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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후집(古文眞寶後集) 030_(卷三)
평회서비(平淮西碑)-한유(韓愈)
天以唐(천이당) : 하늘은 당나라가
克肖其德(극초기덕) : 선왕의 덕을 잘 따르고
聖子神孫(성자신손) : 성스러운 완손들이
繼繼承承(계계승승) : 연이어 왕업을 계승하여
於千萬年(어천만년) : 천만 년을 두고라도
敬戒不怠(경계불태) : 공경하고 경계하며 게을리 하지 않을 듯 하여
全付所覆(전부소복) : 온 천하를 전부 맡기시었으니
四海九州(사해구주) : 사방 바다 안 중국 땅의
罔有內外(망유내외) : 안팎을 논할 것 없이
悉主悉臣(실주실신) : 전체를 다스리어 모두가 신하노릇을 하게 되었다.
高祖太宗(고조태종) : 고조와 태종께서
旣除旣治(기제기치) : 잘 정리하시고 다스리시고
高宗中睿(고종중예) : 고종과 중종 그리고 예종이
休養生息(휴양생식) : 백성들을 쉬면서 보양케 하여 나라의 생산성이 번성하게 되었으며
至于玄宗(지우현종) : 현종에 이르러서는
受報收功(수보수공) : 그 결과를 받아들이어 발전시키니
極熾而豐(극치이풍) : 지극히 왕성하고 풍부해 졌으나
物衆地大(물중지대) : 물산이 많고 땅이 커서
蘖牙其間(얼아기간) : 그 사이에 혼란의 싹이 움트고 있었다.
肅宗代宗(숙종대종) : 숙종과 대종과
德祖順考(덕조순고) : 덕종, 순종께서는
以勤以容(이근이용) : 부지런하고 너그러이 다스리시어
大慝適去(대특적거) : 큰 죄인 안록산은 잘 제거하였으나
稂莠不薅(랑유불호) : 가라지풀 같은 잔적은 다 뽑아버리지 못하였다.
相臣將臣(상신장신) : 그러나 재상들이나 장수들은
文恬武嬉(문념무희) : 문인으로서 편안히 지내고 무인으로서 즐기기만 하려하여
習熟見聞(습숙견문) : 보고 듣는 일들에 익숙하여져서
以爲當然(이위당연) : 당연하다고만 여기고 있었다.
睿聖文武皇帝(예성문무황제) : 성스러운 문무의 덕을 갖추신 헌종 황제께서는
旣受群臣朝(기수군신조) : 여러 신하들의 입조를 맞이하여
乃考圖數貢(내고도수공) : 여러 고을의 지도를 연구하고
曰嗚呼(왈오호) : 공물을 따져보신 다음 말씀하셨다
天旣全付予有家(천기전부여유가) : “아! 하늘은 이미 우리에게 온 천하를 내려주시고
今傳次在予(금전차재여) : 다스리게 하시어 지금은 차례를 따라 내게로 왕위가 전하여졌다.
予不能事事(여불능사사) : 내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其何以見于郊廟(기하이견우교묘) : 어떻게 하느님과 조상들을 뵈올 수가 있겠는가.”
群臣震懾(군신진섭) : 이에 여러 신하들은 떨리고 두려워서
犇走率職(분주솔직) :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다.
明年平夏(명년평하) : 다음 해에는 하주의 반적을 평정하고
又明年平蜀(우명년평촉) : 또 다음 해에는 촉 땅의 반적을 평정하고
又明年平江東(우명년평강동) : 다시 다음 해에는 강동을 평정하고
又明年平澤潞(우명년평택로) : 또 다음 해에는 택주와 노주를 평정하고
遂定易定(수정이정) : 다시 역주와 정주를 평정한 뒤에는
致魏博貝衛澶相(치위박패위단상) : 위주, 박주, 패주, 위주, 전주, 상주가 항복해서
無不從志(무불종지) : 뜻을 따르지 않는 일이 없게 되었다.
皇帝曰(황제왈) : 황제께서는 이르기를
不可究武(불가구무) : “무력을 끝까지 쓸 수는 없으니
予其少息(여기소식) : 나도 좀 쉬어야 하겠다.”고 하시었다.
九年蔡將死(구년채장사) : 원화 9년에 채주의 장수 오소양이 죽자
蔡人立其子(채인립기자) : 채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 내우고자 하였으나
不許遂燒舞陽(불허수소무양) : 윤허가 나지 않자 마침내 무양을 불태우고
犯葉襄城(범섭양성) : 섭과 양성을 침범하여
以動東都(이동동도) : 동도 낙양을 소동케하며
放兵四劫(방병사겁) : 군사들을 풀어 사방을 약탈하였다.
皇帝歷問于朝(황제력문우조) : 황제께서는 조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대책을 물으셨으나
一二臣外(일이신외) : 한 두 신하 이외에는
皆曰(개왈) : 모두 말하기를
蔡帥之不庭授(채수지부정수) : “패주의 장수가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은
于今五十年(우금오십년) : 지금까지 오십 년이나 됩니다
傳三姓四將(전삼성사장) : 그 사이 세 성의 네 장수에게 전하여지며
其樹本堅(기수본견) : 그 뿌리가 굳게 박히었고
兵利卒頑(병리졸완) : 무기가 좋은 위에 병졸들도 완고해서
不與他等(불여타등) : 다른 곳과 같지 않습니다
因撫而有(인무이유) : 그러니 잘 달래어 거느리어야
順且無事(순차무사) : 순종하게 되고 무사할 것입니다.” 하였다
大官臆決唱聲(대관억결창성) : 대관들이 멋대로 결단을 내리고 소리쳐 아뢰니
萬口和附(만구화부) : 모든 사람들의 입이 이에 부화하여
幷爲一談(병위일담) : 다 같이 한가지 이야기만 하여
牢不可破(뢰불가파) : 그 굳은 뜻을 깨칠 수가 없을 듯 하였다.
皇帝曰(황제왈) : 황제께서 말씀하시기를
惟天惟祖宗(유천유조종) : “하늘과 조상들께서
所以付任予者(소이부임여자) : 내게 막중한 책임을 부여한 까닭은
庶其在此(서기재차) : 아마도 이런 때를 위해서일 것이니
予何敢不力(여하감불력) : 내 어찌 노력하지 않겠는가
況一二臣同(황일이신동) : 하물며 한 두 명의 신하들은 내게 찬동하고 있으니
不爲無助(불위무조) : 돕는 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曰光顔(왈광안) : 이광안이여,
汝爲陳許帥(여위진허수) : 그대를 진주와 허주를 함께 다스리는 충무절도사에 임명하니
維是河東魏博郃陽三軍之在(유시하동위박합양삼군지재행자) :
하동의 위주, 박주, 함양의 행영 중에 있는 삼군을
汝皆將之(여개장지) :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重胤(왈중윤) : 오중윤이여,
汝故有河陽懷(여고유하양회) : 그대는 본시 하양과 회주를 맡고 있었으나
今益以汝(금익이여) : 이제 여주도 그대에게 덧붙여주니
維是朔方義成陝益鳳翔(유시삭방의성섬익봉상연경칠군지재행자) :
북방의 의주, 성주, 협주, 익주, 봉상, 연주, 경주의 행영 중에 있는 칠군을
汝皆將之(여개장지) :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弘(왈홍) : 한홍이여,
汝以卒萬二千(여이졸만이천) : 그대는 만이천 명의 군사로
屬而子公武(속이자공무) : 그대의 아들 공무와 연락하여
往討之(왕토지) : 그들을 토벌하도록 하오.
曰文通(왈문통) : 이문통이여,
汝守壽(여수수) : 그대는 수주를 수비하고 있으니
維是宣武淮南宣歙浙西四軍之行于壽者(유시선무회남선흡절서사군지행우수자) :
선무, 회남, 선섭, 절서의 사군으로써 수주에 행영하고 있는 군대를
汝皆將之(여개장지) : 그대가 모두 통솔하도록 하시오.
曰道古(왈도고) : 이고도여,
汝其觀察鄂岳(여기관찰악악) : 그대는 악주와 악주의 관찰사의 소임을 맡으시오.
曰愬(왈소) : 이소여,
汝帥唐鄧隨(여수당등수) : 그대는 당주, 등주, 수주의 절도사이니
各以其兵(각이기병) : 따로 그 곳 군대로서
進戰(진전) : 나아가 싸우도록하시오.
曰度(왈도) : 배도이시여
汝長御史(여장어사) : 그대는 어사중승이니
其往視師(기왕시사) : 가서 군사들을 돌보도록 하시오.
曰度(왈도) : 배도여,
惟汝予同(유여여동) : 그대야말로 나와 뜻이 같으니
汝遂相予(여수상여) : 그대는 내 재상이 되어
以賞罰用命不用命(이상벌용명불용명) : 명을 잘 받드는가 받들지 못하는가를 따져 상이나 벌을 내리도록 하시오.
曰弘(왈홍) : 한홍이여,
汝其以節度(여기이절도) : 그대는 절도사로서
都統諸軍(도통제군) : 제군도통도 겸하도록하시오.
曰守謙(왈수겸) : 양수겸이여,
汝出入左右(여출입좌우) : 그대는 내 가까이 출입하는 벼슬로써
汝惟近臣(여유근신) : 가까운 신하이니 가서
其往撫師(기왕무사) : 군사들을 선무토록 하시오.
曰度(왈도) : 배도여,
汝其往(여기왕) : 그대는 가서
衣服飮食予士(의복음식여사) : 의복과 음식을 군사들에게 대어주어
無寒無飢(무한무기) : 헐벗고 굶주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以旣厥事(이기궐사) : 그 일을 완수하여
遂生蔡人(수생채인) : 채주 사람들을 잘 살게해주기를 바라오 그
賜汝節斧(사여절부) : 대에게 절부와
通天御帶(통천어대) : 통천어대와
衛卒三百(위졸삼백) : 위졸 삼백 명을 내리는 바이오
凡玆廷臣(범자정신) : 여러 조정의 신하들은
汝擇自從(여택자종) : 그대가 택하여 자신을 따르도록 하되
惟其賢能(유기현능) : 오직 현명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을 택할 것이며
無憚大吏(무탄대리) : 고관이라 하더라도 꺼리지 말고 택하시오
庚申予其臨門送汝(경신여기임문송여) : 경신 날에 내가 문 앞에서 그대를 전송토록 하겠소.
曰御史(왈어사) : 어사여,
予閔士大夫戰甚苦(여민사대부전심고) :
나는 사대부들이 싸움에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매우 가엾게 여기고 있으니
自今以往(자금이왕) : 지금부터는
非郊廟祭祀(비교묘제사) : 교묘의 제사를 제외하고는
其無用樂(기무용락) : 음악을 연주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顔胤武(안윤무) : 이광안과 오중윤과 한공무가
合攻其北(합공기북) : 그들의 북방을 함께 공격하여
大戰十六(대전십육) : 열 여섯 번 크게 싸우며
得柵城縣二十三(득책성현이십삼) : 성책과 고을 스물세 곳을 뺏고서
降人卒四萬(강인졸사만) : 만 명의 군졸을 항복케 하였다.
道古攻其東南(도고공기동남) : 이도고는 그들의 동남쪽을 공격하여
八戰降卒萬三千(팔전강졸만삼천) : 여덟 번 싸우면서 군졸 삼천 명을 항복케 하고
再入申(재입신) : 다시 신주로 들어가
破其外城(파기외성) : 그 외성을 파괴하였다
文通戰其東(문통전기동) : 이문통은 그 곳 동쪽에서
十餘遇(십여우) : 십여 차례나 싸워
降萬二千(강만이천) : 만 이천명을 항복케 하였다
愬入其西(소입기서) : 이소는 그 곳 서쪽으로 처들어가
得賊將(득적장) : 적장들을 사로잡았으나
輒釋不殺(첩석불살) : 그 때마다 죽이지 않고 풀어주었는데,
用其策(용기책) : 그러한 계책을 씀으로써
戰比有功(전비유공) : 싸움에는 더욱 큰 공을 끼쳤었다.
十二年八月(십이년팔월) : 원화 십이 년 팔월에
丞相度至師(승상도지사) : 승상 배도가 군중에 이르니
都統弘(도통홍) : 도통인 한홍은
責戰益急(책전익급) : 더욱 다급히 싸움을 독촉하였다.
顔胤武(안윤무) : 이광안, 오중윤, 한공무가
合戰益用命(합전익용명) : 합쳐 싸우며 더욱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니
元濟盡幷其衆洄曲以備(원제진병기중회곡이비) : 오원제는 그의 무리들을 모두 모아 희곡에서 대비하였다.
十月壬申(십월임신) : 시월 임신일에
愬用所得賊將(소용소득적장) : 이소는 그가 잡은 적장을 이용하여
自文城(자문성) : 문서으로부터
因天大雪(인천대설) : 큰 군이 내리는 날에
疾馳百二十里(질치백이십리) : 백이십리나 급히 달려가
用夜半到蔡(용야반도채) : 한 밤중에 채주에 이르러
破其門(파기문) : 그 성문을 깨뜨리고
取元濟以獻(취원제이헌) : 오원제를 잡아 바친 뒤에
盡得其屬人卒(진득기속인졸) : 그의 부하들도 모두 사로잡았다.
辛巳丞相度入蔡(신사승상도입채) : 신사일에 승상 배도가 채주로 들어와서
以皇帝命(이황제명) : 황제의 명으로
赦其人(사기인) : 그 곳 사람들을 용서하니
淮西平(회서평) : 회서지방이 평정되었다.
大饗ꜹ功(대향뇌공) : 크게 잔치를 벌이어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상을 내리고
師還之日(사환지일) : 군대가 개선하는 날에는
因以其食(인이기식) : 그 때 장만했던 음식들을
賜蔡人(사채인) : 채주 사람들에게도 내려 주었다.
凡蔡卒三萬五千(범채졸삼만오천) : 그리고 채주의 군졸 삼만오천 명 중
其不樂爲兵(기불락위병) : 병졸 노릇을 좋아하지 않고
願歸爲農者十九(원귀위농자십구) : 돌아가 농사를 짓기 바라는 자들이 열 명에 아홉 명 꼴이었는데
悉縱之(실종지) : 그들을 모두 놓아주었다
斬元濟於京師(참원제어경사) : 오원제는 경사에서 목이 잘리었다.
冊功(책공) : 공로를 따져
弘加侍中(홍가시중) : 한홍에게는 시중 벼슬이 가해지고
愬爲左僕射(소위좌복사) : 이소는 좌복야가 되어
帥山南東道(수산남동도) : 산남동도의 절도사도 겸하였다.
顔胤皆加司空(안윤개가사공) : 이광안, 오중윤에게는 모두 사공 벼슬이 보태어지고
公武以散騎常侍(공무이산기상시) : 한공무는 산기상시로써
帥鄜坊舟延(수부방주연) : 부방단연의 절도사도 겸하게 되었다.
道古進大夫(도고진대부) : 이도고는 대부로 승진하였고
文通加散騎常侍(문통가산기상시) : 이문통은 산기상시 벼슬이 보태어졌다.
丞相度朝京師(승상도조경사) : 승상 배도가 경사로 돌아와
進封晉國公(진봉진국공) : 황제께 나아가니 진국공으로 봉해지고
進階金紫光祿大夫(진계금자광록대부) : 금자광록대부로 승진한 뒤
以舊官相(이구관상) : 옛 벼슬대로 승상 직책을 그대로 맡게 되었으며,
而以其副摠(이이기부총) : 그의 부사였던 마총은
爲工部尙書(위공부상서) : 공부상서가 되어
領蔡任(령채임) : 채주를 다스리는 자사가 되었었다.
旣還奏(기환주) : 돌아와 전공을 상주하고 나자
群臣請紀聖功(군신청기성공) : 여러 신하들이 위대한 공로를 기록하여
被之金石(피지금석) : 쇠나 돌에 새겨놓을 것을 요청하였다.
皇帝以命臣愈(황제이명신유) : 황제께서는 그것을 나 한유에게 명하셨으니
臣愈(신유) : 나는
再拜稽首而獻(재배계수이헌문) :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다음과 같은 글을 지어 올리게 된 것이다.
曰唐承天命(왈당승천명) : 당나라가 천명을 받들어
遂臣萬方(수신만방) : 온 천하를 신하로 삼았으니
孰居根土(숙거근토) : 누가 가까운 땅에 살면서
襲盜以狂(습도이광) : 반란과 도둑질로 미쳐 날뛰랴
往在玄宗(왕재현종) : 지난 날 현종 때에는
崇極而圮(숭극이비) : 극도로 흥성했다 무너졌었네
河北悍驕(하북한교) : 하북 지방엔 악독하고 교만한 자들 생기고
河南附起(하남부기) : 하남 지방에선 이를 따라 반란을 일으키니
四聖不宥(사성불유) : 숙종, 대종, 덕종, 순종의 네 성왕께선 용서치 않으시고
屢興師征(누흥사정) : 여러 번 군사 일으키어 정벌하셨고
有不能克(유불능극) : 다 평정하지 못한 경우엔
益戍以兵(익수이병) : 병졸로써 수비를 강화하였네
夫耕不食(부경불식) : 남자들은 농사지어도 먹지 아니하고
婦織不裳(부직불상) : 부인들은 길쌈하여도 입지 아니하며,
輸之以車(수지이거) : 그것들을 수레로 날라다가
爲卒賜糧(위졸사량) : 병졸들의 군량으로 대어주었었네
外多失朝(외다실조) : 그러나 밖으로는 내조하지 않은 자가 많아져서
曠不嶽狩(광불악수) : 오랜 동안 사악을 순수하지 않게 되었고
百隷怠官(백례태관) : 여러 관리들은 업무에 태만하여
事亡其舊(사망기구) : 나라 일 옛날 같지 않게 되었네
帝時繼位(제시계위) : 현종 황제께서는 이런 때 왕위를 이으시어
顧膽咨嗟(고담자차) : 사방을 도아보고 한탄하셨네
惟汝文武(유여문무) : “그대들 문무 백관들이여
孰恤予家(숙휼여가) : 누가 우리 왕실을 구제해 주겠는가?”
旣斬吳蜀(기참오촉) : 그리고 오와 촉 지방을 평정하시고
旋取山東(선취산동) : 곧 산동 지방도 되찾았으며
魏將首義(위장수의) : 위박 절도사가 가장 먼저 의로움을 깨달아
六州降從(육주강종) : 여섯 주를 가지고 항복해 왔었네
淮蔡不順(회채불순) : 회서, 패주만은 순종하지 않고
自以爲强(자이위강) : 스스로 강하다 여기고서
提兵叫讙(제병규환) : 군사를 이끌고 시끄러이 굴며
欲事故常(욕사고상) : 옛날대로 버티려 하였었네
始命討之(시명토지) : 비로소 그들을 토벌하라는 명이 내려지니
遂連姦鄰(수연간린) : 그들은 마침내 이웃의 간사한 자들과 결탁하고
陰遣刺客(음견자객) : 몰래 자객을 보내어
來賊相臣(래적상신) : 재상 무원형을 해쳤었네
方戰未利(방전미리) : 막 싸우기 시작하자 불리한 일이 생기니
內驚京師(내경경사) : 안으로 온 장안을 경동시켰고
群公上言(군공상언) : 여러 신하들은 상주하여
莫若惠來(막약혜래) : 은혜로써 달래는게 좋을 것이라 하였었네
帝爲不聞(제위불문) : 황제께서는 듣지 아니하고
與神爲謀(여신위모) : 천신에게 의논하시어
乃相同德(내상동덕) : 뜻이 같은 이들을 재상으로 삼으시고
以訖天誅(이흘천주) : 하늘의 주벌을 내리게 하셨네
乃勅顔胤(내칙안윤) : 이에 이광안, 오중윤과
愬武古通(소무고통) : 이소, 한공무, 이도고, 이문통에게 명을 내리어
咸統於弘(함통어홍) : 모두 한홍의 통솔을 받으며
各奏汝功(각주여공) : 각각 자신들의 공로를 발휘하게 하셨네
三方分攻(삼방분공) : 이들이 세 방향으로 나뉘어 공격하니
五萬其師(오만기사) : 그 군대는 오만 명이었고
大軍北乘(대군북승) : 대군이 북쪽에서 가세하니
厥數倍之(궐수배지) : 병력은 두 배가 되었다네
嘗兵洄曲(상병회곡) : 회곡을 치고 나니
軍士蠢蠢(군사준준) : 적병들은 어지러워졌고
旣翦陵雲(기전릉운) : 능운을 뺏고 나니
蔡卒大窘(채졸대군) : 채주의 졸개들은 크게 궁지에 몰렸었네
勝之邵陵(승지소릉) : 소릉에서도 싸워 이기니
郾城來降(언성래강) : 언성이 항복하여왔으나,
自夏及秋(자하급추) : 여름에서 가을에 이르기까지는
複屯相望(복둔상망) : 거듭 군대를 머물게 관망하기만 했었네
兵頓不勵(병돈불려) : 싸움 멈추고 힘쓰지 않자
告功不時(고공불시) : 보고되어 오는 전과가 불리해졌는데
帝哀征夫(제애정부) : 황제께서는 출정한 군인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命相往釐(명상왕리) : 승상에게 명하시어 가서 돌보아주도록 하시니
士飽而歌(사포이가) : 군사들은 배불리 먹고 노래하며 사기 드높고
馬騰於槽(마등어조) : 말도 말구유 위로 뛰어오르며
試之新城(시지신성) : 싸우려하게 되었네 그들을 신성에서 싸우도록 하여보니
賊遇敗逃(적우패도) : 적은 마나자마자 패하여 달아났네
盡抽其有(진추기유) : 그 곳에 있는 적들을 모두 무찌르고
聚以防我(취이방아) : 다시 군사를 모아 우리 편을 방위하게 하고는
西師躍入(서사약입) : 서편 군대로 하여금 쳐들어가게 하니
道無留者(도무유자) : 길에는 남아있는 적이 없게 되었네
頟頟蔡城(액액채성) : 편안할 날 없던 채주성은
其疆千里(기강천리) : 그 땅이 사방 천리인데
旣入而有(기입이유) : 쳐들어가 점령하자
莫不順俟(막불순사) : 순종하며 처분을 기다리지 않은 자가 없었네
帝有恩言(제유은언) : 황제께선 은혜로운 말씀을
相度來宣(상도래선) : 승상 배도로 하여금 와서 선포하게 하니
誅止其魁(주지기괴) : 처벌은 그들 괴수에게만 그치고
釋其下人(석기하인) : 그 아래 사람들은 모두 놓아 준다는 것이었네.
蔡人卒夫(채인졸부) : 채주의 졸개들은
投甲呼舞(투갑호무) : 갑옷을 벗어던지고 소리치며 춤추고
蔡之婦女(채지부여) : 채주의 부녀자들은
迎門笑語(영문소어) : 문 앞에 나와 마주보며 웃고 이야기하였네
蔡人告飢(채인고기) : 채주의 사람들이 굶주림을 호소하자
船粟往哺(선속왕포) : 배로 곡식을 나라다가 먹여주고
蔡人告寒(채인고한) : 채주의 사람들이 헐벗음을 호소하자
賜以繒布(사이증포) : 비단과 무명을 나누어 주었네
始時蔡人(시시채인) : 처음엔 채주 사람들이
禁不往來(금불왕래) : 서로 왕래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今相從戱(금상종희) : 이제는 서로 희롱까지 하면서
里門夜開(리문야개) : 마을 문을 밤에도 닫지 않고 열어놓게 되었네
始時蔡人(시시채인) : 처음엔 채주 사람들이
進戰退戮(진전퇴륙) : 싸우러 나갔다간 죽어 돌아왔는데
今旰而起(금간이기) : 이제는 늦게 일어나
左餐右粥(좌찬우죽) : 밥도 먹고 죽도 먹게 되었네
爲之擇人(위지택인) : 그들 위해 사람을 골라주어
以收餘憊(이수여비) : 남은 피곤을 회복시켜주도록 하고
選吏賜牛(선리사우) : 관리들을 골라 뽑아 소도 내려주며
敎而不稅(교이불세) : 잘 교화하되 세금은 거둬들이지 아니했네
蔡人有言(채인유언) : 채주 사람들은 말하기를
始迷不知(시미불지) : 전에는 미혹되어 알지 못했으나
今乃大覺(금내대각) : 지금에 와서야 크게 깨닫고 보니
羞前之爲(수전지위) : 전날의 행위가 부끄럽다 하였네
蔡人有言(채인유언) : 채주 사람들이 말하기를
天子明聖(천자명성) : 천자께서 명철하고 성스러우시니
不順族誅(불순족주) : 순종하지 않으면 온 집안이 처벌받을 것이나
順保性命(순보성명) : 순종하면 생명을 잘 보존하게 된다 하였네
汝不吾信(여불오신) : 그대들 나를 못 믿겠거든
視此蔡方(시차채방) : 이 채주지방을 보라
孰爲不順(숙위불순) : 그 누가 순종 않으리오
往斧其吭(왕부기항) : 가서 그의 목을 도끼질 할 것인데
凡叛有數(범반유수) : 반란을 꾀하는 자 아직도 여럿 있어
聲勢相倚(성세상의) : 기세를 믿고 서로 의지하고 있으나
吾强不支(오강불지) : 우리의 강함을 의지하지 못하겠다 하면서
汝弱奚恃(여약해시) : 그대들의 약함을 어찌 의존하겠는가
其告而長(기고이장) : 가서 그대들 어른과
而父而兄(이부이형) : 그대들 부형들에게 고하여
奔走偕來(분주해래) : 급히 함께 달려와
同我太平(동아태평) : 우리와 함께 태평을 누리세
淮蔡爲亂(회채위란) : 회서의 채주에서 반란을 일으키니
天子伐之(천자벌지) : 천자께서 이들을 토벌하셨고
旣伐而飢(기벌이기) : 토벌한 뒤 이들이 굶주리자
天子活之(천자활지) : 천자께선 이들을 먹여 살리셨네
始議伐蔡(시의벌채) : 처음 채주 토벌을 의논할 적에는
卿士莫隨(경사막수) : 대신들이 아무도 따르지 아니하였고
旣伐四年(기벌사년) : 토벌을 시작한지 4 년이 되어도
小大幷疑(소대병의) : 위 아래 신하들이 모두 의심만 했었네
不赦不疑(불사불의) : 반란을 용서치 않고 토벌을 의심치 않은 것은
由天子明(유천자명) : 천자의 명철하심으로 말미 암은 것이었네
凡此蔡功(범차채공) : 이 채주 정벌의 공은
惟斷乃成(유단내성) : 오직 결단으로 이루어진 것일세
旣定淮蔡(기정회채) : 회서의 채주를 안정시키고 나니
四夷畢來(사이필래) : 사방의 오랑캐들까지도 모두 내조하게 되었네
遂開明堂(수개명당) : 이에 명당을 열어놓고 앉아서
坐以治之(좌이치지) : 나라 다스리게 된 것일세.
출처: https://hwalove.tistory.com/entry/평회서비平淮西碑-한유韓愈 [빈막(賓幕):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