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 조우만우(早雨晩雨) / 야고보서 5:7 (궁조) - 애산 김진호 첫 믿음 고백
이른 비와 늦은 비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농사 형편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건조한 지역이어서 곡식 재배가 쉽지 않았습니다.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비가 내리면 농사가 잘되어 백성들이 기쁨을 누렸습니다.
사도께서는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 비는 회개의 눈물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믿을 때 한번 겸손히 회개하는 것이 필요하고, 오랫동안 믿은 후에도 계속해서 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개 없이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죄를 가지고 믿는 것은 쉽지만, 진리를 모르고 믿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회개의 깊이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이는 일찍 깨닫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꾸준히 믿어나가지만, 어떤 이는 오랫동안 믿다가 늦게야 진리를 깨닫고 눈물로 회개합니다.
지식인들은 믿기 어려워하지만, 성령님의 책망으로 회개하는 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 가운데 단순히 믿고 성실히 회개하는 이가 더 많습니다.
나 자신의 경험으로는 세상에 대한 회의가 나를 믿게 만들었습니다. 교회에 가서 성경을 읽고 기도하던 중 부지불식간에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때가 하나님께서 내게 이른 비를 주시는 때였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믿다가 낙심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나는 낙심을 몰랐습니다. 의무적으로가 아니라 기쁨으로 믿었습니다. 머리를 깎고 믿기로 결심하고 고향에 가니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울어서, 나도 어머니를 위해 함께 울었습니다. 당시에는 진리를 잘 모르고 있어서 이것이 정말 어머니를 위로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 후에는 장로교 선교사에게 부탁해서 우리 가정을 전도하였고, 동생이 믿게 되었으며 어머님도 회개하시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그제야 내 마음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신앙 생활이 애국운동과 섞여 다소 복잡하였지만, 어려운 순간마다 주님께서 도와주셔서 큰 위험은 없었습니다.
신민회 사건은 매우 위험했지만, 그 일이 발각되지 않고 꾸준히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 덕분이었습니다. 해방 전에도 징용이나 착명 등의 소문이 돌 때에도 나는 움직일 마음이 없었고, 결국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병중에 있어 더욱 통회하며,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그것은 전에 이회영 씨 부인이 와서 자신의 아들이 취직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부인이 아이를 업고 와서 자신의 형편을 이야기할 때 내 가슴이 아팠으나, 내가 돈이 없어 친구에게서 빌은 돈이나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이 대련 감옥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운동하다 그분은 죽고 내가 살아남은 것에 대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눈물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늦은 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비라면, 내 믿음의 열매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른 비로 농사를 시작했지만, 늦은 비가 없으면 농사가 실패하는 것처럼, 어떤 이는 잘 믿다가도 다시 술과 담배에 빠져 믿음을 배반하는데, 그것은 늦은 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개는 한 번만 하면 그만이라는 말은 위험한 말입니다. 이른 비 못지않게 늦은 비도 중요합니다.
비가 온 후에 결실이 더 잘되고, 개인실에 들어가 보면 좋은 것처럼, 연로한 교우가 성령의 은혜를 받아 젊은 교우들을 잘 인도하면 교회 내에 성령의 열매가 풍성해져 모든 교우가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현순 목사의 부흥회 때에도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