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전통주는 왜 맥을 못 출까? 한 관광지에 가서 그 지역의 이름을 단 막걸리를 마셨다 맛이 영 아니었다. 재료를 살펴보니 쌀을 포함한 상당수의 첨가물이 외국산이었다. 실망했다. 왜 우리 막걸리를 수입쌀로 만들까? 그만큼 이윤이 남지 않아서일까? 우리나라에는 쌀이 남아돌아 문제인데. 그러고 보니 우리 식탁에 우리 술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인은 모임이 있는 것이면 어느 곳이나 술이 나온다. 그런데 그 술의 대표는 소주와 맥주다. 간혹 막걸리가 등장하나 그것은 가뭄에 콩 나기다. 내가 하는 모임 중에 한 모임은 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그것도 산행이나 자전거 라이딩 후에 마시기 때문에 막걸리다. 그 외에는 거의 소주와 맥주다. 소주와 맥주는 한국의 국민주가 되었다. 여기에 전통주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그뿐 아니다 중요한 파티나 축하의 자리엔 샴페인·위스키·사케, 포도주가 등장한다. 코로나 시국인 한참 전에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볼일이 있어 개장과 동시에 장을 보러 10시에 도착했다. 줄이 상당히 늘어서 있었다. 나는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개장되고 사람들이 들어갈 때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줄을 선 사람들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물건을 주었다. 사전 예약이었다. 무엇을 사는가 했더니 위스키였다. 대부분 젊은이였다. 위스키 붐이 인 것이었다. 막걸리 매대에 젊은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 술은 천대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술은 서민이 대충 먹는 술이다. 좀 고급스럽고 분위기를 자아내려면 와인이나 양주 등을 마셔야 한다. 이런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특히 막걸리를 제외한 우리 전통주는 매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주류시장 전체 출고액(8조8300억원)에서 전통주 비중은 약 1.1%(942억원)다. 강원 원주 ‘원소주’ 등 2022년부터 등장한 인기 전통주를 합해도 1.5∼1.7% 안팎일 것이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제3차 전통주 등의 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앞으로 5년간(2023∼2027년) 전통주 산업의 질적 성장과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2027년까지 전통주 제조에 활용되는 국산 농산물 사용량은 4만2000t으로 목표치를 분명히 했다. 이번 정책을 통해 만약 1%대인 시장이 더 확대된다면 전통주는 우리 농업·농촌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농민신문 2023. 9. 18) 과연 전통주는 우리 모임의 식탁에 단골 메뉴로 등장할 수 있을까? 단정하면 어렵다. 첫째 전통주는 대중화에 실패하고 있다. 전통주를 마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전통주는 우리 농산물을 적극 활용해 식량주권에 이바지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전승하는 역할을 하며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효과도 낸다. 나아가 케이(K)-열풍에 힘입어 수출산업으로서의 기여와 한식을 알리는 데도 보탬이 된다.’(농민신문 2023. 9. 18) 그러나 이런 가치적이고 윤리적인 측면은 사람들을 움직이지 못한다. 실질적이지 않다. 전통주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명인이 만들었다고 하는 술은 가격이 비싸다. 그것이 하나의 한계다. 두 번째는 전통주는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 대중성을 확보하려면 쉽게 구해져야 하는데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 제조하는 곳에 가야 살 수 있다. 대중성을 확보하려면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주정의 문제다. 전통주 제조 인들은 우리 술의 제조 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하나아직은 댖2ᅟᅮᆼ적 믿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술의 도수나 주정에 대한 맏음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네 번째 보존성이다. 전통주는 아직까지 와인이나 위스키 등처럼 정기간 보관이 쉽지 않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은 오래될수록 가치가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주는 그런 기술이나 믿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러 이유는 전통주를 확산시키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통주 관계자들은 전통주 확산의 환경 조성을 우선 한다. ‘한국 전통주 교과서’의 저자인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장은 “술 제조 기술이 좋아졌는데도 국민이 사랑하는 국주 하나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전통주를 지킬 환경 조성이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농민신문 2023. 9. 18) 그러나 그런 환경 조성은 한계가 있다. 대중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가성비와 품질 향상과 유통망 체계구축이 우선이다. 그래야 전통주가 5%라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될수록 가치 있는 술, 마시지 않고도 보관하면서 음미할 수 있는 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우선이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여 정직한 발효의 과정을 오래 거쳐 만든 우리 전통주가 우리 모임의 식탁을 장악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