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사랑
당신은 천사가 있다는 것을 믿는가? 누구나 어릴 때 성극 속에서 만난 가브리엘 천사를 기억하겠지. 성모님에게 성자를 잉태할 것이라는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이가 바로 가브리엘 천사라 하지. 천사는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주님을 향한 마음을 열게 한다.
그럼 다 큰 어른이 되었어도 천사를 만나본 적은 있는가? 증거를 대라면 선뜻 나설 수 있는 사람이 있겠어. 그러나 나는 보았다, 확실하게. 어디서 봤는데? 그리고 어떻게 생겼는가? 숨넘어갈까 서둘지 말게. 차근차근 내가 만났던 천사 이야기를 해 줌세.
불과 두 달이 되었나? 월요성령기도회에서 만났는걸. 무슨 그런 거짓말을...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내 이야기를 더 들어보게 우리 기도회는 언제나 3부 순서에 들어가면 교우들의 지향을 모아 함께 기도하는 중재기도 순서가 있다 네. 그날은 이런 기도가 올라왔지. “갑상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형편이 좋지 못해 도저히 수술을 하지 못합니다. 그저 주님께 기도를 바칠 뿐입니다” 이 기도 지향조차 기도회에 나오는 이웃이 딱한 사연을 안타까워해서 대신 올려 준 것이었다.
다음 날, 어떤 교우가 제게 전화로 그 사연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리고 전화번호를 물어왔다. 알려주었더니 며칠인가 지나서 사연의 주인공인 암 환우가 제게 고맙다고 전화를 주었다. 전화번호를 물었던 기도회원이 수술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고부간에 똑 같이 암에 걸린 환 우인지라 그 도움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연신 고맙다고 전화로 인사를 했다.
그럼 이 아름다운 도움을 펼쳐 준 주인공은 누구인가? 기도회를 너무 좋아하는데 평소에 바빠서 기도회에 자주 나오질 못했대요.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나오고 싶더래. 갑상선암에 걸린 환우의 지향을 듣고서 집에서 저녁기도를 바치는데 자꾸 암 환우의 딱한 사연이 떠오르더라는 거야. 아무래도 기도의 응답인 것 같아 만나서 수술에 도움을 준 것이라고.
세상에는 중요한 관공서나 단체, 회사에는 기자가 주재하는 기자실이 있다네. 중요한 일이 생기면 상주 하던 기자들이 기사로 내보내지 않던가.
그래, 우리 성령기도회에는 주님께서 파견하신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어 저희가 드리는 기도를 하나 하나 들어보고 주님께 보고하는가봐. 그러면 주님께서 거기에 알맞은 천사를 보내 주실 테지.
기도 회원들이 정성껏 바친 암 환우의 애절한 기도를 이렇게 주님께서 천사를 통해 치료해 주시고 위로 의 은총을 주셨다고. 이런 기도와 응답이 이루어지는 시스탬이 현대식 주님의 '기도 네트워크'인가 봐. 세상이 발전함에 따라 주님의 방식도 그에 알맞게 변화를 한다고.
우리성령기도회를 평소 눈여겨보시던 주님께서 중요한 기도처로 보시고는 상주기자실을 만드셨음에 틀림없어.
참,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기자를 원래의 이름으로 표현한다면 천사래.
이래도 천사가 있다는 걸 믿지 못하겠어. 어떻게 생겼다고? 나는 관심 없어, 우리 기도회에 나오는 교우님들 모두가 천사인걸. 천사를 보려고 헤매 지 말게나. 월요일이면 영상실에서 만나는 모두가 천사인걸.
오시게 우리 기도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