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는 썩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봤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앨런 (77) 감독의 작품은 인문학적 성향과 철학적 주제를 품고 있어
상업적이지 못하다. <미드나잇 인 파리> 제작진조차 영화를 판매하며,
“한국에서 100개관 이상 개봉할 생각이라는데, 정말 자신 있느냐?”
고 물었다고 할 정도니......
지난 2월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수입한
박병국 더블앤조이픽쳐스 대표는 제작진에게 이렇게 답했다.
“이 시대 거장인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을 우리가 앞으로
몇번 더 접할 수 있을지 모른다. 좋은 영화를 많은 관객에게
보여주는 게 나 같은 사람의 의무 아니겠느냐.”
그의 생각대로, 5일 개봉한 <미드나잇 인 파리>는
여름 블록버스터 경쟁 틈에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0만명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깨고 24일까지 28만여명을 모았다.
국내 개봉한 그의 작품 중 가장 흥행한 <매치포인트>(2006년·12만8958명)의
관객 수를 뛰어넘었다. 예술영화전용관인 서울 씨네큐브 쪽은
“주말엔 매진되고 있고, 평일 주요 시간대도 좌석이 거의 들어찬다”고 전했다.
나 역시 처음엔 예술영화전용관인 국도아카데미에서 보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소수 일반 극장에서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일반극장을 찾아보았다.
이런 류의 영화를 일반극장에서 볼 때 가끔 두서너 명만 본 적도 있기에
관객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법 큰 상영관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영화는 약혼녀와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온 작가 ‘길’(오언 윌슨)이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며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화가 파블로 피카소 등을 만나고, 예술인들이 사랑한 여인
‘아드리아나’(마리옹 코티야르)와 로맨스를 펼치는 판타지를 담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파리의 거리를 걷고 싶어졌다”거나,
“유쾌한 상상을 주는 동화 같은 판타지”란 반응을 보였다.
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담겼다.
비 오는 파리를 비 맞으며 걷는 것이 즐겁다던 남자주인공이
비 맞으며 걷는 것을 좋아하는 여인을 만나 함께 비 오는 파리를 걷는 장면.
자신이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치던 여인과 헤어진 직후에.....
판타지 같지만 황당하지 않고
사랑과 이별이 담겨 있지만 우울하지 않고
경쾌함과 발랄함이 담겨 있는 영화.
헤밍웨이도 만나고, 피카소도 달리도 고흐도 만나고, T.S엘리엇도 만나보는,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 시절 그 상황에서 그 사람들과 어울려 보는......,
이 영화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각본상 수상작인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암튼 오래만에 기분 좋은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삶의 황금시대는 지금"이라고.....^^
첫댓글 이 영화를 보고 파리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파리에 가 보고 싶은 마음이 한껏 들었어요.
192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훼밍웨이, 피카소, 달리도 나오고, <위대한 개츠비>를 쓴 F. 스콧피츠제럴드도 나와 신기했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엉화 속 주인공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꿈 속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갖게 했어요.
'지금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영화예요.^^
그렇지예 근데 개인적으로 우디알렌 연기는 좋은데 제가 썩 좋아하는 배우는 아닙니다 대사를 음미하며 봐애 진국을 이해했을텐데 좀 소홀했죠! 그래서 이영화에 대해 미안해요! 덕분에 파리 구경은 잘햇습니다. 아직 파라를 못가본 저로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