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계곡 강화 함허동천 계곡 청송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확정
청송군 '용추협곡'제주도 이어 두 번째, 내륙에선 첫 번째
경북 청송군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가 확정됐다.청송군은 지난 1일 오후 4시30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채택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 내륙에서는 최초의 세계지질공원이다.
이번에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곳은 청송을 비롯해 프랑스, 이란, 스페인 등 6개국 8개소이다.
이로써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전세계 33개국 127개소가 인증됐다.
청송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주왕산국립공원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두꺼운 화산재층으로 구성돼 있다.
주왕계곡 지질탐방로는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탐방할 수 있을 만큼 편의시설이 잘 조성된 명소로 경관까지 아름다워 평가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청송백자 원료산지인 법수도석 지질명소는 지질과 역사, 문화가 융합돼 지질공원이 추구하는 컨셉에 가장 매칭이 잘된 곳이다.
세계에서도 10개 미만의 지역 밖에 산출되지 않는 리튬bearing tosudite)라는 광물이 발견돼 국제적으로도 중요성을 평가받았다.
하지만 많은 명소들 중 단연코 최고는 바로 '꽃돌'로 불리는 청송 구과상 유문암이다.청송군 '기암단애'꽃무늬를 보이는 암석인 구상암은 전세계적으로 100여 군데 밖에 산출되지 않는 희귀 암석이다.
하지만 꽃문양의 크기나 다양한 형태, 아름다운 색상 등은 청송에 비해 뒤떨어진다.
평가위원들은 당시 꽃돌을 관찰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만큼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지질명소 뿐만 아니라 지질공원 교육, 관광, 해설, 관광인프라들에서도 충분히 만족했다.
지질공원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인식과 자발적인 참여가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장으로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지질공원이다.
지질학적 중요성은 물론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으로 보전, 교육 및 관광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3대 보호 제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는 달리 행위 제한이 적고 보호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으로서의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세계지질공원 운영위원회가 심사해 선정한다.
다만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곳만 지원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자연공원법을 개정하면서 국가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됐다.
최근까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지역은 울릉도·독도, 제주도, 부산, 청송, 강원평화, 무등산권, 한탄·임진강, 강원고생대 등 8개소가 있다.
청송군 '백석탄 포트홀'경북 동해안, 전북 서해안, 전북 무주․진안, 충북 단양, 인천 강화도 등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세계지질공원망 회원으로 등록된다.
이후 4년마다 심사를 받게 된다.
심사 결과 지적된 사항이 2년 내에 시정되지 않을 경우 세계지질공원의 자격이 박탈된다.
우리나라는 2010년 10월 제주도 전체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기존 국립공원, 천연기념물 등의 제도가 보존에 초점을 두고 엄격한 규제와 제약을 갖는다.
반면 지질공원은 지속가능한 활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주민들의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주민이 발 벗고 나서 지질공원 유치를 위해 경쟁한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신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국가지질공원위원회에서 세계지질공원 신청지 심의에 통과하는 등 정식절차도 거쳐야 한다.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한번에 두 개까지만 세계지질공원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청서 제출로부터 최종인증까지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신청지 선정은 매년 1개소 이하이다.
엄격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먼저 치르는 셈이다.
이처럼 청송은 정세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치밀한 준비로 국가지질공원 인증부터 최초, 최단기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도약했다.
제주도의 경우는 예외이다.
제주도는 국가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2010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기 때문이다.
청송 '급수대 주상절리'세계지질공원은 당초 유네스코에서 지원하는 협력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2015년 11월 유네스코 정식프로그램으로 등록되면서 세계지질공원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지질유산의 국제적 가치 증명, 세계지질공원 프로그램을 위한 기여사항 등 가입조건 또한 엄격해졌다.
청송은 2011년부터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학술조사를 실시했다.
지질명소들을 개발하면서 학술적 가치를 발굴했다.
세계지질공원 T/F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등재작업에 나섰다.
2014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2015년 11월 말에는 새롭게 바뀐 서식에 의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신청서와 부속서류를 모두 접수하면서 서면심사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2016년 7월 11일부터 14일간 2명의 유네스코 평가위원이 청송을 방문해 현장실사를 수행했다.
지질공원 현장실사에서는 지질관광과 교육, 관광인프라, 지역주민의 참여 등 모든 분야를 점검했다.
그 중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본 것은 단연코 지질유산의 국제적 가치 증명이었다.
평가위원들과 국내외 지질공원 전문가들은 "지질공원이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청송 '방호정 감입곡류천'청송군도 향후 지질관광 활성화 계획 등 청사진을 그려 놓고 있다.
청송의 대표 자원인 사과는 백악기 한반도 동남부를 크게 뒤흔들었던 화산활동으로 뿜어져 나온 분출물들이 쌓여 굳어진 땅 위에 재배된다.
토양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들이 사과의 맛을 한층 더 올려주기에 '지질푸드'라는 지질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모터싸이클 등 청송은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는 험준한 산악지형을 활용한 '지질액티비티' 상품이다.슬로시티 정신과 연계한 전통한옥 숙박체험은 청송지역의 지형과 기후에 의해 독특하게 발전한 건축방식과 선조들의 지혜를 옅볼 수 있는 '지질하우스'이다.이처럼 청송지역 관광자원만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발굴과 함께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것이 청송군의 미래발전 계획이다.
어느 관광지에서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가 아니라 오직 청송만의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