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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 2권
8.2. 몸에 대한 마음챙김(向身念)[1]
42. 이제 또 다른 명상주제인 몸에 대한 마음챙김의 수행을 설 할 차례가 되었다.
이것은 부처님이 출현하시기 이전에는 일찍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모든 외도들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다.
여러 경에서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세존께서 찬탄하셨다.
“비구들이여, 하나의 법이 있으니 그것을 닦고 거듭거듭 행할 때 큰 절박감을 일어나게 하고, 큰 이익이 있고, 큰 유가안은(瑜伽安檼)이 있고, 큰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이 있고, 지와 견을 얻게 되고, 지금 여기(現今)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영지와 해탈의 과를 실현한다.
무엇이 그 하나의 법인가?
몸에 대한 마음챙김이다.(A.I.43) …ㆍ
비구들이여,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맛보는 자는 불사를 맛보고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맛보지 못한 자는 불사를 맛보지 못한다.
비구들이여,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맛보았던 자는 불사를 맛보았고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맛보지 못했던 자는 불사를 맛보지 못했다.
비구들이여,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버린 자는 불사를 버리고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버리지 않은 자는 불사를 버리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몸에 대한 마음채김을 잃어버린 자는 불사를 잃어버리고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시작한 자는 불사를 시작한다.(A.i.45)”
또한 비구들이여, 몸에 대한 큰 마음챙김을 어떻게 닦고, 어떻게 거듭거듭 행할 때 큰 결실과 큰 이익이 있는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가 숲 속으로 가거나 혹은 … (M.iii.89)”이라는 방법으로,
들숨날숨, 자세(威儀), 네 가지 알아차림(正知), 혐오를 마음에 잡도리함, 요소(界, 四大)들을 마음에 잡도리함, 아홉 가지 묘지의 관찰이라는 이 열 네가지 부분에 따라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설하셨다.
43. 이 가운데 자세와 네 가지 알아차림과 요소들을 마음에 잡도리함이라는 이 세 부분은 위빳사나로 설하셨고,
묘지에 대한 아홉 가지 부분은 위빳사나의 지혜들 가운데서 위험의 관찰로 설하셨다.(ⅩⅥ. §35이하)
부푼 것 등에서 성취할 삼매수행은 부정(不淨)의 해설(Ⅵ)에서 이미 설명했다.
들숨날숨의 부분과 혐오를 마음에 잡도리함의 부분, 이 둘은 삼매로 설하셨다.
이 가운데서 둘숨날숨의 부분은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으로 별개의 명상주제이다.
[몸은 부정한 것이다]
44.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 이 몸이 발바닥에서부터 위로 머리털끝에서부터 아래로, 살갗으로 둘러싸여있고 여러 가지 부정(不淨)한 것으로 가득 차있음을 반조한다. 즉
‘이 몸에는 머리털ㆍ몸털ㆍ손발톱ㆍ이빨ㆍ살갗ㆍ살ㆍ힘줄ㆍ뼈ㆍ골수ㆍ콩팥ㆍ염통ㆍ간ㆍ근막ㆍ지라ㆍ허파ㆍ창자ㆍ장간막ㆍ위속의 음식ㆍ똥ㆍ담즙ㆍ가래ㆍ고름ㆍ피ㆍ땀ㆍ굳기름ㆍ눈물ㆍ[피부의]기름기ㆍ침ㆍ콧물ㆍ관절활액ㆍ 오줌 등이 있다’(M.iii.90)”라고,
이와 같이 뇌를 골수에 포함시켜 혐오를 마음에 잡도리함으로 32가지 명상주제를 설하셨다.
이 32가지 명상주제가 여기서 뜻하는 몸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45. 여기서 이것을 닦는 해설은 성전을 한 구절씩 설명하면서 시작하려 한다.
‘이 몸이’: 4대로 이루어진 더러운 몸이.
‘발바닥에서부터 위로:’ 발바닥으로부터 그 위로.
‘머리털끝에서부터 아래로’: 머리털끝으로부터 그 아래로.
‘살갗으로 둘러싸여있고’: 주위는 살갗으로 싸여있고,
‘갖가지 부정한 것으로 차였다고 반조한다’: 이 몸은 머리털 등 갖가지의 부정한 것으로 가득 차있다고 본다.
어떻게?
‘이 몸에는 머리털이 있다 … 오줌이 있다’라고.
46.
여기서 있다(atthi)라는 것은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발바닥위로부터 머리털끝의 아래까지 살갗으로 둘러싸여있고 갖가지의 더러움으로 가득 차있다고 표현한 그것에.
몸에는; 신체에는. 신체는 오물의 적집이기 때문에 더러운(kucchita) 머리털 등과 눈병 등 백가지 병의 발생지(āya)이기 때문에 몸(kaya)이라고 한다.
‘머리털, 몸털’: 이 머리털 등은 32가지의 형태이다.
여기서 ’이 몸에 머리털이 있다, 이 몸에 몸털이 있다’라고 문장구성을 알아야 한다.
47. 발바닥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위로 머리털끝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아래로, 살갗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주위로 이 한 길 길이의 송장을 갖가지 방법으로 조사해보면,
어떤 진주나 보석이나 에메랄드나 알로에나 사프란이나 켐퍼나 화장용 분 등 아름다운 성분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다.
그와는 반대로 극도로 악취나고 혐오스럽고 불미스럽게 보이는 여러 종류의 머리털 등으로 분류되는 오물만을 볼뿐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설하였다.
‘이 몸에 머리털이 있다. 이 몸에 몸털이 있다 … 이 몸에 오줌이 있다.’라고.
여기서 이것은 단어의 구성에 따라 설명한 것이다.
[몸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는 방법]
48. 이 명상주제 닦기를 원하는 초심자인 선남자는 앞서 설명한 선우를 친근하여 이 명상주제를 들어야 한다.
그에게 명상주제를 설하는 스승은 일곱 가지 습득에 능숙함과 열 가지 마음에 잡도리함에 대한 능숙함을 설명해야 한다. 여기서
① 말로써
② 마음으로써
③ 색깔로써
④ 행태로써
⑤ 방위로써
⑥ 장소로써
⑦ 한계로써
이 일곱 가지 습득에 능숙함을 설명해야 한다.
49.
[(1) 말로써]:
이것은 혐오스러움을 마음에 잡도리라는 명상주제이다.
그가 비록 성전을 외우는 자일지라도 처음으로 이 명상주제를 마음에 잡도리할 때는 말로써 독송을 해야 한다.
어떤 자에게는 독송할 때에 비로소 명상주제가 분명해진다.
말라야(Malaya)에 머물던 마하데와(Mahā-Deva) 장로로부터 명상주제를 배운 두 장로의 경우처럼.
장로는 그들이 명상주제를 청했을 때 넉 달 동안 이것을 독송하라고 32가지의 부분이 포함된 경을 주었다.
비록 그들이 각각 2부와 3부의 경장에 능통한 자들이었지만 그것을 바르게 가져 넉 달 동안 32가지 형태를 외우면서 예류자가 되었다.
그러므로 명상주제를 설하는 스승은 제자에게 처음에는 우선 말로써 독송하라고 말해야 한다.
50. 외울 때 살갗 등 다섯 가지를 한정하고 순ㆍ역순으로 외워야 한다.
머리털ㆍ몸털ㆍ손톱ㆍ이빨ㆍ살갗이라고 말하고,
다시 역순으로 살갗ㆍ이빨ㆍ손톱ㆍ몸털ㆍ머리털이라고 말해야 한다.
51. 그 다음에 콩팥 등 다섯 가지로써 살ㆍ힘줄ㆍ뼈ㆍ골수ㆍ콩팥이라고 말하고,
다시 역순으로 콩팥ㆍ골수ㆍ뼈ㆍ힘줄ㆍ살ㆍ살갗ㆍ이빨 ㆍ손톱ㆍ몸털ㆍ머리털이라고 말해야 한다.
52. 그 다음에 허파 등 다섯 가지로써 염통ㆍ간ㆍ근막ㆍ지라ㆍ허파라고 말하고,
다시 역순으로 허파ㆍ지라ㆍ근막ㆍ간ㆍ염통ㆍ콩팥ㆍ골수ㆍ뼈ㆍ힘줄ㆍ살ㆍ살갗ㆍ이빨ㆍ손톱ㆍ몸털ㆍ머리털이라고 말해야 한다.
53. 그 다음에 뇌 등 다섯 가지로써 창자ㆍ장간막 ㆍ위 속의 음식ㆍ똥ㆍ뇌라고 말하고,
다시 역순으로 뇌ㆍ똥ㆍ위 속의 음식ㆍ장간막ㆍ창자ㆍ허파ㆍ지라ㆍ근막ㆍ간ㆍ염통ㆍ콩팥ㆍ골수ㆍ뼈ㆍ힘줄ㆍ살ㆍ살갗ㆍ이빨ㆍ손톱ㆍ몸털 ㆍ머리털이라고 말해야 한다.
54. 그 다음에 굳기름 등 여섯 가지로써 담즙ㆍ가래ㆍ고름ㆍ피ㆍ땀ㆍ굳기름이라고 말하고,
다시 역순으로 굳기름ㆍ땀ㆍ피ㆍ고름ㆍ가래ㆍ담즙ㆍ뇌ㆍ똥ㆍ위 속의 음식ㆍ장간막ㆍ창자ㆍ허파ㆍ지라ㆍ근막ㆍ간ㆍ염통ㆍ콩팥ㆍ골수ㆍ뼈ㆍ힘줄ㆍ살ㆍ살갗ㆍ이빨ㆍ손톱ㆍ몸털ㆍ머리털이라고 말해야 한다.
55. 그 다음에 오줌 등 여섯 가지로써 눈물ㆍ[피부의] 기름기ㆍ침ㆍ콧물ㆍ관절활액ㆍ오줌이라고 말하고,
다시 역순으로 오줌ㆍ관절활액ㆍ콧물ㆍ침ㆍ[피부의] 기름기ㆍ눈물ㆍ굳기름ㆍ땀ㆍ피ㆍ고름ㆍ가래ㆍ담즙ㆍ뇌ㆍ똥ㆍ위 속의 음식ㆍ작은창자ㆍ큰창자ㆍ허파ㆍ지라ㆍ근막ㆍ간ㆍ염통ㆍ콩팥ㆍ골수ㆍ뼈ㆍ힘줄ㆍ살ㆍ살갗ㆍ이빨ㆍ손톱ㆍ몸털ㆍ머리털이라고 말해야 한다.
56. 이와 같이 백 번, 천 번, 백 천 번을 말로써 독송해야 한다.
말로써 독송함으로써 명상주제의 성전이 친숙해지고, 마음은 이곳 저곳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그러면 32가지] 부분들이 분명해진다.
그러면 마치 손가락의 열처럼, 혹은 울타리 말뚝의 열처럼 [닮은 표상이] 나타난다.
57.
[(2) 마음으로써]:
말로써 하는 것처럼 마음으로써 독송해야 한다.
말로 독송하는 것은 마음으로 독송하는 것에 조건이 되고,
마음으로 독송하는 것은 [부정의] 특징을 꿰뚫는 것에 조건이 된다.
58.
(3) 색깔로써: 머리털 등의 색깔을 구분해야 한다.
(4) 형태로써: 그들의 형태도 구분해야 한다.
(5) 방위로써: 이 신체에 배꼽으로부터 위는 윗방위이고, 그로부터 아래는 아랫방위이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이 방위에 있다고 방위를 구분해야 한다.
(6) 장소로써: 이 부분은 이 장소에 놓여있다고 이와 같이 각각의 장소를 구분해야 한다.
59.
(7) 한계로써:
비슷한 것의 한계와 비슷하지 않은 것의 한계, 이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이 가운데서 이 부분은 이것에 의해 위, 아래, 주위로 한정되어있다고 이와 같이 비슷한 것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머리털은 몸털이 아니고, 몸털도 머리털이 아니라고 이와 같이 섞이지 않는 상태를 통해 비숫하지 않은 것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60. 이와 같이 스승이 일곱 가지 습득에 능숙함에 설명할 때 이 명상주제는,
어떤 경에서는 혐오의 관점에서 설했고,
어떤 경에서는 요소(dhātu, 界)의 관점에서 설한 사실을 알고 설명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긴 염처경」(大念處經, D22)에서는 혐오의 관점에서 설하셨고,
「긴 코끼리발자국 비유경」(大象迹喩經,D28)과 「긴 라훌라 교계경」(大敎誡羅後羅經, M62)과 「요소분별경」(界分別經,M140)에서 요소의 관점에서 설하셨기 때문이다.
「염신경」(念身經,M119)에서는 [머리털 등에서 색깔의 까시나로] 나타나는 사람에 관해 네 가지 禪을 설하셨다.
요소로 설한 것은 위빳사나의 명상주제이고,
혐오로 설한 것은 사마타의 명상주제이다.
여기서는 그 사마타의 명상주제가 적절하다.
61. 이와 같이 일곱 가지 습득에 능숙함을 설명한 뒤
① 순서에 따라
② 지나치게 급하게도 않고
③ 지나치게 느리지도 않으며
④ 산란함을 방지함으로써
⑤ 개념(paññatti)을 극복함으로써
⑥ 차례대로 내버려둠으로써
⑦ 본삼매로써
⑧-⑩ 세 가지 경(經)으로써
이와 같이 열 가지 마음에 잡도리함에 능숙함을 설명해야 한다.
62.
(1) 순서에 따라:
이것을 독송할 때부터 순서에 따라서 마음에 잡도리해야지 [32가지 부분들에서] 단 하나라도 빠뜨려서는 안된다.
마치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32단의 사닥다리를 중간에 한단씩 걸러서 올라갈 때 몸이 지쳐 다 올라가 수 없듯이,
부분들을 빠뜨리고 마음에 잡도리할 때 수행을 성취하여 얻어야 할 만족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피로하여 수행을 성취할 수 없다.
63.
[(2) 지나치게 급하게도 않고]:
순서에 따라 마음에 잡도리할 때도 지나치게 급하게 해서는 안된다.
마치 어떤 사람이 3유순의 길을 따라서 나아가야 할 [길]과 피해야 할 [길]을 주시하지도 않고 백배나 더 빠른 속도로 다녀왔을 때 비록 여행은 마쳤지만, [다시 여행을 할 때는] 참으로 다시 물어본 후라야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지나치게 급하게 마음에 잡도리할 때 비록 명상주제의 끝에 이르렀지만 명료하지 않고, 수승함을 가져오지 못한다.
그러므로 너무 급하게 마음에 잡도리해서는 안된다.
64.
(3) [지나치게 느리게도 않으며]:
지나치게 급하게 않듯이 지나치게 느리게 해서도 안된다.
마치 하루에 3유순의 길을 여행하고자하는 사람이 길 도중에 나무와 산과 호수 등에서 빈둥빈둥 시간을 보낼 때 그 날 도착지에 이를 수 없고 이틀이나 사흘이 지난 후에 도착할 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지나치게 느리게 마음에 잡도리할 때 명상주제의 끝에 이를 수 없고 수승함을 증득하는 조건이 되지도 않는다.
65.
(4) 산란함을 방지함으로써:
명상주제를 놓아버리고 밖의 갖가지 대상에 대해 마음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만약 산란함을 방지하지 않으면 마치 한 발 넓이밖에 되지 않는 낭떠러지 길을 가는 사람이 자기가 발 디딜 곳은 주시하지 않고 여기저기를 쳐다볼 때 발걸음을 놓쳐버려 백 길 낭떠러지에 떨어지듯이,
밖으로 산란해질 때 명상주제를 소홀히 하여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산란함을 방지함으로써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66.
(5) 개념(paññatti)을 극복함으로써:
이 머리털, 몸털 등은 개념이다. 그것을 극복하고 혐오스럽다고 마음을 확립시켜야 한다.
마치 사람들이 가뭄에 숲 속의 샘물을 발견하고 그곳에 야자수 잎 등으로 표식(산냐)을 걸어두고 그 표식의 안내에 따라 와서 목욕도 하고 마시지도 하는 것과 같다.
만약 자주 다님으로써 오가는 길이 분명해지면 더 이상 표식은 소용이 없다. 원하는 순간에 가서 목욕하고 마신다.
이와 같이 먼저 머리털, 몸털이라고 개념을 마음에 잡도리하고 혐오스런 상태가 분명해지면,
그때 머리털, 몸털이라는 개념을 극복하고 혐오스런 상태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67.
(6) 차례대로 내버려둠으로써:
나타나지 않는 부분들을 내버려둘 때 차례대로 내버려둠으로써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초심자가 머리털을 마음에 잡도리할 때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하여 이 마지막 부분인 오줌에 이르러서 멈춘다.
오줌을 마음에 잡도리할 때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하여 이 처음 부분인 머리털에 이르러서 멈춘다.
이와 같이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할 때 어떤 부분들은 나타나도 어떤 부분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타나는 부분에 대해서 먼저 [마음에 잡도리하는] 일을 지어야 한다.
두 부분이 나타날 때 그 주에서 더 명료하게 나타나는 하나를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이와 같이 나타난 것에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함을 통해 본삼매를 일으켜야 한다.
[사냥꾼과 원숭이의 비유]
68. 이것이 그 비유다.
만약 32그루의 야자수가 서있는 숲에 원숭이가 살고 있는데,
사냥꾼이 그 원숭이를 잡고 싶은 마음에 첫 번째 서있는 야자수의 잎을 화살로 쏘면서 고함을 지르면,
그때 그 원숭이는 차례대로 다음 야자수에 뛰어올라 마지막 야자수까지 갈 것이다.
사냥꾼이 마지막 야자수까지 쫓아가서 이전처럼 하면, 원숭이는 다시 같은 방법으로 첫 번째의 야자수로 올 것이다.
이와 같이 계속해서 쫓긴 원숭이는 고함 소리가 난 곳마다 껑충 뛰어오르다가 결국 어떤 한 야자수에 올라서 그 속에서 싹트는 새순을 꽉 잡은 뒤 화살에 맞더라도 다른 곳으로 뛰어오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비유를 알아야 한다.
69. 여기서 이것이 비유의 적용이다.
숲 속에32그루의 야자수가 있듯이 이 몸에 32가지 부분이 있다.
마음은 원숭이와 같고,
수행자는 사냥꾼과 같다.
수행자의 마음이 32가지 부분들이 있는 이 몸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것은,
원숭이가 32그루의 야자수가 있는 숲에 사는 것과 같다.
수행자가 머리털을 마음에 잡도리함을 시작하여 차례대로 가서 마지막 부분에 마음이 머무는 것은,
사냥꾼이 첫 번째 서있는 야자수의 잎을 쏘면서 고함을 지를 때, 원숭이가 이 야자수에서 저 야자수로 뛰어올라 마지막 야자수에 이르는 것과 같다.
다시 돌아오는 것도 이 방법과 같다.
그가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하여서 어떤 부분들이 나타날 대, 나타나지 않은 부분들은 내버려두고 나타난 부분들에서 준비를 짓는 것은,
원숭이가 계속해서 쫓길 때 고함 소리가 난 곳마다 껑충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
마지막에 두 부분이 나타날 때, 더 명료하게 나타나는 부분을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하여 본삼매를 일으키는 것은,
결국 한 야자수에 올라 그 속에 그 야자수의 싹트는 새순을 잡고서는 화살에 맞더라도 뛰어오르지 않는 것과 같다.
[탁발의 비유]
70. 다른 비유가 있다.
탁발을 하는 비구가 32가구가 사는 마을의 근처에 살면서 첫 번째 집에서 두 [집 몫의] 음식을 얻으면 그 다음 한 집을 건너뛸 것이다.
다시 다음날 세 집 몫의 음식을 얻으면 그 다음 두 집을 건너뛸 것이고, 세 째 날에 첫 번째 집에서 바리때 가득 얻으면 앉아서 음식을 먹는 회관으로 가서 먹을 것이다.
이와 같이 비유의 적용을 알아야 한다.
71. 32가지 부분들은 32가구와 같다.
수행자는 탁발하는 비구와 같다.
수행자가 32가지 몸의 부분들에서 준비를 짓는 것은,
탁발하는 비구가 그 마을의 근처에 사는 것과 같다.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할 때 나타나지 않은 부분들은 내버려두고 나타난 부분들 중의 두 가지 부분에서 준비를 짓는 것은,
첫 번째 집에서 두 집 몫의 음식을 얻은 뒤 그 다음에 한 집을 건너뛰는 것과 같고
또 둘 째 날에 세 집 몫의 음식을 얻은 뒤 그 다음 두 집을 건너뛰는 것과 같다.
두 부분 중에서 더 명료하게 나타나는 것을 계속해서 마음에 잡도리하여 본삼매를 일으키는 것은,
세 째 날에 첫 번째 집에서 바리때가득 얻은 다음 음식을 먹는 회관에 앉아서 먹는 것과 같다.
72.
(7) 본삼매로써:
본삼매에 드는 부분으로써, 머리털 등의 각각의 부분에 대해 본삼매에 든다고 알아야 한다.
이것이 여기서 나타내고자하는 것이다.
73.
(8)-(10) 세 가지 경으로써:
높은 마음(增上心)과 청량함과 깨달음의 구성요소에 대한 능숙함을 다룬 세 가지 ud은 정진을 삼매와 결합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
다음에 여기서 나타내고자하는 것이다.
74.
“비구들이여, 높은 마음을 닦는 비구는 때때로 세 가지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때때로 삼매의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때때로 정진의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때때로 평온의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해야 한다.
비구들이여, 만약 높은 마음을 닦는 비구가 오직 삼매와 표상만을 마음에 잡도리하면 그의 마음은 자칫 게을러질 수 있다.
비구들이여, 만약 높은 마음을 닦는 비구가 오직 정진의 표상만을 마음에 잡도리하면 그의 마음은 자칫 들떠버릴 수 있다.
비구들이여, 만약 높은 마음을 닦는 비구가 오직 평온의 표상만을 마음에 잡도리하면 그의 마음은 자칫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바른 삼매에 들지 않을 수 있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높은 마음을 닦는 비구가 때때로 삼매의 표상을 … 정진의 표상을… 평온의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하면 그때 그의 마음은 부드럽고 적합하고 빛나고 부서지지 않고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바르게 삼매에 든다.”
[금세공인과 그의 제자의 비유]
75.
“비구들이여, 이런 비유를 들 수 있다.
금세공인이나 금세공인의 제자가 도가니를 만든다.
만든 뒤 그것에 열을 가한다.
도가니의 입구에 열을 가한 뒤에는 집게로 정제되지 않은 금을 집어 도가니에 넣고 때때로 바람을 보내고, 때때로 물을 뿌려주고, 때때로 쳐다본다.
비구들이여, 만약 금세공인이나 금세공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을 오로지 바람을 보내기만 한다면 그 금이 자칫 터버릴 수도 있다.
비구들이여, 만약 금세공인이나 금세공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에 오로지 물을 뿌리기만 한다면 그 금이 자칫 식어버릴 수도 있다.
비구들이여, 만약 금세공인이나 금세공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을 오로지 들여보기만 한다면 그 금이 적당하게 정제 될 수가 없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금세공인이나 금세공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에 때때로 바람을 보내고, 때때로 물을 뿌려주고, 때때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그 금은 부드럽고, 접합하고, 빛나고 부서지지 않으며 세공하기에 적절하다.
금세공인은 허리띠든 반지든, 목걸이든, 금 머리띠든 그가 원하는 모든 종류의 장식품을 [만들어] 자기의 목적을 성취한다.”
76.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높은 마음을 닦는 비구는 …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바르게 삼매에 든다.
그는 신통지(神通智, 초월지, abhiññā)로 실현시킬 수 있는 법이라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지 간에, 신통지로 그 경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마음을 기울이면 그런 원인(āyatana)이 있을 땐 언제든지 그것을 실현하는 능력을 얻는다(A.i.256-58)”
이것이 높은 마음을 다룬 경전이라고 알아야 한다.
77.
“비구들이여, 이 여섯 가지 법을 갖춘 비구는 위없는 청량함을 실현할 수 있다.
무엇이 그 여섯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가 마음을 절제해야 할 때 마음을 기쁘게 해야 할 때 마음을 기쁘게 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해야 할 때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수승한 [道와 果로] 기울고, 열반을 즐거워한다.
비구들이여, 이 여섯 가지 법을 갖춘 비구는 위없는 청량함을 실현할 수 있다.(A.iii. 435)”
이것은 청량함을 다룬 경이라고 알아야 한다.
78. 그러나 깨달음의 구성요소에 대한 능숙함은,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마음이 느슨해질 때는 편안함의 깨달음의 구성요소(輕安覺支)를 수행할 때가 아니다(S.v.113)”라고,
본삼매에 드는 능숙함의 주석에서 이미 설했다(Ⅳ.§51;§57).
79. 이와 같이 이 일곱 가지 습득에 능숙함을 잘 파악하고 열 가지 마음에 잡도리함에 능숙함을 잘 구분한 뒤,
수행자는 이런 두 가지 능숙함을 통해 명상주제를 잘 들어야 한다
80. 만약 그가 스승과 함께 같은 사원에 사는 것이 편리하다면 이처럼 [한꺼번에] 상세하게 설하지 말고 명상주제를 잘 구분한 다음,
명상주제를 들면서 특별함을 얻을 때마다 차츰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다른 곳에 살기를 원하는 자는 앞서 설한 방법대로 상세하게 설명을 듣고 반복해서 숙고하여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고 나서,
땅의 까시나에서 설한 방법대로 적절하지 않은 거처는 피하고 적절한 곳에 살면서 사소한 장애들을 끊고 혐오스러움을 마음에 잡도리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