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다단계판매, 각종 위기에도 선방
오랜 저력 바탕, 재도약 발판 마련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에 따른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다단계판매업계는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정부의 고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업계는 물론 국내 전반에서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왔고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다단계판매산업은 시장상황이 나빠졌음에도 큰 이탈 없이 자리를 지켰으며 저력을 재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오히려 실적이 올라간 업체들도 있었으며, 주춤한 정도는 미미해 업계가 각종 위협을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고 평가해도 무방해 보인다. 또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신규 업체들도 여럿 있는 만큼, 다단계판매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2023년 총 매출 5조원 예상
본지가 다각도로 취재를 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다단계판매업계의 총 매출액은 약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등록된 다단계판매업체 수는 총 121개사로 지난해 118개사 대비 3개사가 늘었다.
이중 직접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47곳,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70곳, 은행과 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곳은 4곳(우리커머스, 뉴유라이프코리아, 키아리코리아, 더우리샵)으로 나타났다.
암웨이·애터미, 1조 클럽 업계 Big 2
대외적 악조건 속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놓을 수 있었던 점은 역시 상위업체들의 선전이라고 할 수 있다. 10위권 업체 중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한 업체는 없었고, 오히려 증가한 업체는 세 곳으로 파악됐다. 다수가 답보상태에 놓였을 뿐 유의미한 하락세는 찾을 수 없었다. 상위 업체들이 전체 산업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전제적으로도 크게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암웨이는 지난해에 이어 다단계판매업계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약 1조 2천9백억 원으로 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생활용품과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 신상품을 출시하고 새로운 건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여왔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인 ‘마이랩 바이 뉴트리라이트’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듀얼 장 건강 분석 시스템을 통해 체내 미생물 생태계와 유익한 대사물질을 동시에 분석한 후 개인에게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애터미는 약 1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Big 2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단계판매업계 최고 히트상품인 ‘헤모힘’이 건재하고, 화장품인 ‘앱솔루트 셀랙티브’ 역시 회원판매와 일반판매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헤모힘은 2014년 처음 1천억 원 고지를 넘은 뒤 9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2022년에는 사상 최대 매출인 1851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객여정팀 신설과 고객여정지도 구성, 고객 접점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활동 등을 인정받아 업계 최초로 소비자중심경영 3회 연속 인증이라는 쾌거를 거두며, 길잡이 역할에도 충실했다.
피엠 약진 계속, 뉴스킨·유니시티 Top 5 수성
3위에 랭크한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의 약진은 2023년에도 계속됐다. 지난 2021년 3천 7백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2년 5천 5백억 원을 넘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3년에는 6천 3백억 원을 기록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상품인 피엠주스가 최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한국시장과 잘 맞아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뉴스킨코리아는 3천 7백억 원으로 4위에 랭크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킨코리아는 지난해 본사 1층에 통합 뷰티 앤 웰니스 체험 공간 ‘THE N 서울’ 오픈하며,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해 뷰티 및 웰니스 솔루션을 강화하는 ‘임파워미’ 전략의 일환이다. IoT 기반 앱 ‘베라’와 연계한 체험형 컨텐츠를 선보이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5위는 유니시티코리아로 예상된다. 유니시티코리아는 2천 3백억 원의 매출로 다단계판매 Top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기능식품 부문 경쟁력을 강화한 게 주효했고, 대사증후군을 겪는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캠페인 ‘Feel Great Save 10’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캠페인은 유니시티의 경영철학인 ‘인류의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 전개됐다.
뒤를 이어 건강기능식품 분야의 글로벌 강자인 한국허벌라이프가 약 2천억 원 규모 매출로 6위에 랭크할 것으로 보이며, 2022년 대비 실적이 소폭 상승한 1천 5백억 원의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가 7위로 예상된다.
지난해 배우 심이영을 ‘루미노베이션’의 뮤즈로 선정, 화장품 부문 마케팅 강화에 나섰던 매나테크코리아가 8백1십억 원을 넘는 매출로 한 계단 순위가 오른 8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9위는 전기와 비슷한 7백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가 랭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테라코리아는 2022년 대비 실적이 상승한 6백 8십억 원의 매출을 기록, 처음으로 10위권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위권 밖 업체들의 경우,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수심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단계판매업계 한 관계자는 “상위권이 지탱해줘 중하위권 업체들의 상황까지 괜찮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부 있는 것 같다”며 “전체 매출액으로만 보면 두드러지지 않을뿐, 힘든 시기를 보낸 업체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아무래도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적이나 방향에 대해 언급하기에 중하위권 업체들의 고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단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위권 업체들의 선전으로 그나마 업계가 큰 위기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며 “많은 업체들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비상을 위한 전략을 구상한다고 하니 2024년에는 희망찬 날갯짓을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next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