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다 본 한참 후였는데 바로 앞에서 다니엘이 걸어가고 있다.
제랄드는 다니엘이 지나온 노란화살표 반대방향을 따라 가면 될 텐데 헤매고 있다며
지팡이로 화살표를 가리켜 함께 웃었다.
카미노를 걸을 때 인정이 많고 자상한 다니엘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
때로는 길에서 다니엘이 오기를 기다리곤 했었다.
그럴 때 마다 제랄드는 다니엘의 행동을 짧게 표현하는 그 모습이 우스워 배꼽을 잡고
웃을 때가 많았다. “Telephone, Photo, Water, Blablabla"
다니엘의 통화하는 모습(매일 저녁 5시쯤 되면 집에 있는 와이프한테서 전화가 오는데
거의 30분 이상을 하기 때문이다), 사진찍어주는 모습(사진을 찍어 달라는
어떤 순례자의 부탁으로 거의 10분 이상을 지체), 물을 닦는 모습(아침을 먹으려는데
오지 않아 가보았더니 물통의 물을 엎질러 걸레로 닦는 모습),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블라블라블라(수다 떠는 모습)....
슈퍼마켓에서 준비한 재료인 새우, 소고기 다진 것, 양파 등을 인스탄트 빠에야에
추가하여 볶고 사라다와 스프를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다고 하며 나에게 쉐프의 이름을
부쳐주었다.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Yes, Chef"하며 두 손을 이마에 대고
경례를 한다. 파비오는 정말로 내가 만들었느냐고 또 물어본다.
파비오와 데데도 내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으며 칭찬이 자자하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다.
저녁 식사 후에 이태리에서 온 주리와 키아라는 작은 기타로 노래를 부르니
데데도 하모니카를 불어 오래간만에 함께 노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역시 음악은 만국의 공통언어임을 새삼 느꼈다. 키아라의 노래는 수준급이어서
칭찬을 했더니 자기도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애는 짐도
무거운데 기타를 어떻게 가지고 올 생각을 했을까...
첫댓글 한국에 돌아오는 비행기는 어디에서 타나요?
마드리드?
23살 아들을 혼자 보내려 하는데 위험하거나 그렇지는 않나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오는 것이면 마드리드에서 타는 것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저는 포루투갈로 가서 열흘정도 있었기 때문에 리스본에서 탔어요. 23살 아들이면 걱정하실 것은 없다고 생각되네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산티아고 길은 어쩌면 안전이 보장된 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많이 있어요. 아들의 마음가짐이 문제겠지만 잘 할 수 있을 거에요.
전구간 순례를 가장 짧은 일정으로 추진하면 며칠이면 가능할지요?
스페인에서 순례를 마치면 스페인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서 2주 정도 보내고 한국으로 오는 일정을 생각하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이 늦었네요. 전 구간일정을 보통 31일에서 35일 정도로 잡고 있어요. 어떤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전제로요.
언제 출발하는지 겨울에는 문을 열지 않는 알베르게도 많이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네요.
참 좋은 부모님을 두셨네요. 우리때는 이런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요즘의 학생들은 의외로 적응을 잘 하는것 같아요. 분명 인생의 한 부분에서 큰 경험을 하고 돌아올 거에요.
늦게사 보고 하룻밤에 다 읽었습니다.
발도 안 불키고 정말 대단하십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느껴지는 마리아님의 따뜻함은 천사라는 찬사를 받기에 지당하고
별 탈없이 그 길을 걸으신걸 보면 16? 60?을 확인해도 믿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항상 꿈꾸고 있습니다.
말이 안되서 문제.
밥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을지, 잘 곳을 예약이나 할 수 있나? 집으로 돌아오는 뱅기는 탈 수 있을랑가?
아니, 시작 지점까지 가는 것도? 등 등
안신부님께서 올리신 계획서를 보니 철저한 준비가 관건.
허리 안 아플 배낭, 발 안 불킬 신발, 짐꾸리기, 준비물, 교통편, 전체 경비 등
기본적인 것들을 알 수 있을까요?
언젠가 그 날을 위해!
감사!
좀 이상하게 들리실줄 모르겠는데 저는 준비 별로 안하고 떠났어요. 도움을 받으려고 '산티아고순례길'를 쓴 자매를 만났는데 저를 보더니 "선배님, 하느님 섭리에 맡기고 떠나시면 어때요?" 그 얘기에 나도 "맞아, 섭리에 맡기고 떠나자" 마음 먹고 순례길의 필수인 가이드북과 우비마저 가져가지 않았어요. (준비는 했는데)
그리고 잘곳 예약 필요없어요. 걷다가 쉴만한 알베르게에 가서 순례자수첩과 돈만 내면 아무말도 필요없어요.
어떤 수녀님이 제가 쓴 기록을 보고 저를 만났어요. 영어를 하나도 못한다고. 제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수녀님 역시 작년에 잘 걷고 돌아오셨어요. 물론 기본체력은 필요하겠지만 (계속)
감사합니다.
방수가 되는 배낭과 편한 등산화는 필수적이긴하지만. 생각하는것 만큼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티케팅만 (비행기표와 기차표, 프랑스에서 잠잘 호텔) 해주는 여행사가 있으니 그것을 이용하면 되구요. 일단 산티아고 길에
들어서면 순례자들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려고해요. 경비는 그때그때 좀 다르겠지만
일단 순례하면서 드는 경비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잠자는 비용은 하루 5 ~ 12 유로였어요. 준비물과 유의
사항은 왼쪽 무지개마음(마음의 단상 - 나희찬) 으로 들어오시면 산티아고 순례길 40 에 자세히 적어 놓았으니
참고 하시면 될 것같아요. '뜻있는 곳에 길이 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