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남자아이다.
시도 때도 없이 무섭다고 한다.
가족에게 우환이 닥칠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 울기도 한단다.
이유 없이 찾아오는 무서움
겪는 당사자나
지켜보는 부모나
괴롭고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두려움과 무서움을 허준은 어떻게 보았을까.
동의보감을 들춰보자.
《東醫寶鑑》 內景篇卷之一 > 神 > 神統七情傷則爲病 > 恐
"內經曰, 腎在志爲恐. 又曰, 胃爲恐. 註曰, 胃熱則腎氣微弱, 故爲恐. 又曰, 精氣幷於腎則恐. 由心虛而腎氣幷之, 故爲恐.
"
"《내경》에, "신(腎)의 지(志)는 두려움[恐]이다"라 하였다. 또, "위(胃)가 두려움이 된다"고 하였다. 주(註)에, "위열(胃熱)이 있으면 신기(腎氣)가 미약해지기 때문에 두려워진다"고 하였다. 또, "정기(精氣)가 신(腎)에 몰리면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심(心)이 허하여 신기(腎氣)가 아우르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고전DB. Retrieved July 11, 2019, from: https://mediclassics.kr/books/8/volume/1#content_933
감정이라는 정신작용을
오장육부와 연결하여 풀이한 것이 독특한 견해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견강부회한 감이 없지 않지만,
내장과 정신신경의 관계가 밀접한 것이 밝혀진 요즘
과거의 식견이 고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靈樞曰, 足少陰之脈, 病善恐. 又曰, 恐懼而不解則傷精. 又曰, 恐懼者, 神蕩散而不收. 又曰, 恐則氣下. 註曰, 上焦固禁, 下焦氣還, 故氣不行矣."
"《영추》에, "족소음맥에 병이 들면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또, "두려움이 해소되지 않으면 정(精)을 상한다"고 하였다. 또, "두려워하면 신(神)이 흩어져 거둘 수가 없다"고 하였다. 또, "두려워하면 기가 하행한다"고 하였다. 주(註)에, "상초는 꽉 막히고 하초로 기가 되돌아오기 때문에 기가 흐르지 못하는 것이다"라 하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고전DB. Retrieved July 11, 2019, from: https://mediclassics.kr/books/8/volume/1#content_934
안 통하면 병드는 법이다.
인체의 상하가 막힘 없이 순환이 잘 되어야 한다.
두려움에 정신이 잘 수습되지 않은 상황을
상초가 막혔다고 표현했다.
정신이 상하면 어느 한 곳이 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처음엔 단순히
감정의 이상으로 표현되다
육체의 전반적인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子和曰, 肝藏血, 血不足則恐. 盖肝膽實則怒而勇敢, 虛則善恐而不敢也.
"자화(子和)가, "간은 혈을 간직한다. 혈이 부족하면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간담이 실하면 성을 잘 내고 용감하며, 허하면 두려움이 많고 용감하지 않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고전DB. Retrieved July 11, 2019, from: https://mediclassics.kr/books/8/volume/1#content_935
영양이 부족해도 정신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노폐물이 많아도 정신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綱目曰, 恐與驚相似. 然驚者, 爲自不知也. 恐者, 爲自知也. 盖驚者, 聞響乃驚. 恐者, 自知如人將捕之狀, 及不能獨自坐臥, 必須人爲伴侶, 方不恐懼, 或夜必用燈照, 無燈燭, 亦恐懼者, 是也.
"《강목》에, "공(恐)과 경(驚)은 비슷하다. 경은 그 대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공은 자기가 아는 것이다. 경은 소리를 듣고 놀라는 경우이다. 공은 다른 사람이 잡으러 오는 것 같은 생각이 들거나 혼자 있을 수 없어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야만 두렵지 않은 경우이다. 혹은 밤에 반드시 불을 켜야 하고 등이나 촛불이 없으면 두려워하는 경우이다"라 하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고전DB. Retrieved July 11, 2019, from: https://mediclassics.kr/books/8/volume/1#content_936
[무서움]의 증상이다.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 번에 사기를 꺾고 정기를 북돋워야 한다
무서움이 많아 문제일 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싼다.
계속 병의 원인을 추적해보니
원인은
너무 격하게 논 것이었다.
어떻게 재밌게 잘 논 것이 병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다.
좋은 게 다 좋은 게 아니다.
엄청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많이 탄 다음 이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재미 있든 없든
이러한 놀이는 뇌를 지나치게 자극한다.
심장은 날뛰고 이를 진정하기 위해 뇌는 바삐 움직였을 것이다.
대사의 끝에는 노폐물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고.
담음과 어혈을 없애 치료의 토대를 먼저 마련한 다음
지나친 흥분으로 지쳤을 뇌를 위시한 신경계에 힘을 불어넣어준다.
한 달이 지나 연락이 왔다.
무서움은 거의 사라졌다. 울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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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아정신의학]恐 무서워하는 것|작성자 나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