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할 때 손은 어떻게 할까?
스님들의 선방이나 일반 제가불자들의 선방을 다녀 보면 좌선할 때 손을 놓는 위치가 각각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선방에서는 엄지와 엄지를 맞붙여 하단전 위치에 올려놓고, 또 다른 선방에서는 손바닥을 양 무릎 위에 올려놓고 좌선을 합니다.
또 어떤 수행처에서는 수행자마다 손의 위치와 모양이 각각 다른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첫 번째 손가락과 두 번째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양 무릎에 올려놓기도 하고, 주먹을 쥔 상태로 허벅지에 올려놓기도 하고, 부처님 손 모양을 그대로 따라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좌선할 때 손의 모양이 수행의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수행에 있어 손 처리는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행이 깊어져 몸이 완전히 이완되면 손과 팔을 뒤쪽으로 해야 할 시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되면 수행자가 자연히 알게 되므로 초보자에게는 무리한 손 모양을 강요해선 안 됩니다. 다만 수행자마다 손과 팔의 길이가 다르므로 이를 감안하여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
좌선할 때는 팔의 힘이 가장 잘 빠지는 위치에 놓으면 됩니다. 팔이 짧은 수행자는 허벅지 부분에 손을 놓으면 될 것이고, 팔이 긴 수행자는 무릎 부위에 올려놓으면 되지요. 이때 손바닥은 위로 하든 아래로 하든 상관없습니다. 손바닥을 위로 했을 때 이완이 잘 되는 분은 그렇게 하면 될 것이고, 아래로 했을 때 힘이 잘 빠지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양 손바닥을 단전에다 붙이는 수행자들도 가끔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자세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좌선을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잡스러운 생각을 지우고 몸을 바로 하여 때 묻은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기 위해서지요.
때 묻은 몸이란 굳어 있는 육신을 말합니다. 세상 풍파로 굳어버린 육신을 이완시켜 깨끗하게 하는 것인데, 좌선을 하면서 어느 부분에라도 힘이 들어가면 이완이 되지 않겠지요. 손바닥을 단전에 붙이고 있으려면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됨으로 이완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좌선할 때 손을 처리하는 요령은 아주 간단합니다. 수행자의 체형에 맞게 손을 처리하되 이완이 가장 잘 되는 위치에 놓으면 됩니다. 법에는 정해진 법이 없으며 부처는 두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진리는 아주 쉽고 간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