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어머니는 절약을 강조했다. 방마다 쫒아다니며 전깃불 끄라고, 치약 같은 소모용품을 잘라서 끝까지 파서 쓰라고, 음식 남기지 말라고 하셨다. 지금은 그렇게 아껴서 명품가방 사고 싶어한다고 우리 딸들이 놀리기는 하지만, 배울 점이었다고 기억된다. 부모님 만큼은 아니지만 습관이 되어 코드뽑고 불끄는 게 불편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넷이서 켜는 불을 쫒아다니며 끄는 일이 귀찮아지기도 했고, 갑자기 집이 넓어지니까 전깃불 끄러다니는 것도 번거로와져 방치하는 일이 많았다. 모임 하며 다른 참여자들이 전기절약하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들으며 출근하는 길에 1,2층 돌며 코드를 뽑고 있다. 그렇게 뽑기 시작하니까 필요없이 켜 둔 것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셋톱박스나 컴퓨터 코드는 뽑기도 쉬운데 안 하고 있었다.
캐나다에 이민간 친구가 한국에 들어와 만났다. 그 친구 캐나다 생활이야기 중 흥미로운 게 많았는데 그중 한 가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퇴근하거나 학교에 갔다가 전원주택같은 비슷비슷한 집들이 아주 많은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자기네 집 찾기가 가장 쉽다고 한다. 가장 불빛이 밝은 곳을 찾으면 된단다. 캐나다는 수도 전기 요금이 우리나라의 열 배가량으로 아주 비싸서 모두가 절약하는 게 몸에 배어 정말 꼭 필요하지 않으면 물, 전기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 비해 이 방 저 방, 밤 낮 환히 켜는 것이 익숙해진 친구 내외는 아직도 그것이 습관이 되지 않아 가장 환한 집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기후위기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우리집에서 쓰는 전기 물을 대해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남편과 아이들한테 캐나다 이야기도 해주고 기후위기 수업 때 들은 김희정 선생님 농사지짓는 이야기도 전해주며 불끄기 해보자고, 불편해도 덜 사고 덜 써보자고 생각날 때마다 제안하고 있다. 가정뿐 아니라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찾아보려 한다.
아이들 학교와 유치원에서 "꾸러미"라고 아이들 만들거리, 놀잇거리를 아주 많이 안겨준다.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종이, 나무로 만들어진 조악한 제품들이라 한번 갖고 놀다가 버리는 일이 많다. 환경문제를 생각해 재생용품이나 분해가능한 재료로 바꿔 만들어 써보자고, 아이들 학기 마칠 때 학부모 소감 적을 때 한 두줄 써보았는데 좀더 적극으로 제안해보고 싶어졌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아이들 교구는 정말 고민이 많이 되요. 최근에 저희 아이도 미술시간으로 모자이크수업이 있었데요. 그림을 완성하는데, 스티커로 조각들을 번호에 맞게 붙여서 유명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었지요. 잡지로 다양한 색깔을 넣어 개개인마다 색다른 작품을 만들었던 과거와 달리, 획일화된 교구를 받고, 번호에 따라 잘 붙여서 만든 그림을 멋지다고 말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사실, 이것 뿐만은 아니지요. 한번 해 보고 버려지는 교구들이 많아서 이 부분에 대한 환경정책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글 공유 감사드려요. 또 그런 의견들을 써 주신 것도 감사드리고요. 이런 의견들이 모이고 모여 정책변화까지 생긴다고 봐요.
맞아요. 집에 세 아이들이 가져오는 교구가 쌓여 처리가 아주 힘들어요. 선생님 말씀처럼 아이들 각자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일률적으로 같은 결과물을 만드는 내용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무엇을 하는 것 위주로 어린아이들부터 교육하는 문제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