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하면 우선 생각나는 단어들은? 이라고 ChatGPT에게 물어봤다.
이걸 얘기해줬다. 이런 게 나오길 기대했는데 딱이다.
Pyramids, Sphinx, Nile, Pharaohs, Tutankhamun, Cleopatra, Hieroglyphics, Desert, Mummies, Luxor.
피라미드, 스핑크스, 나일강, 파라오, 투탕카멘, 클레오파트라, 상형문자, 사막, 미라, 룩소르
사진을 모으고, 여기에 로제타스톤과 카데쉬 협약, 그리고 모세의 홍해 기적까지 더해봤다.
피라미드 : 고대 이집트에 30왕조가 있었고, 가장 유명한 가자의 피라미드는 고왕국에 해당하는 쿠푸/카프레/멘카우레왕의 무덤으로 기원전 27세기부터 26세기까지 만들어졌었다. (쿠푸왕 BC2609-2584, 카프레왕 BC2576-2551, 멘카우레왕 BC2551-2523년). 이집트에는 80여기의 피라미드가 발견되었다.
스핑크스 : 가자의 피라미드에 있다. 그리고 스핑크스 앞에 비석이 하나 있다. 이 비석은 신왕국의 투트모스 4세(BC1419-1386)가 세운 비석으로 Dream Stele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이 비석은 가자의 피라미드가 생기고도 1000년이 훨씬 더 지나서 만들어진 것이다.우리에게는 BC25~26세기의 파라오나, BC14세기의 파라오나 비슷해 보이지만, 우리 역사로 들여와 보면 414년에 세워진 고구려 광개토대왕릉비 앞을, 조선 중기의 선조가 찾아간 셈이 되는 긴 시간 차이이다.
나일강은 그 자체로 이집트의 역사다.
우선 물리적인 나일강.
아래의 왼쪽, 오른쪽 사진은 범람했을 때의 사진이다.
가운데는 나일강의 수위를 재는 수위계인 Nilometer로 곳곳에 있다고 한다. 이런 정기적 범람이 풍요를 가져다 주었다.
소설인 람세스에도 나일강과 관련된 표현이 있었다. "추수가 끝난 대지는 목이 말라 죽을 지경으로 보였다. 하지만 나일강의 색깔은 하루하루 달라졌다. 갈색을 띈 강물은 이집트의 부의 원천인 강의 범람이 가까웠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역사적인 나일강이다.
카이로는 하이집트, 룩소르(과거의 테베)는 상이집트에 속한다.
나일강 지도 옆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진들을 연도와 위치로 표시해놨다.
파라오 : 가장 유명한 파라오인 람세스 2세는 신왕국 19대 왕조의 제3대 파라오로 BC1279년 즉위하여 66년간 이집트를 통치하고 BC1213년에 사망했다.
재위 기간동안 히타이트와의 전투, 그리고 세계 최초의 평화협정인 카데쉬 협정까지 체결했다. 히타이트쪽 협정서는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에서 볼 수 있고, 이집트쪽 협정서는 룩소르 신전 벽에 새겨져 있다.
람세스 시대에는 소위 바다민족들이 출현해서 그리스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암흑의 시대로 만들어 버렸는데, 람세스는 이집트를 잘 방어해 냈다. 또 소설 람세스에는 모세가 람세스 2세의 절친으로 나오기도 한다.
또 유명한 파라오인 투탕카멘은 일찍 병사해서 소년왕으로 기억되지만, 람세스 2세보다 제법 윗세대다. 신왕국 18대 왕조의 제13대 파라오로 재위기간은 BC1332년부터 BC1323년으로 추정되고 사망 나이도 18세로 추정된다.
그리고 무덤이 작아서 도굴이 안된 채 온전히 발굴되어서 화제가 된 경우다.
또 투탕카멘의 장인은 신황국 18왕조의 제10대 파라오였던 아케나톤 (또는 아멘호테프 4세)였는데, 아케나톤은 제사장들의 권위가 너무 커진 상황에서 종교개혁을 일으켜 태양신 아톤을 숭배하는 유일신 사상을 도입하기도 했는데 오래 가지는 못했다. (아르미나 예술)
클레오파트라는 고대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였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14~16대 파라오였다. 로마 제국의 율리우스 시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사이에서 각각 아이를 낳기도 했었다.
미라 : 미라가 담긴 관의 사진으로 그리스 아테네 고고학박물관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좌측과 가운데 사진을 보면, 큰 관 말고 작은 관이 네개 더 있다. 카노푸스 단지라고 불리는데 미라를 만들 때 간, 폐, 위, 소장/대장을 여기에 담았다.
소설 람세스에 보면 아버지인 세티1세가 사망한 부분에서 미라 만드는 것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P486 서거한 바로 그날로 세티의 사체는 나일 강 서쪽 연안에 있는 정화의 방으로 옮겨졌다. 왕비는 고인이 된 왕에 대한 재판을 주재했다. 왕비와 왕자들, 대신들을 비롯한 정치고문위원회 위원들, 주요 고관들, 대전 집사들이 진실을 말하겠다는 맹세를 하고, 세티는 훌륭한 왕이었으며 자신들은 왕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토로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자들이 판결을 내렸다. 세티의 영혼은 저승의 뱃사공을 만나러 갈 수 있으며, 저승의 강을 건너 별들의 해안으로 항해할 수 있다는 판결이었다. 이제 그의 필멸의 육체를 오시리스로 변형시키고, 그것을 왕실의 제의에 따라 미라로 만드는 일만 남아 있었다.
미라를 만드는 사람들이 왕의 내장을 제거하고 천연 탄산소다를 사용해 사체 처리를 한 뒤, 햇빛에 내다말려 습기를 제거하고 나면, 제관들이 죽은 왕을 붕대로 감을 것이다. 그렇게 세티는 그의 영원의 집이 기다리는 왕들의 계곡을 향해 떠날 것이다."
사막 : 소설 람세스의 표현을 쓰자면, '사막은 세트의 붉은 땅이다. 천둥과 번개의 힘을 가진 세트는 땅에 불을 질러 시간과 타락으로부터 인간을 정화한다'고 했다.
사막이 인간을 정화한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갖기 힘든 개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여기서 세트 신은 나름 긍정적이다. 람세스의 아버지 파라오도 이름이 세티였으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세트 신에 대한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
이집트의 역사는 BC31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래 표와 같이 이집트의 역사를 정리해봤다.
긴 역사지만 왜 이집트 하면 고왕국, 신왕국 시대만 떠오르는 것일까?
아마도, 로마의 지배하에 놓인 이후, 아랍 이슬람, 오스만제국의 시기를 거치며 이집트가 이집트였던 적이 없어서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고대의 역사도 로마, 이슬람 시기를 거쳐가면서 상형문자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고, 정말 구전속의 역사로만 남아 있었다.
1798년 나폴레옹은 이집트로 진격한다.
1799년 7월 지중해 연안의 도시 라쉬드에서 진지를 구축 중이던 프랑스군이 이 로제타석을 발견했다.
이 로제타석에는 이집트 고대 상형문자, 민중문자라 불리는 데모티크체, 그리스어의 세 언어가 새겨져 있었다.
프랑스군이 전쟁에 패하면서 이 로제타석은 영국박물관으로 넘어갔지만
탁본을 미리 떠 놓았던 프랑스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1824년 이 로제타석을 해석해 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수천년간 읽는 방법을 몰랐던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할 수 있게 되었고, 고대 이집트의 역사가, 고대 이집트의 신들이 부활하게 된다. (옛날, 사막 모래 폭풍 속에서 외계인이 세운 도시가 있었다는 식의 이런 허구들은 막을 내리게 된다.)
로제타석의 해석은 이집트 문명의 상징인 갑옷을 입은 왕, 부인, 왕비의 이름, 그리고 이집트어로 된 문서들의 내용 등을 해독할 수 있게 해줘, 이집트학이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이집트의 신화
이집트의 유명한 신들은 호루스(Horus), 라(Re), 토트(Thoth), 이시스(Isis), 오시리스 들이 있다.
아래는 창조 신화에 해당되는 신들의 가계도이다.
가계도 제일 아래의 호루스와 그의 윗 항렬은 세트신과의 싸움은 라이온킹의 심바와 그의 삼촌 스카를 생각하면 된다.
또 하나의 신화 그림을 보자. 사자의 서(Book of Dead)에 있는 그림인데 오시리스의 법정에 죽은 이의 심장의 무게를 재는 아누비스와 이를 기록하는 토트가 나온다. 오시리스는 세트에 의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지만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음의 세계를 지배한다.
토트는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중요한 신으로서, 지식과 과학, 언어, 서기, 시간, 달의 신이다.
사자의 서(Book of Dead)에서는 토트는 판정과 기록을 맡아, 죽은 이의 심장의 무게가 진리(마아트)의 깃털과 무게가 같은지를 살핀다.
참고로, 마아트는 토트의 아내신으로 법과 정의, 조화, 진리의 여신. 태양신 라의 딸이라고 설명한다.
이 신은 이런 신이고 저 신은 저런 신이라고 설명하기는 재미가 없을 거 같아 소설 람세스에 나오는 신들을 몇 소개하려고 한다.
람세스에는 이런 저런 이집트의 신들이 등장한다. 법과 정의, 조화, 진리의 여신 마아트가 제일 많이 나온다. 국가를 다스리는 기준. 신은 아니지만 그리스의 캐논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나일강의 풍부한 힘을 상징하며, 여러 개의 젖이 늘어진 남자의 모습을 한 신 하피.
사자의 머리를 가진 빛의 반역자, 무시무시한 여신 세크멘트.
기쁨과 음악의 여신으로 즐겨 단풍나무로 현신하는 하토르.
말씀으로 세계를 만드는, 장인들의 주인인 프타.
암코양이 머리를 한 우정과 사랑의 여신 바스테트.
악어신 소베크들이다.
책에 몇몇 신이 더 나오고, 책에 나오지 않는 신들도 훨씬 많다.
이런 신들이 그리스 신화로 많이 건너가기도 했다.
악어신 소베크나 하피 신을 보며 신토불이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신들은 성서에서 이단의 신들이 된다.
이런 신화들은 고왕국과 중왕국을 거치면서 뼈대가 완성이 되었다.
사막은 세트의 붉은 땅이다. 천둥과 번개의 힘을 가진 세트는 땅에 불을 질러 시간과 타락으로부터 인간을 정화한다.
일상의 것들을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들의 지혜가 진하게 느껴지는 귀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