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열반(涅槃)
부처님이 80세가 되시던 해, 부처님께서는 벨루바(Beluva)라는 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다.
이곳은 바이샤알리 부근에 있었다.
우기가 걷히자 부처님께서 북으로 발길을 옮겨 리치치하비스(Lichchavis)라는 부족이 사는 마을을 통과하신다.
그리고 파바(Pava)라는 마을에 묵으실 때 대장간을 하는 춘다(chunda)의 공양을 받으셨다.
이것이 부처님의 마지막 공양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지친 몸을 이끌고 카쿠쯔타(Kakutstha)의 강둑에닿으신다.그 곳에서 목을 축이고 목욕을 하신 다음,
쿠시나가라(Kushinagara)에 닿으셨다. 사십여년을 곁에서 모신 아난다(Ananda)에게 사라(Sara)나무 밑에 침상을
준비하라고 이르신후 부처님께서는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얼굴은 서쪽을 향하고 마치 사자처럼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고요히 누우셨다.
"아난다여! 쿠시나가라의 말라스(Mallas)사람들에게 이렇게 전하라 오늘밤 자정 무렵 여래는 열반에 들리라고,
아난다여, 나는 인생의 황혼에 접어들었구나,
나의 여정은 이제 막을 내리려 하노라. 나는 이제 팔십세가 되었구나.
비유컨대, 낡은 수레가 움직일 수 없음과 같을지니라. 육신이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니 만큼,
늙고 병들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내가 이미 가르치지 않았던가,
모든 형상 있는 것들은 다 사라져 없어지리라고. 그러나 여래는 육신이 아닌 깨달음의 지혜이니라.
내가가르친 진리는 언제나 너희들과 함께 하리라."
아난다는 눈물을삼키며 이 슬픈 소식을 말라스의 사람에게 전하고, 다시 부처님께 그 삶을 연장시킬 수 없겠느냐고 간청한다.
부처님께서는 그윽한 미소로 제자들을 달래시고, 슬픔에 잠겨 사라수 곁에 운집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펴고자 했다.
이때 쿠시나가라 늙은 수행자 수바드라가 살고 있었다. 그는 부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평소의 의문을
풀어야겠다고 허둥지둥사라수의 숲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아난다는 부처님께서 지금 매우 피곤하시고 병을 앓고 계시니
번거롭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그의 청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나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수바드라를 가까이 오도록 이르시고말씀하시었다.
"진리를 알고자 찾아온 사람을 막지 말아라. 내 설법을 듣고자온 것이다."
부처님은 수바드라를 위해 설법을 들려 주셨다. 수바드라는 부처
님의 설법을 듣고 그 자리에서 제자가 되었다. 수바드라는부처님의 마지막 제자가 된 것이다.
이제 부처님은 열반에 드실시간이 가까워 지자 무수히 모여든 제자를 돌아보시면서
다정한음성으로 마지막 가르침을 펴시었다.
"너회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을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 삼고 진리를 의지하여라. 이 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희들은 내 가르침을 중심으로 서로 화합하고 공경하며 다투지 말아야 한다.
물과 젖처럼 화합할 것이요, 물위에 기름처럼 겉돌지 말아야 한다.
함께 내 교법을 지키고 함께 배우며 함께 수행하고 부지런히 힘써 깨달음의 기쁨을함께 누려라.
나는 몸소 진리를 깨닫고 너희들을 위해 진리를 말하였다.
너희는 이 진리를 지켜 무슨 일이든지 진리대로 행동하여라. 이 가르침대로 행동한다면
설사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는 항상 내 곁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내가 간 후에는
내가 말한 가르침이 곧 너희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나는 이제 자리이타의 법을 다 갖추었으니 만일 더 오래 머루른다 해도이 이상 이익 될 바가 없을 것이다.
마땅히 제도할 사람은 이미다 제도했으며 아직 제도 받지 못한 이가 있더라도 득도의 인연을 모두 지었다.
이제부터 나의 모든 제자들은 정법을 서로 전하고 이어 받으며, 여래의 법신이 상주하여 항상 사라지지 않게 하라.
모든 것은 덧없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 위와 같이 부처님께서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하시기전
제자들에게마지막 남긴 유훈(遺訓)을 간략히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이라고 한다.
더 풀어쓰면,
'자등명 자귀의 법등명 법귀의...중략...제행무상 불방일정진
(自歸依法歸依 自燈明 法燈明 諸行無常 不放逸精進 :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자기 자신에게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여라.
모든 것은 덧없으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라는 '열반송(涅槃誦)'을 남기셨다.
이 말씀을 마치고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은 평안한 열반에 드시었다.
그로부터 일 주일 동안 부처님의 육신은 꽃으로 장식되어 많은 이들의 충심으로부터의 송별을 받았다.
돌아 가신지 꼭 일주일이 되던 날 육신은 마쿠타반다나(Makutabandhana)사원으로 옮겨졌다.
그것은 그분이 가장 아끼던 제자 마하 캇사파(MahaKasyapa: 마하가섭)를 기다리기 위한 조치였다.
부처텀께서는 열분의 뛰어난 제자가 있었는데 사리풋다(사리불) 목갈라나(목건련) 두분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상수제자였던 마하캇사파(마하가섭)는 이때 다른 지방으로 전교를 떠났던 것이다.
가섭이 도착하자 부처님께서는 두발을 관밖으로 내어 가섭에게보이신다. 마하캇사파는
스승의 육신에 정례하고 장례를 비롯한교단의 사후수습을 진두 지휘하였다.
* 위와 같이 부처님께서 사라쌍수 아래서 마하가섭에게 관밖으로두발을 내보이신 것을
불전문학에서는 ' 사라쌍수하 곽시쌍부(沙羅雙樹下 槨示雙趺)'이라고 한다.
부처님 입적 소식은 인근 여러 나라에 퍼졌으며
평소에 부처님을 존경하던 모든 이들은 이 장례에 참석하였다.
그러나 화장 후 그 분의 사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서로 사리를모시기 위한 분쟁이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타협을 보지 못하고전쟁마저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그때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드로나(Drone)라는 현자가 있어서 중재를 시도,
그 사리를 똑같이 8등분하는데 합의를 보았다.
그들은 서로 그 사리를 정중히 모시고 가서
스투파(Stupa: 탑)를 세우고 깊이 공양하게 되었다.
* 부처님의 일생중에 부처님을 슬프게 한 세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는 석가족이 코살라국에 멸망을 당한 것이고,
둘째는 부처님의 수제자인 사리불과 목건련(목련)이 부처님보다먼저 열반에 든 것이고,
셋째는 부처님의 사촌인 아난다의 형이었던 데바닷다의 반역이었다.
데바닷다는 부처님의 교단이 커지자 마가다국의 태자 아자타삿투의후원을 받아
부처님의 교단을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며 자객을 보내고,높은 산에서 바위를 굴리고,
성질이 포악한 코끼리를 풀어 부처님을죽이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산 채로 지옥에 떨어졌다고 한다.
열반의 의미:
열반이라고 하는 것은 탐·진·치 삼독(三毒)이 다 끊어져 없어진, 지극히 고요한 적멸(寂滅)의 위락(爲樂)을 말한다.
즉 불생불멸(不生不滅)하여 상주불멸(常住不滅)인 우주의 ‘자성자리(法身)’로서 그 뜻이 무한히 크므로 무엇이라고
우리말로 번역할 수 없어 그대로 열반이라고 하는 것이다.
성불(成佛)한 부처님이나 조사의 죽음은 생사(生死)가 없는 본래 자기자성(自己自性) 자리인 열반 그대로 있다는 뜻이다.
즉 탐진치 삼독에 얽혀 생사에 윤회하는 것이 아니고 귀일(歸一)하는 뜻으로 열반이라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