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암(700) - 천왕봉(1080) - 골재(550) - 갑산(680) -
장단이재(550) - 작봉(660) - 수밭고개(500) -
청룡산(800) - 청소년수련관(100)
18km. 3만8천보. 11시간.
오랜만에 충분하게 걸었다.
발바닥이 조금 화끈거린다.
시원한 바람. 흐린 날씨. 최고기온 25도.
처음부터 끝까지 숲그늘.
걷기에 최적.
날이 덥지않아 준비해간 물이 남았다.
정대봉과 청룡산 일부 제외하고
넓고 편한 흙길.
코스 날씨 인원 시간.
모든 면에서 최고로 만족스러운 산행.
참석자 : 도보행복님. 은재님. 산사랑님. 은재님 친구분. 한소.
완벽한 산행을 만들어주신 행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도성암
산중 암자에 이른 아침부터
비닐 쓰레기 태우는 냄새가 진동했다.
비닐을 태우면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독성 물질
<<다이옥신>>이 발생한다.
도통바위 사진은 도보행복님의 후기에 잘 나온다.
얼굴 옆 모습. 코와 입술 턱선이 보인다
비슬산 관기봉은
도성의 오랜 지기 '관기'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도성은 도통바위에서 '도통'했는데,
나는 아직 세상 일을 '도통' 모르겠다.
도성암에서 천왕봉 오르는 길은
대체로 참하고 편안했다.
바위 돌 간격도 적당하고
발바닥과 평행하게 놓여있다.
팔공산 수태골이나 가산산성 돌길과
비교된다.
돌길 중에서 최악은 팔공산 염불암 내려오는 돌길이다.
이 바위 맨 꼭대기에 올라 한참을 놀았다.
계단모양 바위라서 오르고 내리기가 편했다.
층계 바위라 부르면 좋겠다.
5분 걷고 5분 쉴 수 있는 지형이다.
이정표 핑크색이 비슬산 꼭대기 진달래 밭을 연상시킨다.
천왕봉 정상석이 멀리 보인다.
400m 거리.
오전에는 맑고 화창한 하늘.
구름 모양이 예술이다. 산사랑님 솜씨다.
천왕봉에서 관기봉 조화봉
대견봉 월광봉이 보인다.
한 곳에서 산 봉우리 다 볼 수 있는
이런 산은 드물다.
비슬산 정상. 펀펀한 지형. 10만평.
남쪽 월광봉과 대견봉 사이 진달래밭은 30만평.
테크노폴리스 쪽 파란 하늘 밑에
짙은 회색 미세먼지 띠가 선명하다.
마치 더러운 이불을 덮어쓰고 있는 모양새다.
청도 쪽은 이것이 안 보였다.
미세먼지 띠에 가려서 산 아래와 중턱은 안 보이고
꼭대기만 보이는 산도 있었다.
지형과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 날은 두께 200m 정도로
미세먼지 띠가 형성되어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옥연지. 송해공원 방향
새 한 마리가 정상석에 앉아 우리를 보며
꽤 오랫동안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었다.
가는잎그늘사초
수백년간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명품송.
어릴 때 외력을 받아
수형이 뒤틀린 것으로 보인다.
팔공산 중암암 만년송은 자세가 바르다.
넘어가는 나무를 일으켜 세우고 계신다.
낙엽이 소복하다.
100명이 누워도 될 정도로 넓다.
정대봉 부근.
정상 대신 산사면을 빙돌아 가는 길이 조금 험하다.
오늘도 스틱 내려놓고 꽃을 찍는다.
도보행복님 사진은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다.
이런 길은 천리길도 걸을 만하다.
가풀막진 곳에 로프가 걸려있다.
이곳만 조금 험하다.
사진엔 경사도가 제대로 안 나온다.
골재 가기 전 오후 1시경에 점심을 먹었다.
아침 7시 전에 집을 나왔으니 무려 6시간 만이다.
가지무침. 버섯간장조림. 달걀말이.김치
주먹밥. 유부초밥. 샌드위치.
전부 꿀맛이었다.
골재. 화원자연휴양림으로 길이 나있다.
산수국
큰까치수염.
밑에서 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까치'라는 말은
본래의 것이 아닌, 비슷한 것을 의미하는 접두어다.
조류 까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까치' 이름이 들어간 까치독사. 까치들깨도
본래의 독사, 들깨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까치설날도 마찬가지다.
진짜 설날 하루 전날이
까치설날이다.
그러면 까치수염이 수염을 닮았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고개 숙인 꽃채 모습이
언뜻 보기엔 개꼬리를 더 닮았다.
그래서 개꼬리풀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왜 까치수염이란
이름이 정식 명칭이 되었나? 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건 제일 먼저 이름 짓는 사람 마음이었다.
그에게 동물 꼬리보다
수염이 먼저 연상되었다는 말이다.
심한 경우에는 식물 이름에 자기 애인 이름을
가져다 붙인 것도 있었다.
황룡산. 별칭은 과비산. 작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 하나를 두고 이름이 세 개인 곳도 많지 않다.
황룡산은 청룡산 옆에 있다하여 붙인 이름.
푸른 용 옆에 누런 색의 용.
과비산은 과차산을 과비산으로 잘못 읽은 탓.
'차'와 '비'의 한자가 비슷하다.
과차산은 '이 산을 지나감'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산을 지나가던 등산객이
돌에 페인트로 한자 '과차산'이라 적은 것을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산 이름으로 착각하여
널리 퍼진 케이스.
작봉(까치봉)은 옛 이름이다.
까치는 오작교의 상징이다.
비슬산과 청룡산을 이어주는 의미에서 왔다.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작봉에서 까치가 운다.
작봉에서 조금 내려오면
쌀가루를 버무려 놓은 듯한 모양의
우둘두툴한 흰색 너럭바위가 나온다.
손님 접대할려고
이 바위 쌀가루로
시루봉(증봉)에서 시루떡을 쪄서
항아리봉(담봉)에 담아둔다.
그 떡가루가 송봉에도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삼필봉 아랫마을에는 예로부터
기근이 없었다고 한다.
수밭고개에 새 안내지도가 걸렸다.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굽이치는 낙동강.
강 건너편 불쑥 튀어나온 곳은 고령군 다산면.
화원 쪽으로 휘감아 돌며
범람원에 퇴적물을 쌓았다.
그것이 달성습지다.
청룡산 배바우에서 오늘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았다.
맨 뒤가 비슬산. 앞쪽 볼록한 곳이 작봉.
삼필봉과 도원지가 내려다 보인다.
수련관 내려오는 길도 편하고 좋았다.
첫 시작부터 끝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자세히 보면 저녁 햇빛이 구름 사이로
내리비치는 것이 보인다.
하늘에서 "수고했다" "더 열심히 해라" 라고
격려하는 목소리가 빛을 타고 내려오는 듯했다.
아침 7시 진천역에서 급행8번 탑승.
하나리움에서 택시로 이동.
아침 8시 30분 도성암 출발.
오후 7시 20분 청소년 수련관 도착.
어렵고 먼 길을 아무 일 없이 마쳤다.
걸음이 느린 사람을 배려해주신
도보행복님과 은재님 산사랑님께 거듭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