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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창작지도사 1기
 
 
 
카페 게시글
좋은 시 /시조/동시 감상 비교감상 낙화 -이형기 / 조지훈
정호순(1기 서울) 추천 0 조회 137 25.04.04 12:56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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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5.04.06 09:33

    첫댓글 2007년 현대시 100년 기념으로 문지에서 출간한 한국문학선집에 166인의 시인들의 대표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형기 시인의 낙화 시가 대표작 중 한 편으로 수록되어 있네요.

  • 25.04.05 21:11

    와우 감사합니다

  • 작성자 25.04.06 09:21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참 많이 인용되는 시구절이죠.

  • 25.04.18 08:37 새글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25.04.18 08:45 새글

    이 나이에 병은 성질 나쁜 친구
    살살 달래서 살아야지요

  • 작성자 25.04.18 13:16 새글

    병에게

    조지훈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자네는 나에게 휴식을 권하고 생의 외경(畏敬)을 가르치네
    그러나 자네가 내 귀에 속삭이는 것은 마냥 허무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네의
    그 나즉하고 무거운 음성을 듣는 것이 더없이 흐뭇하네

    내 뜨거운 이마를 짚어주는 자네의 손은 내 손보다 뜨겁네
    자네 여윈 이마의 주름살은 내 이마보다도 눈물겨웁네
    나는 자네에게서 젊은 날의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좀더 성실하게 성실하게 하던
    그날의 메아리를 듣는 것일세

    생에의 집착과 미련은 없어도 이 생은 그지없이 아름답고
    지옥의 형벌이야 있다손 치더라도
    죽는 것 그다지 두렵지 않노라면
    자네는 몹시 화를 내었지

  • 작성자 25.04.18 13:18 새글

    @정호순(1기 서울)
    자네는 나의 정다운 벗, 그리고 내가 공경하는 친구
    자네가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노하지 않네
    그렇지만 자네는 좀 이상한 성밀세
    언잖은 표정이나 서운한 말, 뜻이 서로 맞지 않을 때는
    자네는 몇날 몇달을 쉬지 않고 나를 설복하려 들다가도
    내가 가슴을 헤치고 자네에게 경도(傾倒)하면
    그때사 자네는 나를 뿌리치고 떠나가네
    잘 가게 이 친구
    생각 내키거든 언제든지 찾아주게나
    차를 끓여 마시며 우리 다시 인생을 애기해보세그려.



    ―시집『조지훈 전집 1』. 나남. 1996)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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