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겨울밤 그리고 헨델의 할렐루야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카네기홀로 향했다. 뉴욕 맨하탄의 거리에는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헨델의 메시아를, 그것도 세계적인 공연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음악이 홀 안에 울려 퍼지자 모든 추위와 피로는 잊혀졌다. 고요한 겨울밤과는 대조적으로 웅장한 음악이 영혼을 흔들며 나를 완전히 몰입시켰다. 선율 하나하나가 마치 따뜻한 손길처럼 가슴 속 깊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할렐루야 합창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처음에는 그 장면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음악이 절정을 향해 나아가며 내 목소리도 어느새 그들의 합창에 섞여 있었다. 할렐루야를 외치는 수백 명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질 때, 마치 천국의 문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도 모르게 환호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은 단순한 음악 감상이 아니라, 거대한 축제의 일부가 된 것 같았다. 마치 나 자신이 작은 우주의 일부가 되어 모든 사람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적 같은 경험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음악이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사람을 하나로 묶는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공연이 끝나고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 뉴욕의 겨울밤은 여전히 춥고 고요했다. 하지만 마음속은 따뜻한 여운으로 가득 찼다. 헨델의 할렐루야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삶 속에서 희망과 환희를 찾게 해준 선물 같은 경험이었다. 오늘밤의 울림은 내가 살아가면서 절대 잊지 못할 겨울밤의 기적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