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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 3대 명문 3. 한퇴지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고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효자가 아니며 한퇴지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우애가 없는 사람이라 하였다. 예로부터 세상에서는 이 세 글을 명문이라고 말해왔다.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한유(韓愈)
열 두 번째 조카를 제사지내는 글-한유(韓愈)
年月日(년월일) : 모년 모월 모일 季父愈(계부유) : 막내 숙부 나 유(한유 자신을 가르킴) 는 聞汝喪之七日(문여상지칠일) : 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지 7일 만에야 乃能銜哀致誠(내능함애치성) : 슬픔을 머금고 정성을 다해서 使建中遠具時羞之奠(사건중원구시수지전) : 건중에게 멀리 시수를 가지고 가서 告汝十二郞之靈(고여십이랑지령) : 너 십이랑의 영전에 바치게 하면서 고한다
嗚呼(오호) : 아, 吾少孤(오소고) : 내가 어려서 고아가 되어 及長(급장) : 성장하기까지 不省所怙(불성소호) : 아버님을 알지 못했고 惟兄嫂是依(유형수시의) : 오직 형님과 형수님만 의지하며 지냈다
中年(중년) : 중년에 兄歿南方(형몰남방) : 형님께서 남방에서 돌아가셨을 때 吾與汝俱幼(오여여구유) : 너와 내가 나이가 어려서 從嫂歸葬河陽(종수귀장하양) : 나는 형수님을 쫓아 하양으로 돌아가서 형님의 장례를 치뤘다
旣又與汝就食江南(기우여여취식강남) : 그 후 강남으로 가서 생활했는데 零丁孤苦(령정고고) : 외롭고 쓸쓸해서 未嘗一日相離也(미상일일상리야) : 하루도 서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吾上有三兄(오상유삼형) : 내 위로 형님이 세 분 계셨으나 皆不幸早世(개불행조세) : 불행히 모두 일찍 돌아가셨으며 承先人後者(승선인후자) : 조상을 이를 후손으로 在孫惟汝(재손유여) : 손자로는 너뿐이었고 在子惟吾(재자유오) : 아들로는 나뿐이었다 兩世一身(양세일신) : 양대에 걸쳐 한 몸뿐이라서 形單影隻(형단영척) : 홀몸에 그림자도 외로웠다 嫂嘗撫汝指吾而言曰(수상무여지오이언왈) : 형수님께서 일찍이 너를 어루만지시고 나를 가리키며 이르시기를 韓氏兩世(한씨양세) : 惟此而已(유차이이) : '한씨 집안에 양대에 걸쳐 汝時尤小(여시우소) : 너희들뿐이구나.'라고 하셨다 當不復記憶(당불복기억) : 당연히 너는 너무 어려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吾時雖能記憶(오시수능기억) : 내가 비록 그때를 기억하고 있지만 亦未知其言之悲也(역미지기언지비야) : 당시에는 그 말의 슬프고도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吾年十九(오년십구) : 내가 열 아홉 살이 되어서 始來京城(시래경성) : 비로소 경성에 왔으며 其後四年(기후사년) : 그 후 4년만에 而歸視汝(이귀시여) : 집에 돌아가 너를 보았다 又四年(우사년) : 또 4년 후에 吾往河陽省墳墓(오왕하양성분묘) : 하양에 가서 성묘를 하다가 遇汝從嫂喪來葬(우여종수상래장) : 형수님의 영구를 모시고 와 안장하는 너를 우연히 만났다 又二年(우이년) : 그 후 2년 吾佐董丞相於汴州(오좌동승상어변주) : 내가 변주에서 동승상을 보좌하고 있을 때 汝來省吾(여래성오) : 네가 와서 만난 적이 있었다 止一歲(지일세) : 1년간 머무르다가 請歸取其孥(청귀취기노) : 돌아가 처자를 데여오겠다고 했었지 明年(명년) : 그 다음 해에 丞相薨(승상훙) : 승상께서 돌아가셔서 吾去汴州(오거변주) : 내가 변주를 떠나게 되어 汝不果來(여불과래) : 네가 올 수 없었다 是年(시년) : 이 해에 吾佐戎徐州(오좌융서주) : 내가 서주에서 군무 처리를 도우면서 使取汝者始行(사취여자시행) : 너를 부르러 사람을 보내려고 했는데 吾又罷去(오우파거) : 갑자기 관직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汝又不果來(여우불과래) : 래서 네가 또 올 수 없었지 吾念汝從於東(오념여종어동) : 나는 네가 나를 따라 동쪽으로 온다 하더라도 東亦客也(동역객야) : 동쪽 역시 객지이므로 不可以久(불가이구) : 오래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圖久遠者(도구원자) : 오랫동안 안정된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莫如西歸(막여서귀) : 서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將成家而致汝(장성가이치여) : 그 곳에서 가정이 안정되면 너를 데리러 가려고 했다
嗚呼(오호) : 아, 孰謂汝遽去吾而歿乎(숙위여거거오이몰호) : 네가 나를 버리고 죽을 죽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吾與汝俱少年(오여여구소년) : 너와 내가 모두 나이가 적어 以爲雖暫相別(이위수잠상별) : 서로 비록 잠시 떨어져 있는다고 해도 終當久相與處(종당구상여처) : 마침내는 오랫동안 함게 살으리라고 생각했다 故捨汝而旅食京師(고사여이려식경사) : 그래서 내가 너를 버려두고 경사에서 객지 생활을 하며 以求斗斛之祿(이구두곡지록) : 얼마 되지 않는 녹봉을 구했다 誠知其如此(성지기여차) : 정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雖萬乘之公相(수만승지공상) : 비록 높은 관짓을 준다고 해도 吾不以一日輟汝而就也(오불이일일철여이취야) : 너를 버리고는 하루라도 관직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去年(거년) : 작년에 孟東野往(맹동야왕) : 동야가 너 있는 곳에 갈 때 吾書與汝曰(오서여여왈) : 내가 너에게 편지를 써 보내기를 吾年未四十(오년미사십) : "내 나이 아직 사십도 되지 앟았는데 而視茫茫(이시망망) : 눈이 침침하고 而髮蒼蒼(이발창창) : 머리는 반백이 되었으며 而齒牙動搖(이치아동요) : 치아도 흔들린다 念諸父與諸兄(념제부여제형) : 숙부와 형님들은 皆康彊而早世(개강강이조세) : 모두 건강하신데도 일직 돌아가셨으니 如吾之衰者(여오지쇠자) : 나처럼 쇠약한 사람이 其能久存乎(기능구존호) : 어찌 오래 살 수 있겠는가 吾不可去(오불가거) : 내가 너에게 갈 수 없고 汝不肯來(여불긍래) : 너는 오고 십어하지 않으니 恐旦暮死(공단모사) : 내가 조만간 죽게 되면 而汝抱無涯之戚也(이여포무애지척야) : 너는 끝없는 슬픔을 품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孰謂少者歿而長者存(숙위소자몰이장자존) : 나이 어린 자가 죽고 나이 많은 작가 살아 남으며 彊者夭而病者全乎(강자요이병자전호) : 건강한 자가 먼저 죽고 병약한 자가 온전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嗚呼(오호) : 아, 其信然邪(기신연사) : 이것이 사실이란 말인가 其夢邪(기몽사) : 꿈이란 말인가 其傳之非其眞邪(기전지비기진사) : 전해온 소식이 사실 같지 않구나 信也(신야) : 사실이라면 吾兄之盛德而夭其嗣乎(오형지성덕이요기사호) : 그토록 훌륭했던 형님의 덕행으로 그 수사를 요절하게 했단 말인가 汝之純明而不克蒙其澤乎(여지순명이불극몽기택호) : 少者彊者而夭歿(소자강자이요몰) : 젊고 건강한 자가 일찍 죽고 長者衰者而存全乎(장자쇠자이존전호) : 나이 많고 쇠약한 자가 살아 온전하다니 未可以爲信也(미가이위신야) : 도대체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夢也(몽야) : 꿈이라면 傳之非其眞也(전지비기진야) : 전해진 일이 진실이 아닐 것이다 東野之書(동야지서) : 동야의 편지와 耿蘭之報(경란지보) : 경란의 통보가 何爲而在吾側也(하위이재오측야) : 어찌 내 곁에 있단 말이냐 슬프다
嗚呼(오호) : 아 其信然矣(기신연의) : 사실이로구나 吾兄之盛德而夭其嗣矣(오형지성덕이요기사의) : 형님의 훌륭한 덕행으로도 그의 후사를 일찍 죽게했구나 汝之純明宜業其家者(여지순명의업기가자) : 너처럼 순결하고 총명한 사람이 가업을 계승해야 하는데 不克蒙其澤矣(불극몽기택의) : 선인들의 그 은덕을 받을 수가 없었구나 所謂天者誠難測(소위천자성난측) : 천명이라는 것은 헤아리기 어렵고 而神者誠難明矣(이신자성난명의) : 하늘의 뜻은 이해하기 어렵구나 所謂理者不可推(소위리자불가추) : 이른 바 이치란 추측할 수 없는 것이고 而壽者不可知矣(이수자부가지의) : 목숨도 알 수 없는 것이로다
雖然(수연) : 그렇다 하여도 吾自今年來(오자금년래) : 금년 들어서 蒼蒼者或化而爲白矣(창창자혹화이위백의) : 희끗희끗하던 머리가 희게 변하고 動搖者或脫而落矣(동요자혹탈이락의) : 흔들리던 치아 중에 어떤 것은 바져 나갔다 毛血日益衰(모혈일익쇠) : 체력도 날로 쇠해져가고 志氣日益微(지기일익미) : 의지와 기게도 날로 쇠미해지니 幾何不從汝而死也(기하불종여이사야) : 너를 쫓아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死而有知(사이유지) : 사람이 죽어서 감각이 있다면 其幾何離(기기하리) : 우리가 떨어져 지낼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其無知(기무지) : 죽어서 감각이 없다면 悲不幾時(비불기시) : 너와 혜어져 슬퍼할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而不悲者無窮期矣(이불비자무궁기의) : 그러니 오히려 슬퍼하지 않을 날이 영원할 것이다 汝之子始十歲(여지자시십세) : 네 아들은 이제 열 살이고 吾之子始五歲(오지자시오세) : 내 아들은 겨우 다섯 살이다 少而彊者不可保(소이강자불가보) : 나이가 어리고 건강한 사람이 일찍 죽는다면 如此孩提者(여차해제자) : 어찌 이같은 어린아이들이 又可冀其成立邪(우가기기성립사) : 또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嗚呼哀哉(오호애재) : 아, 슬퍼라 嗚呼哀哉(명호애재) : 아, 슬퍼라
汝去年書云(여거년서운) : 작년 네 편지에 이르기를 比得軟脚病(비득연각병) : '요즈음 각기병에 걸렷는데 往往而劇(왕왕이극) : 가끔 심합니다.'라고 했었지
吾曰(오왈) : 나는 이르기를 是疾也(시질야) : "그 병은 江南之人(강남지인) : 강남 사람에게는 항 常常有之(상상유지) : 상 있는 것이다 未始以爲憂也(미시이위우야) : 걱정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여겼다
嗚呼(오호) : 아, 其竟以此而殞其生乎(기경이차이운기생호) : 네가 그 병 때문에 죽었다는 말인가 抑別有疾而致斯乎(억별유질이치사호) : 아니면 다른 병이 생겨 이런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汝之書(여지서) : 너의 편지는 六月十七日也(육월십칠일야) : 6월 17일에 쓴 것인데 東野云(동야운) : 동야가 이르기를 汝歿以六月二日(여몰이육월이일) : "너는 6월 2일에 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고 耿蘭之報無月日(경란지보무월일) : 경란의 통보에는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았다 蓋東野之使者(개동야지사자) : 아마 동야가 심부름 보낸 사람이 不知問家人以月日(불지문가인이월일) : 집안 사람에게 정확한 날짜를 물어 볼 생각을 못했고 如耿蘭之報(여경난지보) : 경란의 통보에서는 不知當言月日(불지당언월일) : 날짜 언급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東野與吾書(동야여오서) : 동야가 내게 편지를 보낼 때 乃問使者(내문사자) : 심부름꾼에게 날짜를 물었느데 使者妄稱以應之耳(사자망칭이응지이) : 심부름꾼이 망령되이 일컬어 대답했던 모양이다 其然乎(기연호) : 그런가 其不然乎(기불연호) : 그렇지 않은가 今吾使建中祭汝(금오사건중제여) : 이제 내가 건중을 시켜 너를 제사지내고 弔汝之孤(조여지고) : 네 아들과 與汝之乳母(여여지유모) : 유모에게 조문하게 했다 彼有食(피유식) : 네 아들과 유모가 먹을 것이 있어 可守以待終喪(가수이대종상) : 기다려 상기를 마칠 수 있다면 則待終喪而取以來(즉대종상이취이래) : 상기가 끝날 뒤 그들을 데려오겠다 如不能守以終喪(여불능수이종상) : 만약 상기를 마칠 수 없다면 則遂取以來(즉수취이래) : 바로 그들을 데려오고 其餘奴婢(기여노비) : 남아 있는 비복들로 하여금 並令守汝喪(병령수여상) : 너의 상기를 지키게 하겠다 吾力能改葬(오력능개장) : 내가 개장할 형편이 된다면 終葬汝於先人之兆(종장여어선인지조) : 선영에 안장하겠다 然後惟其所願(연후유기소원) : 그런 뒤에 그들 소원대로 해주마
嗚呼(오호) : 아, 汝病吾不知時(여병오불지시) : 네가 병이 난 때도 나는 그 때도 알지 못하고 汝歿吾不知日(여몰오불지일) : 네가 죽었는데 나는 날짜도 알지 못하는구나 生不能相養以共居(생불능상양이공거) : 살아 있을 때는 너와 함께 생활하지 못했고 歿不能撫汝以盡哀(몰불능무여이진애) : 죽어서는 너를 어루만지며 나의 슬픔을 다 할 수도 없었다 斂不憑其棺(렴불빙기관) : 일관시킬 때는 옆에 있지도 못했고 窆不臨其穴(폄불임기혈) : 하관할 때 구덩이에 가보지도 못했다 吾行負神明(오행부신명) : 나의 행실이 신명에게 죄를 지어 而使汝夭(이사여요) : 너를 요절하게 하고 不孝不慈(불효불자) : 불효하고 어질지 못하게 하였다 而不能與汝相養以生(이불능여여상양이생) : 서로 돕고 살 수 엇었으며 相守以死(상수이사) : 서로 죽음을 지켜보지 못했다 一在天之涯(일재천지애) : 너는 하늘 저 끝에 있고 一在地之角(일재지지각) : 나는 땅 모퉁이에 있어서 生而影不與吾形相依(생이영불여오형상의) : 살아서는 네 그림자도 내 몸에 의지하지 못했고 死而魂不與吾夢相接(사이혼불여오몽상접) : 죽어서는 영혼도 꿈속에서 나와 만나지 못했다
吾實爲之(오실위지) : 모든 것이 내 탓이니 其又何尤(기우하우) : 무엇을 원망하리오 彼蒼者天(피창자천) : 저 푸른 하늘이여, 曷其有極(갈기유극) : 어찌 나의 슬픔이 끝이 있겠는가 自今以往(자금이왕) : 이제부터는 吾其無意於人世矣(오기무의어인세의) : 이제 나는 인간 세상에 아무런 낙이 없게 되었구나 當求數頃之田(당구수경지전) : 이제 고향인 작은 땅을 마련하여 於伊潁之上(어이영지상) : 이수와 영수가에 以待餘年(이대여년) : 여생을 보내고 싶다 敎吾子與汝子(교오자여여자) : 너와 내 아들을 가르쳐 幸其成(행기성) : 성장하기를 바라며 長吾女與汝女(장오여여여여) : 너와 내 딸을 키워 待其嫁(대기가) : 출가하기를 如此而已(여차이이) : 이처럼 기다릴 뿐이다
嗚呼(오호) : 아, 言有窮而情不可終(언유궁이정불가종) : 말은 다 마쳤지만 슬픈 마음은 끝이 없구나 汝其知也邪(여기지야사) : 너는 내 뜻을 하는가 其不知也邪(기불지야사) : 모르는가 嗚呼哀哉(오호애재) : 아, 슬퍼라 尙饗(상향) : 흠향해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