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학교육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서구의 근대식 개념이냐 한국의 전통식 개념이냐에 따라 다르다.서울대학과 관련 있는 분들은 서울대학을 우선시하고, 성균관대학과 관련있는 인사들은 성균관대학을 우선시한다. 최근에 서울대학에서는 한기언 교육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서울대학이 고구려의 태학이라는 국립교육기관을 모태로 하여 탄생된 것으로 역사를 소급하여 한국대학교육사를 소급하여 적용하는 글을 내놓아 화제가 되었다. 삼국시대 초기의 시기로 소급되면, 고려나 조선의 성균관을 모태로 생각하는 성균관대학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최근 성균관대학에서는 성균관대학교 600년사를 내었다. 조선초기의 성균관에다 연혁을 두고 쓴 교사이다. 현재의 성균관대학교는 국립대학이 아니고, 삼성그룹이 인수하여 경영하는 분명 사립대학이다. 왜 국립대학이 되지 못하고 사립대학이 되었는가? 심산 김창숙 선생이 광복후 성균관대학을 책임지면서 이승만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을 독재로 보았기에 서로 협력할 수 없었다. 국립대학이 되려면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인정해야 하는데 사이가 좋지 않으니 그럴 수 없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1945년 이후 서울대학교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그 이전에는 경성대학, 또 그 이전에는 경성제국대학이었다. 성균관대학교도 광복이전에는 명륜전문학교, 그 이전에는 경학원, 명륜학교 등 이었다. 4년제 근대식 국립대학의 효시는 서울대학교가 맞고, 근세식 국립교육기관은 성균관이 맞다. 퇴계와 율곡이 성균관을 거쳐간 인물이다. 성균관이 국립기관이라면 국립대학으로 전통을 이어주어야 하는데 김창숙이 결국 유림단체를 등에 업고 사립화시킨 것이 명백하다. 역사란 현재의 입장이 중요하다. 국립을 이야기하려면 지금 이 순간에도 국립인가가 중요하다. 이 순간은 사립인데 국립대학을 운위하기가 조금은 어색하다고 볼 수 있다.서울대학교는 지금은 국립이니 그 이전 단계와 연결을 짓기가 편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 성균관의 정통성은 사립 성균관대학교로 가지 않고 국립 서울대학교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국립대학의 역사가 분명해진다는 이야기다.그러면 성균관대학교에 애정이 배어있는 분들은 그럴 수 없다고 역성을 낼 것이다. 결국 유교를 신봉하는 유림들은 조선조에는 힘깨나 썼지만 광복후에는 하나의 일개 종교처럼 위세가 줄어들면서 위상이 낮아지면서 전국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부분적 약세로 존재할 수 있었다. 유림이 운영한다는 성균관대학교의 전신인 경학원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일제에 굽실거린 유림들이 너무 많았다. 정통성을 이야기 하려면 역사가 깨끗하여야 한다. 행적은 지저분한데 정통성을 따진다면 남들이 우습게 취급한다. 하기야 역사가 유구하면 흥망성쇠가 녹아있으니 희비가 교차될 수 있다.
얼마전 고려대학교 이기수 총장이 서울대학교와 비교하면서 고려대학교의 위상을 높이려고 한 적이 있다. 경성제국대학은 일제가 식민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인재를 양성하려고 세운 대학이라고 폄하하면서, 서울대학교의 정통성을 부정적, 비판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민족사학 고려대가 위상이 높다고 강변하는 것이다.
정통성은 전통이 훌륭한 가운데서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그 역사가 부패적 이미지가 강하다면 그 역사는 별로 중요한 것이 못된다. 짧은 역사를 지녔어도 부패된 이미지가 전혀 없고 생동감있는 역사를 가졌다면 높이 평가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 중 연혁이 오랜 대학일수록 부패적 이미지가 더욱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 대학 출신이 사회에 나가서 훌륭한 업적을 남겨 존경받는 인물이 될 때 그 대학은 빛날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그 사회는 어디로 가겠는가? 결론적으로 우리에게는 위대하고 존경받는 인물을 배출할 수 있는 대학이 필요하지, 부패로 점철된 대학의 졸업생을 원하지 않는다. 일제강점시대에 민족의 독립운동에 가담하여 혁혁한 성과를 거둔 분들이 서울대와 성균관대 출신으로 있는지를 확인해 볼 일이다. 예컨대 만해 한용운 선생은 불교종립대학인 동국대의 전신인 명진학교 졸업생으로 독립운동의 화신이었다. 그리고 세브란스의전 출신으로 독립운동과 몽골에서 황실어의로 의료봉사를 펼친 이태준 선생과 연희전문학교 영문과를 나와 동지사대학을 졸업한 윤동주의 독립운동과 저항시는 모범사례이다. 그리고 고려대 김준엽 총장(게이오대 출신)은 사상계 발행인인 장준하 선생과 함께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다.안중근, 윤봉길, 강우규, 이봉창, 김구 등의 지사나 열사들은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 아니다. 특이한 현상은 전반적으로 독립운동을 한 분들은 민족의 자주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한 분들인데 고등교육을 받은 분들보다 그렇지 못한 분들이 더욱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