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박힌 몇 장의 종이
여현옥
평생 타인의 성벽을 쌓고 허물며
자식들의 지붕을 이어 붙이던 손,
정작 당신이 누울 지상에는
별빛 한 점 내려앉을 마당조차 없었다.
줄줄이 엮인 목숨의 무게를 받쳐 주느라
매일 조금씩 지워지던 구두의 뒤축.
가물어 갈라진 논바닥 같던 그 손바닥에
마른 주머니를 털어 몇 조각 온기를 쥐여 드려야
비로소 내 가슴에도 더운 밥 냄새가 났다.
그것이 지상에 허락된 마지막 풍경이었을까.
길모퉁이, 구부러진 세월의 실루엣이 반가워
허공을 깨치며 그 이름을 불렀던 날.
돌아보던 눈빛 속에 출렁이던 반가움과
내 빈 손목을 무겁게 누르던 침묵의 무게.
그날 쥐여드리지 못한 몇 장의 종이돈이
가슴 뼈 깊숙이 박힌 녹슨 못이 되어
밤마다 살을 파고들며 저릿한 통증으로 자라난다.
노인은 이 지상에 달랑 월세방 하나 남기지 않고
기어이 하늘의 먼 집으로 등기를 옮기셨는데,
남겨진 자식은 부서진 밤의 파편 위에서
은화처럼 빛나는 달을 향해
흩어지는 종이돈 같은 그리움을 흔들고 있다.
첫댓글 가슴이 미어지도록 배독하고 갑니다 선생님^^*
와~작품 대단하십니다.한 수 배워 갑니다.~~~저는 언제 이런 시 한 번 써 볼까요~~모셔갑니다.^^
선생님들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주 쓰지 못했습니다.평생 복덕방을 하셨던 아버지는 집 한 칸 없이 20년 전에 떠나셨습니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났던 아버지에게 주머니에 현금이 없어 용돈을 드리지 못했던 순간이 평생 마음에 걸려 지워지지 않습니다.
가족, 식솔이란 한지붕 아래 애쓰다 가신 아버지의 노고가 그려지네요, 내 자식들과 어렵게 살던 시절, 부모님께 용돈 제대로 챙겨 드리지 못한 것이 저 또한 가슴을 아리게 하네요.선생님의 멋진 시 한편에 감동받고 갑니다.
첫댓글 가슴이 미어지도록 배독하고 갑니다 선생님^^*
와~
작품 대단하십니다.
한 수 배워 갑니다.~~~
저는 언제 이런 시 한 번 써 볼까요~~
모셔갑니다.^^
선생님들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주 쓰지 못했습니다.평생 복덕방을 하셨던 아버지는 집 한 칸 없이 20년 전에 떠나셨습니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났던 아버지에게 주머니에 현금이 없어 용돈을 드리지 못했던 순간이 평생 마음에 걸려 지워지지 않습니다.
가족, 식솔이란 한지붕 아래 애쓰다 가신 아버지의 노고가 그려지네요, 내 자식들과 어렵게 살던 시절, 부모님께 용돈 제대로 챙겨 드리지 못한 것이 저 또한 가슴을 아리게 하네요.
선생님의 멋진 시 한편에 감동받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