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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제목 : 차.원.의.벽.을.넘.어.서.1
작가명 : 아쿠아리스
E-mail : pearl_kim91@hanmail.net
연재장소 : 판타지 무협 소설방
총편수 : 총 100 편 완결
장르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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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
차원의 벽을 넘어서-1(#41~50)
#41
"문세트라로 가면 굉장히 추울 거에요. 그러니까 좀 두꺼운 옷좀 사두세요."
월터의 주문이었다. 샤이 일행은 동의를 하고 옷가게로 향했다. 물론 스키나 티어는 돈이라곤 한국 돈 밖에 없었지만,
에드링과 샤이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옷을 골라냈다. 가게주인이 그들이 두꺼운 옷을 찾자 말했다.
"올해가 루칸토 대회가 있는 날인가요?"
주인의 말에 에드링은 움찔했고 샤이는 말했다.
"네. 올해에요. 저희들은 루칸토에 갈 왕족들을 모시려고 준비 중이에요. 용병들이거든요."
-거짓말을 어쩜 저렇게 잘할까!
이메진은 잔뜻 비꼬듯이 샤이에게 질타를 했고 이메지의 전음이 들리는 티어와 월터, 파이보로는 킥 웃었다.
'이게 다 저 녀석 덕분인 줄 알아. 그리고 용병으로 들어가면 빛의 대지도 편하다구.
설마 약한 왕족녀석들이 용병 한둘쯤 안 거느리고 빛의 대지로 가겠어? 기본적으로 사제도 딸려 들어갈텐데.
사제가 뭐 의식을 치뤄야 갈 수 있다면서. 에드링 너도 선라이즈엔 같지?'
'그때는 지나가던 사제덕분에 들어갔지 뭐.'
에드링은 태평스럽게 대답했다. 주인은 그들에게 두껍지도 무겁지도 않은 망토를 주고는 다 합쳐 1실븐이라고 말했다.
"싸게 주는 거야. 솔직히 용병이래서 이렇게 싸게 주지 않아. 원래 이것들은 각각 50 솔론이라구."
"고마워요."
샤이는 알았다는 듯 주인의 설명을 물리치듯 말했다. 정말 귀찮아 죽겠단 표정이다.
이메진은 옷들을 거둬들여 보관하겠다고 하고는 옷들이 사라졌다.
"또 분실하기만 해봐라..."
샤이는 으르렁거리며 이메진에게 말했다. 이메진은 헤헤 웃으면서 샤이의 눈을 피했다.
그들은 천천히 걸어갔다. 포른의 항구에서 배만 타면 문세트라에 최대한 가까운 마을 항구로 도착이 가능하다.
이메진은 뭔가를 지나치다가 불현듯 눈에 뜨인듯 그들을 불러세웠다.
"....?"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인파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확인했다.
"...?!"
'-공고-
지금은 배를 정기 점검하는 기간이오니 오늘부터 일주일동안 항구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파이트라에서 파이트라의 노장 티르를 누명을 씌우고 도망간 두 강도가 이 섬에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파이트라의 전투를 위한 것으로 가장하여 들어와 금품을 싹쓸이 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들이 체포될 때 까지 항구는 이용할수 없으므로 배가 정기 점검이 끝나더라도
배에 입장할 시에 약간의 검문이 있을 것임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고, 티르의 말에 빌자면 두 소년이고 한명의 이름이 '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혼트시르의 화재사건과 노예 갈취사건도 일어났다고 하는데, 이것도 동일인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혹시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체포해 와 주시면 각각 10골든을 드립니다.
잘 협조해주시길 바라며 불편할 사항은 사과드립니다.
-로지어 섬 로드 리드라'
사람들은 10골든이라는 말에 눈이 둥그렇게 떠졌고 에드링과 샤이의 표정은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중에서 소년들도 많았는데 그들도 아주 좋아하는 듯 했다.
"야, 우리가 잡자! 그래서 10골든을 나누자!"
"대단해! 소년이라면 아직 20살도 되지 않았단 이야기잖아! 노예까지 갈취해? 정말 대단하다!"
"누군지 정말 그 면상 한번 보고 싶은데! 두명이라면 20골든이라고!"
사람들은 액수에 흥분하면서 저마다 떠들어 댔고 그들의 소리에 질린 사람들은 떨어져 나와 제갈길을 갔다.
샤이 일행도 조용히 빠져 나가 걸어갔다. 티어는 굉장히 재밌다는 듯 말했다.
"와, 정말 대단하다, 그지? 어떻게 그 나이에~"
'...누가 강도란 거지? 티르 그 노망난 노인네가 꾸민 짓이야!'
=月노인네라고 해도 아직 46밖에 안됬어요, 에드링님.
'어쨌든! 생긴게 할아버진데?'
'지금 그게 문제냐. 그런데 어떻게 노예는 어떻게 알았지? 알리가 없는데...?'
-그 여관 주인이야. 너희들이 잠시 여관주인을 잊고 있었다고. 여관 주인이 슬레이브 헌터였잖아.
아마도 혼트시르에서 사라졌으니까 노예 수송차에 같이 탄거라고 알아차렸을 거야. 그게 아니면 혼트시르에서 못나가니까.
=火정말 어떻게 하냐옹? 곧 티르가 이미지 세이버로 영상을 보낼 텐데.
=月맞다, 티르에겐 샤이님의 영상이 찍힌 구가 있을 거에요. 아니다, 그 구는 내가 깨트렸지.
아직은 여유가 있어요. 아직 이 사람들은 얼굴을 모른다구요. 하지만 티르가 항구에 있다면 걸릴 확률은...
-100%지.
'그럼 여길 나가는 걸 포기하라는 거야 지금?'
에드링은 살짝 비꼬듯 말했다. 티어는 그들이 입을 꾹 다물고 걸어만 가자 답답한듯 그들을 보았다.
"너희들 무슨 생각을 해? 뭐 잘못한 거 있어? 왜 그래?"
"누나. 누나 어떻게든 다시 우리 세계로 돌아가야죠?"
샤이는 힘없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티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당연한 일이잖아. 여기서 평생 네 말같이 용병인가? 그런 짓을 하고 살순 없잖아. 지금 돈도 없구."
"..그렇죠...? 그런데 저희랑 같이 여행하는 거 확실해요?"
"넌 왜그래? 헤헤.. 너희들 없으면 말도 안통하잖아~ 꼬마 유령도 귀엽구. 어쨌든 도대체 왜이래?"
샤이는 점점 항구가 보이자 발걸음을 멈췄다.
"...누나. 배로 가면 안되겠어요."
샤이와 일행들은 숲쪽으로 뛰어갔다. 숲 깊숙히 들어오자 티어는 헉헉 거렸다.
"왜 배로 가면 안돼? 무슨 일이라도 있어?"
에드링은 주위를 둘러보고,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티어는 놀라 눈이 커졌다.
"에? 너희들이 그 벽보의... 그리고 넌 왕자라구...?"
에드링은 티어의 입을 막았고 티어는 연신 팔을 휘저었다.
"그래요. 링은 저고, 이름 모를 소년은 바로 샤이라구요. 그리고 우린 쌍둥이도 아니고."
"아니 그런 엄청난 비밀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야지! 아니다. 우린 뭐 처음 만났으니까 이해는 해줄게.
어쨌든 이럴 수가... 이런 황당한 일이...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내가 빠지질 않나..."
"그만해요. 어쨌든 우린 배를 타고 갈래야 갈수가 없다구요."
샤이의 말에 티어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티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입꼬리가 싹 올라갔다.
"방법이 있어, 아그들아~ 내 애마가 있잖니, 내 애마가!"
"무슨 말하는 거에요?"
에드링은 알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날아가면 돼!"
-말도 안돼! 파이보로와 월터는 장거리를 날아갈 만큼의 체력이 없어.
이메진의 말에 월터와 파이보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티어는 빙긋 웃었다.
그녀는 아주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 애마 말이야! 너희들이 괴물이라고 부르는 비행기!"
"...오... 됐네요!"
샤이의 표정은 밝아졌다. 티어도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고 반대로 이메진과 에드링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괴물을 어떻게 타는 건데..?"
"저럴 땐 여기도 참 문명에서 덜떨어져 보인다니까."
티어는 정말 재미 없다는 듯 말했다. 샤이는 킥 웃었다.
"그래도 비행기 추락했으니까, 그건 좀 수리해야잖아요."
"아냐. 내가 처음 만났던 잘생긴 남자있다고 말했지? 그 남자가 나한테 이걸 줬어.
이 비행기를 이 구슬에 봉인해 넣을 수 있다고. 이 구슬에 있는 동안 수리가 다 됀다구.
나도 몇번 사고를 쳐서 알구. 매번 사고 처리는 확실했어. 서비스 100% 만족이라구!
어쨌든 말이 통하지 않는 다는 그런 엄청난 오류가 잇었지만. 그동안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이걸로 살았어.
이건 연료도 필요 없지. 최적의 조건아니니? 어쨌든 오늘 밤에 날자."
"잠깜만요. 사고를 많이 쳤다면 추락을 몇번이나 했단 거 아닌가요?"
샤이는 갑자기 불안하다는 듯 말했다. 티어는 고개를 저었다.
"응. 하지만 초창기때지. 이번엔 뭐, 이 항구에 들어서자 마자 엔진 과열로 말야.
연료가 필요 없어도 내가 좀 험하게 몰면 좀 그렇거든. 몇번이 박고. 괜찮아. 난 스턴트 맨보다도 잘 하니까."
그들은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샤이는 더욱더 걱정이었다.
'그말은 스턴트 맨보다도 더 위험하게 몰 수 있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잖아...'
"뭐 어때? 그럼 우리 그동안 몸조심하면서 열심히 뭘 좀 챙기자구. 먹을 것도 챙기구."
"알았어요."
그들은 티어의 활발함에 금새 표정은 밝아졌지만 아직도 찜찜한 구석이 있는지 편한 표정은 아니었다.
티어는 픽 웃으면서 숲을 빠져 나왔다. 숲에선 그들 뒤를 노리던 늑대들은 금새 쫄아서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들은 아마도 오버스러운 티어의 몸짓에 좀 쫄았나 보다.
#42
"뭐야..!"
거리마다 용병들로 가득했다. 용병들과 왕족들. 어느새 루칸토 준비에 바쁜 모양이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고 있다.
그리고 티르는 역시 헛다리를 짚고 있는지 아직도 항구쪽에서 죽치고 있는지, 시내에는 없었다.
이메진은 기류를 흘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저 왕족들은 지금 선라이즈로 갈 모양이야. 이제 그들에겐 이 여행이 시작인가 보지.
그런데 뭘 저렇게 사는지... 누가 보면 여행이 아니라 연회를 열것 같다니까.
=火왕족들은 원래 하나같이 사치스러운 걸 좋아하자냐옹. 엥?
파이보로는 당황하다는 듯 말을 맺었고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가방 두개에 음식을 잔뜩 사고 들고오는 스키나 티어였다.
"티어 누나! 이렇게 많은 음식이 왜 필요해요!"
"왜그래? 이거 다 합쳐봤자 50솔론밖에 안돼. 환전해서 계산해 보니까, 50솔론은 우리나라 돈으로 5천원정도 되더라구~
여긴 물가가 싸서 이정돈 되는 거 같더라? 헤헤... 여권 발급도 안해도 돼고 관세 필요없는 세계잖아.
그러면 돈 아껴두면 뭘해? 숙박은 내 애마에서 하면 되는 거고. 그리고 50솔론쯤이 좀 쓰면 안돼냐?
날면 내릴 일도 없는데 굶어 죽을 것도 아니잖아."
스키나 티어의 말도 일리가 있다. 솔직히 그러니까 많은 양도 아니다. 어떻게 깎아서 샀는지 모르겠지만 대단하단 생각밖에.
스키나 티어는 어느새 구두쇠처럼 돈을 아낄 방법을 이미 생각해 둔 것 같았고 샤이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음식들이고 뭐고 상하면 다..."
"걱정마~ 기내에 냉장고가 있어!"
스키나 티어는 헤헤 웃으면서 말했다. 샤이는 무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누나도 정말 못말린단 말야..."
"못말려도 자, 가자!"
.
"너도 참 대단해! 선라이즈의 드림트리를 오른 사람이 너라구?"
한 왕족 소년이 놀란 듯 말하자 그 소년은 으쓱거리면서 말했다.
"흥. 그건 아주 쉬운 거라구! 이태까지 아무도 못 오른 곳을, 내가 올랐다 아냐!"
그러면서 그 소년은 한 나뭇가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게 그 증거라구!"
"보통 나무 같은데요, 클로님. 드림트리는 당신이 오를 만큼 그렇기 쉬운 곳은 아니죠. 원혼의 숲도 모르잖아요."
로렌은 클로를 비꼬듯이 말했다. 그러자 클로의 얼굴을 벌개졌다.
"선라이즈의 사람들이라면 당신이 허풍떤다는 걸 다 알거에요. 드림트리는 이태까지 두명만 오를 수 있었어요."
로렌은 얼굴이 잔뜻 어두워지면서 말했다. 클로는 귀까지 발갛게 별했다.
로렌은 클로의 반응에 비웃듯 웃으면서 중앙홀에서 빠져나갔고, 클로는 이를 악물었다.
"저까짓 애가 뭐가 안다구..!"
"어쩐지. 너 하는 꼴을 보더라니까. 어쩐지 허풍같더라. 내가 속은게 바보지.
저 애 그렇게 만만히 볼 애가 아니라구. 저 애 저래봬도 다음때의 황비가 될 애야.
그리고 선라이즈의 원혼의 숲에서 10년의 세월을 보낸 강한 소녀라고 얼마나 알려져 있는데."
그 소년의 말에 클로의 얼굴은 다시 붉어졌다.
"제길... 짜증나.. 그나저나 요즘 에드링은 왜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거야? 저 애가 가출은 많이 해도,
한달의 한번은 꼭 보이잖아. 설마... 루칸토에 여행을 한 건 아니겠지..?"
"루칸토에? 웃기지 말라고 해. 루칸토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대회인줄 아나?
보통 왕족이라면 그냥 포기해버린다구. 뭐, 다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지만, 그 앤 갈 애가 아니라구.
에이스나 카오스라면 몰라. 카오스는 뭐 요즘 자이나 테린에 있고, 에이스만 유력한 우승자지.
에이스는 빽도 있고 황제가 될 자격도 있잖아. 어쨌든, 에드링 그 녀석은 사고를 쳤음 쳤지 절대 루칸토에 못가."
"하긴, 그 애가 사제도 없을 텐데 되겠냐? 큭.. 그럼 우리도 이제 출발하자고.
아무리 루칸토가 어렵다고 해도 라이트 메어에 들어서기만 하면 우린 인기가 올라갈거야."
그 소년의 말에 클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대화를 뒤에서 듣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어두운 색의 망토를 쓴 사람들이 씩 웃었다.
"훗.. 자신들의 죽음을 위한 대회인지도 모르고..."
"....맞지... 에이스 왕자님을 황태자로 만들기 위해 다른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대회니까....
라이트메어는 사제들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방어가 안돼는 별도의 곳이니까... 훗..."
그들은 미소를 짓더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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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티어는 푸른 구슬을 꺼냈다. 그녀는 무언가를 누르더니 뭔가가 생겨났다.
어느새 숲 안에선 큰 비행기가 있었고 새것마냥 깨끗하고 고쳐져 있었다.
"오늘 밤 출발한다고 했지? 이건 자동 운전도 되니까, 우리 열심히 자두자구!"
"그렇게 과학이 발달했다는 소린..."
"괜찮아! 지도가 있으면 된 거야."
"이메진 세이버는 어때요?"
월터가 이메진 세이버를 건네주자 티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좋지~"
스키나 티어는 그들을 비행기 안으로 이끌었다. 비행기 안에는 각각의 방이 만들어져 있었다.
하나의 방에는 이층침대 두개와, 하나의 방에는 이층침대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식당과 욕실, 또 방. 층이 2층이나 있는 거의 미니 호화여객선이었다.
놀랍게도 검무실과 독서실 등등도 있었다. 마치 그들을 위해 맞추어진 비행기 같았다.
"내가 설개했어. 이 구슬 안에 있는 동안 비행기의 구조를 좀 바꿀 수 있어. 동력실과 창고는 좀 뒷쪽이구.
검무실이랑 독서실은 에드링과 샤이 너희들을 위해 만들었어. 심심하게 지내고 싶진 않지?"
"정말 대단해요."
월터는 감동하듯 말했다. 티어는 으쓱거리며 이미지 세이버에서 지도 영상을 비행기 조종석에서 입력하는 듯 했다.
비행기는 숲에서 점점 뜨기 시작했고, 비행기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들에게는 아직 사제가 없다는 것에 대한 문제가 좀 있긴 했지만 그들에겐 그 일은 좀 다른 문제였다.
그것은 어떻게 하든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왕족들이 움직인다는 사실에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구름 위로 비행기는 날아 올랐다. 별과 달이 환하게 떠있는 아름다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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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은 모두의 것이었다. 그 하늘 아래, 루칸 제국의 수도이자 성지. 그 안에선 연회가 한창이었다.
왕족들이 모두 모여 루칸토를 기념하는 것이었다. 물론 소수의 왕족들은 이미 그 여행에 임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왕족들은 늘 큰 연회를 배풀고는 십몇명의 호위병과 사제와 함께 떠나는 것이다.
왕자 에이스를 비롯한 큰 영역을 차지하고 힘이 큰 왕족들과 작은 왕족들이 모여 웃고 떠들고 있었다.
루칸의 주변 왕국의 왕족들과 늘 연회를 열었고, 루칸의 라이벌적인 베트로카 제국은 그들대로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황제가 여자인 조금 작은 제국 크로트 제국도 여전히 즐기고 있었다.
"에이스 왕자님, 이번에 루칸토에서 우승하실 분이 아니십니까? 제 술을 받아주시지요."
한 늙은 신하가 암녹색빛 머릿카락에 짙은 풀색안을 가진 소년에게 말했다.
에이스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신하의 술을 받았다. 다른 왕자들은 그가 부럽다는 듯 보고 있었다.
로렌은 도도하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공주들도 위엄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에드리오거와 카오스가 안보이는 군요."
에이스의 말에 왕족들은 갸웃거리고 있었다. 에이스의 라이벌이라면 카오스가 맞긴 맞는데 에드링이 먼저 나온 것이었다.
그들 사이에선 형편없기로 평판이 난 왕자 에드링이 가장 위력한 황태자인 에이스의 입에서 나오다니...
"카오스 왕자님은 지금 자이나 테린에 계십니다. 연회에 오지 않겠다고 지금 꼼짝도 안하시죠.
하지만.. 에드리오거 왕자님은 지금 안계십니다. 에드리오거 왕자님은 지금 어디 계신줄 모르죠."
늙은 신하는 항상 에드링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관심 없음'의 투로 말하곤 했다.
그러자 에이스는 푸훗 웃고는 술잔을 놓았다.
"살아있는 폭탄을 그렇게 방사해놨단 겁니까. 매일 가출을 한다치지만 이거 너무 하군.
저번에는 이 연회에서 축하도 해주고 그러지 않았던가요... 하하..."
로렌은 에이스의 말에 얼굴이 미세하게 떨렸고 에이스는 다시 술잔을 들었다.
에이스는 그런 로렌의 인상을 눈치채구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에이스의 미소에 로렌은 인상이 푹 찌그러져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자리를 나왔다.
"로렌 왕녀님, 에드리오거 왕자를 걱정하는 겁니까?"
에이스도 남몰래 따라온듯 했다.
"...걱정마시죠. 지체높으신 에이스 왕자님이 왜 그런 형편없는 에드리오거를 왜 살피는 거죠?"
"...훗... 전 이미 에드리오거의 본심을 아니까요. 로렌 왕녀님은 마음이 안편하시겠지만,
결국 황제가 되는 건 제가 되는 겁니다. 이제는 에드리오거를 포기하세요."
에이스는 의미모를 미소를 짓더니 홀을 빠져나갔다. 로렌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43
"오랜만에 편안하게 누워본다."
샤이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월터는 이층침대의 위층에서 개(?)같이 쪼그려자고(월터는 인간형이 되도 그 모양이다.)
샤이와 에드링은 각각 아래 침대에서 누워 있었다. 샤이는 낮게 붙어 있는 창문에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뭔가를 생각하는 듯 했다. 에드링은 침대에서 나와서는 의자에 기대 앉았다.
그와 함께 전등에는 전기없이 불이 들어온다. 그리고 또 침묵이다. 어색한 침묵.
"넌 왜 꼭 네 세계로 가야 하는 거냐. 넌 네 세계가 싫지 않아?"
"꼴통, 오랜만에 꼴통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난 뭐 여기선 외계인이잖아."
"난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야. 넌 네 집이 좋은 이유가 뭐냐구."
"집이 왜 좋냐구... 그럼 넌 왜 성에서 자꾸 탈출하는데....?"
"위험하니까. 그리고 난 지금 아직도 그 위험한 행로를 밟아가고 있어. 루칸토라는 행로. 어쩔수 없지.
명계에 모든 비밀과 열쇠는 라이트 메어에 있고, 지금은 루칸토의 행로를 밟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 라이트 메어거든."
"...꼴통. 성이 위험하면 세상은 더 위험한거다. 하긴 왕자가 위험하겠지. 하지만 내 집은 달라.
내가 차갑게 대한다고 해도 따뜻하게 대할 곳은 오직 한곳이니까. 그 곳만이 진정으로 대하는 곳이니까."
"그런것 같더라."
"응?"
"아, 아냐.."
에드링은 고개를 젓고는 의자에 기댔다. 샤이는 갸웃거리고는 눈을 감았다.
"왜 위험한지는 알아...?"
"그런것 까지 이해하고 숙지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꼴통."
"농담이 아니라구."
"됐어요. 꼴통. 난 잔다."
"휴.. 그래... 자라."
에드링은 한숨을 쉬더니 자신도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방을 밝히던 불은 금방 꺼졌다.
잠시후, 노크 소리가 들렸다. 티어는 문을 발칵 열었다.
"야! 우리 놀자! 오늘 첫 탑승 기념 한번 해야지!"
"다들 잔다냥~ 그만하자냥!"
"고양이 아가씨, 옆호도 윗층도 없어! 하늘 위에 아파트도 없는데, 그리고 여긴 방음처리에 탁월한 거 알아?"
샤이는 잠결에 손이 옆에 세워둔 라이트 에리어에 갔다. 파이보로는 잠시 당황해 몸을 움찔했고.
티어도 잠시 파이보로의 반응에 눈치채고는 당황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샤이는 라이트 에리어를 티어쪽으로 들더니
스르르 힘이 빠졌는지 라이트 에리어를 놓았다. 그리고 난 다음 조그만 소리로 '화이트로 체인'이란 소리가 들렸다.
파이보로는 식은 땀을 흘리고는 주저 앉았다. 티어도 당황해서 문을 닫고는 파이보로와 함께 방으로 갔다.
"샤이 저렇게 살벌하게 잠꼬대를 하냐?"
"시끄러운걸 싫어한다냥. 샤이님은 전에 그 못된 사일런스의 갱단놈들한테 좀 영향을 받아서...
그래도 이번엔 좀 위험했다냥. 정말 조금만 말했다간 공격을 당할뻔 했다구냥."
"무섭다... 그래도 경호는 확실히 되겠네..?"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냥. 자꾸 이런일이 생기면 우리만 골치 아프다냥. 샤이님이 뭐라던가.. 장... 장사라던가 불러야..."
"장의사 말이야? 흐흠.. 장례식 비용까지 합치면... 그거... 돈인데..."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마라냥."
"알았어."
스키나 티어는 대답을 했지만 굉장히 아쉬운 듯한 표정이었다. 티어는 파이보로를 재우고는 이불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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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보로와 티어가 한창 간식을 먹으면서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였다. 월터는 많은 자료의 도서실에 감탄하고 있었다.
"다시 봐도 정말 감동적이다~"
"월터 넌 어떻게 책을 좋아할수 있냥?"
파이보로는 어이 없다는 듯 말했다. 티어는 우물우물 거리면서 책의 표지를 보았다.
"...음... 루카티아 이론... 월터.. 고리타분한 책만 읽네...? 여기 만화책도 있고 소설책도 있을 텐데..."
그녀가 들고 있는 책은 꽤 얇다. 하지만 그 안에 복잡한 그림과 글이 빡빡히 들어가 있다.
"그 책은 뭐냥?"
"'비행기 수리 안내'. 여기에 들어올때 이런게 있었거든."
"아직도 이 비행기를 잘 모르냥?"
"그게, 이 비행기는 현실세계완 좀 달라. 동력장치도 이상하구... 그리고 칸도 마음대로 조절이 가능하다잖아.
그래서 한번 보려구. 파이보로, 넌 이거나 읽어볼래?"
"뭐냐옹?"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히히...! 아마도 '영희야 놀자'있을걸? 한글 쓰는 것 까지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꽤 돼잖아. 월터는 너 그러다가 눈 나빠질수도 있어!"
그들이 티격태격 하는 동안 에드링과 샤이는 검무실에 있었다. 샤이는 라이트 에리어를 잡았다.
"여기는 이메진 스테이지가 있다고 하는데...?"
-이메진 스테이지? 환상이란 거네.
"그래도 다 실사로 느낌이 온다고 그래."
-음... 꽤 판타스틱한 곳이군...
이메진은 잔뜻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이메진'이란 이름이 굉장이 싫어 하는 듯 했다.
샤이는 씩 웃었다. 샤이는 다시 라이트 에리어를 쥐고는 조용히 말했다.
"화이트로 체인!"
그의 검에서 하얀 사슬이 형성되더니 에드링에게로 향했다.
"야! 날 죽일 셈이야?"
"죽진 않아. 공포만 없다면!"
사슬이 에드링과 사지를 잡아조여들었다. 에드링은 사슬에 의해 붕 뜨다가 툭. 쓰러졌다.
"야! 그만해~~!"
에드링은 사슬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샤이는 재밌다는 듯 말했다.
"이거 정말 재밌는데..? 이거 은근히 재밌어."
에드링은 샤이의 반응에 픽 웃고 말았다. 공격은 아무리 살벌하더라도 이게 장난 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드링의 손에서 흰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너도 장난치면 나도 장난 친다 이 외계인아..!"
에드링의 손에서는 가늘고 긴 샤인 솔드가 형성됬다. 그는 샤인 솔드로 사슬을 끊고 겨우 일어섰다.
"라이트 제일!"
빛이 샤이쪽으로 모이자 커다란 새장이 되어 점점 좁아져 갔다. 흡사 그물을 보는듯 흐물거리면서 좁아졌다.
"제법인데...? 이건 완전 극강이다. 임마."
샤이가 라이트 에리어를 들어 내리치려 하자 이메진은 놀라 소리쳤다.
-야! 설마 로 비드는 아니겠지? 그건 사용하지마!
"맞는데? 왜?"
-야! 그건 아무리 환상으로 소화가 된다해도 너무 강해서 이 비행기에도 타격이 간다구!
"알았어... 뭐 장난인데뭘. 그럼 좀 약한걸로... 빛의 심판....!"
-뭐?
이메진은 놀라 소리쳤다. 에드링의 표정도 사색이 되었다.
"야! 이건 장난이 아니란 말야! 어서 그 마법을 소환해!"
이미 늦었다. 샤이는 머리를 감싸고 쓰러질 듯 서 있었다.
"윽.... 머리가...."
에드링은 얼른 샤인 솔드를 가지고 흰빛의 새를 바라보았다.
"야, 네 주인이 방금 실수로 부른 거야. 얼른 들어가."
"....내 주인에 저깟 소년이란 말야? 참내... 나도 어이 없어."
흰빛의 새는 서서히 사라졌다. 에드링은 한숨을 쉬었다.
-왜 샤이가 저런 샤이 라이트의 마법검을 쓸 수 있는 거지..?
"귀신 양반, 너도 모른단 말야...?"
-알수 없다. 이미 샤이가 샤이의 검 라이트 에리어를 잡을 수 있단 것부터 나한테 미스테리니까.
샤이는 그들이 이야기를 하든 말든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아깐 무리였나... 자! 다시 하자!"
"샤이... 넌 그냥 찌르기나 하면 좋겠어.. 너 너무 위험하다구."
"왜그래?"
에드링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래.. 하자!"
에드링은 다시 샤인 솔드를 잡았고 샤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위험하고 살벌한 장난은 다시 시작되었다.
티어가 달려와서 경고만 주지 않았어도 밤새도록 장난 쳤을 것이다...
#44
"뭐라고! 꼬마들을 못 찾았다고?"
티르는 당황해하면서 소리쳤다. 그가 정기 점검일을 일주일에서 이틀로 확 줄여버리고 뱃문을 연지도 이틀째.
티르가 감옥에서 빠져나와 당당하게 항구를 쏘다니고 있었건만 그런 얄미운 꼬마들을 못찾았다는 데에 당황해했다.
그로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늘로 날아간다고 한들 대륙까지는 너무도 먼 하늘길.
그들의 수중에 괴물(?)로서는 도저히 날아갈수 없는 길이다. 그렇다고 이태까지 배는 한척도 출발하지 않았다.
티르는 당황해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어쩔수 없다. 그럼 그 꼬마들을 로지어 섬을 다 뒤져서라도 찾아내야해!"
"네!"
티르는 드디어 용병들을 풀어서 그들을 찾기에 이르렀고 그에 대한 원망은 점점 더 커져갈 뿐이었다.
.
"왕자님, 다녀 오세요!"
에이스는 씩 웃으며 손 흔들었다. 마차에는 날개달린 말이 달려 있었다. 왕족들에게만 쓰는 말이다.
정말 샤이가 나올때랑 차원이 다르다. 그땐 아마도 돈만 주고 내보냈지 아마...
어쨌든 에이스의 마차는 빠르게 사라져 갔다. 에이스는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사라져 가는 마차를 보며 사람들은 환호했다.
검은 망토에 남자들은 숨어서 씩 움었다.
"사람들은 이게 왕족 대회가 아닌 에이스 왕자님의 대관식을 위한 함정임을 모를 것이다..."
"아니, 이건 실제로 에이스 왕자님의 대관식이다. 라이트 메어에 제대로 당도할 왕자가 없거니와,
라이트 메어의 심판을 이겨낼 왕자는 없다. 이변이 생기지 않는 이상 에이스 왕자의 승리와 황제자리는 보장된다."
그들은 씩 웃었다.
황제는 손님과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 황제는 말했다.
"이번의 대회, 루칸토는 웬지 수상하단 생각을 안했소?"
"폐하. 왜 안했겠나이까. 이건 에이스 왕자님의 대관식을 주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대회는 10년전부터 2년마다 이루어졌습니다. 마치 신의 뜻인 마냥 이 대회가 생겼지만 결국은..."
"...에이스를 위한 대회라... 하긴 그렇지. 선택을 받지 않은 이상 빛의 대지를 모두 다니기란 쉬운일도 아니지..."
"폐하는 아셨으면서 왜 그 대회를 중단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거로 죽어가는 왕자들이 많습니다."
"...죽어갈 그런 비실비실한 왕자들은 죽으라지.... 뭣도 모르면서 떠드는 이들은 실제로 겪고 포기하게 해야하네."
"....."
그는 차를 마셨다. 그의 갈색 머릿칼은 유난히 부드럽게 빛났다.
"그나저나 에드리오거에게 관심을 왜 두는가? 그처럼 비행을 저지르는 아이도 없는데."
"하하... 폐하... 저를 떠 보시는 군요. 그는 황제가 될 진정한 제목이니까요. 이미 그는 선라이즈를 넘었습니다."
"선라이즈를...?"
황제의 눈은 커졌다. 그럴리가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에드리오거 왕자는 매번 루칸토마다 늘 각 지역을 넘고 라이트 메어에 들락날락했습니다.
다만 대회에 모습을 나타나지 않았죠. 그리고 선라이즈엔.. 후훗..."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차를 마셨다. 황제는 놀란 듯 말했다.
"그, 그렇다면... 에이스보다도 더 위력한 황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긴데, 왜...."
".....모르죠. 그건 제가 알지라도 원하지 않기에 말을 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 그런가.."
황제는 찻잔을 조용히 놓았다. 그는 조용히 차를 마시다가 나직히 말했다.
"그리고..."
"....?"
"에이스 왕자의 배경을 깔아주는 왕족 조직이 있습니다. '프레지던트 와일드'입니다.
지금 그들이 이 대회를 주도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프레지던트 와일드는 앞으로 왕자들을 천천히 제거할겁니다."
"....."
황제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그는 눈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프레지던트 와일드는 지금 황제께서 마음에 들어할 왕자들을 모두 제거할 겁니다.
그리고 에이스 왕자를 위해서 아주 빨리 에이스 왕자가 도달하게 해줄테죠.
그들은 정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테고 끝까지 에이스 왕자를 이용할 테니까요."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무엇인가?"
"그들의 손으로도 안되는 게 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겁니다. 빛의 대지의 각 어둠의 씨앗과 빛의 씨앗은
그런 힘의 강요로 사람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죠. 언젠가... 그들도 어둠의 씨앗과 빛의 씨앗에 의해 죽을 겁니다."
황제는 고민에 빠지듯 그를 보았다. 그는 '쉿-'하듯 말했다.
"황제께선 천천히 인재를 찾으시면 됩니다. 루칸토가 끝나고 나서도 찾아도 늦지 않아요."
황제는 후훗 하면서 조용히 미소를 띄었다.
"후훗.. 켄트로학사. 아니 폴 군.. 그대는 나이도 어리고 지금 이렇게 잘 알는데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하려 하는가?"
"....네?"
"훗... 아이를 가르치는 일 말일세. 아직 나이도 창창하지 않는가...
그 정도 실력이라면 연구소를 차려도 될텐데... 하필 말도 안듣는... 어쨌든 내 직속 신하는 어떤가?"
켄트로는 조용히 웃고는 말했다.
"아닙니다. 전 그 골칫덩어리 왕자님만으로도 괜찮습니다. 재밌고 휴가도 기니까요.
그리고 황제 폐하가 제 말만 들으시고 위험한 판단이나 잘못된 판단을 하실까 두렵습니다.
그리고 저한테만 생각을 논의 할까봐 걱정이고요. 그러면 저도 쥐도 새도 모르게 당할 수 있어요."
폴은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는 차를 마셨다. 황제도 미소를 짓고는 조용히 차를 마셨다.
.
"에드링..."
푸른 머릿카락의 소녀가 노을을 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로렌은 말했다.
"넌 언제까지 그런 비행 왕자만 바라볼거야? 너 상사병으로 정말 죽겠어. 원혼들도 당황하잖아."
"...에드링... 잘 할까....? 내가 사라져도....?"
"야, 그 왕자는 너 아니면 죽는 다는데 어떻게 되겠냐? 걱정마! 야, 벌레한테 물릴라, 어서 들어와!"
"...후..."
리아의 한숨에 로렌도 한숨을 폭 쉬었다.
"너 지금 기분 어떤지 알아. 그러니까 어서 들어가자. 너까지 이러면 내가 더 힘들잖아.
너 어떻게 원혼의 숲을 지키려 그래~! 자, 자... 차를 마시자구?"
로렌은 리아를 끌고 집으로 들어갔다.
#45
"문세트라에 들어섭니다. 전방 100m, 50m.. 승객 여러분들은 착륙시 안전하게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문세트라라고 했어?"
샤이와 에드링이 당황해서 동시에 소리쳤다. 스피커에서 티어의 목소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뭐, 어때서? 사람이 땅 찾아가는데 왜?"
"빛의 대지 문세트라에는 방어벽이 있어서 보통일이라면 못 들어선다구요!"
에드링이 절규하듯 소리쳤다.
"세상에... 사제도 없는데... 제길.."
완전 아비규환이다. 둘은 완전 죽었노라 난리법석을 떨었고 자다 일어난 월터와 파이보로도 놀란듯 했다.
-침착해!
이메진은 소리를 쳤다. 샤이와 에드링은 이메진의 말에 잠시 차분해졌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렇게 차분해질 수 있다는 게 더 비정상적이야, 이메진. 넌 귀신이니까 괜찮지, 난 살아있다구."
"이 비행기가 추락하는 날이면 저 세상이야. 알아?"
"문세트라에 들어서기 5m! 4, 3, 2, 1m 도착했습니다! 승객 여러분들은 내려주시길 바라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상 스키나 티어의 항공여행이었습니다~ 와우~!"
"뭐?"
샤이는 잠시 벙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스키나 티어의 '와우~!'이 소리보다도 더 웃긴건 지금 착륙했단 사실이었다.
"어떻게 된거지?"
에드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늘에서 시도를 한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하늘에서도 실패하기에 이르러 추락하여 죽은 이들만도 한두명이 아닌 것이었다.
샤이는 조용히 열린 비행기 출구로 빠져나왔다.
"윽....! 춥다~~~!"
샤이는 다시 뛰어들듯 기내로 들어가고 말았다. 에드링은 샤이의 행동에 무슨 뜻인지를 알고
이메진에게서 망토를 받아 입었다. 이메진은 신기하다는 눈빛이 아직도 역력했다.
"...여기... 아주 춥다... 로지어 섬만 해도 안 추운데..."
스키나 티어는 부들부들 떨면서 비행기를 구슬에 봉인시켜 주머니에 목에 걸었다.
"...여기에도 어둠의 씨앗과, 빛의 씨앗이 공존해. 선라이즈엔 원혼의 숲과 드림트리라면 여긴
암흑의 초원과 사랑의 그늘이라지..."
에드링은 조용히 말했다. 티어는 투덜투덜 거리듯 말했다.
"칫.. 유치하긴. 사랑의 그늘..? 사람들 너무 유치하잖아? 언제부터 사랑을 따지냐?
그리고 암흑이 있으면 그림자도 없을 텐데 어떻게 그늘이 생길 수 있어? 이상한 사람들이야. 정말."
"정말 모순됬어. 사랑의 그늘인가 뭔가 하는 것도 결국은 암흑의 초원에 있단 얘긴데..."
샤이는 조용히 말했다. 에드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늘은 있어. 빛만 만들어 내면 사랑의 그늘을 찾을 수 있어. 이게 여기서의 목표라구."
샤이는 에드링의 진지한 모습에 잠시 당황하는 듯하다가 뭔가를 떠올리고는 씩 웃었다.
"너 요즘은 선라이즈에 있는 애인 생각은 안하냐?"
"뭐?"
에드링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에~ 맞구나. 리아 카리오넬. 그 무서운 혼.령.사. 넌 어떻게 네 약혼녀 두고 바람을 피냐..?"
"아, 아냐~! 난 약혼녀 따위 없어! 로렌은 다음 대를 이을 황제의 황비라구! 내가 황제가 될것도 아닌데....!"
"음.. 그럼 리아한테 관심이 있단 거네...?"
샤이는 장난끼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는 얼굴이 붉어져 아무말도 못했다.
티어는 한숨을 쉬면서 그들에게 사랑(?)의 꿀밤을 선사했다.
"아, 아프잖아요!"
"으이구... 정신 똑바로 차리셩~ 라이트 메어에 모든 해결의 열쇠가 있다면서 언제 갈거야?
어쨌든 여기의 목표는 이루어야 할 거 아냐? 언제까지나 농땡이 부릴 꺼야? 뭐야?"
티어의 모습에 샤이와 에드링은 피식 웃었다. 그들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바람이 세다. 바람이 세고 주위는 하얀 눈으로 쌓여 있다. 에드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보다는 아무래도 문라이즈가 더 추워. 바람만 세서 그렇지."
"...빛의 저주 때문에 더 추운 건 아냐?"
샤이는 파이보로를 안으면서 말했다. 파이보로는 샤이에게 파고들면서 점점 붉어졌다.
파이보로는 얼굴을 내밀어서 하품을 하다가 놀라 눈이 커졌다. 작은 불꽃이 센 바람에 잠시 커진 것이었다.
"여기선 파이보로 함부로 하품하거나 하면 안돼겠다."
월터는 말했다. 월터는 더욱더 창백해 보였다. 월터는 자꾸 뭔가 걸린 듯 캑캑 기침을 해댔고,
결국은 얼음 덩어리 하나 툭 뱉어냈다.
"정상이 아니네...?"
에드링과 샤이는 좀 걱정스럽다는 듯 월터를 보았다.
"아무리 추워도 월터는 월터가 가지고 있는 물로 아프거나 하진 않는데... 얼어서 나오다니..."
"...그건 빛의 대지에 내려진 저주 때문이에요. 선라이즈에는 원혼들이 넘쳐나고,
선세트라에선 지금 대지가 갈라졌어요. 그리고 문라이즈엔 모든것이 얼어서 먹을 음식이 없다는 거에요.
그리고... 여기는 병이 퍼져 있어요. 지금.. 친구들이 아파요..... 아...."
소녀는 갑자기 나타나 이야기를 하더니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그들을 놀라 소녀를 일으켰다.
소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월터도 어지럽다는 듯 비틀비틀 거리더니 그녀를 따라 쓰러졌다.
.
"월터, 깼어?"
월터는 눈을 뜨고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난롯가와 침대가 여러개 있었다.
침대마다 어린 소년과 소녀들이 몸을 떨며 자고 있었다. 그들을 간호하는 여제와 한 소년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여긴 어디죠...?"
월터의 말에 에드링이 대답했다.
"간호원이라나 뭐라나. 어쨌든 샤이 말로는 아픈 이들을 치료해준다고 하더라구.
솔직히 성지에 사람들이 아프면 진료하러 마법사나 사제가 오지, 이런 집단적인 곳이 있겠냐?
평민들도 뭐 한 마을당 다섯명정도는 마법사랑 사제가 있으니까. 여기 완전 병실이야."
"조용해."
의식이 있는 어린이들은 난롯가의 불을 처음 본다는 듯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따뜻하다..."
"너무 가까이 가지 마렴. 거기에 데이면 더 아파."
여제의 까탈스러운 말투에도 어린이들은 불에 몸을 쪼이고 있었다.
"불을 본적이 없어요?"
샤이는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 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이 소중하기 때문에 요리때나 소독할때, 특별한 행사때가 아니면 웬만해선 잘 안보여.
부모들은 이미 의식주를 위해 떠나고, 불을 구경하긴 더 힘들지. 게다가 여긴 거의 고아원 수준이야."
소년은 여제의 말에 마음이 불편하다는 듯 샤이와 에드링을 보았다.
"형들은 여기에 뭤때문에 왔어요? 여기는 형 시중 들어줄 사람은 없어요."
샤이와 에드링은 좀 어리둥절하여 그를 보았다.
"저번에도 여기에 온 왕족들은 우리 엄마 아빠를 하인 부리듯 하다가 노예로 만들어버렸으니까...
이젠 잘됐네~! 엄마 아빠도 없으니까! 한번 해보란 말야!"
'짝!'
소년은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여제는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그딴 소리 하지 말랬지? 누가 그런 소리해라 했어?"
"왜요! 사실이잖아! 그들이 사랑초도 다 가져가고, 엄마 아빠도 데려간거잖아!"
소년은 소리치면서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샤이와 에드링은 잠시 말이 없어졌다.
"미안하다... 원래 저앤 저런애가 아닌데..."
티어는 저 소년을 보면서 웬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저 기분... 나도 알지..."
#46
"사랑초..요...?"
"사랑초 한포기로 20명의 아이들의 병을 낳게 할 수 있단다. 그만큼 사랑초의 위력은 대단하지.
하지만... 요즘은 루칸토 때문에 사랑초가 발견되지 않아. 왜냐면, 사랑초는 조용한 곳에서만 자생하거든...
원래 여기선 사랑초를 쓰고 난 후의 남은 것으로 줄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그들은 믿질 않아.
그들은 사랑의 그늘의 사랑초만 찾아내면 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찾기가 힘들어서...
빛의 대지의 산물을 그런 식으로 무시한단다."
에드링은 조용히 들었다. 샤이는 알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빛의 대지의 산물이라면, 이걸 말하는 거에요?"
샤이의 손에 들려서 흔들리며 '딸랑'소리를 내는 방울이었다. 에드링과 여제는 놀라 소리쳤다.
"드림트리를 오른 거야?!"
"....왜, 왜그래...?"
샤이는 당황해 말했다. 에드링은 샤이에게 다그쳤다.
"어떻게 오른 거야? 웬만해선 올라갈수도 '산물'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단 말야!"
"내 참. 왜 자꾸 불가능, 불가능하단 거야? 우린 사제 없이도 여길 넘어왔잖아! 뭘 못해? 응?
나폴레옹이 한말 모르냐? '내 사전엔 불가능이란 없다'! 왜 자꾸 가능자에다가 '아니 불'자를 붙이냐구~!"
티어는 답답한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샤이도 알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샤이와 여제는 모른 다는 듯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여제가 말했다.
"빛의 대지와 빛의 대지의 산물은 선택받은 자가 아니면 접촉할 수 없는 곳이야. 사제가 없으면 안됀다구.
사제가 샤인 로드를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빛의 대지야! 물론 빛의 대지에 터잡은 사람들이 있지만,
여긴 사람들이 쉽게 접촉할 수 없는 곳이라구. 이제 알아듣겠어? 너희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빛의 천사 샤이 라이트가 아닌 이상 들어오기 힘들다구! 더군다나 그 천사는 이미 18년 전에 사라졌어.
그러니까 너희들 말을 누군들 믿겠어? 못믿어. 아무도!"
샤이는 갑자기 발끈하는 여제를 보고 잠잠해졌다. 여제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내가 왜 흥분했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잘 쉬어. 여기서 나간다는 건 무리란다. 너무 춥기 때문에.
나간다면 내일 나가는게 좋아."
"알았어요."
샤이는 끄덕였다. 티어는 말했다.
"기분이다. 어차피 음식들 그대로 쌓아놓으면 냉장고에서도 썩을 테니까, 여기서 다 돌리자구! 요리 할 사람~!"
티어가 기분좋게 소리치자 어린아이들은 눈을 반짝 하였다. 티어는 무언의 압박으로 샤이와 에드링을 째려보았고,
그들은 어쩔수 없이 티어에 이끌려 주방으로 갔다. 티어는 있는 앞치마를 그들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너 요리도 못하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샤이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고 에드링은 앞치마만 만지작 걸렸다.
"티어 누나... 이거 어떻게 입는 건데요?"
에드링의 말에 티어는 놀랐다는 표정 뒤로 무서운 표정을 짓고는 그를 끌고 갔다.
샤이는 조용히 한숨을 쉬고는 소매를 걷었다. 그러길 몇시간이 지났을까, 아직 소식이 없다.
샤이는 국자로 솥에 있는 수프를 저으면서 그들이 오길 만을 기다렸다.
"샤이~! 벌써 다 했어? 그럼 난 빵 구을게~!"
티어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구워놨어요. 누나."
"벌써? 그럼... 내가 할게 뭐있지?"
"다 됐으니까 어서 갔다줄 준비나 해요. 저와 여제님이 만들었으니까 맛있을지는 모르지만 갔다주기나 해라구요."
"그동안 뭘 했냐 냥? 기다리다가 목빠지는 줄 알았다냥~"
파이보로가 켁켁 거리며 말했다. 그녀가 기침을 해댈때마다 아직도 불꽃이 번쩍했다.
"히히.. 뭘~ 그럼 에드링, 넌 배달이다~! 같이 하자~!"
"알았어요..."
에드링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
"포기한건가요?"
티어가 걱정스럽게 여제한테 말했다. 따뜻한 음식으로 아이들의 얼굴은 부쩍 밝아졌다.
여제를 돕던 소년은 그립다는 표정으로 그 음식들을 먹었다. 샤이는 그가 마음에 걸린듯 일거수 일투족 보고 있었다.
"샤이 형..?"
소년이 먹다가 샤이를 불렀다. 샤이는 그의 말에 그를 보았다.
"왜 그래?"
"이 수프 누가 만든 거야?"
"여제님이."
"못 만들었다."
샤이는 못듣는 척 수푼을 움직였다. 소년은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소년은 조용히 말했다.
"저기 저 창백해 보이는 여자애 보이지? 쟨 내 동생 로제트야. 쟤도 병에 걸려서... 어쩌면 내일 죽을지 몰라.
오늘도 몇명 죽었어. 어제도, 저번주도. 이젠 문 세트라엔 공동묘지 밖에 없을 거야."
"......."
"그러니까, 형!"
"......."
"사랑초를 찾아줄 수 없어..? 나도 찾으려고 했지만, 여제님이 그랬어. 외지인들만 찾을 수 있다구...
하지만 난 포기 못한단 말야... 하긴... 형도 다른 왕족들이랑 같겠지.."'
여제는 소년과 샤이의 뒷모습을 한참 쳐다보고는 티어의 말에 조용히 말했다.
"이젠 방법이 없어. 사랑초를 구하는 것 외엔... 하지만, 그걸 구하는 사람과, 그것을 약으로 쓰라고 하는 사람도 없어."
"...항상 불가능만 이야기 하시는 군요... 후... 저에게도 그런 생각이 많이 있었어요.
제 어린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 불가능을 말하곤 했어요. 저 애들을 살리는게 불가능하단것... 저 못믿어요.
불가능을 가능한 것으로 제 몸으로 직접 증명한 저로선... 그게 납득이 되지 않아요.
그 사랑초란 약초, 그거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약초는 제가 찾아 꼭 병을 났게 할테니 두고봐요."
"..."
여제는 티어의 말에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
"이제 떠나려고 하니? 어제 겨우 하룻밤 자놓고선... 좀 더 있다가 가지."
티어는 그 말에 픽 웃었다.
"걱정마요! 저 오늘 꼭 여기로 돌아와요. 사랑초를 가지고!"
샤이와 에드링은 티어의 말에 빙긋 웃었다. 그들도 끄덕였다.
"그래도... 그래도 너무 추워지면 밤이란 거니까, 밤이 되면 꼭 돌아와야해."
"...알았어요."
에드링이 대답했다.
암흑의 초원. 그 곳은 절망이 있다. 그들은 그곳에 들어서자 마자 뭔가 스산한 기운을 느꼈다.
"....이름 그대로 여긴 빛이라곤 찾을 수 없어.... 여긴 그저 어둠밖에 없어....."
샤이의 중얼거림에 에드링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너무도 어두운 나머지 그들의 모습도 찾을 수 없다.
암흑의 초원은 담과 큰 정문으로 보통 문세크라와는 갈라져 있었는데, 담은 보통정도이다.
담을 넘어서 보면, 초원이 보인다. 푸르르고 평범하고 평화로워보이는 초원.
하지만 정문으로 들어가면 그거와는 반대의 세상. 어둡고 기분까지 이상한 곳이, 바로 암흑의 초원이다.
샤이는 조용히 정문을 통한 보통 대지를 보았다. 보통대지도 별로 평화롭지도 않다.
바람이 센 황무지 같은 얼음의 땅. 그들은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47
"훗.. 정말로 왔군... 여긴 암흑 천지니까 죽인다고 해도 모를 거다..."
검은 망토의 사나이 세명이 웃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검과 도끼, 화살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도 어둠 속에서 살아서 어둠속에서 뭐든 것이 보인다. 후후후...
우리들은 모든 사람들을 공포로 질리게 하는 암흑의 용병이니까... 흐흐..."
한 사나이가 흐흐 웃음을 흘리면서 말하자 한 소년이가 말했다.
"이번엔 무슨 왕자인지는 모르지만, 간이 부었군. 셋이나 오다니. 어? 하나는 여잔데..?"
그러자 도끼를 가지고 있던 사나이가 말했다.
"그러면 그 여자는 내가 맡지. 그 여자는 내가 죽이면 되는 거니까. 아주 갈기갈기 찢어 죽일 테닷... 흐흐..."
"...넌 너무 잔인해. 그리고 쌍둥이. 그럼 난 꽁지 없는 놈을 맡지."
소년은 화살의 활통을 매면서 조용히 말했다. 검을 든 사나이는 그들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그럼 난 나머지 녀석 맡겠다. 저기 꽁지 녀석이지...? 그럼... 좋아. 해결하고 나서 만나자구."
"...정말 이런 일은 귀찮아. 이 암흑만으로도 충분히 약한 녀석들은 죽는데 말야... 카오스만 아니면 되는데..."
도끼를 든 사나이가 투덜거리듯 말하자 소년은 픽 웃었다.
"...넌 단순해. 하지만 이건 상부의 명령이다."
"알았다."
그들은 사라졌다. 한편 그들은 암흑의 초원 가운데서 멈추고 말았다.
"...더이상은 못 걷겠다. 우리 갈라져서 사랑초를 찾던가 하자."
티어의 말에 에드링과 샤이는 끄덕였다.
그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끝없이 장애물도 없는 초원을 각기 다른 방햐으로 걷기 시작했다.
샤이는 조용히 걸었다. 허리까지 올라오는 풀을 헤치며 더듬더듬 나아갔다. 그때...
"탁!"
뭔가 쿵, 검집에 맞았다. 샤이는 깜짝 놀라 검집을 더듬어 뭔가를 뽑았다. 화살이다. 화살은 갑자기 한줄기 빛을 내며 사라졌다.
"제길... 비겁한 놈... 안 보일때 공격을 하다니..."
그는 라이트 에리어를 뽑았다.
'앗차...! 라이트 에리어는 빛이 있는 곳에서만 발동한다고 했는데...!'
그가 쥐고 있는 라이트 에리어는 암흑에선 이미 보통 검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나치게 큰 검.
그렇다고 속수무책, 당할 수 없다. 다시 화살 하나가 날아왔다. 한줄기 빛을 발하다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쿡..! 화살은 그의 팔을 스쳐지나갔다.
"누구지?! 넌 이 암흑에서 볼수 있는 것 같은데!"
"흐흐... 그렇다. 난 암흑의 용병 중 하나다. 넌 아무것도 안보이겠지. 이 암흑에서 세상을 볼수 있지 않으니까.
그리고 넌 지금 굉장히 당황할 것이다. 이태까지 세상의 빛 속에서만 살아온 것들이 이런데선 굉장히 당황할테니까. 흐흐..
게다가 넌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왕자가 아니냐...! 하하하...!"
화살통을 맨 소년이 하하하 웃었다.
"넌 나한테 이길수 없지. 넌 암흑의 초원이라는 무덤에 들어온 것이다.."
"........"
.
"넌 누구지?"
에드링은 뭔가를 눈치채고 소리쳤다. 에드링은 조금 당황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보이는 건 단지 암흑뿐이었다. 아무도 보이진 않지만, 뭔가 느껴진다.
"..난 암흑의 용병이다."
검을 쥔 사나이가 조용히 말했다. 에드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딨는지는 모르지만... 프레지던트 와일드가 시킨 것 같군..."
"....어떻게...?!"
에드링은 한숨을 쉬었다. 그의 눈은 그 사나이에게 박혀 있었다. 그 사나이는 움찔했다.
"...프레지던트 와일드... 내가 잘 아는 조직이지. 후... 암흑의 용병까지 끌어들이다니...
이제부터 타작이 시작된 거군... 그렇지? 하지만 이 일도 오늘로 마지막이 되게 해주겠다."
"넌 어떻게 날 볼 수 있는 거지?"
사나이가 흠칫 놀라며 말했다.
"...난 이미 여러번 사랑초를 얻었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정도야 잘 알지.
이 암흑은 단지 어둠에 불과할 뿐, 나에게 있어 절망을 주지는 못하거든. 절망... 절망이란 무서운 거지만...
난 절망할 이유도, 가치도 없다. 이런 내가 마음을 쉽게 비우지.."
에드링이 섬뜻하게 말하자 사나이의 얼굴은 굳어졌다.
"그래도 곱게 보내줄순 없다...! 어서 검을 뽑아라!"
"그 쪽이 먼저 뽑는 다면."
에드링은 갑자기 표정을 확 바꾸어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검을 뽑았다.
.
"아유... 정말 어둡다니까... 여긴 도대체 뭐하는 데야...? 어?"
티어는 무심결에 밟은 것에 몸을 굽혔고, 그위로 뭔가가 바람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 누구 있나....? 아, 몰라. 누가 있든 말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이봐."
"누구세요?"
티어는 흠칫 굳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음산한 목소리.... 티어는 얼굴이 굳었다.
"누구냐구요..!"
티어는 외치듯 말했다.
"멀리서 찾지 마라. 난 너 바로 뒤에 있다."
".....?"
티어는 그 말에 놀라 그에게서 떨어졌다.
"누구시죠? 어두워서 모르겠어요!"
"...난 암흑의 용병이다."
그는 씩 도끼를 들어올리곤 말했다. 티어는 순간 빛이 번쩍 했음을 느꼈다.
'...빛...?! 꽤 흉기같은데....!'
"아, 아저씨... 아저씨 변태는 아니죠...? 변태 아저씨라면 정말 곤란한데... 헤헤..... 에...? 웃어봐요."
"하하하...!!"
티어는 순간 그의 웃음소리에 굳었다. 티어는 얼굴이 굳어진 채로 말했다.
"너, 뭐야... 정말 변태인 거야...?"
"...뭐, 뭐라고 했어...?"
그 사나이는 발끈하면서 말했다.
"에~ 맞네~! 변태. 아님, 나무꾼? 아까 뭔가 번쩍 하던데... 그런데 여긴 빛이 없는데 왜 번쩍하는 게 보이지?"
티어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티어는 잠시 고민하다가 털썩 주저 앉았다.
"뭐하는 거야!"
"..미안. 다리 아파서. 난 다리 아픈건 못 참거든. 전엔 등산도 하고 그랬는데... 여기 혹시 손전등같은 거 있는지 몰라..."
"...뭐하냐구!"
그 사나이가 소리쳤다. 티어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다.
"소리지르지마. 난 귀 안먹었어. 좀 불공평하잖아! 넌 날 볼수 있고, 난 널 볼 수 없고!"
"...그게 바로 우리 암흑의 용병의 특징이다!"
그는 순간 몸을 날리며 도끼를 휘둘렀다. 티어는 순간 움찔해서 고개를 팍 숙였다. 다시 헛질이다.
그는 좀 황당하단 표정으로 도끼를 보았다. 티어는 고개를 들었다.
"뭐하는 거야!"
"널 죽이려는 거다!"
그의 눈은 번쩍였다. 티어는 암흑속에서도 그의 말투에 몸을 움찔했다.
#48
"제길... 진짜 암흑뿐이다... 짜증나...."
샤이는 중얼거렸고, 소년은 미소지었다. 소년은 말했다.
"나에겐 눈이 있어... 너의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는 눈... 암흑의 용병들중 내가 가장 뛰어난 이유가 바로 내 눈 덕분이다."
"암흑에서도 볼 수 있고, 이젠 내 마음까지 읽어낼 수 있다....?"
소년은 조용히 웃었다.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그래. 내 능력은 그뿐이지만, 여기선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한다. 지금 많이 불안하지 않아?
네 눈에는 단지 어둠만이 보이고, 지금 무슨 땅인지조차 알수 없어. 게다가 널 죽이려는 적까지 나타났다.
언제 내가 이 화살로 너의 심장을 꿰뚫을지도 몰라. 집에 가고 싶어하는 군... 하지만 여기서 죽으면 안돼지...?"
"........."
"이제 가족들이 떠오르면서 웬지 그리워지겠지. 안그래? 객지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꽤 지났군.
넌 정말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은데, 못돌아간다고..?"
"........."
샤이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 소년이 한마디 한마디 말할때마다 인상은 찌그러졌다.
"절망스럽겠지. 이 곳에 왜 왔을까. 차라리 포기를 했더라면 편할텐데.
사랑초..? 그것도 어딨는지도 모르지. 사랑의 그늘이란 그런 모순된 장소는 찾을 없어.
단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이만큼 왔는데, 여기서 너무도 큰 난관에 부딪히다니.. 안그래?
그게 인간의 약점이다.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리고 넌 너무도 쉽게 넘어왔어.
넌 너무도 강해서 갱단이나 보통 병사들 쯤이야 처리하기 쉽지.
게다가 섬 로지어도 티어라는 여자의 비행기로 와서 너무 어려움 없이 넘어왔지.
다 긴장의 순간들이지만, 너무 쉽게 풀려, 네 정신력은 많이 약하다. 이런 네가 날 이길까?
절대로 못이긴다. 난 이태까지 이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단련되 왔기에,
여기에서 당당히 있지. 넌 너무 쉽게 살아왔다. 닥쳐온 위험은 언제나 운이 따라주지.
아, 들린다... 후회하나....? 이런건 후회안해도 되..
그건 네가 늘 승승장구 해왔으니까. 어쩔수 없는 거지.
넌 이제 현실도 생각하고 싶을 거다. 만약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면 넌 뭐지? 넌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 이렇게 서 있는 넌 지금 투어리스트와 검사란 신분이 있지만, 잘 적응이나 할까?
이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너지만, 평상으로 돌아가면 넌 여전히 특별한 사람인가?
너도 다른 이들처럼 책을 보면서 씨름해야 할지도 몰라.
돌아가고 싶나..? 온갖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돌아가고 싶은 거야?
그런것 같진 않아. 그렇지.....? 절망스럽지....?
이게 바로 현실이다. 이 암흑의 초원은 그야말로 진실된 곳이다. 이 절망스런 현실의 대지란 말이다.
모두들 벌벌 떨며 이곳을 두려워하지만, 결국 자신들도 이 대지의 일부일 뿐이지.
그래서 여기서 이기지 못하는 거다... 이기고 싶어도 현실에 대해선 못이기는 거다.
이제 죽고 싶지? 죽고 싶지 않나? 차라리 내 말을 모두 잊고 죽어버리고 싶지..?
너도 결국은 같은 인간이다. 죽고 싶겠지..."
소년의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샤이는 괴로워하듯 머리를 감쌌다.
"윽..... 으윽...."
"훗.. 너도 결국은 같은 인간... 이 말을 듣고도 살아남은 인간은 한명도 없었다.
이 암흑 속엔 절망이란 존재만 있으니까. 절망이 생기는 순간 널 지배하는 거다. 지배를 받기 싫어도 말이다.
이러면 이럴수록 마음을 비우는게 상책이지만, 이런 소릴 듣고 마음을 비울 그런 이상한 인간따윈 없다.
아니, 없을 거다. 그럼.... 이제 끝내 볼까?"
그가 활 시위를 당기자 샤이는 잠시 잠잠해졌다.
"....너 몇살이야."
샤이는 무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놀라 활을 떨어뜨렸다. 샤이는 항상 짓던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
"....후.... 나이도 어려보이는 놈이... 날 농락하냐..."
샤이는 조용히 말했다.
"내가 물론 이 상황에서 벗어나면 평범해지고, 힘들어지겠지만, 난 이 상황에 충실할 거다.
지금 죽어갈 아이들도 있어. 나에겐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들이야. 내가 이럴 상황이 아니면 어떻게 돕겠어...!
난 이걸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그렇게 내 마음을 짓밟고도 무사할 줄 알았어...?
난 다른 왕족들 같이 루칸토나 그런 것 때문에 이런 고생따윈 안해. 가치 있는 일만 한다구.
그러니까.... 함부로 말하지마...
그리고 왜 자꾸 머리에서 천사가 나타나는 거야. 정말 짜증나게..."
그는 혼잣말을 했다. 그는 심히 짜증난다는 표정이었다.
그의 손에서 라이트 에리어가 갑자기 하얀 기운으로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는 라이트 에리어를 잡고 일어섰다.
"이제 공정해졌다.. 윽.. 두통..."
샤이는 잠시 얼굴을 찡그렸고 라이트 에리어를 잡았다.
소년은 그러자 활통에서 활 하나를 꺼냈다. 그러자 활이 검으로 변했다.
"좋다. 싸우기 전에 내 이름은 기억해라. 죽고 갈때 기억해 둬라. 난 크리샤다. 넌 샤이라고....? 좋아..."
소년은 검은 검을 들고 말했다. 샤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쳐다보았다.
.
"사랑초....?"
에드링의 손에는 붉은색 꽃잎을 지닌 꽃이 한포기 들려 있었다.
"...어떻게.... 크윽...."
그는 아직도 빛의 감옥에 갇혀서 못나오고 있다.
"난 당신을 죽일 생각은 없어. 죽이고 싶지도 않고, 그럴 자격도 없거든."
에드링의 눈은 초록빛으로 일렁이는 초원이 보였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왜 날 살리려는 거지....? 그리고 왜 황제자리에 오르려는 생각도 없는 거냐?"
"...아저씬, 허무하게 죽으면서 덧없게 살고 싶은 거야?"
에드링은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에드링의 미소에 말이 없어졌다.
"넌 언제부터 프레지던트 와일드에 대해 알았던 거냐."
"....그게 뭔데...? 아저씨, 내 이야기같은 거 하면 그땐 내가 아저씨 목숨을 수거할거야. 알았지?"
에드링은 순수하게 웃으면서도 협박조로 말했다. 그는 얼굴이 굳어 말했다.
"...알았다... 알았으니까... 어서 풀어라..."
"....먼저, 암흑의 용병인가 뭔가 하는 거 하지마."
"...그건 안돼."
"....그래? 하긴... 아저씨도 가족은 살려야지.... 그럼 마음대로 해.. 대신 내 이야긴 없는 거야...
난 항상 루칸토엔 안가. 걱정마. 난 황제자리를 노리는 그런 풋내기들이 아니니까."
"....그럼..... 알았다."
그는 에드링의 진심을 확인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수고해요."
빛이 사라지고 그는 에드링의 얼굴을 한창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라졌다. 에드링은 미소를 짓다가 주위를 보았다.
그러다가 흠칫, 그의 얼굴은 굳어졌다. 스키나 티어는 도끼를 들고 있는 덩치와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위험한지도 모르고... 누나...!"
그는 티어에게로 뛰어갔다.
"아저씨, 이제 나 아저씨가 보여. 그런데... 여기 너무 아름다운 세상인데, 왜 도끼를 들고 있어?"
"...내 눈엔 저 초원들이 회색 빛으로 밖에 안 보인다. 저게 아름답다고?"
"물론. 아름다워. 푸른 물결치는 초원. 사랑의 그늘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랑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티어는 그가 들고 있는 도끼를 억지로 뺏어 그녀 옆에 있는 바위에 콱 박았다.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요. 아저씨. 아저씨도 착한데 왜 사람 죽이는 일 해..?"
"....난 착한게 아냐. 아직도 널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든다구. 어떻게 쫑알쫑알 말하나 보고 있었는데, 이제 보인다니..."
"살인마구나. 에드링~ 언제 왔니? 그게 사랑초야? 나도 찾아야지! 아참!
아저씨, 고마워. 내 이야기 다 들어준건 아저씨 뿐이야.....! 그럼!"
그 사나이는 도끼를 팍 뽑았다. 그의 눈은 이미 살인을 저지를 듯한 눈은 아니다. 그는 흐뭇하게 웃더니 사라졌다.
"...후.. 좀 혼나겠는걸...?"
#49
"죽어랏!"
쇠와 쇠가 맞부딪히는 소리. 그들의 옷자락은 칼에 긁혔고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점점 크리샤의 표정에 불안함이 언습해 왔다.
'어떻게 샤이의 마음이 안 읽혀지는 거지...?'
샤이는 크리샤의 표정에 씩웃었다.
"...화이트로 체인...! 넌 제발 좀 가만히 있고, 난 어서 사랑초나 찾아야겠다. 크리샤, 어쨌든 놀아줘서 고마워!"
"뭐?!"
크리샤는 하얀 사슬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고 움찔거렸다.
"네가 내가 너무 승승장구한다 했지? 충고 고맙다, 크리샤!"
샤이는 조용히 크리샤에게 말했다. 말했다. 크리샤는 잠시 당황하다가 분노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제길... 네가 나에게 모욕을 주다니..."
"크리샤."
갑자기 도끼든 사나이가 나타났다. 그는 도끼로 빛의 사슬을 끊었다. 크리샤는 먼지를 탁탁 털어내며 일어섰다.
"...훗... 네가 웬일로 지는거냐."
"...제길... 샤이... 두고보자..."
그러자 검을 든 사나이가 나타났다.
"...우선 철수 하자. 보니까 왕족 패거린 아니었어."
"....뭐...? 그럼 헛수고 한 거잖아!"
"그래. 그냥 약초를 구하기 위해서 온 거였어."
도끼와 검은 뭔가 통한듯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가 씩 웃었고 가운데 크리샤는 화가 난듯 투덜투덜 거렸다.
"...씨... 그래도 샤이를 용서하지 않아...!"
"자... 우리 이제 그만하자~?"
검을 든 사나이는 크리샤를 어르고 달래듯 말했고 크리샤는 활을 활통에 넣었다.
"이건 잊을 수 없어... 내가 지다니...! 그래도 어쩔수 없지.. 철수하자... 나중에 철저히 복수하면 되니까."
크리샤의 말에 사나이들은 어쩔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은 사라졌다.
샤이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그늘이라곤 찾을 수 없다. 빛이 밝아서 아무런 그늘도 안 보인다.
샤이는 멈춰섰다. 아무도 없다. 다시 하늘이 어두워지는 듯한 느낌...
"..아깐 어떻게 내가 마음을 비울수 있었는진 모르지만... 지금은 웬지... 마음을 비우기 힘들 것같아...
하지만... 내가 포기하면... 안돼. 참, 티어누나랑 에드링은 어딨지...?"
샤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티어와 에드링은 보이지 않는다.
티어와 에드링은 빨리 걸었다. 티어의 손에는 푸른빛의 사랑초가 들려져 있었다.
"그나저나 샤이는 누구랑 있길래 여태까지 소식이 없는 거지...? 그 애라면 사랑초를 찾았을텐데.."
"샤이를 찾아야 겠네... 에드링, 이젠 그 무서운 아저씨들 안나타나겠지?"
"암흑의 용병..? 티어 누난 그 사람들을 무서운 아저씨라고 부르는 거에요? 도대체 무섭지 않은게 뭐에요?"
에드링은 어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티어는 픽 웃었다.
.
"어...? 저건...?"
샤이의 눈에 띈 건 어느 비석이었다. 그 비석 뒤에는 한 꽃밭이 보였다.
"....설마... 저게....?"
"들어서지 마라."
"...뭐...?"
"....들어서지 말라고 했다."
비석이 갑자기 흔들렸다. 샤이는 놀라 그 비석을 보았다.
"...그대는 왜 이곳에 와서 고생을 하려는 건가.....?"
"....누군 고생하고 싶나? 그냥.. 그게...."
샤이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건 어제 같이 이야기를 했던 소년이었다. 그 소년의 어둠이 생각이났다.
'로제트'라는 동생을 둔 쓸쓸해 보이던 소년.
"....살리고 싶잖아. 난 후회를 많이 했어. 사랑도 많이 받아왔었고."
샤이는 한숨을 쉬고는 서있는 비석을 봤다. 샤이와 비석사이에 침묵이 오갔다.
"....사랑초를 네가 선택하는 게 아니다. 사랑초가 널 선택하지. 사랑초는 아무 사람에게나 넘겨줄수 없으니까.
들어가도 좋다. 들어가서 네 꽃을 찾아가라. 네 꽃을 찾는다면 그 꽃은 네 것이다. 네 꽃은 단지 한 포기뿐이다."
"....고마워."
샤이는 빙긋 웃으면서 비석을 보았다. 샤이는 천천히 꽃밭으로 들어섰다. 서서히 빛나는 사랑초.
꽃밭의 반이 모두 빛나기 시작했다. 샤이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
"이제 해가 져 가는데... 왜 얘들이 안오는 거지... 내가 말릴 걸.. 암흑의 용병들도 있는데...."
여제는 매우 안절부절하여 왔다갔다 했다. 여제는 아이들을 거두다가도 불안한 모양이었다.
"여제님."
소년이 다가왔다. 여제는 그 소년을 보고 차분해졌다.
"왜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들은 꼭 돌아올 거에요..."
"......"
"....사랑초 못찾아도 그냥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그냥 돌아와도 반겨줄 거에요...."
"......"
소년은 조용하게 말했다. 여제는 그의 말에 잠시 말을 잃었다.
"추울텐데.."
소년은 조용히 중얼 거렸다.
"얘들아!"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소년은 눈이 커졌다.
"얘들아~!"
"누나! 목소리좀 낮추죠? 아픈 사람들은 좀 쉬게 내버려 둬야 한다구요!"
"맞아. 자원봉사 경력이 10년이라고 한 사람이 어떻게 그걸 몰라..."
"이봐! 난 이것만으로도 참은 거야. 나 정말 그 도끼 든 아저씨 무서웠다구!"
"이야기 잘만 하던데..."
"에드링..! 죽기전 하소연 좀 하자 이거지! 그런데 그 아저씨 보기보단 너무 맘 착하더라구..."
티어는 웃으면서 말했다. 티어의 가방안에는 세포기의 사랑초가 담겨 있었다.
샤이와 에드링은 픽 웃었다.
"그나저나 네 옷은 또 왜그래? 너 혹시 헌혈하다가 무슨 출혈사고 일어났어?"
"누나!!"
샤이는 소리쳤고 티어는 깔깔 웃었다.
"샤이 형!"
소년이 소리쳤다. 샤이는 뛰어 나오는 소년을 발견하곤 미소를 지었다.
"얘들아...! 어서 들어오렴!"
여제는 활짝 웃으면서 소리쳤다.
#50
"음... ....어....? 오...빠...?"
죽은 듯이 누워서 눈을 뜰줄 모르던 소녀가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얼굴이 환해졌다.
소년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고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오빠, 왜울어...? 왜 울어...?"
"로제트... 살았구나... 살았어...!"
"왜 그래? 괜히... 오빠, 나 살아있어... 참, 나 꿈 꿨어."
"응....?"
"엄마가 오빠한테 돌아가라구... 그랬는데... 엄만 사라졌어..."
"..로제트..."
"왜 울어...?"
소년의 감동어린 눈물은 자꾸만 흘러내렸고 로제트는 당황해하였다.
로제트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소년, 소녀들이 다 깨끗하게 나았다. 그들은 병에 걸렸단 사실조차 모르는 듯 했다.
이미 의식이 있던 아이들은 그들을 보며 기뻐하고 웃어주었다. 다들 행복한 표정이었다.
여제는 병에든 액체를 땅에 고루고루 뿌리고는 다시 병동으로 돌아왔다.
"고맙다. 얘들아."
"...뭘요.. 히힛.."
티어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샤이와 에드링은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고 여제도 미소를 지었다.
여제는 그들에게 무언가를 하나씩 주었다. 에드링에겐 빨간 구슬, 티어에겐 푸른 구슬과 샤이에겐 하얀색 구슬.
"...이게 문 세트라의 산물이란다. 이건 라이트 메어에 갈때 사용하면 될거야.
이게 어디에 쓰이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너희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여겨... 어쨌든 고맙구나."
그들은 미소를 지었다. 여제는 밝은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
"이게 뭐야!"
에이스가 소리쳤다. 검은 망토의 사나이들도 당황해하며 얼었다. 그때 누군가가 나섰다.
"선 에로스!"
"소녀...?"
"에이스 왕자님, 왕자님은 잠시 비켜주심이 마땅하다고 여겨지는데요.."
소녀는 무서운 표정으로 빛의 활의 활시위를 당기며 말했다.
"어디 무례한 행동이냐!"
"이건 명령이 아니라 경고입니다. 이 경고에 따르지 않는다면 황제자리도 없습니다. 황제에 이르기 전에 세상을 뜨실겁니다."
소녀는 무섭게 소리쳤다. 에이스는 말했다.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였다면 네 판단이 잘못됬음을 보여주겠다...!"
"...좋으실 때로."
소녀는 활시위를 놓으려다 말고 천천히 걸어갔다.
"선라이즈의 저주의 괴물을 쉽게 물리치신다 이거죠? 원혼의 숲의 괴물을 열심히 죽여보시죠.
전 언제까지나 왕자님의 판단을 믿겠습니다. 저 리아 카리오넬의 경고를 무시하고 행동한 대가가 크단건...
큰 일이 일어나서야 알겠죠. 하지만 에이스 왕자님은 실력이 좋으니까... 그럼... 전 그냥 가겠습니다."
리아는 무서운 표정을 짓고는 날개를 펴고 하늘로 박차 올랐다. 그들은 당황해했다.
그들 앞엔 집채만한 괴물이 서 있었다. 그 괴물은 괴성을 지르더니 그들에게 덤벼들었다.
"리아 카리오넬...? 그럼..... 왕녀 로렌의......? 리아! 리아!"
에이스는 크게 리아를 불렀다. 리아는 얼굴을 찌푸리고는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그나저나... 이를 어쩐다.."
.
"폐하, 빛의 대지에서 많은 왕자들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폴의 말에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리오거 왕자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한가?"
"....죄송하지만, 에드리오거 왕자는 찾지 않으심이 좋겠습니다."
"...?"
"에드리오거 왕자는 몰래 다니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 프리제덴트 와일드의 활동이 시작됬습니다.
왕자를 살리고 싶으시다면 에드리오거 왕자에겐 관심을 쓰지 않으시는게 낫습니다."
"....그렇군... 어쨌거나 켄트로 학사. 게임이나 하지 않겠소? 너무 조용해서 무료하오.
지금 이웃나라마저도 루칸토 때문에 왕족들을 다 풀어놓지 않았는가. 그들도 그것때문에 조용하단 말이지.."
"그럼 무슨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폐하?"
"알게 뭔가. 아무거나 하면 되지.. 허허.. 그런데 정말 신경 안써도 될지 모르겠소.. 허허..."
"그럼 다른 왕자분을 신경쓰시면 되겠군요, 황제 폐하."
폴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황제도 미소를 지었다.
"어쨌거나 켄트로 학사는 속도 편하군. 다른 학사들은 자신 담당 왕자들 챙기느라 텅텅 비는데, 그대는.. 허허.."
"에드리오거 왕자님은 항상 저에게 휴가를 주시니까요. 전 언제까지나 이 긴 휴가를 즐기는게 본업이 되고 말았습니다.
에드리오거 왕자님은 어차피 루칸토 기간이 끝나면 돌아올테니까 걱정할 필요도 없죠."
폴의 말에 황제는 픽 웃었다.
"그런가...? 어쨌든 오늘 날이 무척 좋군...."
"...그렇군요."
폴은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소설제목 : 차.원.의.벽.을.넘.어.서.1
작가명 : 아쿠아리스
E-mail : pearl_kim91@hanmail.net
연재장소 : 판타지 무협 소설방
총편수 : 총 100 편 완결
장르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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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인터넷소설닷컴 (http://cafe.daum.net/youllso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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