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박*주
이 책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이 행해지던 시절의 유대인과 독일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쩌면 나치시대때에 진정으로 행복했던 사람은 히틀러를 제외하고는 없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히틀러를 따르는 척하고 유대인들은 학살당하기 바빴을 것이다.
책의 작가는 마커스 주삭이라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소설가이다. 왜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 독일의 나치에 대해서 썼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책 중 하나인 메신저를 읽어보았는데 그 책도 꽤 읽을만 하다.
처음 책을 펼쳐서 몇장 읽고있을땐 무척 혼란스러웠다. 책의 화자가 죽음의 신이었다. 죽은 이의 영혼을 영원의 컨베이어 벨트로 나르는 것이 주 임무인 죽음의 신은 한 소년의 영혼을 거두러 갔다가 그곳에서 책을 훔치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죽음의 신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도둑인 책을 훔치는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리젤 메밍거는 그 시대 탄압받던 공산주의자 아버지에게서 태어난다. 때문에 어머니는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한스와 로자부부에게 입양을 보낸다. 입양가는 과정에서 리젤은 남동생을 잃게 되고 그때 처음 ‘무덤을 파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라는 책을 훔쳤다. 후에 동생을 잃은 끔찍한 기억이 악몽으로 나타나 오랫동안 리젤은 고통받게 된다. 하지만 그때 훔친 책을 계기로 소녀에게 책은 나치시대를 버텨나갈 수 있게 하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리젤은 그 후 한스와 로사에게 입양되는데 온화하고 다정한 한스는 리젤이 악몽을 꾸고 깨어나던 어느날 까막눈이던 리젤에게 글자를 가르쳐주고 책을 읽어준다. 로사는 겉으로는 리젤을 구박하고 때리기도 하지만 리젤을 사랑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새어머니가 구박하는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반대된다. 또한 그 시대에 유대인을 집에 숨겨준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만 리젤가족 모두가 유대인인 막스를 집에 숨겨주고 따뜻하게 보살펴준다. 막스는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최책감을 느끼는 사람인데 그래서 더 연민이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뿐. 그 후에는 책에서 막스를 언급하면 들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졸였던 것 같다. 또한 리젤에게는 친구 루디가 있는데 뽀뽀를 해달라고 리젤에게 조르는 루디는 리젤과 함께 사과서리를 해서 배고픔을 달랜다.
이 책은 1권밖에 읽지 않은 상태인데 처음부분이라 그런지 등장인물이나 배경 등을 설명하는 글이 있어서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읽던 전개가 빠르고 사건이 많이 나오는 추리소설이나 잔잔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장르의 소설과는 전혀 달라서 밋밋하기도 하고 처음 읽을 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애먹었던 기억도 있다. 그래도 이 책은 장점도 많다. 밋밋한 장편소설은 보통 뒤로 가면 갈수록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만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잘 읽히고 읽을수록 재밌어진다. 그리고 임팩트 있는 강한 사건들은 없었지만 사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편히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 특이한 점은 내가 그동안 읽었던 세계 제 2차 대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책들은 대부분이 유대인이 주인공이었는데 이번 책은 독일인 소녀가 주인공이라서 조금 독특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처음 제목과 표지를 봤을 땐 판타지소설 같았는데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읽는 장르라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지만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든 이상 빨리 2권도 읽고 싶다.
책도둑 2
나는 이책의 제목을 보자 마자 나또한 책도둑이 되고싶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새책을 읽고싶다는 그 욕심과 내가 가지지 못하고 또 가질수 없는 책들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법적으로 제재를 받는 일인데다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라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몰래 출판사나 도서관에서 책을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책을 미친 듯이 좋아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은 한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특히나 이 책의 주인공인 작은 소녀 리젤 메밍거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도피처와 안식처로써 책을 이용한다면, 책에 대한 열망 또한 커질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책을 훔치는 소녀 리젤 메밍거에 관한 이야기를 죽음의 신이 들려준다. 이 책을 펼치자 마자 나는 시간여행을 한 듯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의 독일로 빨려들어갔다. 예상대로 1권보다 훨씬 높은 책의 흡입력에 감탄하며 약 한시간만에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세계 제 1차대전 당시 한스 후버만의 목숨을 구해주고 죽은 유대계 독일인 에릭 판덴부르크의 아들 막스가 한스와 로자부부의 집에 찾아왔다. 그와 그의 가족들은 막스를 집 지하실에 숨겨주고 그당시 부족했던 음식도 나누어준다. 그리고 막스가 열병으로 앓아눕자 로자는 그를 간호해주고 가족들은 모두 막스가 깨어나길 빈다. 리젤은 그가 깨어날 때까지 외관상 볼품없는 선물을 하나씩 해준다. 막스가 깨어나자 로자는 리젤에게 소리를 지르려는 척 하며 막스가 깨어난 소식을 알려준다. 리젤에게 소리를 지르고 때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이런 장면을 통해서 로자가 리젤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막스는 ‘말을 쓰는 사람. 리젤 메밍거를 위한 작은 생각 모음집’이라는 책을 써서 리젤에게 준다. 그 후 연합군의 진격으로 독일은 지하대피소를 물색하기에 이르고 막스는 한스와 그의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리젤에게는 비밀로 한 채로 한스의 집을 떠난다. 리젤은 책을 훔치려고 갔던 시장 집 서재에 마지막으로 간다. 서재에는 시장 부인의 메모가 들어있는 빈 공책이 있었다. 메모에는 여러 말과 함께 리젤이 쓰고 싶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리젤은 이 공책에 자신의 이야기인 책도둑 이라는 책을 쓰기로 하고 매일 밤 지하실로 내려간다. 어느날 연합군이 마을을 폭격했고 몰힝은 폐허가 되어버렸다. 구조대는 지하실 건물더미 속에 있는 리젤을 발견했다. 그리고 책도둑 리젤은 몰힝과 사라져버린 힘멜거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시드니 교외에서 살다 죽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전쟁이라는 요소는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연합군의 폭격으로 인해 리젤이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는 것이 슬펐다. 루디, 한스 후버만, 로자, 시장부인......그나마 다행이라면 대부분이 자는 모습으로 죽었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막스와 재회를 했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배경이 세계 제 2차대전인 만큼 한국의 현 상황과 6.25 한국전쟁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국가는 다르지만 공급과잉을 주 원인으로 해 일어났던 전쟁인 만큼 고위층들은 이기길 바랬고 아무 죄없는 일반사람들은 책에 나온것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는다는 고통,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전쟁이 끝나는 날 만을 기다린다는 점은 공통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이지만 책의 주인공이 아파했다는 점은 2차대전 당시의 사람들과 똑같을 것이다. 더 이상의 전쟁으로 이 책에 나왔던 슬픈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