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와 윤영이 생일이 하루 차이로 이어져 있습니다. 가까운 도시에 나가서 잔치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학습시간이 부족해지겠지요? 그래서 체험여행을 당겨 '생일 축하 체험'으로 바꿨습니다. 먹는 곳 서너 곳, 체험할곳 서너 곳의 후보지를 취합하고 그 중에서 고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점심은 '베네치아'로 쉽게 정했는데, 체험지는 삼악산 등산과 의암호변에서 자전거타기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더니 자전거타기로 정하네요. 그렇게 할테니 미리 알아봐라, 난 기사 역할만 할테니까 했습니다.

출처 : 춘천하이킹(http://cchiking.co.kr/)
어제, 춘천으로 나갔습니다. 대략 10시 전, 춘천역 주변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서 여섯 대의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공원같이 정해진 공간에서 탈 줄 알고 '다녀와라, 안전하게' 하고는 그늘에서 늘어질(^^) 요량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시간에 적당한 코스를 물어봤는데, 춘천역을 출발해서 의암호 반대편에 있는 애니메이션박물관까지 왕복하는 거랍니다. 자전거 전용코스가 잘 닦여있다고 하지만 차들과 나란히 달린다고 생각하니 '늘어질' 수 없었습니다. 일곱 대의 자전거를 빌려 아이들과 함께 나섰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자전거를 탑니다. 타자마자 안장에 엉덩이가 베깁니다. 만만찮은 엉덩이임에도 불구하고요.

출발 직후의 환한 표정들입니다

소양2교를 건넙니다. 자전거 타고 뒤따라 가면서 찍었습니다

호변 자전거길입니다. 그러니까 호수 위에서 달리는 겁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춘천역 출발 후 1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1시간 걸려 의암호 반대편 애니메이션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거의가 평지이고 차량과 나란히 달릴 일은 없었습니다. 괜히 따라왔습니다. 돌아가자는데 아이들이 서운하답니다. 약도를 보면 거의 중간 지점이라 되돌아가는 것보다 한바퀴 돌자는 겁니다. 그러자고 했습니다. 자전거 대여점에 전화하여 대여시간을 늘려놓고 완주코스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버차지가 무섭습니다.

의암호를 끼고 의암댐을 향해 달려갑니다. 뒤따라가며 찍었습니다. 기분이 상쾌합니다.

벌레물림 방지약과 타이어 바람넣는 기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의암호. 수문 연다는 방송 공지에 혹시 하고 기다리다가.... 시간 블랙홀에 빠질까봐 그냥 갔습니다.
이 때까지 몰랐습니다. 의암댐까지는 사실 물길따라(응? 호수라 조금은 이상합니다) 내려가는 길이지만 그 이후부터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요. 게다가 이제까지 호변 따라 왔기 때문에 거의 평지였는데 이제부터 자동차길과 나란히 있는 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종합스포츠타운 근처 호변 자전거코스를 공사 중이라고 출입금지했기 때문에 내륙(!)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했습니다.

의암댐 지나 첫번째 오르막길입니다. 약간 지친 기색을 보이기도 합니다.

상태가 심한 편입니다. 걱정 좀 했습니다. 근데 다행히도 보기와 달리 체력은 아직이더군요.
중간에 언덕길을 자전거 밀고 가는 아이, 자동차 변속기어 조절장치(?)에 바큇살이 끼어 꼼짝 못하는 아이... 갑자기 제가 바빠졌습니다. 선두가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게 해야지, 후미가 뒤떨어지지 않게 해야지, 길 찾아야지, 변속기 조절장치 고쳐야지.... 애초에 따라나서지 말아야 했습니다. 왜 따라나서가지고.... 그늘에서 축 늘어져 있다가 중간에 '완주하고 싶어요' 하고 전화오더라도 '됐어. 돌아와!' 하면 됐을텐데 말입니다.

내륙 오지(?)를 헤매다 다시 호변 자전거길로 복귀했습니다. 공지천 춘천MBC 사옥 근처입니다. 경관 최고!
완주에 총 3시간 반 넘겼습니다. 도착했을 때 오후 1시 40분. 에고, 밥 시간을 2시간 가량 넘겼습니다. 그늘에 늘어져 있었어도 힘들었을텐데, 따라다녔으니 오죽했겠습니까.

'베네치아 춘천점'에서 늦은 점심
처음 들어보는 '베네치아 춘천점'에 들어왔습니다. 아이들이 추천할 때 와인 무한리필이라던데 평일점심 '맥주 잔당 천원'만 눈에 들어옵니다. 접시에 담아와서 안먹고 남기는 아이가 멀티!로 나타났습니다. 종업원이 빈 접시 가져갈 때도 안가져 갑니다. 낮게 깔린 목소리로 '먹어' 했습니다. 집을 때 맛있어 보이고 먹을 때 부담스러워 합니다. 음식 앞에서 욕망 다스리기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더블 생일. 더블 케익에 생일축하
집에 돌아왔습니다. 저녁 시간이 됐지만 다들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결국 초록손이 혼자 비빔 그릇에 이것저것 넣더니 커다란 식탁에 뎅그마니 앉아 쓸쓸히 저녁 한끼를 때웁니다. 이어 더블 케이크 앞에서 생일축하합니다. 다들 배가 불러 시큰둥인데 초록손이만 좋아죽습니다.

생일케익을 8등분 중인 주인공들
8등분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입니다. 크기 편차가 생기면 아이들이 무한 피곤해 합니다. 단, 오늘같이 배 띵띵한 날은 예외가 되겠네요.
이번 '생일 축하 체험'은 교통비와 자전거하이킹 경비는 각자 체험경비로 정산합니다. 부페는 유지와 윤영이 어머님의 찬조금으로 했습니다. 케이크는 (언제나 그랬듯이) 풀꽃에서 준비합니다. 그런데 생일이 두명이다 보니 찬조금 절반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심심한 주말 서프라이즈 외식으로 하자고 했습니다. 배가 띵띵해서 별 의견 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오기 전에 당장 남은 돈 전부 써서 치킨, 피자, 순대 등 먹을 것을 사자고 주장하는 레전드급 아이도 나타납니다.
이렇게 긴 하루가 갔습니다.
첫댓글 다음에 남은돈으로 외식하는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행복한 하루였어요 ㅎ
다음번에는 종일 자전거를 타보고 싶은 ㅋ
헐, 그렇게 타고도?
자전거 코스 중 차랑 나란히 달리는 길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더블 케잌! 좋았어요!/ 저 자전거 탈 때 스크롤이 밑으로 내려올 수록 표정이..ㅋㅋ 의식하지 않고 찍은 거는 무지 지쳐보이네요ㅠ 다음부터는 계속 긍정 상태로 있어야겠어요!
종합스포츠타운..좀 많이 경사졌지만 그 이후 내리막길에선 완전 기분좋게 내려왔어요.ㅎ/
이번 체험여행땐 아저씨께서 많이 고생하신 것 같아요.수고 하셨습니다^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던 자전거타기였던 것 같아요..(다음날에 엉덩이가 아팠지만..ㅠ)
그날 남은 돈으로 쇼핑을 했으면 쓰러질 정도로 두배로 힘들었을 것 같아요..ㅎ
수고하셨을 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글을 읽고 보니 그 이상이네요. 항상 감사 드립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 이후의 코스가 이럴 줄은 몰랐어요... 그래도 정말 추억이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저희와 함게 해주셔서 고맙기도 하구요^^ 아마도 아저씨께서 계시지 않으셨다면 박물관 찍고 분명 돌아왔을 거에요 ㅠ
풀꽃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 감사드립니다~^^
ㅎ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이들도 소중한 추억이 될겝니다. ^^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말이 3시간 반이지 저는 겁부터 나는데요. 유지맘 ^^
식구들에게 좋은경험 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심 감사합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