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客閑談]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두 달쯤이 지났군요.그런데 다시 20일 후쯤이면 전국적인 지방선거와 궐위가 된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일이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선거 관련 종사자들이나 선거 출마자들은 으레 분주할 터이지만 유권자인 국민들은 연이은 선거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나랏살림을 집행하고 관리하고 견제하여야 할 벼슬아치들이 민생(民生)은 외면하고 죄다 선거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 민생을 아주 가볍고 우습고 하찮게 여기고 있는 모양은 아닌지요. 그러나 선거철이니 입에 발린 립써비스(lip service)는 귀가 따가울 만큼 듣게 되니 국민들의 헛배는 잔뜩 부를 겁니다. 그들의 립써비스용의 말을 들으면 대번에 살림살이가 대박이 날 것도 같구요.
어쨌든 선거 때만 되면 이런 저런 명분을 삼아 선거 출마를 밥 먹듯 하는 사람들이 들끓게 마련이고, 그들의 입에 발린 구호는 안 들어도 이제는 대충 알아맞힐 것만 같습니다.우리 동네에도 선거 때만 되면 명함을 돌리며 한 번 나서보겠다는 사람들이 여럿 있곤 하지요.기실 그런 분들은 한 번이 아니고 때마다 그렇게 행동을 하였으니,지역 주민들은 으레 그러려니 여길 게 틀림없습니다.속담에 숭어가 뛰니 망둥이가 뛰고,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고 하지요.그저 남이 하면 제 분수도 모르고 따라 하려는 시답잖은 치들을 두고 장마당의 꼴뚜기라는 비아냥의 우스갯말이 여항간에 떠돌고 있는 즈음입니다.
그러나 숭어는 함부로 뛰지는 않지요.망둥이는 숭어가 뛴 줄 알고 지레짐작으로 뛰었을 것이고,꼴뚜기는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망둥이까지 뛴다니까 얼결에 뛰었을 겁니다.망둥이와 꼴뚜기의 경거망동과 숭어의 품격을 느끼고 계신지요. 두어 달 전,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이재명과 중도 사퇴를 한 안철수가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또 나선다는 군요.두어 달 만에 치뤄지는 선거에 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숭어의 품격은 전혀 느껴지지 않지요. 그렇다고 망둥이나 꼴뚜기 정도의 경거망동이라고 폄하할 만큼 속좁은 밴댕이는 아닙니다.
바야흐로 숭어와 망둥이, 그리고 꼴뚜기들이 뒤엉켜 시끌벅적거리는 선거판이 계절의 여왕 5월을 뜨겁게 달굴 기색입니다.본인이 나서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품격이고, 너희가 나서면 후안무치의 경거망동이라고 힐난하는 내로남불이 다시 전국을 들썩이게 하겠지요.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참정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치 참여는 할 수 있지요.그러나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게 정치 아닌가요? 이런 우스개가 생각나는군요.산수(算數)를 잘 하면 분수를 알고, 국어 (國語) 실력이 좋으면 주제 파악을 잘 한다고 말입니다.(20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