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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거스님의 좌선의(坐禪義)] 37. 불변의 고정된 실체란 없다 중생에게 생멸의 마음은 매 순간 발생 불교에서는 생사의 근본을 규명하기 위해서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를 철저히 이해해야 한다. 인생의 모든 고통과 고뇌는 실제로는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음(諸行無常)에도 불구하고, 불변의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처럼 실체에 집착하는 데서 모든 고통(一切皆苦)은 시작된다. 그러므로 그런 불변의 고정된 실체란 없다는 것(諸法無我)을 스스로 깨달아 무상을 현상세계의 본래 모습이라고 진지하게 인식해야만 고통과 고뇌는 불식되고 이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해탈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만일 이 나라의 모든 것을 가져다 남에게 주고 조모님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다 주겠나이다. 그러나 이미 나고 죽음을 구하지 못하고 영원히 하직하였으니 슬픔과 그리움과 근심과 괴로움을 스스로 견딜 수 없나이다”고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일체 중생.일체 벌레.일체 신으로서 난 것은 이내 죽어 마침내 다함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없고, 어느 것도 한 번 나서 죽지 않는 것은 없느니라. 여래와 연각과 부처의 성문 제자들마저도 마침내는 그 몸과 목숨을 버리는데 하물며 저 세속 범부들이겠는가”라고 하셨다.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이 멸함을 생사라 이르나니, 생사의 즈음을 당하여 모름지기 힘을 다해서 화두를 들지니, 화두가 순일하여지면 일어나고 멸하는 것이 곧 다하리라. 생각이 일어나고 멸함이 곧 다한 곳을 이르되 고요함(寂)이라 한다 (念起念滅 謂之生死 當生死之際 須盡力提起話頭 話頭純一 起滅卽盡 起滅卽盡處 謂之寂)”고 하였으며,
“참선할 때에는 가장 먼저 생사심을 해결하겠다는 굳은 마음을 내야 한다. 그리고는 세계와 신심이 모두 인연으로 이룩된 거짓 존재일 뿐 주재하는 실체는 없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한다. 만약 본래 갖추어져 있는 큰 이치를 깨치지 못하면 생사심을 깨뜨릴 수가 없다. 생사심이 깨뜨려지지 않았다면 무상의 살귀가 생각생각 멈추지 않을 것인데 도리어 어떻게 물리칠 수 있겠는가? (做工夫最初要發箇破生死心堅硬看破世界身心悉是假緣無實主宰若不發明本具底大理則生死心不破生死心旣不破無常殺鬼念念不亭却如何排遣)”라고 하였다.
“마음에 생각이 사라지면 생사가 영원히 끊어질 것이다. 죽지도 않고 나지도 않으면 모양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참 된 도가 텅비고 고요하여 만물이 가지런히 평등하여진다(心想若滅生死長絶 不死不生無相無名 一道虛寂萬物齊平)”고 하였으며,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에서도 “번뇌가 다할 때 생사가 끊어지고, 생멸이 다하고 나면 적조(寂照)가 현전하여 그 응용이 무궁한 것을 이름하여 부처라 한다(煩惱盡時生死卽絶 生滅滅已 寂照現前應用無窮 名之爲佛)”고 하였다.
“모든 부처님은 이미 망상을 끊었기 때문에 견성하여 분명히 생사를 벗어나 신통이 자재하니 마땅히 범부와 성인의 공용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諸佛已斷妄想故見性了了 出離生死神通自在 當知凡聖功用不同)”고 하였고,
<유마경주(維摩經注)>에서도
“해탈이란 자유자재한 마음의 법이니, 이 해탈을 얻는다면 무릇 짓는 바가 안으로 행하고 밖으로 응함이 자유자재하여 막힘이 없다(解脫者 自在心法也 得此解脫則 凡所作爲 內行外應 自在無)”고 하였다.
혜거스님 /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스님은 1959년 삼척 영은사에서 탄허스님을 은사로 출가, 김제 흥복사 등에서 수선안거했다. <한암대종사문집>, <탄허대화상문집> 편찬위원장을 맡았으며 2005년 탄허불교문화재단 제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불교방송 ‘자비의 전화’ 상담과 경전 강의, 불교TV 경전 강의 등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다. <참나>를 비롯해 <혜거스님의 금강경 강의>, <유식 30송 강의>, <15분 집중 공부법>, 혜거스님과 함께 하는 마음공부 <가시가 꽃이 되다> 등의 저서가 있다.. [불교신문 2566호/ 10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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