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언 1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로 넘어와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고
3개월의 시간을 넘어 1년 아니 2년 혹은 평생을
제주와 함께 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제주에서 미래를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주에 산 지 언 1년 4개월 20년 여름날 제주에 살기 시작한 나는 벌써 제주의 두 번째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이 있을까?' 이번 글을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 결과 나는 가을 하면 단풍과 은행을 가장 먼저 떠올렸고, 내 대부분의 가을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보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제주의 가을은 다르다. 낙엽과 은행이 많지 않은 제주는 가을 하면 황금빛이 떠오르고, 그 황금빛에는 억새가 있다. 이 억새들의 춤사위는 낙엽만큼 사랑스럽고, 은행만큼 따뜻하다. 그렇다. 제주의 가을은 황금빛 억새의 계절이고, 내 가을도 점점 황금빛으로 변하고 있음을 나는 제주에서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의 가을을 빛낼 여행지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이번 글을 쓰면서 총 4곳의 가을 여행지를 추천해보고자 한다. 물론 이 4곳의 여행지가 가을 여행의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추천을 하는 만큼 나는 이곳에서 제주에 가을이 왔음을 제대로 느낄 수있었고, 제주의 가을이 이만큼이나 사랑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중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새별오름. 오늘의 가을 여행 추천지는 새별오름부터 시작 된다.
새별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음 봉성리 산59-8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있다'하여 붙여진 새별오름은 바리메오름, 누운오름, 당오름, 금오름 등 많은 오름이 밀집해있는 서부 중산간에 위치해있다. 이 오름은 이곳 서부 중산간 오름 지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대표 오름이다. 또, 이 오름 주변으론 성이시돌목장, 왕따나무 등 사진 찍기에 좋은 관광지가 근처에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은 오름 중 하나다.
'제주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는?'
이 질문에 내 주변 사람들은 열중 아홉 '새별오름'을 대답한다. 새별오름의 가을은 높은 풀들이 따뜻한 베이지색 억새로 아름답게 이곳을 채우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린다. 오름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고, 그 높은 봉우리에서 내려다보는 모든 풍경이 아름다운 새별오름. 나는 이곳 새별오름을 '가을의 여왕'이라 부른다.
두 번째로 추천할 곳은 새별오름 바로 아래 '새빌'이라는 카페이다. 햇수로 몇 년 되지 않은 시간 우리는 가을날 생각나는 색에 분홍색을 넣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핑크뮬리. 연한 파스텔톤의 살랑이는 핑크뮬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았고, 그로 인해 가을하면 대부분 '핑크뮬리 여행지'를 검색하곤 한다. 그런 분홍빛 핑크뮬리가 제주에도 있다. 바로 새별오름 아래에 있는 '새빌'이 그곳이다.
카페 '새빌'
제주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1529
카페 새빌은 어쩌면 조금은 특별한 카페였다. 대부분의 제주의 카페들은 새롭고도 모던한 느낌으로 자신의 멋을 뽐내는 카페가 있다면, 반대로 완연한 제주의 모습으로 '제주스러움'을 보여주며 옛집을 개조하기도, 창고를 고쳐쓰기도 하며 제주만의 감성을 담는다. 하지만 이곳 새빌은 완전히 다르다. 기존의 리조트를 리모델링해 유럽의 중세시대 성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새별오름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카페는 제주 서쪽에서 가장 핫한 카페이며, 네이버에서 대한민국 6대 이색 카페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제주의 대부분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억새들은 오름에 피었고, 새별오름 또한 걸어 올라가기에 난이도가 조금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추천하는 여행지가 아마 최고의 가을 여행지가 아닐까 조심히 이야기해본다. 오르막길 하나 없이 평지만으로도 멋진 뷰를 만나볼 수 있는 곳. 그 누구보다 가을 감성을 가진 곳. 바로 어음리 억새군락지가 그곳이다.
어음리 억새군락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산 68-5
어음리 억새군락지는 제주와 서귀포를 잇는 평화로 위에서 빛나는 억새 군락지이다. 제주 여행 중 빠질 수 없는 억새군락지 그중 나는 이곳 어음리 억새군락지가 제일이라 말하고 싶다. 입구부터 펼쳐지는 억새군락지는 뒤에는 바리메오름이 군락을 꾸미고 앞에는 협재의 바다와 멀리 비양도가 보인다. 그 어떤 곳보다 사랑스럽게 빛났던 어음리 억새군락지. 가을 여행에 빠져서는 안 될 여행지임이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려는 곳은 서부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지만, 사랑스러운 여행지다. 새별오름만큼, 아니 어쩌면 새별오름보다 더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한라산도, 남쪽의 산방산도 심지어 협재 바다도 보이는 이곳. 바로 정물오름이 그곳이다.
정물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52-1
오름 앞에 정물샘이 있어 정물오름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오름이 있는 금악리는 제주도의 전국 연평균 강수량에 비해 훨씬 많은 강수량에도 비해 훨씬 많은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마실 물이 귀했다. 중산간에 식수를 구하기 어려웠는데 그 식수가 이곳 정물샘에 많이 났다. 물이 깨끗하고 양이 많아 이곳을 꽤 먼 곳의 중산간 마을 사람들도 물을 길어다 마셨다고 한다.
과거의 정물오름은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방으로 뚫린 멋지고도 아름다운 뷰가 정물오름 정상에서 펼쳐지는데, 마치 정상에 오르면 삼각형의 꼭짓점에 선 기분을 선사한다.
제주에 가을이 찾아온 만큼 오늘은 제주의 사랑스러운 가을 여행지를 소개해 보았다. 이 글을 읽고 많은 제주 여행자들이 가을을 제대로 즐기기를 바라며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