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의 본 53 선지식 19차. 37. 시골 할머니의 손등
시골 할머니의 손등
시골 할머니의 손등을 보았다
잘 산다는 나라에서 노동을 해야 하니
먹고 사는 것이 삶에 연장이다,
춘향이 마을을 지나는데 춘향이 전설만이
시골 길에 부려진 정유재란 시기에
남원이 불에 타 버린 이야기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일본군과 싸울 때
도주해 버린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장수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이다,
장수가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한 장수
한편의 땅이라도 떼어줄 수 없다
시골 할머니의 손등은 그날의 전설 같이
지금도 내려오고 있는 가난을 어이하랴?
이겨내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는 결사
그래도 땅을 파고 사는 것만큼 행복은 없나 보다
귀에는 백제 시대 여인들 같은 귀 고리가 매달려있어
처녀 시절에는 댕기 머리를 내렸을 것이네
봄이 오는 지리산
봄이 오고 있나 먼 상위에는 아지랑이가
너울 너울 춤을 추고 일어나고 있는 듯
그 추운 겨울을 용케도 이겨냈다는 것
그것으로 자존의 기들을 세우겠다,
언제 폭풍이 벌어올지도 모르는데
바람은 산을 들어 올리는 것을 그림 그리려나
먼 날에 있을 푸른 산천의 언덕길
그 길을 슬프게도 달려갔다
가다가 다시 돌아올 줄을 모르지만
봄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소중한 사연이라고 말하는데
그러한 사연들이 말굽처럼 달려와서
지리산에 영혼들을 붙들어 세운다.
하루를 산다는 것이 미래를 그림 그리지만
땅 위에 쓰러진 신음하는 이들의 육신은
봄 소식을 그대로 알지 못하고
먼 날에 있을 생명들의 잔인성만을
외치고 있을 뿐이네
구례구역 앞 식당에 들렸으니
구례역 앞 식당에 들렀으니
김시습의 모습 같은 나에게
식당 주인으로 하여금 거부 당했다
일인 분을 팔지 않는다고 하니
인심이 그렇게 변해 버렸나
구례 구에 오는 사람들에게
친절이란 말이 떠나버리고
임진왜란 시절에 식당 같은 모습
이직도 그러한 식당이 있다는 것은
구례구역 구민들을 욕되게 함이다
저기 보이는 지리산봉우리에는
겨울의 모습을 벗으려는 듯이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몇 년 전에도 구례구역에
그 때 그 모습으로 왔는데
구례역 앞을 슬프게 하는 구나
그리워라.
스님 스님 우리들의 스님이시여
세월이 지나면 더욱더 그리워지는
백록담에 달이 떠 있는 듯이
나무 한 그루 돌멩이에도 성불
아 아 그렇게 자비심이 넘치는 스님
오늘도 스님을 그리워하며 그리워
스님 스님 우리들의 스님이시여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더 생각이 나는
한라산에 별들이 떠 있는 듯이
나무 한 그루 흙 덩이 에게도 성불
아 아 그렇게 사랑 심이 넘치는 스님
오늘도 스님을 그리워하며 그리워
물은 여래의 몸
물은 여래의 몸이기에
물을 마시는 자는 성불함이다
물은 선 수행하는데 있어
보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은 최고의 진리를 얻을 수 있어
고해의 바다에서 신음하는 중생을 구함이다
물을 마시는 자의 생명은 영혼이되어
차를 마시는 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영혼을 깨우는 선언이다,,
차 마시는 선 수행은
자아를 발견하는 깨달음
성불의 몸을 지키려는 수행
선 차를 마시는 도솔천에
연꽃은 피어나리라
선 차를 마시는 법석을 마련하는 도구
그 도구는 진흙 속에서 그 진흙 속에
진흙을 뜨겁게 타오른 불 속에
불 속에서 곱게 태어난 몸
그 몸에서 생성되는 맑은 물
청정 수를 마시는 선차는
자아를 발견하는 몸이다
물은 여래의 몸이다
여래의 몸은 물이다
물은 인간의 육신을
수호하는 영혼이다,
구례역 식당 앞에서
구례역은 눈물이 났다.
아직도 쓰레기 통이 그대로 있어
봄 길목에 꽃을 피울 수 있나
차라리 긴긴 겨울이 머물러 있기를
온 산천에는 봄이 오는 소식이 들리는데
구례구역에는 아직도 봄 소식을 모르는구나
식당 안에 들어가 먹을 수 있는 음식 있느냐고 물으니
주인은 일인은 팔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니
발걸음을 뒤로 하여 물러났다
문을 닫고 나오는 데 먼지 바람이
몇 년 전에도 빈집이 있었는데
지금도 빈집이 그대로 있으니
구례구역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침을 받을 일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한편의 시를 써
말하려고 하는데
시가 무력하게 보인다.
구례구역 앞을 정비하라
아니면 식당을 철거하라
오염이 가득한 식당이다,
구례구역을 멀리하고
구례구역을 멀리하고 떠나는데
언제나 구례구역을 정비하려나
구례구역 앞에는 바람 물질이 있는 쓰례트
슬레이트 지붕이 있구나!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는 음식집
의생 검역소에서 검열을 받았나
코로나19로 병든 나라에서
사람들이 출입하는 문 앞에는
먼지가 일어나고 있는데
구례구역에서 내리는 사람들
악취를 풍기는 거리에
파리 떼들이 날고 있을 법하다,
어쩌면 거지들에게도 그러한 지급을 하지 않는 것인데
식당에 주인은 참으로 뽀독한 음성으로
철학자 부인 소크라테스 부인 같구나!
아 김삿갓이 지나가던 날 같은 식당
이래서 어딘 구례구역을 선지야 하리
구례구역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을 화려하니
어쩐지 내 가 슬퍼지는 몸이다
구례구역의 봄
구례구역 앞에 봄은 있다
멀리 지리산이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들이 지나가고 있는 도로 엎는
외지에서 온 관광 객들이 서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느 길로 가야 하나
두리번 거리고 있는 이 순간에
누군가 부르고 소리에 눈을 뜨니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갈래
지리산 화엄사에 가는 길이라고 하니
택시를 불렀으니 함께 가자고 하여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다
나는 낯선 이의 요청에
기꺼이 응해주고 택시에 몸을 싣고
구례구역을 멀리 뒤돌아갔다
봄이 오고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슬픈 몸이다,
최익현 동상을 바라보며
최익현 동상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그날을 회상해 보았다,
그는 무엇을 남기려고 자결했나
조선을 이끌지 못한 이들의 정치에 대하여
스스로 자신들이 기득권을 누리던 날
그날에 아픔을 이야기 하려 했나
유생들이 자행한 민중들의 수탈
최익현은 소리 높이 외치었다,
과거 시험 문제지를 비싼 값으로 사다가
유생들에게 배급하여 시험을 보게 했으니
그러한 방법으로 시험에 합격했으니
벼슬 아치가 되었던 것을 아는가
최익현도 그들과 같이 기득권을 누리던
그런 자들의 행위에 대하여 반성했나
자신들의 권위를 위해 시험 문제지로
합격했던 죄를 반성했나 보다
붉은 수수밭
붉은 수수밭에 허수아비 옷을 벗어 던지고 ‘
보일 듯 말 듯 울고 있는 검은 까마귀
소리 지르며 날고 있는 오후
무엇을 외치면서 달려가야 하니
가는 길이 험하다 하여도
달려가야 할 들판
모래 밭에 낙타를 타고 가던
신라의 혜초 승려가 걷던 숲
붉은 수수밭에 익어가는 노을이 된다.
얼마를 달려갔나 목이 마르도록
목이 마르도록 외치던 삶의 존재
너무도 슬픈 하루가 지나가고 있구나!
그리움이란 나무 덩굴 위에 집을 짓는 까치처럼
집을 짓고 사는 행복의 문 앞에 있는 은행나무
노란 잎이 더욱더 아름답다,
2023년 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