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 우리 아버지 연세의 후배 아버지 엄마 돌아가시는걸 보니
아찔했던 3년 전이 떠오르네요.
아부지가 젊은 시절부터 오토바이를 타시던 분이라
여든이 넘어서도 내 몸처럼 잘 다루며 사고 한번 없이 잘 타고 다니셨는데
어찌하여 바로 동네 어귀에서 자동차와 충돌 사고가 나고
충돌하여 뛰쳐 나가 떨어졌는데도 다행히 정신도 잃지 않고 크게 다치진 않고
팔과 다리 골절만,
첨에 어찌할 바를 몰라 남매들이 교대로 남원으로 다니며 엄마와 함께 병원을 다녔는데
병원에 있는 문수 후배가 자식들이 다 서울에 있는데 뭐하러 멀리 남원에 계시느냐
모시고 오라는 말에 오케이~
신속하게 소개해준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여 모시게 됐지요.
엄마도 뭐 정리할 틈도 없이 같이 올라오시고
간호 계획에 들어갑니다.
엄마는 우리 집 에서 주무시면서 낮에만 지키는 걸로
우리 남매들이 밤에 간병 하는 걸로 자연스럽게 당번이 정해졌습니다.
어느 누구 하나 힘들다 빠지지도 않고, 오히려 여러 명 겹칠 때도 많고..
처음 기부스 하고 전혀 거동을 못하실 때
대변을 받아내야 되는데
아버지가 도저히 누워서는 변을 못 보시고 막내 동생이 화장실에 앉혀 드려야 일을 보시는데
동생 당번이 아닐 때 일 보실까봐 그것만 다들 걱정..
어느 날 내 당번인데 아버지가 자꾸 막내아들을 찾으시는데 낌새가 일 보고 싶으신 듯,
동생에게 아버지가 자꾸 너 찾으신다 하니
경기도 호평에서 밤 11시에 단숨에 달려와 버리더군요.
불끈 들어서 화장실 앉혀 드리니., 아,,이럴때 아들이 있어야 되나보다 싶은 생각도 들고
오빠가 이틀에 한번 꼴로 퇴근길, 출근길에 들러 맛난 먹거리 손에 손에 사다 나르고..
난 퇴근길에 병원 들러 교대자 올 때까지 지키다 엄마 모셔다 집에서 주무시게 하고,
출근길에 밥이며 국 끓여서 엄마랑 모셔다 드리고..
그렇게 3개월을 온 가족 총 출동하여 병원 생활을 했지요.
바로 아래 동생은 그때 남미 에콰도르에 출장 가 있었는데
수시로 올라오는 병원 소식에 그렇게 재밌고 자랑스러웠다고,,
병원에서도 소문이 자자,,
작은엄마도 이삼일꼴로 병원에 오셔서 엄마와 온갖 이야기 다 나누시고,
병원이 항상 우리 가족들로 북적북적~
형님 사고 났다고 울고불고 하시던 작은아버지와
지팡이 짚고 처남 문병 오시던 98세 큰고모부는 그 사이 돌아가셨지요
힘든 줄 모르고 왔다 갔다 하다 서로 몸살도 나고 했지만
그때가 참 재밌었네요
온 가족,일가친척 자주 보고
생일이나 무슨 기념일 있으면 병원 주위 식당에 수시로 모이니
사랑스러운 조카들도 자주 보고 병간호가 아니라 잔치 같은 나날이었답니다.
다행히 뼈도 잘 아물고
그사이 아부지 얼굴에 점도 빼시고 더 예뻐지셨다고 우스개 소리도 하면서 퇴원하여
지금은 오토바이가 아닌 전동휠체어 타고 다니시지만
여전히 게이트볼 잘 치러 다니시고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두 모이면 그때처럼 하라면 할까,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지요.
하지만 모두 이구동성으로 그때가 참 재밌었다고..
어릴때부터 떨어져 살고,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찾아뵙던 부모님이
가까운곳에 계시다는 그것, 그것이 그렇게 좋았던것 같아요.
그런일로는 아니고
자주 찾아뵙고 드실수 있을때 맛난것도 사드리고
많이 못 걸으시지만 그래도 걸으실 수 있을때 꽃귀경도 시켜 드리고 해야겠지요~~
첫댓글 맞어.
나도 사고 소식 접했을때 어찌나 놀랬던지.
그래도 자식들의 지극정성들인 간호로 회복하시어 여전히 건강하게 지내시니
그야말로 진정 봄날이지.
그때 너의 가족들의 간병하는 모습보고
참 감동받았던.
울엄마 갑자기 이세상 떠나가시자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건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 드라.
그래
너가 아직도 부모님께 뭔가를 해드릴 수 있는 요즘이
너의 봄날일 수 도 있지.
에고..엄마 생각 나게 했네~
맘만 그렇지 해드리지도 못하지~
마음속에 봄을 품고 사시니 언니가 뿌린 걸음걸음이 모조리 봄날입니다~^^
가족애만큼 향긋한 봄내음이 없다는걸~
이순간에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배울것이 참 많은 언니~
언니가 제맘속 멘토임이 스스로 자랑스럽지 말입니다~^^
하이고..그건 아이고요~~
동순이가 더 봄날이지요
암튼 감사혀요
딱 작년 이맘때 아빠가 서울병원에서
수술하시고, 2주정도 입원하셨드랬죠.
잠은 꼭 엄마가 곁에서 주무셨으면
좋겠다고 하셔서...저희들은 퇴근길에
아빠병실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했었어요. 그때도 병실의 다른 어르신들이
모두다 부러워하셨다고 좋아하셨었는데...
울 혜순언니네 간병스토리에 비하면
꼬꼬마 재롱수준이었던 거 같아요~ㅎ
긴병에 효자없다고하는데,
언니네 형제분들 아빠병간호하신 거 보면
인간극장에 나와도 손색없을만큼 아름다운스토리에요.
세상살이가 삭막하다고들 하지만
아직은 살만하다고 이렇게 말을 걸어주잖아요.
지나고나서
웃으며 지난 날을 추억할 수 있어서 고마운 봄날입니다.
그러셨구나~미자네 알콩달콩 분위기 짐작돼
살만한 세상이야~
내가 혜순이를 좋아하고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는 이유는 효성이 지극하다는 것과 미모, 그거 밖에 없어^^
내가 선배님을 용서할수 밖에없는 이유는 미모를 알아보는 안목ㅎㅎ
부모님이든
내
아들 딸들이든
가족 친지간이든
살아 생전에
서로 잘 하고
잘 지내는게
사는 맛이지요~~^^
참
효녀요~~~^^^
그러게요~
재미져요~
벌써 3년전이네요..
올 봄에는 이쁜 딸이랑 꽃 구경
참말로 아름답네요...
가족의 사랑이... 봄날입니다..
문수덕에 이런 스토리가 엮어졌지~
효자 효녀들 집안이구만. 자식은 부모밑에서 배우고 큽니다
그동네가 큰 산 밑에서 교육이 잘된 동네인가 보네.
ㅋㅋ집안마다 분위기가 다 다릉개요~
울 혜순언닌 시부모님 한테도 친정 부모님 한테도 정말 잘해서 세월이 흘러 돌아가신다해도 후회 많이 안할것 같아요.
역시 어려운 일이 있을때 가족이 최고죠.
엄마 아부지 만수무강을 비옵니다^^
부모에 후회 안한사람이 어딨겠어
잠깐 같이 해드리는거지 잘할수가 없어~
선옥이네 집안분위기도 화기애애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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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글 읽으니 흐뭇하네
어머이가 계시니까 빨리 들어가고 싶은 그 맘..
참 따습네~
반야돌솥집은 아직~
폰에 저장해놨응개
부모님도 생각나고....
나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아들 딸들도 있으니,
낀세대네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만큼 서러운것이 어디있겠습니까?
퇴근후에 혼자 막걸리 한잔해야겠네요
추억을 안주삼아 ......
낀세대..
내리사랑
그래서 역사는 흐른다~
집안에 우환이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혜순 선배님이 쓴 글을 읽으니 한번쯤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상황에서도 화목한 집안 분위기를 만드신 누군가의 역할이 컷겠지요?
누구일까요?
우환은 없어야죠..
가족 모두의 힘입니다요..감사~
언닌 얼굴 몸매만 이쁜게 아니라..
마음이 더 이뿌셨네용...
언니 멋쟁이^^
오잉? 진짜지?
근데 왜케 뭔가 걸리지?
ㅋㅋ여하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