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용연동굴로 1.. (제천행 고속도로로)
남한에서 최고 높은 지대(980m)에 위치한 태백시 용연동굴(龍淵洞窟)... 규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다. 또 입체적인 노년기 석회동굴로 길이가 약 1㎞, 주 길이는 600m다. 이 동굴의 특징은 동굴 벽이나 바닥에 흘러내리는 지하수에 의해서 유석(流石, Flowstone)이 생긴다. 또 지하수가 느린 경사로를 따라 바닥에 흘러내리면 이때 바닥에서 증발작용이 일어나 침전물이 발생, 논두렁처럼 보이는데 이를 림스톤(Rimstone), 고인물을 Rimpool이라 한다. 동굴 근처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철도역인 추전역, 매봉산 풍력 발전단지가 있다. 이 용연동굴을 1월 23일 한화 투어 산악회를 따라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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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활동을 통한 건강증진과 친목도모를 위하여 창설된 한화 투어 산악회... 버스 차벽(車壁)에 회비 15,000원으로 시작하였는데 2월에는 2일만 15,000원이며 모두 2만원으로 인상하였다. 장거리 운행으로 오른 것은 공감하지만 타 경쟁업체와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 뒤늦게 시작한 여행업으로 기존업체를 제압한 다음에 인상하면 어떨까? 또한 토요일은 뒤풀이 명목으로 25,000원으로 올렸는데 이 금액이면 조식, 중식은 물론 종일 먹거리를 해결해주는 산악회도 많은데... 마지막으로 일요 산행의 좌석 예약... 회원에게 개별 고지하여야 한다.
태백 여행은 태백산 주목 군락지와 천제단,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 침식 작용으로 이루어진 마당소, 자개문, 용소, 닭 벼슬 바위, 용천 등으로 불리는 구문소, 낙동강과 한강, 오십천의 분수령인 삼수령을 다녔으나 용연동굴은 초행길이다. 대전을 떠난 여행길... 남제천IC를 나와 국도 38번을 타고 영월과 정선을 거쳐 갔다. 가는 길에 흐르는 노래... 이애란이 부른 ‘백세 인생’... ‘육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로 시작한 이 노래는 일파만파 국민 애창곡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빌게이츠의 뜨끔한 명언이 이 가사를 모방(模倣)하고 있어 옮겨본다. 태어나서 가난한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지만 죽을 때도 가난한 건 당신의 잘못이라고 전해라/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난 건 죄가 아니지만 당신의 가정이 화목하지 않은 건 당신의 잘못이라고 전해라/ 실수는 누구나 한번쯤 아니 여러 번, 수 백, 수 천 번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그건 못난 사람이라고 전해라/ 인생은 등산과도 같다. 정상에 올라서야만 산 아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듯 노력 없이는 정상에 이를 수 없다고 전해라.
태백 용연동굴로 2.. (정선을 지나며)
그 뒷글이 줄줄 이어지는 빌 게이츠의 명언... 우리에게 귀감이 될 이야기다. 다른 사람에게 감화를 주려면 우선 스스로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치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이는 아이들에게는 비평보다는 본보기가 필요하다. 또 왕이 왕 다우면 백성도 백성답고, 주인이 주인다우면 종은 당연히 따르게 마련이다. 여행길은 아라리의 고장 정선(旌善)을 지난다. 아득한 옛날부터 토착민의 생활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불리었던 정선 아리랑... 고려 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절을 지킨 선비들이 이곳으로 피향(避鄕)하였다.
연군(戀君)과 망향(望鄕)의 정한(情恨)이 더해져 다정다감(多情多感)한 노래로 발전한 정선 아리랑... 모찌기와 모심기 등 논밭을 맬 때 능률을 올리는 노동요(勞動謠)의 구실도 하고 있다. 노랫말의 내용은 남녀의 사랑, 연정, 이별, 신세한탄 등이 주조(主潮)를 이루고 있다. 석탄 산업의 본거지였던 신동, 사북, 고한읍을 지난다. 이들 읍들은 석탄 산업의 사양화(斜陽化)로 인구가 크게 감소하였다. 고한읍에는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인 정암사가 있다. 석가모니의 정골 사리를 모신 수마노(水瑪瑙) 탑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두문동 터널을 지나면 백두대간 중심인 산소도시 태백이다. 시내를 관통하여 눈꽃 축제가 열리는 태백산에 도착한다. ‘눈 사랑 그리고 환희’를 주제로 제23회 태백산 눈 축제가 열리고 있다. 당골 매표소 입구에 있는 향토 먹거리 타운에서 토산품인 곤드레 비빔밥을 먹었는데 값이 9,000원... 값에 비하여 내용물과 밑반찬이 미흡(未洽)한 느낌이 든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축제가 되어야 한다. 한편 곤드레하니 프랑스에서 술을 잘 먹는 사람이 곤드레 망드레란다. 또한 중국의 애주가는 찌우둥 짜우둥이란다.
입구에 가수 ‘수와 진’이 심장병 불우이웃돕기 자선(慈善)공연을 하고 있다. 쌍둥이 형제로 이루어진 남성 2인조 듀오인 수와 진... 본명이 안상수, 안상진의 끝자를 예명(藝名)으로 지은 것 같다. 1987년 데뷔한 이들은 동생의 사고와 병환(病患)에도 불구하고 ‘나그네사랑’, ‘새벽아침’ ‘내님’, ‘파초’ ‘바람 부는 거리’ 등 히트곡을 발표하였다. 축제장에는 설피, 고로쇠 스키 타기, 겨울 동화 터널 체험 및 태백 관광 사진전, 탄광 사진전, 눈 미로(迷路) 체험 등이 열리고 있다. 어지럽게 갈래가 져서, 한번 들어가면 다시 빠져나오기 어려운 길인 미로(迷路)... 메뚜기가 농지(農地)를 정리하면 제 집을 못 찾는 격이다.
태백 용연동굴로 3... (석탄박물관에서)
매표소 위의 광장에는 얼음 미끄럼 틀, 얼음 썰매, 얼음 분수 등이 조성되어 아이들이 탄성을 자아내며, 어른들에게는 추억 속으로 빠지는 듯하다. 대형 눈 조각 전시장이 있으며 이글루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은하수터널에서 새해 소망 엽서를 보내보면 어떨까? 새해에는 여러 가지 결심도 하지만 그 다짐도 1월이 가기 전에 흐지부지 되지 않는지... 벗기다 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양파 같은 맹세는 구두선(口頭禪)으로 끝날 때가 많다. 항상 말보다 실천이 중요한데... 반추(反芻)할 일이다.
태백산 정상으로 가는 입구에 있는 단군성전(檀君聖殿)... 태백산은 천년병화(千年兵火)가 들지 않는 영산(靈山)으로 신라시대 이후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또한 비운(悲運)의 왕인 단종(端宗)의 악령(嶽靈)이 서린 곳이다. 세조의 왕위 찬탈(簒奪)에 의하여 영월에 유배된 단종(端宗)... 사약(賜藥)을 받아 승하(昇遐)하였다. 한성(漢城) 부윤(府尹)이었던 추익한... 단종을 알현(謁見)하려고 내려오던 중 昇遐 소식을 들었단다. 그런데 연하리 계곡에서 곤룡포를 입고 백마를 탄 단종을 만났다. 행선지를 물으니 태백산에 가신다고 하면서 행방을 감추었단다. 그 후 단종은 태백산의 산신령으로 변신하였단다.
단종이 지나갔다고 추정하는 영월, 정선, 태백, 삼척 등에는 단종을 서낭신으로 모시는 서낭당이 곳곳에 있다. 또한 매년 태백산 정상에서 단종에게 제사를 드리는 단종 태백산 산신제가 열리고 있다. 또한 망경사(望鏡寺) 위에 단종의 비각(朝鮮國 太白山 端宗大王 之碑)이 있다. 단군 성전을 돌아 본 후 다음 여정인 석탄박물관으로... 얼마 전까지 따뜻한 아랫목을 만드는 가정 난방의 대명사였던 연탄... 우리나라의 유일한 부존 에너지 자원으로서 생활연료 공급과 기간산업의 중추적인 역할로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하지만 물질문명의 발달과 청정에너지 사용 증대로 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제 연탄은 아련한 추억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간의 석탄산업 변천사와 석탄의 역사적 사실들을 한곳에 모아 귀중한 사료가 되도록 건립한 석탄 박물관... 후세들에게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도 산업역군으로서 석탄생산에 종사한 광산근로자들의 업적을 알리는 곳이다. 또 암석, 광석, 화석, 기계, 장비, 도서, 문서, 향토 자료, 생활용품 등 소장품을 모아두었다. 우리나라에 석탄 박물관은 문경, 보령과 함께 이곳 태백, 3곳뿐이다.
태백 용연동굴로 4... (용연굴에서)
지금 시간이 두시... 태백산 정상을 등반한 회원의 기다림이 지루하여 우리 일행은 눈 축제장을 나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黃池)로... 하루 5,000여 톤의 물을 변함없이 뿜어내는 이 연못은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다. 수온 15도 정도로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는데 새벽이나 겨울철이면 피어오르는 물안개로 찾는 사람들에게 영험한 기운과 신비감을 안겨준다. 태백을 감싸는 태백산, 함백산, 매봉산 등에서 만들어내는 작은 물길이 땅속으로 모여 만들어진 수굴(水窟)이다. 현대 과학으로서 이 水窟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까?
세 개의 연못으로 구성된 黃池... 상지(上池) 주변에 항상 구경하는 사람들... 청정한 물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모습은 이곳에 올 때마다 느낀다. 중지(中池) 옆에 아이를 업고 있는 아낙네 동상... 그 유래는? 마구간을 치우고 있었던 황부자... 스님이 시주를 부탁하자 그는 쌀 대신 쇠똥을 던져 주었단다. 스님은 불편한 마음을 삼키고 있었다. 이를 민망하게 여긴 며느리가 시아버지 모르게 시주하고 사과를 하였단다. 스님은 며느리에게 ‘이 집이 망할 테니 나를 따라 오라.’고 하여 따라 갔단다. 얼마 지난 후에 천지가 진동하는 벼락소리에 황 부자 집은 연못으로 변했고,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黃池를 본 다음 주변에 있는 재래시장을 돌려고 하였으나 한 군데라도 더 관광하겠다는 욕심으로 용연 동굴로... 매표소에서 20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셔틀 버스로 가야 하는데 사정 이아기를 하니 타고 온 택시로 가란다. 해발 980m의 고 지대에 있기 때문에 경사로가 심하다. 그래서 일반 차량을 통제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집합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서둘러야 했다. 가방도 보관하여 주시고 셔틀 버스 시간까지 알려주시면서 친절히 안내한 문화유산 해설사님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태백의 이미지가 더 좋게 느꼈다.
곳곳에 종유석과 석회화폭(石灰華瀑)이 발달해 있으며, 습도와 유기질이 풍부하여 특징적인 동굴동물이 많이 발견되었단다. 다른 일행은 태백산 정상에 가는 길에 황지와 용연동굴의 관람... 보람 있는 여행이었다.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 ‘낙동강에 오리 알 떨어지듯 한다.’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한국 전쟁 당시 마지막 방어선이었던 왜관 전투... 미 공군의 폭격으로 무수히 쓰러져가는 인민군... 한 장교가 국군의 사기를 위해서 외친데서 유래하였다. 용연굴 입구에서 일행과 합류, 대전으로 오면서 여행을 마친다. 고맙습니다.
위는 태백산 눈 꽃 축제장
첫댓글 태백에 다녀오신 후기글 잘보았습니다
태백산 황지연못 ,용연동굴 좋은곳 두루 잘 다녀 오셨네요 .
공감 되는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데 다녀오셨네요~~각설이가 좋던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