식의,
너나 할 것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
세월이 지나면 변하는 것이 많다.
사람도 변하고 산도 변하고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변하게 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로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이다.
변하는 것은 우리이다. 나무와 같은 부모님의 그늘에서 변덕을 부리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부모의 사랑은 자신들이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다 퍼주는 우렁이의 사랑과 같다.
사람에게서 무한한 사랑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국민작가, 김정수 씨의 소설이 출간되었다.
"작가는 글의 테크닉보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송 드라마에서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는 김정수 작가는 사람들의 끝없는 물질에 대한 욕심이,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풍속도를 가감없이 진실되게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정신적 ㆍ 공동체적으로 건강한 가족이 중심이 되어 삶의 의미와 가족애를 천착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과 갈등, 화해를 모색하여 인간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이고, 오늘의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의 씨앗거리를 키우게 한다.
[내용 소개]
● 제 1부 - 아버지의 땅
3남1녀를 성가시켜 서울로 떠나보내고 시골에서 살고 있는 노부부, 박창순과 이순심.
몇 년 전 위암수술을 받았던 아버지는 위암이 재발되어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인생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한다. 어머니는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자식들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주려고 챙기는 것이 일이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막내를 위해 다른 형제들에게 돈을 타 내려고 거짓으로 날치기를 당한 척하다가 망신을 사기도 한다.
아버지 생신 날, 서울의 자식들이 아버지의 호출을 받고 고향에 온다. 그러나 사는 처지와 성격이 다른 형제자매와 며느리들은 사소한 일로도 티격태격 다투기만 한다.
아버지의 눈에는 자식들의 하는 짓이 야속하고 못마땅하기만 한데, 무한정으로 자식들만을 위해 이것저것 챙기는 어머니의 행동은 더욱 아버지의 화를 부채질한다. 가족사진을 찍고 저녁 밥상에 앉은 가족들. 먹을 것을 손수 챙겨 자식들에게 주려는 어머니와 그런 정성을 무시하고 투정하는 자식들. 화가 난 아버지는 그 화풀이를 만만한 어머니에게 한다. 아버지가 홧김에 던진 밥그릇 뚜껑에 어머니는 머리를 맞고 쓰러져 피를 흘린다.
● 제 2부 - 찰떡
술을 마신 남자들을 대신해 큰며느리가 차를 운전해 큰딸과 어머니를 읍내 병원으로 모셔간다. 어머니가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간 사이에도 자식들, 특히 둘째 아들과 막내아들 사이에는 심한 말다툼이 계속되다가 마침내 치고받고 싸우는 지경에 이른다.
참다참다 화가 폭발한 아버지는 자식들을 집 밖으로 내치고, 자식들은 밥도 먹지 못한 채 그날 밤으로 맏딸 내외만 남기고는 다 서울로 올라가 버린다. 병원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안타깝고 섭섭하여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크다. 그날 밤, 깊은 잠에 빠진 아버지의 방으로 들어온 어머니는 실성한 사람처럼 아버지의 목을 조르며 소리를 지르다가 기절을 한다.
이튿날, 어머니가 안정을 되찾자 큰딸 내외도 서울로 올라가고, 시골집에는 다시 두 노인만 남는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자식들에 대한 원망과 걱정, 시시각각 다가오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불안,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번민을 거듭한다. 이따금씩 건망증을 보이던 어머니의 증상이 치매 수준으로 발전하자, 아버지는 자신이 죽은 후에 홀로 남겨질 어머니를 어떻게 할까 더욱 고민이 크다. 아버지는 마침내 서울에 있는 자식들의 집을 직접 찾아가 사는 형편을 보고 어머니를 맡겨보려고 결심한다. 그리고 그날로 상경하여 큰아들집부터 방문한다. 그러나 큰아들 부부가 각방을 쓰며 지내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대기업 간부인 큰아들과 대학교수인 큰며느리는 비록 경제적인 면에서는 풍족하여 아들을 해외 유학까지 시키고 있지만, 항상 부부가 집을 비우는 상태이다. 또 너무나 도시화된 생활방식과 사고수준에 아버지, 어머니가 적응하기에 쉽지 않다.
● 제 3부 - 애기무덤
기대감이 무너진 아버지는 어머니를 데리고 맏딸 집으로 간다. 그러나 맏딸의 형편은 더 말이 아니다. 맏딸이 실업자 남편과 함께 초라한 옥탑방에 살면서 고생을 하는 것을 본 부부는 이번에는 둘째 아들네 집으로 간다. 공교롭게도 둘째 아들네 집은 주식 투자 실패로 빚쟁이들에 의해 집과 살림살이가 경매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또 아버지, 어머니는 둘째 아들 부부가 위장 이혼 상태에까지 이르렀음을 알게 된다. 절망한 부부는 마지막으로 사고뭉치 막내아들네 집으로 간다. 막내아들네는 예상대로 작고 좁은 반지하방에서 고등학생이 된 두 아이들과 궁색하게 살고 있어서 함께 오래 있을 형편이 못되었다.
안타깝고 서글픈 마음으로 시골로 돌아온 부부는 마을 언덕에 앉아 서로 다른 생각으로 앞날을 걱정하고, 어릴 적에 죽은 아이를 생각하며 눈물짓는다. 집안일이 걱정되어 곧바로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와는 별도로 애기무덤을 찾은 아버지는 갑작스런 통증을 어쩌지 못하고 무덤가에 쓰러져 숨을 거둔다.
● 제 4부 - 어머니의 길
자식들은 물론,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은 아버지.
뒤늦게 달려온 자식들의 슬픔도 크지만, 그보다 어머니의 아픔은 더 말할 수 없이 크고 절망적이다. 그 슬픔이 사라지기도 전에 자식들은 또 부조금과 유산을 나누기 위하여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며 싸움을 시작한다. 절망감과 분노에 어쩔 줄 모르던 어머니는 선 채로 옷에 오줌을 싸고 자식들을 물어뜯으며 노망에 가까운 행동을 보인다. 놀란 자식들은 어머니를 서울 병원으로 모셔 응급조치를 하고, 앞으로 어떻게 어머니를 모셔야 할지 방도를 의논하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어머니가 자식들 집을 돌아가며 지내기로 한다.
어머니는 이제 자신의 치매 증세가 가벼운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할 일을 하나하나 마무리한 뒤 큰아들과 함께 다시 시골집으로 돌아온다. 한식구처럼 지내온 이웃, 울금댁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시골에서 지내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큰아들 내외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서울로 떠나고 난 그날 밤, 혼자 자던 어머니는 꿈인 듯 현실인 듯, 낫과 망태기를 들고 집을 나서는 아버지를 따라 집앞 언덕을 오른다. 아버지는 초겨울 길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쑥부쟁이를 꺾어 어머니에게 주며 '이게 백 가지 꽃 중에 제일 장한 꽃이야, 우리 마누라 이순심이, 당신 같은.....'이라 하며 자식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휘적휘적 떠난다. ' 나도 데려가 줘!'라며 울부짖는 어머니를 남겨둔 채.....
다음날 아침, 어머니를 찾아온 울금댁은 안방에서 쑥부쟁이를 움켜쥐고 자는 듯, 죽은 듯, 누워 있는 어머니를 발견한다. '행복한 눈물'인 듯, 서글픈 미소인 듯, 어머니의 얼굴엔 오히려 평온함이 엿보인다.
MBC-TV 드라마의 감동 그대로 탄생한 반가운 소설!
<쑥부쟁이>를 읽고 웃을 수 있다면, 당신은 효자입니다!
제목으로 쓴 '쑥부쟁이'는 가을철 들판에 피는 흔한 꽃으로, 다른 이름으로는 구절초와 더불어 들국화로도 불린다. 을씨년스러운 가을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서, 멀리서 보아도 환하고 아름답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더욱 싱그럽고 소박하면서 정겹고 아름다운 꽃이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들의 어머니, 부모님들의 일생도 이 쑥부쟁이처럼 소박하지만,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텅 빈 우렁이 속'이라는 표현처럼, 부모는 자식을 위해 죽는 날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려 한다.
'견마지양(犬馬之養)'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를 모시되 진심으로 우러나는 마음이 없이 물질적으로만 모시는 것은, 참효도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뜻한 방에 좋은 옷 입혀 드리고 산해진미를 대접하고 용돈이나 자주 드리는 것이 효도가 아니다. 비록 부모의 속을 썩이고 어렵게 살더라도 참으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갖고, 부모님을 한 인간으로 존중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 가족간의 진정한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오늘날 가치관이 바뀌면서 가족 안에서도 어쩌면 서로 대립되는 관계인 것 같은 기성세대와 신세대와의 갈등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비추어 보며 현실적인 문제들을 찾아보고, 다양한 삶의 실체에 대한 공감과 화해의 모습들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p.190
"평생 농사를 지었다만...., 한평생 지은 농사가 실농이 되고 말았구나. 알곡을 바라고, 뼛골 빠지게, 등이 휘도록 자식 농사를 지었는데 거두고 보니 쭉정이밖에 안남은 것 같구나! 내가 나한테 속았구나. 허허허!"
p.202
"이제 와서 고백이지만, 사실 나, 자네 집 가마솥에서 삶은 고구마 여러 번 훔쳐 먹었네. 한번은 너무 배가 고파 허겁지겁 훔쳐 먹다가 자네 부모님께 딱 들켜 버리는 바람에 그만 급체를 하고 말았어. 컥컥거리며 다 죽게 생겼는데, 자네 어머님이 바늘로 내 손가락을 뜨시더군. 그제서야 숨이 돌고, 내가 살아났네. 내가 부끄러워 퍽퍽 울었더니, 자네 어머님이 내 등을 쓸어주시면서 그러시더군. '아가, 배고파 훔쳐 먹은 죄는 간장종지로 하나밖에 안된단다. 걱정 말아라.' 그날 죄책감과 가난한 서러움으로 잠을 못 이루는데, 우리 집 마루에 누가 쿵 하고 뭘 내려놓는 소리가 나더군. 뭔가 하고 살짝 내다봤더니 자네 아버님이 고구마 한 가마니를 슬쩍 내려놓고 가시더군. 그해는 흉년이라 자네집도 식량이 넉넉지 못했었네. 자네 부모님은 나한테 그런 분들이시네."
p.235
"세상에 허물없는 사람 없다. 아버지가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다. 거름 한 삽도 안내면서 공짜로 풍년들기를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뽀라고. 정신 차리구 살아라. 눈 깜짝할 새 늙는다."
p.236
"내 영두에게 다 들었다. 영두가 그러더라, 다 지 잘못이라고. 남자가 삐끗한다고 여자도 같이 삐끗해 버리면 이 세상에 온전하게 남아날 집이 어디 있겠냐? 영두한테도 말했다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라! 나중에 니 자식들 앞에 떳떳할 수 있게 살아! '엄마, 왜 그 따위로 살았냐'고, 원망 안할 것 같냐?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자식 눈이다. 부모를 보는 자식의 눈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애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
p.253~254
을씨년스럽게 텅빈 엄동설한 들판에는 쑥부쟁이꽃 몇 송이만이 남아서 하늘거리고 있었다. 남편은 꺾은 쑥부쟁이꽃을 아내에게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게 뭔 줄 알어?"
아내는 남편이 별것을 다 묻는다는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걸 누가 몰라? 조선 천지 흔하디 흔한 쑥부쟁이지. 꽃 같지도 않은....!"
아버지가 조용히, 그러나 힘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아냐. 이게 백 가지 중 제일 장한 꽃이야. 다른 놈 다 져도 늦도록 피어 있는 우리 마누라, 이순심이...., 당신 같은....."
남편은 꺾어 들었던 쑥부쟁이꽃 한 다발을 아내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애들 미워하지 말어. 우리 자식들, 그래도 쓸 만한 놈들이야."
남편의 말에 아내는 쑥부쟁이꽃을 받아들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남편이 범모를 위해 책을 사 주셨다.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김정수님의 쑥부쟁이,,내가 먼저 읽고 생각나는게 많다.구정에 tv에서 드라마로 방영을 했다는데 뒤늦게 책으로 읽는 감동도 크다.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는 친정부모님이 생각난다.
오늘은 남편과 혜영이랑 시골에 가서 산소를 다녀올 생각이다.
지금쯤 쑥부쟁이 꽃은 피어있지 않겠지만 어렸을적 쑥부쟁이 꽃을 한아름 꺽어다가 병에 꼽던 기억들이 생생하기에 대신 꽃향을 담아올 생각이다.
벌써 마음이 따뜻하다.
산소에 가면 아마도 눈물이 보일것만 같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기쁨도 함께하지만 슬픔도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염려를 하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상대방을 배려하여 걱정할까봐 슬픔을 함께하지 않지만 그러나 진정한 가족이라면 슬픔도 함께 나누며 함께 눈물을 흘려야만 진정한 가족이고 혈육이란 생각이 든다.쑥부쟁이에서도 형제들의 다툼의 근본은 서로 겉모습만 알고 있기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게 아닐까? 겉으로 배움이 부족하고 가진게 부족하고 부모의 속만 썩히는 자식은 또 다른것 따뜻한 인간미를 가지고 있고 겉으로 화려하고 성공한듯 보이는 형제는 안으로 썩고 곪아 터져버릴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간미를 상실했기 때문에 형제들간의 싸움이 일어나는 거라 여겨진다.
모두들 어렵다.
특히 지금 대부분 숨쉬기 힘든 공황의 상태를 맞고 있다.
그래도 의지할수 있는 부모님 함께 얘기할수 있는 형제가 있다면 화려하지 않은 식탁일지라도 구수하고 소박한 된장찌게앞에서도 우리마음속에 있는 속깊은 얘기들을 나눌수 있지 않을까?
머리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가슴으로 생각하는데 30년이 걸렸다는 어느 지인의 말씀이 생각난다.오늘 하루쯤 가슴으로 가족들과 상처를 나누고 서로에게 기댈수 있는 어깨가 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