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2 - 당일치기 드라이브/용인

[본드]

용인하면 누구나 에버랜드와 민속촌을 꼽는다.

아이들과 가기도 하고, 외국인에게 소개해 주려고 가기도 한다.

그러고는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드도 마찬가지였다.

이런가운데 용인에 남겨 놓고 오랫동안 그리워만 하던 곳이 와우정사이기에 가는 길을 지도도 찾아보지 않고 그냥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용인->와우정사 코스로 작정하고 떠났다. 용인시내만 가면 용인땅이 넓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일테니, 그리고 전에 용인시내에서 와우정사 안내판을 본일도 여러번 있고해서 마음놓고 출발하였다.

용인시내에서 와우정사로 가는 길부터는 풋풋한 드라이브 맛이 난다. 산자락에서 흘러 내려오는 꽤나 큰 개천을 옆에 끼고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차량이 옹기종기 모여진곳에 가족이나 친구끼리 천렵나온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사람들 몇 무리를 정겹게 느끼며 함께 못함을 아쉬워 할 즈음에 전국에 소문나 있다고 막글씨로 내다건 냇가의  추어탕 집이 차를 멈추게 한다.

차량엔진 소리라도 일찍 죽여 주어야 조용한 사찰에 들르는 방문객의 도리일 것 같은 생각으로 절 초입에 차를 세워 놓고 자세를 가다듬다 보니 어느새 법당 앞이다. 나는 그냥 걸어 왔지만 법당 앞까지 차가 자유스럽게 올 수 있도록 되어있다. 편하게 되어있는 건 좋은 것 같다.

이 사찰이 고구려시대에 개창한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 종단을 오늘에 계승한 열반종의 총본산 사찰이란다. 와우정사를 소개할 때 사진으로 보이는 큰 건물은 이 총본산 사찰의 업무를 보는 종무소 건물이고 대웅전은 뒷편에 부지를 잡아놓고 청동부처님 다섯분을 야외에 모시고 있을 뿐 아직 건축을 시작하지도 않고 있다. 종무소 건물2층에는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는데 일반방문객(?)에게는 친견이 허락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성철스님 사리와 금강산 건봉사의 부처님 치아사리 친견에 이어 행운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다음기회로 미루었다.

와우정사는 중국, 동남아시아의 각국과 불교문화교류에 특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 결과로 세계 여러나라의 부처님상을 종무소 건물 1층에서 만나 보게 되고, 불교가 국교인 태국의 황실 문장 등도 함께 관찰 할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되었다. 여러가지로 이절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이 많지만 이러한 것들이 창건한지 채 30년도 안된 와우정사를 한국관광공사에서 외국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찰 6곳 중의 하나로 소개하는 이유이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우리나라 사람 눈으로는 어느 절을 가나 절간은 모두 그냥 그냥이다. 그런중에도 와우정사는 다른 절간과 크게 다른 것이 열가지는 되는 것 같다. 진안 마이산 탑파를 닮은 돌쌓기, 특벽한 양식의 통일기원 5층, 7층, 9층 탑, 통 향나무로 조각한 부처님 해탈상, 에밀레 종과 같은 크기의 황금종 등 등 등 ...

와우정사를 향해 떠나면서 함께 들러볼 곳을 검색했더니 한택식물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와우정사를 떠나 한택식물원으로 가기위해 원삼면, 백암면을 지나면서 용인은 참 산세가 順厚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런데 와우정사 앞 식당촌에서 점심을 하지않은 것이 아쉽다. 배가 고파도 평화로운 산세는 다 들어온다. 그래도 가끔씩 눈으로는 어디 맛있는 토속집이 없을까  살핀다. 백암에는 주머니가 얇으며 토속맛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백암순대가 유명하다. 본드는 배고픔도 백암순대도 이기고 포근한 지세와 산세에 취하여 어느 덧 한택식물원에 도착하였다.

한택식물원 같은 값진 식물원을 용인에 둘 수 있었던 것은 분명히 용인의 자연환경 덕분인 것 같다.

기상학자도 지리학자도 더욱이나 식물학자도 아닌 본드의 입장에서는, 산 높은 곳에 습지성 특수 식물을 골고루 식재하고 키우고 번식시킬 수 있는 것은 창립자의 개인적인 열정 덕분이겠지만 좋은 천헤의 장소를 선택한 혜안도 큰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린시절 남산 식물원에 들렀던 기억만이 식물원에 대한 애틋한 기억의 전부인 나로서는 한택식물원을 가꾸어가는 설립자의 정열과 인내에 참으로 흠모의 정을 보내고 싶다. 아참! 거제 외도의 열대수목원도 일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택식물원은 그 아취가 다르다.

이곳 한택식물원은 그 명성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도 후원을 받게되어 호주특별관 중국관 아프리카 열대관까지 다 있다. 면적이 넓고 종류가 많아 주마관산처럽 살폈어도 다리가 아파서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다행이 어둠이 다되어 하산하면서 다음에는 산림욕을 겸하여 하루 쉬러 오겠다는 생각을 한다. 식물원 맨 위쪽에는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코스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만 어둠이 나를 말렸으므로...

[경촌]

본드님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저도 한번 같은 여정으로 다녀오고 싶은 마음입니다.

[본드]

드라이브로...
오래 마음에 그리던 곳으로 달려 본 것이라,
상쾌하게 움직이는 기분이 나게 끔 써 본 것입니다.
여유롭게 보아 주시니 성공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