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걷다
황 심 결
분주령에 바람이 분다
이름모를 꽃들이 화사하다
동아리에서 간 야생화 탐방길
하늘 보고 핀다는 하늘나리
호랑이 발톱 닮은 호랑이 발톱 꽃
노루오줌 같다고 노루오줌 꽃
물망초 아닌 개망초도
제 이름마다 각각 할말이 많다
비바람에 나부끼며 잘도 산다
분홍색 노루오줌 꽃 한 아름
꺾으려하자 누군가 말린다
못 생긴 꽃도 꺾으면 시든다고
60대, 그래도 노처녀라고 빡빡 우기고 사는
그녀가 쓰게 한 번 웃는다 나는
아무도 안 꺾었는데 왜 시들었을까.
자기별로 가다
황심결
자기별로 돌아가는 특별한 장소 S병원 특실
밤 11시 501호엔 그녀의 직계가족이 다 모였다
잊고 있던 별로 돌아가는 길을 기억하려는지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다 숨소리 가다듬고
오래 된 기억의 길을 찾아내려 안간힘 쓴다
별과 별로 이동 할 때는 맨발로 움직이는 게 법칙
이곳에 처음 왔을 때 곳곳이 전쟁터였다
포탄 속에 탯줄 자르고 소달구지에 실려 온 곳
말로만 고향, 혈육 한 줄 없는 그녀는
들풀로 살았다
비바람에 나부끼며 살아온 그녀 몸속에
이상한 혹성, 암을 키운 것일까 그 혹성은
그녀의 별에 가는 지름길을 열어 주었다
특실이 주인 갈아치울 준비를 한다
밤공기가 무겁다
생의 마지막 날
하루쯤은 특실에서 보내야한다고
병원의 특실은 특실 그 이상이라는 간호사의 말이
어느 별에서 오는 주파수로 들리는 새벽
으쓱한 밤엔 별로 이동하는 길이 쉽게 열리는지
예수도 아닌 그녀가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에
바람처럼 자기별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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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글사랑 등단
아토포스 문학동인
공저:고요의 안쪽을 만지다 외 다수
꿈을 디자인 한 사람들 대표 애니어그램 &NLP 트네이너 강사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작로 233번길 24, 1동 301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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