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美안보보좌관 "계엄은 잘못... 폭력 없이 헌법 절차 따라야"

[정승남세기영어교육연구회장]

설리번 美안보보좌관 "계엄은 잘못... 폭력 없이 헌법 절차 따라야"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입력 2025.01.12. 21:46 조선일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의 계엄은 잘못됐다”며 “헌법에 따른 조기 해결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12·3 계엄 사태 이후 줄곧 계엄에 비판적 입장을 밝혀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10일 백악관에서 주요 내·외신과 진행한 인도·태평양 관련 언론 간담회에서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충격적이었으며 나는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제 헌법적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폭력 없이, 한국 헌법에 따라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한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지속해 헌신하는 더 강한 민주적 국가로 이번 사태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도 한미동맹은 성공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구조적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 한미동맹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며 “새 팀(트럼프 2기)이 이 동맹 관계를 어디로 가져갈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정치적 혼란에도 한미동맹은 성공을 위한 준비가 잘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북한이 도발을 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이 무엇을 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저는 그렇게 할 위험이 있다고 확실히 생각한다”며 “(한국의) 정치 위기가 한국의 헌법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는 것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 “한미동맹과 우리의 억제력 및 결의는 강력하며, 북한은 이에 관해서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다수의 미국 대통령 아래에서 그랬던 것처럼 북핵 문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북한 문제에서 우리가 위협 자체를 직접적으로 완화하지는 못했더라도, 미국과 동맹국이 군사적으로 그 위협에 대응하고 억제하는 데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4년 전과 오늘날의 가장 큰 차이는 북러 관계, 그리고 (미국의) 적대국·경쟁자인 러시아·중국·북한·이란 간의 더욱 포괄적인 제휴”라며 “이는 (이 국가들의) 강점이 아니라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북러 관계는 바이든 정부가 싸웠던 방식으로 차기 정부도 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국제부 워싱턴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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