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二無不二爲平等,
둘도 없고 둘이 아님도 없는 것이 평등이 되고,
亦二亦不二爲差別.
둘이고 둘이 아닌 것이 차별이 된다.
差別, 不自差別, 緣平等起差別,
차별은 스스로 차별이 아니라
평등을 조건으로 하여 차별이 일어나고,
平等, 不自平等, 緣差別起平等.
평등은 스스로 평등이 아니라
차별을 조건으로 하여 평등이 일어난다.
平等不平等, 皆悉平等, 名法界緣起.
평등과 불평등이 모두 평등하니, 이것을 법계연기라 한다.
問, 何文爲證?
묻는다. 어떤 글에서 증명할 수 있는가?
答, 離世間品,‘一中有無量, 無量中有一, 無障無礙.
답한다. 「이세간품」에서 ‘하나 가운데 무량한 것이 있고,
무량한 것 가운데 하나가 있으니, 막히지도 않고 걸리지도 않는다.’라고 하고,
’總結云,‘ 悉是緣起,若有一法非緣起者, 非佛法也.’
전체적으로 결론짓기 를 ‘이 모든 것이 연기이다.
만약 한 법이라도 연기가 아니라면 부처님 법이 아니다.’178)라고 하였다.
又維摩云, ‘深入緣起, 斷諸耶見,
또『유마경』에서는 ‘연기에 깊이 깨달아 들어가 모든 잘못된 견해를 끊으며,
有無二邊, 無復餘習.’
유와 무의 두 극단에 더 이상의 습기는 없다.’179)라고 하였다.
故知不入緣起, 未免邪見.〈云云〉’”
그러므로 연기에 깨달아 들어가지 못하면
잘못된 견해를 면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등을 말했다.〉
178)『화엄경』「이세간품」에 일치하는 문장은 발견되지 않는다.
본문에서 인용한 것은 그 전체의 뜻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구절로는
권5「여래광명각품」大9 p.423a1 一中解無量, 無量中解一과 권33
「보현보살행품」大9 p.609a17 一中知無量, 無量中知一 정도가 있다.
179)『유마경』권1「불국품(佛國品)」大14 p.537a20~21.
深入緣起, 斷諸邪見, 有無二邊, 無復餘習.
四法藏師云,
넷째, 법장스님은 말했다.
“ 問, 有何因緣, 令此諸法, 得有如是混融無礙?
“묻는다. 어떤 원인과 조건이 있어서
이 모든 법이 이와 같이 혼융무애함을 얻을 수 있는가?
答, 因緣無量, 難可具陳. 略提十類, 釋此無礙.
답한다. 원인과 조건이 무량하여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
대략 열 가지를들어 이 무애(無礙)를 해석한다.
一緣起相由故 : 첫째, 연기하여 서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二法性融通故 : 둘째, 법성이 융통하기 때문이다.
三各唯心現故 : 셋째, 각각 마음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四如幻不實故 : 넷째, 허깨비같아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五大少無定故 : 다섯째,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六無限因生故 : 여섯째, 무한한 원인으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七果德圓極故 : 일곱째, 과덕(果德)180)이 원만하고 지극하기 때문이다.
八勝通自在故 : 여덟째, 뛰어나게 통달하여 자재하기 때문이다.
九三昧大用故 : 아홉째, 삼매의 큰 작용 때문이다.
十難思解脫故 : 열째, 해탈을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初言‘緣起相由故’者〈餘後九門, 別處說, 云云.〉
처음에 ‘연기하여 서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것은
〈나머지 아홉 문은 다른 곳에서 설명하였다.〉구체적으로 세 가지 문이 있다.
曲有三門. 一諸緣各異義〈亦名諸緣互異門, 卽異體也.〉.
첫째는 모든 조건이 각각 다르다는 의미이다.
〈또한 모든 조건이 서로 다른 문[諸緣互異門]이라고도 한다. 즉 이체이다.〉
二互遍相資義
둘째는 서로 두루하고 서로 돕는다는 의미이다
〈亦名諸緣互應門, 卽同體也.〉.
〈또한 모든 조건이 서로호응하는 문[諸緣互應門]이라고도 한다. 즉 동체이다.〉
三俱存無礙義
셋째는 함께 존재하여 걸림이 없다는 의미이다.
〈亦名應異無礙門, 卽雙辨同異也.〉.
〈또한 다른 것에 응함에 걸림이 없는 문[應異無礙門]이라고도 한다.
즉 동체와 이체를 함께 말한다.〉
言諸緣各異義者, 謂諸緣相望, 要須體用各別, 不相和雜,
첫째 모든 조건이 각각 다르다는 것은 모든 조건이 서로 상대하여
있으므로 체(體)와 용(用)이 각각 구별되어 서로 섞이지 않아
方成緣起.
비로소 연기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若不爾者, 諸緣雜亂, 失本緣法, 緣起不成,
만약 그렇지 않으면 모든 조건이 어지럽게 섞여
본래의 조건법[本緣法]을 잃게 되어 연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此則諸緣, 各各守自一也.
이는 모든 조건이 각각 스스로의 하나를 지키는 것이다.
二互遍相資義者, 謂諸此緣, 要互相遍應, 方成緣起.
둘째 서로 두루하고 서로 돕는다는 것은 이 모든 조건들이
서로 두루 응해야만 비로소 연기가 성립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