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3 12:24:48
아침 잠결에 집안 어디선가 영어로 이야기하는 굵은 남자목소리가 들려온다
눈이 안 떠져 라디오나 케이블 티브이 에서 나는 소리겠지. 대강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내 방 화장실에서 아들녀석이
중얼중얼 영어 회화 연습을 하고 있다가 나오네.
<너 발음 좋아졌다 (전엔 촌스런 발음 였는데..) 잘 하는데?>
<이제 토익 점수는 어느 정도 했으니 이제 말하는데
멋을 부리는것 해야지요~!>
그녀석! 부럽네...
영어공부 해야 할때 연애 편지만 주고받느라 시기를 놓친
나는 부럽기만하다
며칠전에도 녀석이 커피 제손으로 타 먹으려고 주방에서
커피, 슈가 . 에니씽 이라고 세개의 통에
영어 글씨가 새겨져 있는것을
열어보다가 커피통에는 설탕이 들었고
슈가 라고 쓰여 있는 통에는 프림이
에니씽 이란 통에는 프림이 들은줄 알았더니 커피가 들어 있다며
<엄마 ~! 써 있는데로 넣어 놔야지요..히히~>
영어를 못 알아보아 뒤죽 박죽 넣어 놓은것 처럼 놀린다
(그 정도는 아는데.. 지에미를 뭘로 보고.....)
간혹 집에 외국사람 손님이 올때가 있는데
<나이스 미츄~!> 겨우 그거 하고는
영어를 못하는 나는 웃음으로 때운다고
너무 히죽히죽 웃어대다 얼굴 근육이 쥐가 나려고 한다
얼마나 같이 있는 시간이 허둥지둥인지
눈을 안 마주치는게 상책이다
손님이 돌아갈때 내가 안다는 영어가
<씨 유 어게인....> 말도 못하면서 대책도 없이 뭘 또 보자구 하는지....
외국사람들과 부부동반 모임으로 여행중
남편이 아침에 호텔방에 날 남겨두고 골프 떠나면서
무슨 벙어리에게 당부하고 가는것처럼 염려스러운 투로
<식당에 가서 혼자 밥 먹어야 할텐데 ....>
호텔 식당에 가면 회사소속의 외국인들이 영어가 겁나는
내게 말 붙일까봐 아침을 쫄쫄 굶는걸로 버티다 더 이상 못참고 점심에서야 식당에 내려가 문틈으로 보니
몇몇 테이블에 모두 낯익은 외국사람들이 식사중이다
그네들이 반갑다고 하며 뭐라뭐라 말 붙일것 뻔할것 같아
못들어가고 식당문 앞에 의자에 앉아 식사 다 마치고
나올때까지 기다리기로...
그런데 내가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삼삼오오 식사마치고 나오는 그 외국인들에게 날 들켜 버렸다~!!
<오우~!!fgh hhffjd jdjwte ueu~!!!>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눈치가 밥 먹었냐고 하는거 아닐까? 해서 열심히
난 배에다 손으로 볼록하게 그려가며 배부르다고.
<아이 엠 풀~> 사실은 배고파 아사 직전인데.......
나중에 이렇게 위기를 대처했다며 남편에게 자랑했더니
<흐흐~ 아이 엠 풀 발음이 나는 바보다 라는것 같네~!>
full 과 fool 이 발음상 별 차이가 없는가 보다
돈 주고도 살수 없는 영어 잘하기....
영어 잘 하는 사람이 참 부럽다.
지금이라도 영어를 공부해보려고 단어 외우기 하는데
24번 쓰면 기억난다고 해서 좀 더 보태서
27번 같은 단어를 쓰며 열심히 외웠는데
효과도 없이 조금 시간이 지나면 까맣게 생각이 안난다
<돈텔마마> 라는 뜻이 뭐냐면 돈텔마마 출입하는 엄마는
<엄마라고 부르지마~!>
이런 영어는 잘 외워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