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월간 북새통> 1월호에 쓴 북 칼럼입니다.
여자는 달콤함을 마음으로 먹는다
책 제목 <Bon Appetit! -남자요리법> 조윤주 지음
집 안에서 주방만큼 신성한 곳도 없으리라. 한 가족의 목숨 줄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고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신성한 주방의 절대 권력자는 누구인가. 아마 열에 아홉은 여자일 것이다. 그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는 여자들이 세계 최강국의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나서고, 심지어 남미의 한 나라는 대통령이 되더니 이젠 음식도 아닌 사람을 요리하겠다고. 그렇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사람을, 그것도 남자를 요리하는 책이다. 혹 어찌 사람에게 ‘요리’라는 단어를 쓸 수 있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보시라. 인생에도 단맛, 쓴맛, 매운맛이 있는데, 하물며 사람에게 맛이 없으랴. 달콤한 남자, 짠 남자. 느끼한 남자, 싱거운 남자, 담백한 남자….
이 책은 대학로의 한 서점에서 한 여자를 만나면서 기획되었다. 서점 한쪽에 마련된 회의탁자 앞에서 양반다리를 한 채 미소를 띠며 노트북을 연신 두드리는 한 여자가 눈에 들어 왔다. 그런데 나의 귀엔 그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이상하게도 리드미컬하면서도 맛있게 들렸다. 한동안 그 소리에 심취에 있던 나는 못내 여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글을 쓰는지 몰라도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음식 재료를 썰 때 나는 소리처럼 맛있게 들리네요.” 질문은 받은 여자가 답하길 “음, 남자를... 요리법에 대해 쓰고 있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아니 남자를 요리한다고.’ 그 후 며칠이 지나도 그 여자의 대답이 머릿속에 맴돌아 이 책의 기본 내용을 기획하게 되었고, 서점 주인에게 물어 지금의 저자, 즉 서점의 여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런데 저자와 함께 세부 기획을 하며 알게 된 사실 하나. 내가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남자 요리법’이란 제목이 실은 ‘남자를 사로잡기 위한 나만의 요리법’이었다고 하니, 어찌 보면 나의 작은 실수가 한 권의 책으로 기획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선 어떤 방법으로 남자를 요리할까? 이 책은 1부 <남자와 요리는 재료 선택에 따라 좌우된다- 재료 및 요리법>, 2부 <세상은 넓고 요리와 남자는 많다-요리 즐기는 법), 3부 <사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분리수거 및 처리법>등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남자를 자기 취향대로 변화시키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애 중에 만나는 다양한 유형의 남자들, 연애에 대한 환상과 현실, 매너, 이별에 대한 자세에 이르기까지 연애 전반, 나아가 남녀가 지닌 편견과 오해를 요리와 접목해 다루고 있다. ‘달콤한 남자 vs. 무뚝뚝한 남자’, ‘짠 남자 vs. 짭짤한 남자’, ‘느끼한 남자 vs. 남자다운 남자’, ‘담백한 남자 vs. 자극적인 남자’, ‘맵고 화끈한 남자 vs. 배려 없는 남자’ 등으로 크게 구분해 각각의 유형을 분석하고 문제점 등을 지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 사랑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어떻게 내 입맛대로 바꿀 순 없을까? 연애에도 요리의 레시피처럼 일정한 방법이 있다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여성분들, 지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또 하나의 성, 남자들과의 연애에 대해 솔직담백한 카운슬러 역할을 하는 <Bon Appetit! 남자 요리법>, 이 한 권의 책이 당신의 인생을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게 된 사실, ‘여자는 달콤함을 위로 먹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먹는다’는 것과 ‘최고수의 요리에도 신선한 재료가 중요하듯이 연애에도 재료 선택’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 Bon Appetit!(맛있게 드세요! 최정원(이가서 출판사 편집장)
첫댓글 정원성 다운 책소개 글이군! 형의 느낌이 팍 오네!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 책은 내가 꼬오옥 읽어야할 책 같군! 좋은 책 소개 감사혀요! 하나 꽁자로 안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