爾時太子 即爲妙德 而說頌言
이시태자 즉위묘덕 이설송언
그 때, 태자가 곧 묘덕 동녀를 위하여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도다.
哀愍衆生故 我發菩提心 當於無量劫 習行一體智
애민중생고 아발보리심 당어무량겁 습행일체지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는 까닭으로 내가 보리심을 발하였나니, 마땅히 한량없는 겁에 일체지를 익히고 행할 것입니다.
無量大劫中 淨修諸願海 入地及治障 悉經無量劫
무량대겁중 정수제원해 입지급치장 실경무량겁
한량없는 대겁 가운데 모든 서원의 바다를 청정하게 닦고, 보살지에 들어가 장애를 다스리기를 모두 한량없는 겁을 경과하였습니다.
三世諸佛所 學六波羅蜜 具足方便行 成就菩提道
삼세제불소 학육바라밀 구족방편행 성취보리도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육바라밀을 배우고, 방편행을 구족하고, 보리도를 성취하였습니다.
十方垢穢剎 我當悉嚴淨 一體惡道難 我當令永出
시방구예찰 아당실엄정 일체악도난 아당령영출
시방의 때묻고 더러운 국토를 내가 마땅히 모두 청정하게 장엄하고, 모든 악도의 어려움에 빠진 중생들을 내가 마땅히 영원히 나오게 할 것입니다.
我當以方便 廣度諸群生 令滅愚癡暗 住於佛智道
아당이방편 광도제군생 영멸우치암 주어불지도
나는 마땅히 이러한 방편으로 두루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 어리석은 어둠을 영원히 멸하게 하고, 부처님의 지혜도에 머물게 할 것입니다.
當供一體佛 當淨一體地 起大慈悲心 悉捨內外物
당공일체불 당정일체지 기대자비심 실사내외물
마땅히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마땅히 모든 국토를 청정하고, 대자비심을 일으켜 안팎의 모든 물건을 버리어 보시할 것입니다.
汝見來乞者 或生慳吝心 我心常樂施 汝勿違於我
여견래걸자 혹생간린심 아심상악시 여물위어아
그대가 구걸하는 이들을 보고, 혹은 인색하고 아까워하는 마음을 낼지라도, 나는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할 것이니, 그대는 나의 뜻을 거스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若見我施頭 慎勿生憂惱 我今先語汝 令汝心堅固
약견아시두 신물생우뇌 아금선어여 영여심견고
만약 나의 머리를 보시할지라도 걱정하지 말 것이요, 내가 이제 먼저 그대에게 말하고자 하나니, 그대도 마음을 견고하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乃至截手足 汝勿嫌乞者 汝今聞我語 應可諦思惟
내지절수족 여물혐걸자 여금문아어 응가체사유
그리고 내가 손발을 끊어 보시하고자 할지라도 그대는 구걸하는 이들을 싫어하지 말 것이요, 그대는 지금 나의 말을 듣고, 마땅히 자세히 사유하여야 할것입니다.
男女所愛物 一體我皆捨 汝能順我心 我當成汝意
남녀소애물 일체아개사 여능순아심 아당성여의
남자나 여자나 사랑하는 물건의 모든 것을 나는 모두 버릴 것이니, 그대도 능히 나의 마음을 따른다면, 나도 마땅히 그대의 뜻을 이루어 주겠습니다.
爾時童女 白太子言 敬奉來教 即說頌言
이시동녀 백태자언 경봉래교 즉설송언
그 때, 동녀가 태자에게 말하였도다, 가르침대로 공경하여 받겠습니다 하고, 즉시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는 도다.
無量劫海中 地獄火焚身 若能眷納我 甘心受此苦
무량겁해중 지옥화분신 약능권납아 감심수차고
한량없는 겁의 바다에서 지옥 불이 나의 몸을 태울지라도 만약 저를 능히 받아 주신다면, 마음으로 이러한 고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無量受生處 碎身如微塵 若能眷納我 甘心受此苦
무량수생처 쇄신여미진 약능권납아 감심수차고
한량없는 생을 받을 곳에서 몸이 부서져 미세한 가루가 된다고 하지라도, 능히 저를 받아 주신다면, 마음으로 그러한 고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無量劫頂戴 廣大金剛山 若能眷納我 甘心受此苦
무량겁정대 광대금강산 약능권납아 감심수차고
한량없는 겁을 정수리에 이고, 광대한 금강산이라 할지라도 만약 능히 저를 거두어 주신다면, 그러한 고통을 달게 받겠습니다.
無量生死海 以我身肉施 汝得法王處 願令我亦然
무량생사해 이아신육시 여득법왕처 원령아역연
한량없는 생사의 바다에서 저의 육신을 보시할지라도 당신께서 법왕을 얻으실 곳에서는 저 또한 그러하기를 원합니다.
若能眷納我 與我爲主者 生生行施處 願常以我施
약능권납아 여아위주자 생생행시처 원상이아시
만약 능히 저를 권속으로 거두어 주신다면 저를 위하여 주인이 되시어, 세세 생생토록 보시하는 곳에서 저도 항상 보시하기를 원합니다.
爲愍衆生苦 而發菩提心 既已攝衆生 亦當攝受我
위민중생고 이발보리심 기이섭중생 역당섭수아
중생들의 괴로움을 가엾게 여기시고 보리심을 발하셨고, 이미 중생들을 거두셨나니, 또한 마땅히 저도 거두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我不求豪富 不貪五欲樂 但爲共行法 願以仁爲主
아불구호부 불탐오욕락 단위공행법 원이인위주
저는 부귀를 구하지 않고, 오욕락을 탐하지 않고, 오로지 법을 함께 행하고자 하니, 저의 어진 주인이 되시기를 원합니다.
紺青修廣眼 慈愍觀世間 不起染著心 必成菩薩道
감청수광안 자민관세간 불기염착심 필성보살도
감청색의 광대한 눈과 자애로운 마음으로 세간을 관찰하고, 물들고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반드시 보살도를 이루겠습니다.
太子所行處 地出衆寶華 必作轉輪王 願能眷納我
태자소행처 지출중보화 필작전륜왕 원능권납아
태자께서 행하시는 곳마다 대지에서 갖가지의 보배 꽃을 피우시리니, 반드시 전륜왕을 이루시고, 능히 저를 거두어 주시기를 원합니다.
我曾夢見此 妙法菩提場 如來樹下坐 無量衆圍遶
아증몽견차 묘법보리장 여래수하좌 무량중위요
제가 꿈 속에서 여래께서 이러한 묘법 보리 도량에서 보리수 아래 앉아 계심을 보았나니, 한량없는 중생들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我夢彼如來 身如眞金山 以手摩我頂 寤已心歡喜
아몽피여래 신여진금산 이수마아정 오이심환희
제가 꿈 속에서 보니, 여래의 몸이 순금산과 같았습니다. 여래께서 저의 정수리를 손으로 만져 주시는 꿈을 꾸다가 깨어보니 마음에 환희하였습니다.
往昔眷屬天 名曰喜光明 彼天爲我說 道場佛興世
왕석권속천 명왈희광명 피천위아설 도량불흥세
오랜 옛적에 권속천신(眷屬天神)이 계셨나니, 이름이 희광명(喜光明)이요, 저를 위하여 그 천신이 저를 위하여 도량에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셨다고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我曾生是念 願見太子身 彼天報我言 汝今當得見
아증생시념 원견태자신 피천보아언 여금당득견
제가 일찌기 태자를 보고 싶은 생각을 하였는데, 그 권속천신(眷屬天神)께서 저에게, 그대는 이제 마땅히 보게 되리라 하셨습니다.
我昔所志願 於今悉成滿 唯願俱往詣 供養彼如來
아석소지원 어금실성만 유원구왕예 공양피여래
지난 옛적부터 원하던 뜻을 모두 원만하게 이루게 되었나니, 오직 그 부처님께 함께 나아가 공양하기를 원합니다.
爾時太子 聞勝日身 如來名 生大歡喜 願見彼佛 以五百摩尼寶 散其女上
이시태자 문승일신 여래명 생대환희 원견피불 이오백마니보 산기녀상
그 때, 태자가 승일신(勝日身) 여래의 명호를 듣고, 대환희심을 일으키고, 그 부처님 뵙기를 원하여 오백 마니보배를 그 동녀의 위에 뿌리고,
冠以妙藏 光明寶冠 被以火焰 摩尼寶衣
관이묘장 광명보관 피이화염 마니보의
묘장광명(妙藏光明) 보관을 쓰게하고, 화염마니(火焰摩尼) 보배 옷을 입게 하였도다.
其女爾時 心不動搖 亦無喜相 但合掌恭敬 瞻仰太子 目不暫捨
기녀이시 심부동요 역무희상 단합장공경 첨앙태자 목불잠사
그 동녀가 그 때, 마음에 동요하지 않고, 또한 기쁜 모양을 내지 않고, 오직 합장하고 공경하여 태자를 우러러보고,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았도다.
其母善現 於太子前 而說頌言
기모선현 어태자전 이설송언
그 동녀의 어머니 선현(善現)도 태자 앞에서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는 도다.
此女極端正 功德莊嚴身 昔願奉太子 今意已滿足
차녀극단정 공덕장엄신 석원봉태자 금의이만족
이 동녀는 극히 단정하나니, 공덕으로 몸을 장엄하였고, 오래 전부터 태자를 섬기고자 하였더니, 이제야 그 뜻을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持戒有智慧 具足諸功德 普於一體世 最勝無倫匹
지계유지혜 구족제공덕 보어일체세 최승무륜필
계행을 지키고, 지혜가 있고, 모든 공덕을 구족하였나니, 두루 모든 세간에서 가장 수승하여 비할 수 없습니다.
此女蓮華生 種姓無譏醜 太子同行業 遠離一體過
차녀연화생 종성무기추 태자동행업 원리일체과
이 동녀는 연꽃에서 태어나서, 그 종성이 흠잡을 수가 없나니, 태자와 같은 행업으로 모든 허물을 멀리 여의었습니다.
此女身柔軟 猶如天繒纊 其手所觸摩 衆患悉除滅
차녀신유연 유여천증광 기수소촉마 중환실제멸
이 동녀의 몸은 부드러워 하늘의 비단 솜털과 같습니다. 그 손이 한번 만지고 스치면, 갖가지의 병환을 모두 제멸합니다.
毛孔出妙香 芬馨最無比 衆生若聞者 悉住於淨戒
모공출묘향 분형최무비 중생약문자 실주어정계
모공에서 묘향 향기가 나오나니, 향기가 비할 바가 없고, 중생들이 만약 맡기만 하면, 모두 청정한 계율에 머물게 됩니다.
身色如眞金 端坐華臺上 衆生若見者 離害具慈心
신색여진금 단좌화대상 중생약견자 이해구자심
몸의 색깔은 순금색이요, 연꽃 좌대 위에 단아하게 앉아 있나니, 중생들이 만약 보기만 하여도 해칠 생각이 사라지고, 인자한 마음을 구족하게 됩니다.
言音極柔軟 聽之無不喜 衆生若得聞 悉離諸惡業
언음극유연 청지무불희 중생약득문 실리제악업
음성이 극히 유연하나니, 들으면 기뻐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중생들이 만약 듣는 다면, 갖가지의 모든 악업을 모두 여의게 됩니다.
心淨無瑕垢 遠離諸諂曲 稱心而發言 聞者皆歡喜
심정무하구 원리제첨곡 칭심이발언 문자개환희
마음이 청정 무구하나니, 아첨과 삐뚜러진 마음을 멀리 여의었습니다. 칭찬하는 마음으로 발언하나니, 듣는 이들마다 모두 환희합니다.
調柔具慚愧 恭敬於尊宿 無貪亦無誑 憐愍諸衆生
조유구참괴 공경어존숙 무탐역무광 연민제중생
부드러움과 부끄러움이 조화를 이루었나니, 어른들을 공경하고, 탐욕이 없고, 또한 속임이 없고, 모든 중생들을 연민하는 마음으로 대합니다.
此女心不恃 色相及眷屬 但以清淨心 恭敬一體佛
차녀심불시 색상급권속 단이청정심 공경일체불
이 동녀는 마음을 겉 모습이나 권속에 기대지 않고, 다만 청정한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을 공경합니다.
爾時太子 與妙德女 及十千采女 并其眷屬 出香芽園 詣法雲光明道場
이시태자 여묘덕녀 급십천채녀 병기권속 출향아원 예법운광명도량
그 때, 태자가 묘덕(妙德) 동녀와 십천 궁녀와 그 권속들과 더불어 향아 동산에서 나와 법운광명(法雲光明) 도량에 이르는 도다.
至已下車 步進詣如來所見佛 身相端嚴寂靜 諸根調順 內外清淨 如大龍池
지이하차 보진예여래소견불 신상단엄적정 제근조순 내외청정 여대룡지
수레에서 내려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걸어가 부처님을 친견하나니, 몸의 상호가 단정하였도다. 장엄하고, 적정하고, 육근이 고르고, 순하고, 안과 밖이 청정하나니, 대룡(大龍)의 못과 같았도다.
無諸垢濁 皆生淨信 踊躍歡喜 頂禮佛足 遶無數匝
무제구탁 개생정신 용약환희 정례불족 요무수잡
더러움과 탁함이 없나니, 모두가 청정한 믿음을 내었도다. 춤추고 뛰놀고 환희하여 부처님 발앞에 머리를 엎드려 예배를 올리고, 무수하게 돌았도다.
于時太子 及妙德女 各持五百 妙寶蓮華 供散彼佛
우시태자 급묘덕녀 각지오백 묘보연화 공산피불
때에 태자와 묘덕 동녀가 각각 오백의 묘한 보배 연꽃을 함께 뿌려 부처님께 공양하였도다.
太子爲佛 造五百精舍 一一皆以 香木所成 衆寶莊嚴 五百摩尼 以爲間錯
태자위불 조오백정사 일일개이 향목소성 중보장엄 오백마니 이위간착
태자가 부처님을 위하여 오백 정사를 조성하나니, 하나 하나마다 모두 향 나무로 조성하고, 갖가지의 보배로 장엄하고, 오백 마니보배로 사이 사이를 꾸몄도다.
時佛爲說 普眼燈門 修多羅 聞是經已 於一體法中 得三昧海
시불위설 보안등문 수다라 문시경이 어일체법중 득삼매해
때에 부처님께서 보안등문(普眼燈門) 수다라를 설하셨도다. 이 법문을 듣기를 마치고 나니, 모든 법 가운데 삼매 바다를 얻었도다.
所謂得普照一體佛願海三昧 普照三世藏三昧
소위득보조일체불원해삼매 보조삼세장삼매
이른바 두루 모든 부처님의 서원 바다를 비추는 삼매, 두루 삼세장(三世藏)을 비추는 삼매,
現見一體佛 道場三昧 普照一體 衆生三昧 普照一體世間 智燈三昧
현견일체불 도량삼매 보조일체 중생삼매 보조일체세간 지등삼매
모든 불도량(佛道場)을 나타내 보이는 삼매, 두루 모든 중생들을 비추는 삼매, 두루 모든 세간을 비추는 지혜 등불 삼매,
普照一體衆生根 智燈三昧 救護一體衆生 光明雲三昧
보조일체중생근 지등삼매 구호일체중생 광명운삼매
두루 모든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지혜 등불로 비추는 삼매, 두루 모든 중생들을 구호하는 광명 구름 삼매,
普照一體衆生 大明燈三昧 演一體佛 法輪三昧 具足普賢 清淨行三昧
보조일체중생 대명등삼매 연일체불 법륜삼매 구족보현 청정행삼매
두루 모든 중생들을 비추는 대광명 등불 삼매, 모든 불법륜을 펼치는 삼매, 보현의 청정행을 구족한 삼매로다.
時妙德女 得三昧 名難勝海藏 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 永不退轉
시묘덕녀 득삼매 명난승해장 어아뇩다라삼먁삼보리 영불퇴전
때에 묘덕 동녀가 삼매를 얻었나니, 이름이 난승해장(難勝海藏) 삼매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영원히 물러서지 않는 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