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국문학과 09학번
[2016년 3월 시작, 2017년 1차 합격(5유예), 2018년 1차 합격(2유예), 2019년 최종합격]
<목차>
들어가며
수험 과정
‘비상경계열’분들에게 드리는 글
학교 고시반의 장단점
마치며
들어가며
처음 시험을 준비하려 했을 때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수험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던 게시글을 보게 되었고, 이곳에 있던 댓글 하나에 용기를 얻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험은 의자에 오래 앉아있을 수 있다면 붙는다”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과거를 되돌아보면 저 말이 옳았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함’ 때문입니다. 수험기간 동안 예비군 훈련과 같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했습니다. 선천적인 능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수험 과정
수험기간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면 ①1차 시험 준비와 첫 2차 시험, ②다유예 후 두 번째 2차 시험, ③저유예 후 마지막 2차 시험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 16년 3월 ~ 17년 6월 : 1차 시험 준비와 첫 2차 시험
(16년 3월~9월 기본강의 수강 및 기본서 복습 → 10월~12월 객관식 강의 수강 및 객관식 문제집 풀이 → 17년 1월~2월 학원 모의고사 및 1차 마지막 정리 → 3~5월 연습서 강의 수강 → 6월 자습 및 시험)
처음엔 홀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수험 커뮤니티인 ‘회계동아리’를 통해 정보를 얻고 공부계획을 세웠습니다. 또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수험공부와 독학사 및 학점은행제를 병행하면서 필요한 학점을 이수했습니다.
공부해야 할 양이 많으므로 잊어버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되 더욱 자주 보는 방법을 통해 잊은 부분을 채웠습니다. 한 번 보고 모든 내용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이해되는 부분까지만 익히고 다음번 회독 때마다 이해 가능한 범위를 넓혔습니다. 기본서와 객관식 문제집으로 1차 시험을 준비했고 연습서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1차 시험은 마지막 한두 달 동안 전 과목을 머릿속에 담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1차 시험에서 합격한 뒤 첫 2차 시험에서는 단 한 과목도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패인을 검토하자면 부족한 실력임에도 다섯 과목을 모두 공부하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다면(1차 시험을 겨우 통과했거나 경제경영상법에서 고득점하고 주요과목의 점수가 낮은 경우) 약한 과목을 과감히 버리고 나머지를 공부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2차 시험 준비 기간은 매우 짧습니다. 연습서 한 번 펴본 적 없다가 다섯 과목 연습서 강의를 듣고 나니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남았습니다.
② 17년 8월 ~ 18년 6월 : 다유예 후 두 번째 2차 시험
(17년 8월~10월 주요과목 연습서 → 11월~12월 경제·경영·상법 → 18년 1~2월 정리 및 1차 시험 → 3월~6월 연습서 및 2차 시험)
첫 시험 결과를 확인하고 5분간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앞으로의 공부계획을 대략적으로 생각한 뒤 발표 다음 날부터 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유생(4유예, 5유예)은 보통 1차 시험을 다시 봅니다. 이 시기에 저와 주변 다유생들을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멘탈 잡기와 경경상(경제·경영·상법)을 늦게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시험을 그만둘 것이 아니라면 하루라도 빠르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멘탈을 늦게 잡을수록 시간은 더 촉박해지고 공부하면서 초조합니다. 처음엔 사람들을 만나기 불편하더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 적응하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겪을 거라면 빨리 경험하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한 달에 두 과목씩 주요과목 연습서를 본 후 조금 이른 시기에 경경상을 공부했습니다. 연습서를 공부하게 되면 해당 과목은 1차 준비도 함께 됩니다. 계산형이 아닌 말 문제의 경우 회계는 재무회계 워크북(김기동 저)과 기출베스트 모의고사(김재호 저), 세법은 하루에 끝장내기(주민규 저)를 통해 커버 가능합니다.
두 번째 2차 시험의 경우 강의는 회계감사만 수강하였습니다. 2차 준비 기간이 매우 짧으므로 강의를 줄일수록 혼자 공부할 시간이 확보됩니다. 이때부터 샤프 대신 펜을 사용하고 항상 2차 답안 작성을 염두에 두며 공부했습니다.
③18년 11월 ~ 19년 6월 : 저유예 후 마지막 2차 시험
(18년 11월~12월 연습서 강의 수강 → 19년 1월~4월 연습서 반복 및 과년도 GS 풀이 → 5~6월 최종 정리)
세 과목에 합격한 후 2과목 유예가 되었습니다. 재무회계는 정리를 제대로 못 한 상태에서 무작정 범위를 늘렸기 때문이며, 원가회계는 난이도가 쉬운 문제를 틀려서 불합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간에는 기존에 공부하던 책 이외에 시중에 나온 다른 수험서들을 추가하여 공부하되, 기본이 되는 베이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선생님마다 문제에 대한 접근방식이나 풀이법이 다릅니다. 유형마다 풀이법을 확실하게 정리해두지 않으면 다른 책을 풀 때마다 매번 다른 풀이법을 기억하게 되고 나중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유형마다 풀이를 확실하게 하나로 정해두고 정리했습니다.
시험의 전반적인 난이도와 무관하게 쉬운 문제는 반드시 틀리지 않아야 하고 어려운 문제는 풀 수 있는 데까지 적어야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 같지만, 실제 시험장에서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험장에선 쉬운 문제도 어렵게 느껴지고, 시간이 부족하므로 어려운 문제는 백지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지로 내면 부분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게 통설입니다. 그러므로 공부를 하면서도 모르는 문제에 대해 바로 답지를 펴기보다 충분히 고민해보고 답을 적어보는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3. ‘비상경계열’분들에게 드리는 글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대부분은 상경계열입니다. 그래서 경영학과가 아닌 분들은 처음 진입을 고려할 때 고민을 합니다. 저 역시 생소한 과목을 공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점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경영학 수업을 들었다면 처음에 용어들이 친숙할 순 있으나 그것이 시험의 당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시험 자격 요건인 학점 이수 부분은 독학사와 학점은행을 통해 취득할 수 있습니다. 독학사를 통해 학점을 이수하는 방법이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과목당 취득 학점이 높음)이나 다소 비용을 지불하고 사이버 평생교육기관을 통해 손쉽게 취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인문계열이나 공학계열이신 분 중 위와 같은 부분을 고민하셨다면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4. 학교 고시반의 장단점
저는 16년 2학기에 입실하여 3년 정도 고시반에서 공부했습니다. 혹시나 학교 고시반에 대해 궁금하거나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장단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장점>
- 고정된 공부 장소가 생긴다.
고시반에 들어오기 전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매번 시간제한 때문에 자리를 이동해야 하며 시험 기간엔 하루에 두 번 자리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책과 옷 등 짐도 많은데 사물함까지 이동하기도 불편했으며 예민한 분들 근처에선 계산기를 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 경제적 지원
학기를 모두 마친 상태였던 저는 해당 사항이 없으나 학기가 남아 학교를 다니는 분들에게는 상당한 금액이 장학금으로 지원됩니다. 출석이나 라운딩 모의고사 점수에 따라 차등되지만 100~300만원 가량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매주 출제되는 라운딩 모의고사에서 상위권에 들면 회당 10만원의 문제 출제비용도 받을 수 있습니다.
- 공용도서를 사용하거나 자료 및 정보를 구하기 쉽다.
고시반 공용도서를 통해 다른 강사님들의 책이나 문제집을 대여할 수 있으므로 교재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개정사항이나 시험 관련 중요한 정보들도 빠르게 공유됩니다. 스터디가 필요하다면 구하기도 쉽습니다.
이 외에도 고시반 실원에게는 시험 당일 도시락이 무료 제공되며 시험장까지 배달해주기도 하고 회계법인 리쿠르팅도 고시반이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단점>
- 친목
고시반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건 당연합니다. 다만 친목이 과해서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면 이 부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고시반이라고 해서 항상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스스로 항상 공부가 최우선임을 주지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규칙
단체생활이다 보니 청소라든지 회비 납부 등 공동체를 위한 규칙이 있습니다. 9시 입실 출석, 22시 퇴실 출석에 관한 규정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충분히 고려하시고 입실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단점이 크게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험생활에서 친목 부분이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5. 마치며
공부방법은 모두가 다르므로 본인에게 맞는 방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잘못했거나 놓쳤던 부분 위주로 쓰게 되었습니다. 한번 시작하면 2년 반에서 4년 이상을 쏟아부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 공부했던 지난날이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수험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선을 다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고생많았습니다~ 비경영계열 학생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소속된 단대에도 홍보 많이 해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