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철조망 앞에서 미사일과 핵이 되어 날아가다
17일, 제7회 '포천 DMZ 생명문학축전' 열려
이종찬(lsr) 기자
▲ 창작21작가회 걸개시화전
ⓒ 창작21
올해는 우리 민족의 비극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56년이 되는 해다. 이러한 해에 공동체의 삶을 되살리는 '생명문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시인들이 조국의 자주통일을 하루 바삐 앞당기기 위해 철책선을 돌아가며 통일문학 한마당 행사를 잇따라 펼치고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모두 '창작21작가회' 소속 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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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올해 봄부터 지금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분단현장인 휴전선을 따라가며 생명문학축전을 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와 핵무기 개발 등으로 미국, 중국, 일본의 북한에 대한 압박과 경제제재조치로 그동안 평화롭게 진행되던 남북 교류의 폭도 많이 비좁아졌다. 근데, 이들 시인들은 열악한 남북관계를 오히려 호기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한반도의 남북통일을 방해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시커먼 속내가 제대로 드러났으며, 지금이야말로 미국과 일본의 한반도 제재를 제대로 극복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문학적 대안과 실천의지를 다져나갈 때라고 말한다. 시인들이 통일문예일꾼이 되어 분단의 현실을 고민하고 그 대안을 시로 형상화하는 것은 물론 시인들이 몸소 분단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는 것.
이번에 열리는 '포천생명문학축전'도 이들 시인들의 실천적 의지가 고스란이 드러난다. 포천은 산정호수와 산천이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곳이지만 군사지역이기도 하다. 게다가 포천에는 우리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문화유적지가 많고, 한국전쟁의 상처가 곳곳에 새겨져 있다. 이들 시인들은 이러한 현장에서 평화를 지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포천에 모이는 것이다.
▲ 포천의 아름다운 산장호수
ⓒ 창작21
"이번에 준비하는 <포천 DMZ 생명문학축전>은 평화와 통일의 길에 앞서가는 통일문예일꾼으로서 또는 분단의 현실을 고민하는 진정한 민족 시인, 작가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팸플릿 '인삿말' 몇 토막
한 해가 서서이 저물어가고 있는 가운데 <창작21작가회> 소속 시인 100여 명이 'DMZ, 평화마을을 찾아가는 생명문학축전'의 하나로, 17일(일) 하룻동안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포천 일대를 찾아 제7회 '포천 DMZ 생명문학축전'을 연다.
17일(일) 오후 1시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약 5시간 동안 포천시 반월아트홀과 비무장지대 주변에서 열리는 이 축전은 이해조문학회, 시사랑낭송회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에술위원회, 국무총리 산하 복권위원회,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시노래 풍경, 대구시인학교가 후원한다.
이번 행사는 아침 9시, 대한극장(충무로역 1번 출구) 앞에서 관광버스로 출발, 오후 1시 30분 경기도 포천에 있는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에 도착, 1시간 30분 동안 참석 시인들과 일반인들의 '육필 통일시 및 기원문 쓰기'로 시작된다. 이어 오후 3시부터 'DMZ, 포천 평화마을을 찾아가는 생명문학축전' 본 행사가 펼쳐진다.
문순희(창작21작가회 기획위원) 사회로 열리는 제1부 행사에는 구순의 이기형(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시인과 문창길(창작21작가회 대표) 시인이 나와 분단조국과 미군 군사기지 건설의 부당함을 질타하는 내용의 인삿말을 한다. 축사는 박윤국 포천시장과 이만구 포천문화원장.
제2부는 참석 문학예술인들의 시, 수필 낭독과 시노래공연, 성악공연 등이 펼쳐진다. 시낭송에는 시인 이기형, 서지월, 이건선, 강란숙, 인소리, 심의표, 정다운, 김인구, 고명수, 김운향, 노선관, 지영희, 윤미전, 박일소, 조길성, 최수경 등이 나와 분단의 철조망이 걷히고 통일의 그날이 오는 시를 읽는다. 수필낭독은 김대영, 시노래공연은 진우(시노래모임 풍경 대표), 성악공연은 김재홍(성결대) 교수.
행사장 곳곳에 걸려 있는 '통일시전 출품 시인 및 참여예술인'들의 걸개 시화전도 눈요깃거리다. 이번 걸개 시화전에는 시인 김규동, 민영, 조오현, 나태주, 문병란, 송수권, 최동호, 허형만, 문인수, 김준태, 정대구, 유안진, 오세영, 서정춘, 고규태, 맹문재, 전기철, 성희직, 최자웅, 송경동, 임효림, 박영희 등의 시와 대구시인학교 소속 시인들과 포천지역 시인들의 시가 걸린다.
▲ 포천은 겉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곳곳에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 창작21
이날 구순의 이기형(창작21작가회 고문) 시인은 '인삿말'에서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36년... 미국제국주의 분단지배 61년... 도합 97년을 옴싹 헛살았다"고 말한다. 이어 시인은 "그런데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 미군은 지금 평택 대추리에 백년 대계로 침략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의 글이 바로 악을 부수는 총칼이 되고 핵과 미사일이 되어야 한다"고 되뇐다.
이기형 시인은 또 "저 비무장지대 상공을 보라, 새들은 저렇듯 남과 북을 자유로이 오고 간다. 헌데, 우리 남북 형제는 뭐냐, 분단 61년간 전화 한통 편지 한장도 없지 않았습니까"라고 의문을 표시한 뒤 "지독한 분단 원인은 어디에 있나? 그것은 바로 미군주둔과 국가보안법이다, 미군은 곧 물러가야 하고 국가보안법은 당장 찢어버려야 한다"고 덧붙힐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문창길(창작21 대표) 시인은 "창작21작가회는 휴전선 평화마을을 찾아 분단체재를 극복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문학적 대안과 실현의지를 다져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포천은 한국전 당시 치열했던 전쟁 유적지가 곳곳에 가슴 아픈 상처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러한 지역에서 평화를 지키고, 통일에 대한 소망을 함께 나누려 한다"고 덧붙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