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양희은이 불러 크게 사랑받은 노래다.
노래의 가사를 보면 군인으로 일생을 보낸 남자의 이야기다.
엘리트 수순을 밟은 장교가 아닌, 하사관으로 복무한 군인의 이야기다.
하사관으로 복무하면 아마도 상사로 퇴역했을 것이다.
이후 하사관은 최고 노란 밥풀떼기로 알려진 준위까지 진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노래의 발표 시점 등을 보면 상사일 가능성이 크다.
군에서 나이가 지극하신 상사들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각 부대마다 상사, 준위 급의 군인들이 행정과 보급 등의 주요 업무 등을 담당한다.
그러니까 각 부대의 내부 살림을 도맡아 처리하곤 한다.
훈련소에서 힘든 훈련으로 인해 발이 까지고 부상자들이 속출할 때,
병사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던 나이 지긋하신 주임상사가 아직도 생각난다.
어떤 주임상사는 자신을 ‘어머니의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부대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부대장 등은 엄격한 아버지라면, 자신은 이를 어루만지는 어머니로 규정한 것이다.
그래서 병사들은 가끔 주임상사에게 어떤 감정적으로 기대는 포근함이 있었다.
부대장에게는 엄격함이 있었다면 주임상사 등에게는 다른 애뜻함이 있었다.
뒤에서 행정 등을 도맡아 부대가 불편함 없이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다.
그리고 나이도 지긋한 것은 물론이다.
가끔은 50대를 훌쩍 넘긴 주임상사가 갓 부임한 소위 등에게 거수경례하는 모양을 보고는 무언가 뭉클함마저 느끼곤 했다.
이것은 때로는 경건하게, 그러나 그 속에서 겸손을 배우기도 한다.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 잡고 금강산 구경 일세“
나이 지긋하신 주임상사의 퇴임은 그래서 병사들에게 먹먹한 것이 뒤 따랐다.
계급사회인 군에서 젊은 엘리트 장교들의 빛에 가려 묵묵히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양을 잘 아는 까닭이다.
퇴임한 늙은 군인이 지난날의 회한을 가슴에 담아 국가의 안녕을 바라보는 모양은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가를 가늠케 한다.
하지만 지난날의 짧은 연륜을 못 잊어, 기억을 회생해 연습삼아하는 병정놀이는 그 빛마저 퇴색된다.
첫댓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인데
재미있게 읽을 수 없는 글이 됐네요
잘 읽고 생각하게 하는 글
고맙습니다
제가 노 기자님의 글에
DJ 교통사고는 "중정작품 아니다"며 박상천 주임검사 관련한 댓글을 달았더니-
어느 순간 안기부 출신이 됐어요
이상적인 하사관의 군인상을 그리셨네요. 그런분들도 제법되는데, 실상에서는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죠. 군기 바짝든 신임 소위를 괴롭게하는 분들.... 소위로 임관하고 안좋은 기억이 많아요. 제 경우엔
늙은 하사관 출신 군인이 정치맛을 보면 어떻게 변할까? 끔찍한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