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순(語順)에 대하여
어순(語順)은 한마디로 말해 말의 순서이다. 우리가 글을 쓸 때 지켜야 하는 일정한 규칙이나 강조를 위해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나를 너를 사랑해.”라는 글에서 ‘너’를 강조하고 싶다면 ‘너를 나는 사랑해’라고 할 수도 있고, ‘사랑’을 강조한다면 ‘사랑해, 나는 너를’처럼 말 수도 있다. 수사법에서도 강조를 위해 도치법을 쓰기도 한다.
그러면 시조 창작시에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가?
두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구의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둘째 순리를 벗어난 표현은 피한다.
먼저 구의 의미를 반드시 살린다. 구(句)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즉, 시조의 문장 구조의 핵심은 구의 ‘의미 단락’이라는 점이다.
구의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⓵ “벗어둔 어머니/ 다이야반지 몰래 끼고.”라는 장에서
작가는 전구와 후구를 빗금친 부분(/)처럼 구분했고 음절수를 3.3/3.4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는 두 가지 허점이 보인다.
전구 ‘벗어둔 어머니’는 문장은 될지 몰라도 글은 안된다. 어머니를 벗어둔다는 의미가 어법에 맞지 않는다. 물론 어머니가 벗어둔 반지라는 의미겠지만 시조의 구(句)로서 의미는 생기지 않는다.
다음은 다이야반지라는 말이다. ‘다이야반지’는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복합어이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시중 말로 ‘다이아반지’라고 해서 그냥 그렇게 쓴 점은 이해가 되지만 두 소절로 쓸수는 없다.
왜 이런 현이 빚어진 것일까?
‘어머니’다음에 ‘의’라는 관형격조사가 생략된 것을 간과한 탓이다. 즉 어머니는 관형어이고 다이아반지가 주체이다.
“벗어둔 어머니(의) 다이아반지를/ 몰래 끼고”처럼 의미 단락이 생긴다. 소절로 보아도 3개의 소절만 존재한다. 음절 수는 3.9/4가 되된다.
‘벗어둔’이나 ‘어머니의’도 다이아반지를 수식하는 말이다.
⓶ 다음은 구(가) 뒤바뀐 경우이다.
커피잔 감싸들고 /지금은 비가 와서
창밖을 내다보며 /추억을 더듬는다.
이 장(章)의 주체는 비다. 마치 비가 커피잔을 감싸들고 온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역시 어순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전구와 후구를 바꾸어야 의미 단락이 분명해진다. 강조 어법으로 보기 어렵다. ‘커피잔’을 강조한다면 어순을 ‘커피잔 감싸 쥐고 /창밖을 내다보며/’처럼 할 수는 있다. 작가의 숨은 의도가 있는지 모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2. 순리에 안 맞는 표현 피하기
“나나니는 둘치라서/ 새끼를 못 낳는다.”
“늦가을 꽃 중의 꽃은/매(梅), 난(蘭), 국(菊) 중(中)국화다.”
“백매화 저 꽃잎 지듯/바람 불고 날이 차다.”
나나니가 모두 둘치라서 새끼를 못 낳으면 멸종되고 말 것이다. 아마 일부가 그럴지는 모르지만
매화는 봄이 피는 꽃이다. 따라서 ’가을에 피는 꽃 중‘이라는 말은 어긋난다.
백매화 꽃잎 지는 것과 바람 불고 날이 찬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다른 존재이다. 말하자면 비유의 오용이라 할 수 있다.
3. 도치법이나 모순어법은 수사법상 허용되는 어법이다.
⓵도치법;
나는 어제 산사에 가서 탑을 보았다
어제 나는 산사에 가서 탑을 보았다.
산사에 가서 나는 어제 탑을 보았다.
탑을 보았다, 나는 어제 산5사에 가서
강조하려는 어절이 앞으로 나온다.
⓶모순어법(oxymoron): 조용한 아우성, 작은 거인, 침묵은 웅변이다.
비울수록 가득하다. 미운 우리 강아지
이러한 모순어법은 표현의 효과를 얻기 위한 수사법이다.
첫댓글 김고문님! .
수차례 탐독하니 이해는
된듯 해도 품격있는 작품
짓기는 역시랍니다. 호흡하는
동안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리오며!
한수
배우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