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시즌 심심풀이 자료 만들기.^^
경기장에 가면 작년에 비해 더 황량한 느낌이 드는데 리그 평균관중수는 오히려 늘어서 이상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데얀, 아디 등 FC서울의 레전드들이 은퇴와 이적으로 팀을 떠나고 속절없이 추락하는 홈경기 성적으로 인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이 드물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평균관중수는 오히려 작년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요.
진짜 고정팬이 늘었기 때문일까요? 그런 의문이 생겨서 한 번 조사해 봤습니다.^^

자료를 만들어 놓고 보니 그 이유가 명확하게 떠오르더군요.^^ 이유는 딴 게 아니라 작년 수퍼매치 관중수가 보통 때보다 적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통계 착시 현상 같은 것이었습니다.^^
작년 두 번째 수퍼매치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저조한 관중 유치 실적을 보였는데요. 토요일 경기였음에도 25,761명밖에 경기장을 찾지 않았습니다.
보통 4만 명 이상을 유치하는 수퍼매치가 2만 명대까지 떨어졌다는 건 아주 특이한 경우입니다.
그것이 올해 다시 4만 명대로 회복되니 전체 평균관중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이는 수퍼매치 두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들의 평균관중수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FC서울의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10년에 29,486명의 정점을 찍은 수퍼매치외 홈경기의 평균관중수는 올해 13,847명까지 떨어집니다.
구체적인 숫자보다 주목할 것은 감소추세가 꾸준하다는 것이지요.
올해 전체평관관중수가 반등한 것은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작년에 이례적으로 적었던 수퍼매치 관중수가 다시 원래대로 회복되면서 나타난 착시현상일 뿐입니다.
그러니 보통 때 경기장에서 느낀 관중 감소의 기분이 맞을 수밖에요. 물론 올해는 월드컵의 영향으로 주중 경기가 늘어 불가피하게 관중수가 줄어든 면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2010년 전성기에 비하면 기세가 많이 꺾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FC서울의 모든 경기가 수퍼매치처럼 된다면 평균관중수 5만 명 시대의 도래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늘 이 수퍼매치 배율이라는 수치를 유심히 봅니다.
즉 수퍼매치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들의 평균관중수 대비 수퍼매치의 평균관중수의 배율. 랍스는 보통 수퍼매치의 배율이라고 하는데 이 배율이 작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배율이 작다는 것은 수퍼매치와 그외 홈경기들의 관중유치력의 차이가 적어진다는 것이고 FC서울 홈경기의 평균관중수가 4~5만 명대로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런 단발성 흥행을 통해 전체 흥행의 부진을 왜곡하고 은폐하고 싶은 욕망이 있으니 플레이오프 같은 단발성 자극성 이벤트를 통해 돌출적인 흥행을 시도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단발성 흥행 집착은 수퍼매치 배율과 같은 수치를 더 악화시킬 수 있겠지요.
극단적으로는 수퍼매치와 플레이오프만 보면 되고 나머지는 다 볼 필요 없다는 왜곡된 인식과 편견만 심어줄 위험이 있습니다.
지금도 다소 그런 면이 있는데 더 심화하겠지요.
이 수퍼매치 배율을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퍼매치 외에 다른 경기도 팬들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재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리그 전체의 흥행 바로미터인 서울 시장에서 이렇게 매년 흥행부진이 심화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울시장이 흥행으로 넘실대야 그 훈풍이 지방구단으로까지 퍼저나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렇습니다. 프로야구가 프로스포츠 흥행을 주도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