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미있는 한자이야기(34회)
김종환
호가호위(狐假虎威)
5월(月)입니다.
1년(年)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5월입니다.
학생(學生)여러분도 5월이 아름답습니까?
선생(先生)님은 아름답지 않은 달은 하나도
없고,
1년(年)
열 두 달이 모두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안타까운 것은 5월(月)이 되었다는 것은 금년(今年)
12달 가운데 벌써
4달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지나간
계절(季節)을 아름답다고 하지만,
선생님은 지나간
계절(季節)이 너무 아깝습니다.
학생여러분은 지나간
날들이 모두 아름다울 수 있도록 열심(熱心)히 공부(工夫)하여 후회(後悔)하지 않기 바랍니다.
지난 달
33회(回)의 글을 읽으신 분 가운데 몇 분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1주일에
강의(講義)를 몇 번이나 하느냐고?
선생님은 날마다 강의를
한다고 했더니 참으로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강의는
무료(無料)로 봉사(奉仕)하는 강의(講義)가 더 많습니다.
한 달에 몇 번씩
특강(特講)하는 것까지 넣으면 선생님은 무척이나
바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기에
참으로 행복(幸福)합니다.
이번에는 여우가
호랑이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하자 지혜(智慧)로 호랑이를 속여 그
위기(危機)를 모면(謀免)한다는 호가호위(狐假虎威)를 소개합니다.
호가호위(狐假虎威)는 일반적(一般的)으로 ‘남의 권세(權勢)를 빌려 허세(虛勢)를 부리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것은
단순(單純)하게 풀이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호가호위(狐假虎威)는 호랑이에게 잡혀 죽음의
위기(危機)에 처한 여우가 지혜로 살아남은
이야기입니다.
여우는 다른
동물(動物)들에게 위세(威勢)나 허세(虛勢)나 권세(權勢)를 부리려고 호랑이를
이용(利用)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죽음의
위기(危機)에서 탈출(脫出)하려고 멍청하게 묘사(描寫)된 호랑이를 속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정확(正確)하게 이해(理解)하여,
학생여러분은 험한
세상(世上)을 여우보다 더 지혜(智慧)롭고 현명(賢明)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호가호위(狐假虎威)
‘狐’(호)자의 訓(훈)과 音(음)은 ‘여우 호’,
‘여우털옷
호’입니다.
왼쪽에 있는
‘犭’은 부수이름이 ‘개사슴록변’이라고 하는데 선생님은 왜
‘개사슴록변’으로 이름을 붙였는지
이유(理由)를 모르니,
아시는 분에 계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犭’은 ‘개 犬(견)’자(字)가 다른 한자(漢字)와 결합(結合)할 때 왼쪽에 있을 때의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를 뜻하지만 ‘개와 닮은 짐승의 한자(漢字)를 만들 때 변형(變形)된 모습입니다.
‘犭‘자가 왼쪽에 있으면 ‘개’
또는
‘개와 관계되는 동물(動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오른쪽에 있는
‘瓜’는 ‘오이 과(瓜)’자입니다.
가운데 있는 모양은
오이넝쿨에 달려있는 오이 하나를 뜻합니다.
그리고 위와 옆에 있는
것은 오이넝쿨의 모양(模樣)입니다.
그러니 개를 닮은
여우가 오이넝쿨에 하나 달려있는 오이처럼 외롭운 여우라는 뜻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외로울
고(孤)’자를 보면 뜻이 분명(分明)하지요?
아들이 오이 하나가
달려있는 것처럼 하나밖에 없으니 외롭다는 뜻이 됩니다.
‘假’자의 ‘훈과 음’은 호가호위(狐假虎威)에서는 ‘빌릴 가(假)’의 뜻은 ‘빌릴 가’이나 많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시
가’,
‘거짓
가’,
‘가령
가’,
‘클
가’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층계(層階)를 만들어 잠시 사용한다.’는 뜻으로 보이는 데 아직까지
확실(確實)한 자신(自信)이 없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가공(加工)하지 않은 옥(玉)’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옥편(玉篇)에서는 ‘빌릴 가(假)’와 ‘빌릴 가(叚)’는 같은 글자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사람 인(亻)’이 빠진 한자(漢字)는 ‘층계 단(段)’자에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가(假)’자가 앞에 나와 이루어진
단어(單語)에는 거짓으로 꾸민 모습의
‘가면(假面)’,
꾸며댄 이름이라는
‘가명(假名)’,
손을 빌리거나 도움을
얻는다는 뜻의 ‘가수(假手)’,
사실(事實)이 아닌 것을 임시(臨時)로 사실(事實)처럼 인정(認定)한다는 ‘가정(假定)’,
남의
물건(物件)이나 힘 같은 것을 빌린다는
‘가차(假借)’
등의
단어(單語)가 있습니다.
‘虎’자는 지난 호에서 소개했지만 다시
소개합니다.
‘虎’의 ‘훈과 음’은 ‘범 호(虎)’입니다.
위에 있는
‘호(虍)’의 ‘훈과 음’은 ‘호피무늬 호’로 범의 털의 무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밑에 있는
‘어진사람 인(儿)’은 범의 발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인(儿)’자 대신에 ‘안석 궤(几)’자를 쓰기도 합니다.
‘안석
궤’의 뜻이라면 범이 편안(便安)한 자리에 높이 앉아있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모질
학(虐)’이라는 한자(漢字)를 보면 위에 범이
있고,
아래에는
‘터진가로 왈(⺕)’의 반대 모양의 한자가
있습니다.
‘터진가로
왈’은 ‘오른 손’이라면 그 반대 모양이
‘왼 손’이 분명할 것입니다.
그러나 보기 드문
한자(漢字)입니다.
‘학(虐)’자가 ‘사납고,
모질고,
잔인’하다는 뜻을 가지는
이유(理由)는 범의 밑에 있는 불알을 왼손으로 잡아도
너무나 아프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인 ‘빌 허(虛)’를 보면 호랑이가 ‘언덕’에 있다는 뜻입니다.(컴퓨터가 한자를 지원하지 않기에 선생님은
답답함을 느낍니다.)
범이 높은 언덕에
있으니 범을 본 힘없는 동물(動物)들이 모두 피해서 도망(逃亡)갔기에 비어있어서 ‘빌 허(虛)’라는 뜻이 됩니다.
이것을
연상(聯想)하면 한자의 뜻을 이해(理解)할 수 있을 것입니다.
‘威’자는 ‘위엄 위’,
‘거동
위’,
‘으를
위’,
‘두려워할
위’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威’자의 부수(部數)는 ‘여자 녀(女)’입니다.
한자(漢字)의 모양 그대로 풀어보면 가두어 둔
여자(女子)를 ‘개(개 술(戌)’가 위협(威脅)하는 모양이나,
다른 풀이는 도끼로
여자(女子)를 위협(威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호가호위(狐假虎威)란 고사성어(故事成語)는 전한시대(前漢時代)
유향(劉向)이 지은 <전국책(戰國策)>에 실려 있습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다음인
전국시대(戰國時代)는 전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많은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지혜(智慧)를 모아놓은 책(冊)입니다.
학생여러분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초(楚)나라 선왕(宣王)
때
소해휼(昭奚恤)이라는 재상(宰相)이 있었는데,
한(韓),
위(魏),
조(趙),
제(齊)나라가 모두 재상인 소해휼을
두려워했습니다.
초(楚)나라 선왕(宣王)이 신하들에게
물었습니다.
“듣자하니 북쪽의
여러 나라들이 모두 소해휼 재상을 두려워한다고 하는데 어찌 된 일인가요?”
신하들이 모두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강을(江乙)이 다음과 같이 비유하여
대답(對答)했습니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된 여우가 죽지 않으려고 호랑이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감히 나를
잡아먹지 못할 것입니다.
천제(天帝)께서 나를 온갖 짐승의 우두머리로
삼았으니,
지금 나를 잡아먹으면
천제의 명(命)을 거스르는 것이
됩니다.
나를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앞장설 테니 내 뒤를 따라와 보기 바랍니다.
나를 보고 감히
달아나지 않는 짐승이 있는가 보세요.”
호랑이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여우와 함께 갔습니다.
짐승들이 모두
달아나기에 바빴습니다.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기를 두려워해 달아나는 것을 모르고 여우를 두려워해서 달아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왕(大王)께서는 지금 국토(國土)가 사방(四方)
5천리(千里),
군사(軍士)가 백만(百萬)인데 이를 소해휼에게
맡겼습니다.
그러므로 북방의
나라들이 소해휼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은 대왕(大王)의 군대(軍隊)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마치 짐승들이
호랑이를 두려워하듯이 말입니다.”
이
고사성어(故事成語)는 강을(江乙)이 초선왕(楚宣王)에게 들려준 우화(寓話)에서 유래(由來)한 것입니다.
여우라는 동물은
동서양(東西洋)을 막론(莫論)하고 꾀 많고 교활(狡猾)하다고 사람들은 비유적인
표현(表現)하여 왔습니다.
<이솝우화(寓話)>
속의 여우나 동양의
고전(古典)
속의
호가호위(狐假虎威)를 통해서 여우의 성격(性格)은 교활하게 묘사되었음을 알
것입니다.
고기 덩이를 물고
나무위에 있는 까마귀를 칭찬(稱讚)해서 노래를 부르게 해 떨어진 고기 덩이를
물고 간 여우의 교활함을 이야기로 듣고 동화책에서도 보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여우를
교활하다고 하나 선생님은 여우가 지혜(智慧)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지혜(智慧)와 교활(狡猾)함을 구분(區分)해야 합니다.
여우가 어리석었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바로 호랑이가
잡아먹었겠지요?
또 여우가 굶주렸으니
고기를 물고 있는 까마귀를 칭찬(稱讚)하여 속이지 않았다면
굶었겠지요?
다른 사람이나 짐승을
속여서 이득(利得)을 취하는 것은
나쁘지만,
호랑이를 만나 살아날
수 있는 아무런 생각도 못하고 잡혀죽는 것은 옳은 것이겠습니까?
지혜(智慧)와 교활(狡猾)함은 다르다는 것을 학생여러분은 알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귀토설화(龜兎說話)를 읽어 보았지요?
토끼의
간(肝)으로 용왕(龍王)님의 병(病)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거북이가
토끼의 간(肝)을 구하려고 토끼를
유인(誘引)하여 오지만,
토끼는 거북이보다 더
지혜(智慧)를 발휘하여 위기(危機)
즉 죽음을 모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후세(後世)
사람들이
동물(動物)에 비유하여 만든 우화(寓話)입니다.
그러니
우화(寓話)는 사람들의 오랜 관습(慣習)에서 꾸민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하여
현재(現在)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배워야 할 것이 많기에
우화(寓話)와 고사성어(故事成語)는 현재(現在)까지도 그 가치(價値)가 있는 것입니다.
호가호위(狐假虎威)
예전에는
호가호위(狐假虎威)를 하고 싶었다.
어렵고 약한
사람들을 위하여 호랑이의 이름을 팔더라도
약하고 힘든
사람들을 많이 구해주고 싶었다.
누가 여우를
교활(狡猾)하다고 했던가?
여우보다 못한
사람이 그렇게 비유(比喩)했으리라.
죽음 앞에서
살기위한 여우의 지혜(智慧)를 배우지 못하고,
여우를 교활하다고
한 사람들은 모두 죽어야 하리라.
여우의 지혜를
배워서
인간도 인간답게
살고
위험(危險)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하리라.
여우는 단지 살기
위해서 호가호위를 했지만
인간은
갑(甲)이란 자가 을(乙)을 겁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호가호위(狐假虎威)를 하는가?
삶은
단순하다.
힘 있는 자가 나를
죽이려고 할 때,
내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方法)과 지혜(智慧)를 찾는 것이
호가호위(狐假虎威)일 것이다.
인간이 사람이 되어
사람을 속이거나 죽이려 하지말자.
인간은 사람보다
존경(尊敬)받는 것이니,
아,
이
사람아......
타산지석(他山之石)이란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산에
있는 쓸모없는 돌도 나의 칼이나 인격(人格)을 수양(修養)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사용(使用)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이야기입니다.
호가호위(狐假虎威)란 고사성어(故事成語)를 공부(工夫)하면서 비록 교활(狡猾)하다고 말하는 여우의
지혜(智慧)도 본받아 자신(自身)의 몸과 생명(生命)을 영원(永遠)히 지킬 수 있는 현명(賢明)하고 지혜(智慧)로운 학생(學生)이 되기를 선생(先生)님은 간절(懇切)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