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화수경 제8권
27. 중잡품[2]
[마음을 발하여 보리를 구하는 네 가지 법]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고 마음을 발하여 보리를 구하는 이는 네 가지 법을 꼭 여의어야 하나니,
무엇을 넷이라고 하는가?
나쁜 친구와 여러 악한 지식과 착하지 못한 행을 여의는 것이니,
이것이 첫째 법으로서 마땅히 여의어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어떤 사람이고 마음을 발하여 보리를 구하려는 이는,
마땅히 여인의 모양에 탐착함을 여의어 세상 사람과 더불어 자리를 같이하여 같은 일을 하지 말지니,
이것이 제2의 법으로서 마땅히 여의어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어떤 사람이고 마음을 발하여 보리를 구하려는 이는,
외도의 서론[外道書論], 말하자면 나형론(裸刑論)ㆍ노가야론(路伽耶論)ㆍ말가리론(末伽梨論)을 마땅히 여의어야 하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이 아니면 친근하거나 받아 읽거나 외우지 말아야 하나니,
이것이 제3의 법으로서 마땅히 여의어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혹 어떤 사람이고 마음을 발하여 보리를 구하려는 이는,
삿된 소견, 나쁜 소견을 친근하지 말아야 하나니,
이것이 제4의 법으로서 마땅히 여의어야 할 것이니라.
사리불아, 여래는 다른 나머지 법이 이 네 가지 법과 같은 것이 부처님의 도를 깊이 장애함을 보지 못하였다.
이런 까닭에 보살은 마땅히 이를 여의어야 하느니라.
[보리를 빨리 얻는 네 가지 법]
또 사리불아, 위없는 보리를 속히 얻고자 하거든 마땅히 네 가지 법을 닦아야 하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보살은 마땅히 선지식을 따라야 하나니,
선지식이란 이른바 여러 부처님께서시니라. 혹 성문(聲聞)의 사람이 능히 보살로 하여금 깊은 법의 갈무리와 여러 바라밀에 머무르게 하면 이 또한 보살의 선지식이니, 마땅히 친근하고 공급하고 예경하여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반드시 출가를 친근히 하고, 또한 아란야 법을 마땅히 친근하여야 하나니, 여색을 여의려는 때문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크게 공한 바른 소견[大空正見]을 친근하고 닦아 익혀야 하나니, 삿된 소견을 여의려는 때문이니라.
또 사리불아, 여러 보살이 위없는 보리를 빨리 얻고자 하거든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마땅히 친근히 하여야 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인의 일을 멀리 여의고
나쁜 지식도 여의어라
또한 외도의 논과
아울러 삿된 소견도 멀리하라.
만일 여인과
여러 나쁜 지식 친근하거나
외도의 논의를 받으면
삿된 소견만 더하리라.
삿된 소견만 늘고 자라므로
어려운 곳에 빨리 떨어지고
여덟 가지 어려움 여의기 어렵고
부처님 법 믿기 또한 어렵네.
어떤 사람 악을 짓고자 하여
악한 행을 불쑥 지으면
악행을 지은 이는
악한 세상에 떨어지리.
이런 까닭에 도를 구하는 이
여색에 가까이함을 익히지 말라.
항상 싫어하고 여읠 마음 내어
여인을 돼지같이 관하라.
나쁜 지식의 그른 법에
머무르게 하는 이를 가까이 말라.
그른 법 행하는 데 가까이하면
사람의 마음과 눈 잃게 하네.
만일 외도들의
이건(尼揵) 논의를 친근하면
말은 비록 엄하게 꾸며졌어도
여러 가지 허물을 내리.
이 여러 가지 일 전부 여의고
여러 삿된 소견 버리라.
내가 이제 네 가지 법이
생사의 근본임을 말하리.
낮고 못한 법 멀리 여의고
훌륭하고 묘한 행을 익히라.
내 본래 닦아 익힌 바는
이 같은 법 행함일세.
출가하여 범행 닦고
선지식을 친근하니
여러 부처님과 그 제자
나를 불도에 머물게 하시네.
나는 늘 공을 닦아 행하여
공과 큰 공을 공하게 하네.
비록 이 공법을 행하지만
공에 집착하지 않으리.
법과 얻는바 둘이
함께 공에 있지 않으면
이 이름 참된 공이니
세계가 헤아리지 못할 바일세.
내 본래 불도를 구했네.
닦아 행하는 여러 법
이 법은 매우 미묘해
범부의 지혜로는 미칠 수 없네.
내가 불도를 구할 때
여러 가지 들은 경법
속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말 따르지 않았네.
제 스스로 통달한 후에
다른 사람 위하여 설하라.
이 이름 바르고 참된 도이니
공하고 걸림 없이 적멸하리.
공 가운데는 남[生]도 없고
늙는 이도 또한 없고
공 가운데는 죽음 또한 없으니
이것이 늘 있는 모양이라네.
이것을 법의 실상이라고 이르니
도량에서 통달한 것일세.
여러 마군의 병사 부숴 깨뜨리고
위없는 보리 얻었네.
내 얻은 법을
사람들을 위해 설해 주어
위없는 경계[無上際]를 증득케 해서
옮긴 바의 상(相)이 없게 하리.
불도를 얻고자 하고
도량에 앉고자 하거나
마군의 무리 쳐부수고자 하면
이 공한 법 늘 닦으라.
어떤 사람이
위없는 묘한 법 바퀴 굴려
한량없는 중생 제도하고자 하면
이 공한 법 반드시 배우라.
부처님의 10력과
4무소외에 머무르고
대중에 처해서 사자후 하고자 하면
이 공한 법 반드시 익히라.
큰 소문을 얻어서
시방에 널리 유포코자 하거든
마땅히 바른 마음으로 닦아 익혀
이 공한 법 통달하여라.
여러 보살 지혜 있는 이여,
나를 따라 공한 법 배우면
훌륭한 보리 능히 얻으리니
이를 훌륭한 지혜라 이름하네.
비구ㆍ비구니도
나의 행을 따라 배우면
또한 보리를 꼭 얻으리라.
내가 지금 얻은 것처럼.
다만 이 두 대중만이
이 공한 법 능히 행함이 아니다.
온갖 중생의 무리 또한
배워서 부처의 도 이루리.
나는 8직도(直道: 8正道)로써
이 공한 법 닦아 행하여
여러 법상(法相)을 통달하여
위없는 정각(正覺)에 이르렀네.
나는 이 법을 닦아 익혀
걸림 없는 지혜 능히 얻었네.
이 여러 부처님의 참다운 도는
공한 법 늘 익힘을 이르느니라.
이 까닭에 여러 보살은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마땅히 이 법과 이른바
여러 법의 공함을 배우라.
[변재를 얻는 네 가지 법]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태어날 때마다 몸을 옮기되 바른 생각을 잃지 않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능히 행하느니라.
여러 가지 법 가운데서 결정심(決定心)을 얻어 걸림 없는 변재, 이로운 변재, 깊은 변재와 같음이 없는 변재를 얻느니라.
여러 부처님도 아시고 이에 신통의 힘을 더해 주시어 후세에서 법성을 반드시 옹호하게 하시느니라.
무엇을 일러서 넷이라 하는가?
출가하기를 늘 즐겨하여 태어나는 곳마다 이 출가의 법을 닦아 익히나니,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며,
법을 구함에 싫증이 없고,
법을 설함에는 게으름이 없고,
의지함이 없는 정[無依定]을 익혀서 여러 법의 상(相)을 헐고,
염불삼매(念佛三昧)를 늘 부지런히 닦아 익혀 모든 반연하는 것 가운데 다투는 상[諍相]이 없이 할지니,
이것의 이름이 첫째 법으로써 바른 생각을 잃지 않음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도를 스스로 구하며 겸하여 중생을 교화하여 그 가운데 머무르게 하고 늘 즐겨서 여러 부처님의 신기한 덕을 칭찬하나니,
이것이 제2의 법으로써 바른 생각을 잃지 않음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매우 깊은 무생법인을 능히 이루나니,
이것이 제3의 법으로써 바른 생각을 잃지 않음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목숨을 마칠 때에 마음이 산란치 않아서 여러 부처님과 매우 깊은 법을 늘 생각하여 깊은 지혜로써 바른 생각을 잃지 않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넷이라 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밝히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언제나 법을 구하되
또한 법보시도 늘 행하라.
이 까닭에 여러 가지 법에서
바른 생각을 끝내 잃지 않네.
한량없는 중생 교화하여
부처님 도에 머무르게 하기 때문에
몸을 옮겨 다시 태어날 때
언제나 바른 생각 잃지 않네.
부처님께서 칭찬하신
매우 깊고 공하며 고요한 법 익히라.
이런 까닭에 보살은
무생인을 빨리 얻네.
남이 없음[無生]에 나지 않고
남이 없으므로 남이 없다
이 깊은 지혜[忍]를 쓴 까닭에
바른 생각 언제나 잃지 않네.
이 보살의 지혜로운 이는
어지러운 마음으로 숨 거두지 않게
언제나 여러 부처님과
여러 부처님의 깊은 법을 오로지 생각하네.
이 사람 숨 거둘 때
그 마음 물러나 사라지지 않고
이 까닭에 몸 옮겨 태어날 때마다
바른 생각 언제나 잃지 않네.
이 까닭에 어떤 사람
위없는 도 얻고자 하면
한마음으로 이와 같은 네 가지 법
마땅히 닦아 익혀야 한다.
이 법이 제일이라고
여러 부처님들 칭찬하시어
나도 이제 또한 칭찬하니
너희들은 꼭 배워 닦으라.
여래가 법을 설하심은
너희들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니
부처님께서 이익되자고
너를 위해 억지로 설하심 아닐세.
네가 부처님 지혜 구하려면
이 도를 꼭 배워 닦으라.
이 법을 배워 닦기 때문에
이로부터 부처님 지혜 생기네.
어떤 사람이 게을러서
물러나 사라질 생각 내면
부처님 도는 끝내 못 얻으리니
이 법은 꼭 멀리 여의라.
혹 어떤 사람이 있어
나라는 마음 내고 중생이란 생각 갖거나
여러 가지 법에 의지하면
부처님의 도 능히 증득 못하리.
이 여러 가지 마음 꼭 여의고
공한 상 늘 닦아 배워서
온갖 법 헐고 흩으면
매우 깊은 지혜 얻으리.
또한 의지하지도 말라.
의지하는 것 있으면 곧 움직이는 상[動相]
움직이는 법 즐기고 좋아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가운데 오가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