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쑨양도 박태환도 힘 못쓴 자유형 100m..황선우, 벽을 넘었다
안영준 기자 입력 2021. 07. 29. 12:19 수정 2021. 07. 29. 12:39
자유형 100m 결승서 47초82로 5위
다음 올림픽에서는 메달 도전 가능해
수영 황선우가 28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준결승전에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8·서울체고)가 다시 한 번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황선우 덕분에 한국 수영은 '남의 잔치'로만 여겼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기대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황선우는 29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를 기록했다. 8명 중 5위.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케일럽 드레셀(47.02)과는 0.8초 차이였다.
황선우는 앞서 자유형 200m에서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마린보이' 박태환의 뒤를 잇는 '뉴 마린보이'의 탄생이었다. 사실 자유형 100m는 황선우의 주종목이 아니기에 기대가 덜었는데 외려 더 큰 사고를 쳤다.
황선우는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47초97)를 수립하더니 준결승에선 아시아 신기록(47초56)을 세우며 결승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순간적으로 폭발적 근력을 내야 하는 수영 단거리는 그동안 아시아에겐 높은 벽이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자유형 100m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1956 멜버른 대회(일본 다니 아쓰시)가 마지막이었다. 사실상 오를 수 없는 무대, 넘볼 수 없는 벽과 다름 없었다.
수영 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역영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날 결승서 5위를 차지했다. 47초82. 2021.7.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하지만 한국의 수영 천재 황선우는 이 모든 한계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아시아 최고라 칭송받는 쑨양(중국)도 2012 런던 올림픽 자유형 1500m, 자유형 400m, 2016 리우 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포함 6개의 올림픽 메달을 땄지만 자유형 100m 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황선우는 달랐다. 금메달을 0.8초 차이로 추격했을 만큼 이 종목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체고에서 황선우를 지도하는 이병호 감독은 "주종목인 200m도 좋지만 오히려 세계를 놀라게 할 종목은 자유형 100m"라며 "이미 막판 스퍼트 능력이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힘만 더 붙으면 세계 수영을 이끄는 독보적 선수가 될 수 있다"며 황선우의 100m 활약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 5위. 이미 놀랍지만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갖춘 황선우다.
이제는 '남의 잔치'가 아니다. 충분한 이유로, 올림픽 자유형 100m를 '금메달을 기대'하며 보는 시대가 도래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는 아직 시간이 넉넉하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전을 시청하고 있다.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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