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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앤이(Q&E) 학습의 실제
손해선
(장량초등학교 수석교사 )
1. 궁금하면 오래할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다.
홈스쿨링의 창시자이며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의 저자 존 홀트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세계는 백지상태여서 어른들이 가르치는 대로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어른들이 생각한 바대로 아이들을 이끌면 아이들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왔고 많은 교사들은 그 생각에 지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많은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훌륭한 교육관인 것처럼, 신념처럼 믿고 있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앉아 똑같이 배우고 참여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아이들 개개인을 들여다보면 같은 학습 내용에 대해서 생각이 다를 뿐만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도 다르고 같은 말을 각각 달리 받아들이고 다르게 이해하고 해석한다. 아이들은 자기만의 배우는 방식이 있으며 배우는 속도가 있다. 제각각 다르다. 제각각 다른 방식과 다른 속도를 가진 아이들을 모인 시간과 장소가 같다고 해서 똑같은 방법으로 가르치려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고 착각이다. 어른들의 편의주의인 것이다. 존 홀트의 위대한 발견은 아이들은 배움을 즐긴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배울 거리만 던져주면, 배울 거리만 주변에 있으면 스스로 배운다. 어른은 그 길만 따라가 주며 도와주면 된다고 한다.
아이들 스스로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질문하여 알게 된 내용을 설명하도록 하는 학습이 큐앤이(Q&E) 학습이다. 전통적 학습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한다. 교사의 질문에 반응을 하고 대답을 하는 아이는 몇몇 아이들로 거의 정해져 있다. 여기서 교사가 질문하지 않고 수업이 이루어지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이들의 질문이 없거나 아이들이 중요한 필수 학습 요소를 놓치고 질문하지 않을 때는 교사가 질문을 하여 학습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어떤 놀이나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한 발짝 떨어져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설명하게 하는 큐앤이(Q&E) 학습으로 바꾸어 보았더니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고개 숙인 아이가 없고, 딴 짓을 하거나 집중하지 않는 아이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공부를 재미있어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이 교사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딴 짓을 하는 아이가 많을 때 교사는 가장 힘들고 화도 나고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질병으로 보이는 아이를 제외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늦은 아이는 늦은 아이 나름대로 학습에 재미를 느끼며 집중하고 빠른 아이는 빠른 아이 나름대로 즐거움을 느끼며 제각각 다른 속도로 제각각 다른 방법으로 학습하는 시스템이 큐앤이(Q&E) 학습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학습 진도에 맞는 학습 과제를 어떤 방법으로든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에 매일 어께가 무겁다. 이러한 수업의 부담감이 교사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고 떠먹이는 수업이 되게 한다. 이제 떠먹이는 학습 방법에서 벗어나 스스로 찾아 먹게 하는 학습으로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꽉 짜여진 시간표를 보며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고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속이 상하기도 하고,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다음 날이 오면 또 답답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이하게 된다. 가르침의 즐거움은 순간이고 교사의 고민은 많다. 여러 가지 학습법을 익히고 아이들과 실행해 보지만 내가 가르치고 있는 방법이 올바른 방법인가 회의도 생기고 어느 방법도 녹녹치 않을 뿐만 아니라 매일 실행하는 일이 버겁고 힘이 든다. 일 년에 한 두 번 하는 공개 수업 자리에서나 그 동안 익힌 수업 방법을 사용해 다른 선생님이나 학부모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자료도 만들고 능숙한 배우처럼 수업을 해 보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그렇게 익힌 수업 방법도 매일 하는 것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만다.
어떤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배움을 즐기도록 할 수 있을까? 어떤 수업을 하면 교사가 늘 아이들과 행복감을 느끼며 수업을 할 수 있을까? 큐앤이(Q&E) 학습이 이에 대한 대안이 되리라 확신한다.
2. 큐앤이(Q&E) 노트는 아이들의 창작물이다.
조립식 가구를 파는 기업 이케아는 창고형 매장에서 반제품을 판다. 그것을 사다 조립하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가구에 대한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고 자기 노력을 들여 만든 물건은 그냥 사 온 물건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기업 운영 방식이다. 아이들이 Q&E 노트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깨끗하게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사소하지만 자기만이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애착이 가고 집중하게 되고 빠져드는 것이다.
노트에 설명하기는 질문하여 알게 된 학습 내용을 구조화, 시각화해서 표현하는 활동이다. 노트에 그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간단한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아이들마다 나름대로 선호하는 방식으로 그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한다. 교사가 제시하는 것을 단순히 받아 적는 활동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나름의 방법으로 구조화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하며 단순히 요점을 정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아이의 미적 감각이 더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교사는 단순히 그려 보아라고 하지 않고 "친구나 선생님께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하며 그려보자" 라고 한다. 마인드맵, 씽킹 맵, 비쥬얼씽킹(Visual Thinking), 만화 스타일 등 어떤 방법으로 정리하든 교사는 강요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마쳐야하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각자가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면 된다. 복잡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은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사용하기 어렵다. 주어진 시간에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5분~10분 정도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어떤 모양이라도 상관없다. 학습은 시간의 한정성을 뛰어 넘을 수 는 없다. 무엇을 그리든, 무엇을 정리하든 시간은 정해져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도록 지도한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집중하는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한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운 느낌이 든다고도 한다. 자기가 작성한 것을 보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어떤 그림이라도 무방하다고 본다. 거기에 미적 감각이 들어있는 표현이면 더욱 좋다. 자기의 생각과 창의성이 녹아있는 큐앤이(Q&E) 노트는 아이들이 오랫동안 보관하고 싶어 하고 아끼는 아이들의 창작물이다.
3. 큐앤이(Q&E) 학습을 위한 준비
교사는 교재를 꼼꼼히 읽고 분석하는 수업 준비가 필요하고 교실 분위기를 긴장시키지 말고, 부드러운 대화와 온화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교사는 친구끼리 질문을 하거나 설명을 할 때는 시끄러움을 허용하지만 친구가 하는 질문을 주의 깊게 듣고 질문의 내용을 파악하여 아는 대로 성실히 설명하는 자세를 갖도록 지도한다. 동기유발이나 학습안내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필요하고 준비한 학습 자료를 언제 사용할지 생각해 두어야 한다. 아이들의 질문에 설명할 아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먼저이고 설명할 수 있는 아이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일부 분야에서는 교사 보다 더 잘 아는 아이가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미리 생각해 보고 대비한다. 잘 설명하는 아이가 있을 때 “나보다 잘하는데!”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같은 학년의 학생이지만 한 개 학년 정도 앞서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두 개 학년 정도 뒤떨어지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교사와 학생이 공감하고 서로 인정한다. 즉, 출발점이 다름을 서로 인정한다. 교사는 질문에 자신감이 없어 소극적인 아이나 쉬운 질문이라서 창피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친구에게 질문하지 못하는 아이의 자존심을 살려 주기 위해 친구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소리로 설명해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교사는 서로 질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 솔직하게 묻는 분위기를 만들고, 특별히 나쁜 감정을 가진 아이끼리 짝이 되지 않게 배려한다. 그러나 특별히 친한 아이끼리만 짝이 되도록 할 필요는 없다. 2인 1모둠이나 4인 1모둠 중에서 교실 분위기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행복하게 큐앤이(Q&E)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반말을 하지 말고 존댓말을 써야한다.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수업의 질을 보장해 준다. 예측하지 못한 질문에 교사의 순발력 있는 대응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솔직하게 모르는 것을 인정해야 질문을 할 수 있으므로 잘난 척하거나 흥분하거나 나쁜 감정이 개입된 질문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질문의 내용은 학습 주제를 비롯한 단위 시간 학습에서 학생이 알아야 할 필수 학습 요소이어야 하며 질문은 배움의 과정이지 목적은 아니다. 질문의 목적은 학습 내용이나 학습 주제를 잘 배워서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하기 위함이다. 큐앤이(Q&E) 학습이 하브루타나 거꾸로 학습, 협동 학습과 다른 점이기도하다.
큐앤이(Q&E) 학습의 원동력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무엇인가를 궁금해 하는 생각에서 나온다. 궁금하면 호기심이 생기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배움에 빠지게 된다. 궁금하지 않는 것을 가르치면 지루해하고 하기 싫고 배워도 시험보고 나면 바로 잊어버린다. 궁금하게 만드는 일이 교사가 할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으면 궁금한 것도 없다. 읽으면서 궁금한 것이 보이면 아이는 중간에 책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지만 궁금한 것이 보이지 않으면 읽기를 중단하게 된다. 수업 시간에 무엇을 배울지 미리 알려주는 것은 학생을 궁금하게 만드는 일이다. 학습 주제에 대해 재미있게 동기 유발을 하거나 학습 안내를 하면서 단위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아이들로 하여금 궁금해 하게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학생의 지적 호기심 ▶ 인지적 주의집중 발생 ▶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
<큐앤이(Q&E) 학습의 선순환 구조>
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는 것은 아이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다. 준비 없는 수업이 아이들의 배움의 즐거움과 교사의 행복한 시간을 빼앗아 간다고 할 수 있다. 수업 시간이 행복하지 않는 교사는 스스로 내가 수업을 준비 했는가? 스스로 반문하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준비 없이 아이들을 대할 때 교사는 불안하다. 우왕좌왕하는 교사를 보는 아이들은 혼란스럽다. 수업 준비가 복잡하고 할 일이 많으면 매일 할 수 없다. 준비의 부담을 최소화하여 최대의 효과를 얻는 효율적인 수업이라야 아이들도 교사도 행복할 수 있다. 큐앤이(Q&E) 학습을 위한 수업 준비 시 교사가 고려할 사항을 보면 다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학습 주제에 집중하여 필수 학습 요소를 추출하고 최적의 동기유발을 구상한다.
둘째, 교과서는 좋은 학습 자료로 활용하고 아이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꼭 필요한 학습 자료만 준비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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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업디자인 할때 꼭 필요한 마인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