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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3연패. 최근 9번의 리그에서 7번 우승. 유럽의 어떤 클럽도 넘보지 못할 이 화려한 성적의 주인공은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난 98/99시즌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최근 성적은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팀들의 질시와 경원의 대상이된 이들의 '화려한' 성적표도 퍼거슨 감독과 맨유 수뇌부의 마음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른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新성공시대로 불리우는 이같은 활황이 최근 2년간 챔피언스리그 4강 진입에 실패하며 빛이 바랬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지난 시즌 2위 아스날과 압도적인 승점차로 리그 3연패를 달성해, 적어도 자국에서는 이미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국내에서도 '몬스터 유나이티드(몬유)'라는 별칭으로까지 불릴만큼 최근 그들의 전력은 '막강' 그 자체였던 것이 사실. 이때문에 그들이 경쟁팀들의 선수영입 러쉬를 묵묵히 지켜볼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는 달리 올여름 파격적인 선수영입을 단행한 것은 축구팬들과 라이벌 팀들을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왔던 주축 선수들의 특별한 출혈없이 루드 반 니스텔루이와 후안 베론을 영입해오며 이번 오프시즌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맨유는 이번 시즌이 16년간 맨유의 감독직을 맡아왔던 퍼거슨 경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과 맨유의 클럽창단 100주년이 절묘하게 맞물려 98년에 달성한 바 있는 트리플크라운(프리미어 리그, FA컵, 챔피언스 리그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자 하는 기대에 부풀어있으며,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맨유의 팬들 역시 리그 우승은 기정사실화한채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열망만을 한껏 드러내는 당당함을 과시하고 있는 중인데, 이때문에 '그들의 유일한 적은 자만심'이라는 말이 전혀 지나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 그러면 새로운 시즌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그들의 지난 시즌과 오프 시즌의 움직임을 훑어보며 2001/2002시즌에 대한 전망을 나눠보도록 하자.
최종 시험무대에 오른 써(Sir) 알렉스 퍼거슨
8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열여섯번째 시즌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퍼거슨 감독. 그러나 이번 시즌은 그에게 있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가 맨유의 감독으로 보낼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기 때문. 이미 올시즌을 끝으로 맨유 감독직을 물러날 것임을 공언한 퍼거슨이기에 그 어느때보다 더욱 욕심이 크다. 리그 우승은 기본이고,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강한 열망이 그를 채찍질하고 있는 것인 당연지사. 이때문에 '이보다 더 좋을것은 없다'고 여겨지던 맨유는 5,000만 파운드(약 1천억원)의 돈을 쏟아부으며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보강해 유럽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까지 듣기에 이르렀다. 클럽의 적극적인 재정지원까지 등에 업은 퍼거슨 감독에게는 이제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우승컵을 양손에 들고 휘날레를 날리는것 뿐. 과연 그가 이같은 목표치를 모자람없이 달성해낼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이시간 현재 영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가진 것이 맨유라는 사실만큼은 의심할수 없는 일인것 같다
선수영입의 천재 퍼거슨 (?)
그러나 지금까지 맨유가 선수영입에 실패를 맛본 경우는 다른 클럽들에 비해 매우 적다. 유로96의 영웅인 체코의 카렐 포보르스키(라치오)의 경우에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베컴에게 밀려 맨유 입단 2년만에 포르투칼의 벤피카로 떠나게 되었지만 그 외에는 부상선수를 제외하고 눈에 띄게 맨유가 맛본 실패는 없을 정도로 퍼거슨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은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 물론 최근 수년간 스탐과 요크, 바르테즈를 제외하면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선수가 없고 클럽의 유스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선수들을 기용해 미래를 대비한 것도 많이 적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3년전 아스톤 빌라에서 드와이트 요크를 1,260만 파운드라는 고액의 이적료를 지급하며 대려오자 많은 이들은 '맨유가 쓸데없는 곳에다 돈을 투자한다', '퍼거슨 감독이 노망을 했다' 라며 요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에서 보여 준 요크의 빼어난 플레이에 요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소리없이 사라지게 되었으며, 오히려 퍼거슨 경의 뛰어난 안목에 찬사를 보내기까지 하였다. 요크의 예에서도 보듯이 반 니스텔루이가 비록 검증된 스트라이커는 아닐지라도(물론 요크는 아스톤 빌라에서 뛰어난 플레이를 보였지만) 퍼거슨 경의 뛰어난 안목과 훌륭한 미드필더 라인의 도움을 받아 반 니스텔루이는 '008'이라는 그의 애칭에 어울리는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선수 변화
영입 (총 4,960만 파운드)
- 후안 베론 / 라치오 / MF / 2,810만
- 반 니스텔루이 / PSV / FW / 1,900만
- 로이 캐롤 / 위건(D2) / GK / 250만
방출 (총 350만 파운드)
- 테디 세링험 / 토튼햄 / Free
- 앤디 고람 / 계약만료
- 조나단 그리닝 / 미들스부르 / 200만
- 마크 윌슨 / 미들스부르 / 150만
- 블롬퀴스트 / 계약만료
맨유 최고의 장점은 최고의 미드필더 라인
반 니스텔루이에 이어 맨유는 라치오로부터 남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인 베론을 영입해왔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맨유의 미드필더 라인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조직력에 가공할 위력까지 갖춰 유럽최고를 자랑한다. 이런 맨유에 지단, 루이 코스타 등과 함께 당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라는 찬사를 받는 베론의 영입은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겪' 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력의 큰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맨유 역시 이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베론의 영입이 반드시 맨유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왜냐하면 베론이 영입됨으로서 맨유의 미드필더 라인은 변화를 겪어야만 하는데, 지난 93년이래 한솥밥을 먹어오며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을 만들어온 맨유의 미드필더 라인은 베론이라는 젊은 미드필더에 의해 변화를 추구해야만 하며, 자칫 잘못하다간 그동안 쌓아왔던 탄탄한 조직력은 베론에 의해 무너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맨유의 동남아 투어와 셀틱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드러난 맨유의 미드필더 라인의 조직력은 별다른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어, 일부 팬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퍼거슨 경은 이 '완벽한' 미드필드에 '완전무결한' 미드필더가 투입되면서 부득이하게 한명을 밀어올릴수밖에 없는 상황에, 바로 '포워드형 미드필더' 폴 스콜스를 전진배치 하는 것으로 그 해답을 찾은 것 같다. 최전방의 '득점기계' 반 니스텔루이를 돕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자리에 스콜스를 배치 시킨뒤 베론을 미드필더에 투입, 공격력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백업 미드필더'인 니키 버트와 채드윅의 존재도 든든한 버팀목. 이것이 어떠한 성적을 보여줄지는 시즌종료와 함께 나타날 것인지라 시즌도 시작하지 않은 지금 평가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맨유의 미드필더 라인은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데는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수비라인도 강한 맨유
지난 시즌 맨유는 수비진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스탐과 욘센이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었다. 그러자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은 이제 맨유의 독주는 끝났다고 앞다퉈 평했으며, '공격이 강한 팀은 인기를 얻고,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을 얻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스탐과 욘센의 부상은 맨유 수비조직에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 그들의 리그 3연패는 어렵다고 내다봤었다. 그러자 퍼거슨 경은 수비라인의 강화를 위해 시즌중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수비수 릴리앙 튀랑의 영입을 시도했지만 튀랑의 거부로 끝내 불안한 수비라인을 보유한 채 시즌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스탐과 욘센의 부상으로 맨유 수비라인의 중심으로 떠오른 브라운과 실베스트레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시즌 초반 보여줬던 불안한 모습과는 달리 안정된 플레이를 보이며 맨유의 수비라인을 훌륭히 이끌었다. 이런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의해 맨유의 수비라인은 별다른 어려움없이 스탐의 복귀를 기다릴 수 있었으며, 스탐이 부상에서 회복해 팀에 복귀하자 맨유는 예전보다 더욱 강력한 수비라인을 형성해서 리그 3연패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퍼거슨 경은 스탐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미덥지 못했는지, 아니면 베론의 영입으로 인해 그동안 사용해왔던 4백에서 3백으로 전환할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지 이번 오프시즌 기간동안 토튼햄의 숄 켐블과 발렌시아의 로베르토 아얄라 등 탑클래스 수준의 센터백의 영입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며, 결국 이번 시즌에도 지난 시즌과 같은 수비라인을 가진 채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기나긴 부상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욘센으로 인해 다소 불안한 감을 준다고 생각이 든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해준 웨스 브라운이 건재하지만, 백업멤버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쉬운 대목. 그러나 맨유의 수비라인 역시 리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상급 실력을 지니고 있어, 그들이 리그 4연패를 이루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그물망 수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맨유의 포워드 문제 해결- 008의 영입
90년대 맨유는 '긱스-스콜스-킨-베컴'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미드필더 라인을 자랑해오며 프리미어 리그의 타이틀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해왔다. 더군다나 그들의 뒤에는 스탐, 네빌 형제, 욘센 등 당대 최고의 수비수들과 슈마이헬과 바르테즈라는 당대최고의 수문장들이 탄탄히 받쳐주고 있어 어떠한 클럽들보다 강력한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 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맨유의 유일한 약점을 들자면, 지난번 필자가 언급했듯이 마지막 한방을 터트려 줄 스트라이커를 들 수 있었을 것이다. 90년대 중반까지 맨유를 이끌어왔던 에릭 칸토나의 은퇴 후 셰링엄, 솔샤르, 콜, 요크 등이 맨유의 공격진을 이끌어왔으나 칸토나가 보여줬던 위대한 업적 때문인지, 아니면 막강한 미드필더 라인의 위용 때문인지 맨유의 공격진은 그다지 위협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퍼거슨 경은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 PSV 아인트호벤으로부터 반 니스텔루이라는 특급 공격수를 영입해오며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약점을 말끔히 씻어냈다. 과거 호마리우와 호나우두 등 당대 최고의 공격수들이 유럽의 빅리그에 진출하기 전에 몸을 담아왔던 아인트호벤에서 99-00시즌 29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반 니스텔루이는 장래 유럽무대를 강타할 스트라이커로 꼽히고 있으며, 현재 아인트호벤의 스트라이커인 마테야 케즈만 역시 미래의 스타플레이어로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아직까지 그의 실력에 대한 평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못한 선수가 과연 맨유의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로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인지, 라이벌 클럽의 티에리 앙리 (아스날), 마이클 오웬 (리버풀), 마크 비듀카 (리즈 유나이티드),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첼시) 등에 뒤쳐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보여준 니스텔루이의 엄청난 득점포 때문에 잠잠해진 상태. 개인적으로 니스텔루이야 말로 퍼거슨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안겨줄 최고의 사이닝이라 평가하고 싶다.
오히려 문제는 남아있는 3명의 특급포워드들의 처리 문제. 이미 앤디
콜과 요크가 공공연하게 이적을 원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내부적으로 갈등이 일고 있다는 전언인데, 이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팀 분위기를 해칠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가 될 것이다.
올시즌 이 클럽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선수 1 후안 베론 (1975년 9월 3일생) |
올시즌 이 클럽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선수 2 |
맨유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결국 이번 01-02 프리미어 리그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맨유의 독주로 마감할 것이라는 평을 내릴 수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출혈없이 반 니스텔루이와 베론의 영입은 그들의 리그 4연패에 큰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며, 그들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아스날과 리버풀 역시 이번 오프시즌 기간동안 활발한 선수운용을 보였지만 맨유의 전력에 미치지는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맨유의 진정한 목표는 리그 4연패가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다. 지난 99년이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맨유로서는 클럽 창단 100주년을 맞는 올해를 '맨유의 해'로 만들기 위해서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 리그, 그리고 FA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고, 반드시 이룰수 있다는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맨유는 유럽 최고의 전력을 갖췄다는 전문가들의 평을 받고도 챔피언스 리그와 FA컵 모두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봐야만 했으며, 99년에 이어 2번째 트리플크라운의 위업을 달성하는데 실패하고 말었다.
이렇듯 지난 시즌 그들은 최상의 전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만 그치는 아쉬움을 맛봐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들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위해 반 니스텔루이와 베론을 영입해왔으며, 그 어느때 보다 알찬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어 어쩌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방심만하지 않는다면 맨유는 지금까지 그 어떤 클럽도 이루지못한 위대한 업적을 이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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