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와 당진 왜목마을
강헌모
평소에 생각하고, 찾고 싶었던 만리포 해수욕장과 해 뜨고 지는 당진 왜목마을을 가 보고 싶어서 여행한다.
대전 복합터미널에서 태안가는 버스를 탔다. 만리포 가기 위해서다. 당진이 가까워지면서 드넓은 농촌의 들판이 드러났다. 일정하게 모를 잘 심어서 보기에 좋았다. 가을에 엄청난 수확이 예상된다. 태안공용터미널에 도착하여 만리포 가는 시간표를 보니 시내버스는 12시 10분에 있고, 시외버스는 12시 30분에 있다. 하여 버스표 판매하는 직원에게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중에 어느 것을 타야 빨리 갈 수 있느냐고 물으니 시외버스는 30분이면 도착한다고 해서 그 표를 끊었다. 그래도 태안터미널에서 만리포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했다.
이번에 만리포는 오래간만에 간다. 나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점심식사를 간단히 했다. 우동을 먹고 싶어서 분식점에 들렀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이 아니어서 실망한 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그 집에서 파는 찐 옥수수가 있어 두 개를 사서 먹으니 꿀맛이다. 맛있어서 단숨에 먹은 것 같다. 밭에서 금방 따와서 찐 옥수수 같고, 옥수수 알이 싱싱 그 자체이어 입에 당겼다. 기분 좋았다. 시장에서 파는 옥수수와 다른 것 같아 먹는 동안 행복이 밀려왔다.
만리포 행 버스에 올라 그 곳에 갔다. 만리포 해수욕장과 바다를 잠깐 보기위해 청주에서 그 멀리까지 갔나 싶었다. 넘실거리는 바다는 넓었고, 모래사장은 고왔다. 사람들은 고운 모래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리곤 했다. 애완견을 끌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요즈음에는 강아지를 끌고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애완동물이니 강아지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어린이들이 해변의 모래 위에서 장난하며 뛰노는 모습이 좋다.
예전에 만리포를 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계절은 겨울로 알고 있는데, 파고가 높아서 무섭기까지 했던 기억이 생활 중에 떠오를 때가 있었다. 오늘 만리포에 갔는데, 바닷물이 모래사장 멀찌감치 있기에 모래는 물기가 있어 축축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바다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마음뿐이다.
지금이 초여름인데, 머지않아 피서 철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모래위에 알록달록한 파라솔이 있으니 해수욕장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천막을 친 사람들도 있다. 호텔에 가지 않고, 천막에서 지내면 경비도 절약 되고, 바다냄새를 더 가까이 할 수 있으니 좋겠다.
만리포 해수욕장에 설치한 인공물이 나올 수 있게 조성된 곳에서 물을 뿜어대니 시원함이 내 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만리포에 가서 생각이 든 것은 대천해수욕장과 비슷하다는 거였다. 모래사장과 바다가 그렇다. 그런데 대천해수욕장이 만리포 해수욕장보다 더 크다.
모래사장위에서 갈매기들이 춤추고 날아다니니 바다다운 운치가 더 났다. 오늘은 꼬마들이 많이 왔다.
바닷가에 갔으니 회라도 먹고 가는 게 순서가 아닐까. 왠지 모르게 상추에 회를 싸서 소주 한 잔 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바닷가에 간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 술을 끊었으니 말이다. 술을 입에 대지 않은 지 10년이 넘었으니 지금 다시 술을 먹으면 몸과 생활이 흐트러지기 쉽기에 생각으로만 그쳐야 할 뿐이다. 만리포 해수욕장을 떠나 무인매표소로 가서 태안가는 차표를 뺐다. 그런대로 차 시간에 맞추어 다행이다. 마냥 넋 놓고 바다만 쳐다보다 차를 놓쳤더라면 짧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당진 왜목마을을 가지 못할 것이다. 어촌이라 차가 자주 없었다. 한 창 해수욕 철이라면 더 많은 차가 움직일지 모르겠다. 만리포에서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곳에 천리포 해수욕장과 천리포 수목원이 있는데, 지척에 두고 가질 못한다. 아쉽다. 오늘은 만리포 해수욕장과 당진 왜목마을 가기 위해서 왔기 때문이다.
태안에서 출발한 버스는 당진 터미널에 도착되어 왜목마을 가는 버스로 바로 연결 되었다. 왜목마을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천막과 승용차가 즐비했다. 백사장이 작은 편인데 사람들은 많았다.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비록 좁은 공간이었지만 말이다. 꼬마들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며 물놀이 하느라 바빴다. 가족단위로 천막을 치고 주말을 바닷가에서 즐겼다. 백사장의 모래는 고운데, 쓰레기 더미들이 있었다. 바다에서 올라 온 것 같았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모텔과 호텔이 있었고, 편의점과 먹 거리를 파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오징어 튀김을 먹고 싶었으나 왕 꽈배기를 먹었다. 맛은 있었지만 몸에 해로운 설탕을 발라 먹었으니 찝찝했다.
해수욕장 앞 바다에는 작은 배들이 많이 떠 있었다. 왜목마을은 해 뜨고 지는 곳이란다. 하여 사람들이 많이 찾는가 보다. 밝은 해를 보기 위해 새해에 그곳으로 가서 사람들과 함께 해를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목마을 해수욕장에 온 사람들은 피서의 절정도 아닌데 벌써부터 그것을 즐기는 분위기다. 그곳은 아기자기 한 곳이다. 비록 사람들은 많지만 한적한 곳이라 할 수 있어 머리에 생각을 담기에 좋은 장소라 여겨진다. 거기에 온 사람들은 천막을 치고 쉬면서 음식도 해 먹으니 자유스러운 모습이다.
해수욕장을 나와 당진 시내를 보면서 살만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하면서 아무 잡음이 없는 평온한 도시같이 느껴졌으며 거리도 깨끗했고 조용해 보였다.
가는 곳마다 좋게 보였고, 만족스러웠다. 또 행복을 느꼈다.
저녁은 김치가 들어간 알 밥을 먹으니 맛있었다.
만리포와 당진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하루가 되었다.
2018. 6. 23.
첫댓글 바다를 얼마 전에 보고 왔는데, 글을 읽으니 또 보러 가고 싶습니다. 내일은 왜목마을에라도 가보아야겠습니다. 우동도 먹고싶어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즐거운 생활 되세요~^^
왜목 마을이 일출로 유명하다던데 만리포에서도 가까운 모양이군요. 언제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저도 갓 찐 옥수수를 사먹고 싶어지네요~^^*
당진에 왜목마을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