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밀롱가 정보도 공유할 겸 적어봅니다.
그럼..
시작
잠시 지역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이번에 내가 러시아에서 다녔던 도시는 러시아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먼 도시들이다.
그 서쪽에서 모스크바를 기준으로 남쪽으로 180키로 가면 깔루가, 북쪽으로 아주 많이 가면 러시아 최대 관광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가(지명이 너무 길이서 이하 상트) 나온다.
언젠가부터 경로가 꼬여 버렸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에 기차를 타고 갈 예정이었기에 러시아에서의 마지막은 모스크바에서 하리라 생각했다.
먼저 모스크바로 입국을 하고 기차를 타고 깔루가로 갔고 깔루가에서 상트까지 한번에 가는 교통편은 없기에 기차로 다시 모스크바로 갔다.
그리고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상트까지 기차보다 비행기가 더 저렴하여 비행기를 타고 갔다. 그리고 다시 모스크바에 가서 관광을 했다.
이후에 우크라이나 여행을 취소하고 에스토니아로 갔다.
이해가 잘 안되실 것 같아서 정리를 하자면
모스크바(중간) - 깔루가(남쪽) - 모스크바(중간) - 상트(북쪽) - 모스크바(중간) - 에스토니아 탈린(상트에서 살짝 서쪽)
순서로 이동을...
그러니깐 굉장히 비효율적인 동선이었다.
그래도 뭐 재밌으니깐 다행이다.
그럼 설명은 이쯤 해두고 진짜로 시작.
아침 기차를 타기 위해 숙소에서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숙소 경비아저씨가 따라와서 러시아어로 막 뭐라고 했다.
중간에 빠쓰뽀르뜨(여권)라는 단어와 리셉션이라는 단어를 알아 들어서 다시 호텔의 리셉션으로 갔다.
그리고 그 날은 영어를 하는 직원이 있었는데 나보고 왜 결제 안하고 도망가냐고 했다.
응? 부킹닷컴에서 결제 다 했는데? 그리고 아까 체크아웃하면서 너랑 인사도 했는데? 나를 뭘로 보고 도망가냐고 하는 거니?
휴대폰으로 확인해 봤더니 결제가 취소 되었는데 국대 정신으로 깔루가에 온 나를 순식간에 돈도 안내고 튀는 놈으로 몰아가는게 기분이 나빴다.
그렇지만 따지기 귀찮기도 하였고 때마침 콜택시가 호텔앞에 도착하여 카드로 결제하고 나왔다.
깔루에서 처음으로 기분이 나빴다.
그리고 기차역에 도착하였는데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사서 먹고 앉아 있었다.
시골 간이역 보다 못한 수준의 기차역이라 직원들도 아직 출근을 안했고 전광판도 없었다.
걱정되는 것이 있었는데 4개의 플랫폼 중에서 도대체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몰랐다.
(러시아에서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고 track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니 참고 하시길)
어떤 아주머니가 책을 보고 계셔서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한 티켓을 보여줬더니
나랑 같은 기차니깐 어디가지 말고 꼼짝말고 내 옆에 앉아 있다가 따라오렴.
이라고 러시아어로 얘기했는데 정말 신기하게 다 알아먹었다.
진짜에요.
역시 러시아 사람들 클라쓰~~~
잠시후 담배도 피우고싶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서 일어났더니 아주머니가 못가게해서 (아마 내가 착각하고 다른 곳으로 가나 싶었나 보다) 꼼짝 못하고 계속 앉아 있었다.
기차시간이 되어서 아주머니를 따라서 기차를 탔다. 자리에 앉았는데 아주머니의 좌석은 바로 내 옆자리였다 ㅋㅋㅋ
2시간 후에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다. 세삼스레 처음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기차표 사는 것을 도와주시던 그 아저씨가 생각났다.
한 번 와봤다고, 러시아어 뜻은 모르지만 글씨 읽는 것좀 적응 되었다고 해매지 않고 지하철에서 공항철도를 갈아타고 모스크바 공항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러시아에서 출국할 때 알게되는 사실이 있다.
모스크바에서 지하철 55루블.
공항철도 500루블.
합계 555루블이면 11,110원 정도. 이 경우에는 20키로가 되는 케리어를 끌고 계단을 여러번 오르락 내리락 해야한다.
모스크바 공항까지 택시타면 950루블.
19,000원 정도. 엄청 편함.
그 때는 러시아에 좀 적응했다고 우쭐해 있었는데 완전 개 뻘짓이었다.
러시아에 여행가시는 분들은 yandex.taxi 어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시길 바란다. 우버보다 약간 저렴한데 우버보다 좋은 점은 우버는 기사한테 러시아어로 전화가 와서 짜증나는데 얀덱스 어플은 전화가 안온다. 나의 경우 한번도 '너 어디냐?'는 식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놈의 공항은 흡연실이 없다. 화장실에 가봤더니 담배 냄새가 났지만 참았다. 준법 정신 투철한 내가 아니었기에 양심 때문은 아니었고 벌금이 무서워서 쫄렸다.
계속해서 대기하고 있는데 노숙하는 어떤 사람이 광고판과 묘하게 콜라보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공항에서 난생 처음 비둘기를 보았다.
상트 숙소에 도착했다.
5박에 2400루블이니 1박에 만원도 안하는 숙소라 기대도 안했는데...
뚜아아ㅏㅏ
원래 호텔보다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도미토리 형태의 숙소를 더 선호하는데 이 3성급 호텔이 금액도 너무 저렴하였고 (호스텔보다 더 저렴)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예약을 했었다.
직원들도 너무 친절했는데 단점이 있었다.
아직 공사중이라 시끄러웠다. 이 방 역사상 내가 첫 손님이어서 페인트 냄새도 났고 같은 층 다른방은 매일 목수가 와서 침대를 만들고 있었다.
진짜로 침대를 사는게 아니라 만들고 있더라.
엘레베이터는 공사하는 인부들이 계속 사용하였고 계단은 계속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페인트 냄새는 금방 적응이 되었고 공사도 낮에만 하면서 계속해서 손님을 받고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미리 공사중이라고 했으면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긴 했지만 말이다.
원래 밀롱가 후기를 작성하려고 했는데 뭔가 기행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식사를 하고나니 밤 9시가 넘었지만 무조건 밀롱가를 가야하기에 Elvira에게서 얻은 정보로 준비를 마치고 밀롱가로 향했다.
뜬금없이 등장한 Elvira의 소개를 하겠다.
물론 궁금하시진 않겠지만...
작년에 회사에서 파타야로 워크샵을 갔는데 말만 워크샵이지 임직원 가족들 모두 동반하여 놀러갔다.
4일중 3일째날 저녁에 회식에만 참가하면 된다하여 본부장에게 허락을 받고 나는 파타야로 가지 않고 방콕에 남았다.
태국만 수십번 여행했던 나에게 파타야는 정말 별로였고 무엇보다 탱고 때문이었다.
이야기가 어째 태국 탱고로 흘러가는것 같지만 엘비라의 소개를 해야하기에 계속하겠다.
워크샵을 가기 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방콕 탱고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했다.
먼저 파타야 탱고 오거나이저에게 메일을 보냈고 답변이 왔다.
현재는 밀롱가는 없고 초급 수업만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오는 사람이면 엄청 잘추는거 아니냐? 거기다가 귀한 남자사람이라니..
너님이 원하시면 밀롱가를 열고 홍보도 하겠다.
흠... 이건 아닌데.. 뭔가 조용히 놀다 오려고 했건만. 왠 VIP 대접?
이거 어떻게 거절하지?
며칠 후, 태국의 국왕이 서거하였고 정부에서 파티를 금지하였다.
그래서 아쉽게 되었다는 연락을 서로 주고 받았고
방콕 오거나이저로 보이는 사람에게 메신저로 연락을 하였다.
(파타야님 죄송. 제가 탱고 배우고 처음으로 해외가는 거라서요)
방콕의 오거나이저는 국왕이 서거하여 파티가 금지되었기에 밀롱가를 열지 못하고 마에스트로 집에서 수업과 쁘락을 한다 하였다.
마에스트로 남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세바스찬이었고 여자는 러시아 상트에서 발레를 전공한 엘비라였다. 그 때 밀롱가는 없었지만 정말 좋은 추억이 있었기에 간간히 세바스찬이나 엘비라와 연락을 해왔었다.
현재 세바스찬은 불가리아에서 선생질이고 엘비라는 아르헨티나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이들과는 1~2주 차이로 만나지 못할 것 같다.
난 이때까지 둘이 애인 사이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엘비라가 그냥 파트너였다고 하더라. 둘이 한 침대에서 동거하던데?
궁금하진 않겠지만 방콕에서는 남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엄청난 여초!!
잠시 방콕에서의 사진.
유일한 남자인 저기 얼굴 길쭉한 사람ㅋㅋㅋ
제일 좌측이 엘비라. 대머리가 세바스챤.
이들은 예전에 서울에서 어떤 멋진 댄서가 이곳을 왔었고 20대의 젊은 청년이었으며 온몸에 문신이 많았다고 하여 최심장이냐고 물어보면서 사진을 보여줬더니 맞다고 했다.
심장쌤 클라쓰~~ ㅋㅋ
엘비라 소개하려다가 방콕 이야기 ㅋㅋㅋ
아무튼 엘비라는 잠시 아르헨티나에서 살고 있지만 상트 현지인이다.
엘비라 소개 끝!!
다시 러시아의 상트로 돌아와서....
지하철을 타고 구글지도의 도움을 받아서 밀롱가 앞에 왔는데 밀롱가가 없다.
그 주변을 30분 넘게 해매고 있다가 계속해서 같은 건물에 들어가기도 하고 경비아저씨한테 혼나기도 하다가 겨우 찾았다.
역시 현지인 여자사람이 추천해주는 밀롱가는 남자들이 잘추고 남초현상이 있었다.
성비가 3:1 이고 남자가 적었는데 불곰국에서 이 정도면 남초현상이지.
두번째 사진을 잘 보시면 남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러시아 건물의 특징을 얘기하자면 일단 건물이 낮고 넓다. 엄청 넓다. 건물을 마음대로 헐고 지을 수 없는 법도 있다고 하고 땅덩어리가 커서 무조건 넓게 짓는 것 같다.
때문에 깔루가에서도 참가자대비 밀롱가 장소가 넓었다. 깔루가에서도 그랬는데 LOD가 엄청 빠르게 돈다. 메디아루나 한번하면 앞 커플과 거리가 멀어져서 8살리다로 엄청 뛰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처럼 바짝 붙으면 안된다. 장소가 넓은 만큼 토밀 기준으로 내 앞에 3커플 정도는 춤 출수 있는 공간을 둬야한다. 그정도면 어느 밀롱가에서나 딱 맞더라.
그리고 피구라 뭐 하나만 하면 뒷 커플이 나를 그냥 추월해 버려서 내가 진상이 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보니깐 다들 히로도 하고 볼까다도 하고 뭐 그러던데?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러시아 여자들 진짜 예쁘다.
그리고 러시아 땅게라는 대체적으로 젊다. 아니.. 좀 어리다.
남자들은 그냥 곰탱이다. 이 나라 미남의 기준은 마초스럽고 뚱뚱한 불곰 스타일이다. 그래서 불곰국이 아닌가 싶다.
밀롱가를 나와서 숙소에 가서 엘비라에게 연락을 했다.
밀롱가 잘 다녀왔어. 근데 너 불곰 본적 있니?
쓰잘대기 없이 길어져서 그리고 졸려워서 절단 합니다.
밀롱가 정보는 페이스북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milonga in Saint petersburg 검색하시면 요딴식으로 매일 매일 밀롱가 정보가 올라옵니다.
TUESDAY, 7 march.
20:00 - 23:00
Milonga la Primavera
DJ: Natalia Merkulova
Org.: Milonga la Primavera
Entry fee: 350 rub.
Address: nab. Obvodnogo kanala, 60. 5 floor
_____________
20:00 - 01:00
Milonga at Kvartal Tango
DJ: Marina Tarakhtienko
Org.: Квартал Танго / Kvartal Tango
Entry fee: 200 rub.
Address: ul. Rozenshteyna, 8 (subway Baltiyskaya)
______________
19:00 - 23:00
Milonga at La Casta
DJ: Kirill Krasikov
Org.: La Casta
Entry fee: 200 rub.
Address: ul. Konstantina Zaslonova, 2.
저는 엘비라가 추천해준 2번째 밀롱가 갔어요.
지하철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가는데 밤에 사람이 없어서 좀 쫄릴 수 있습니다.
상트 지하철은 45루블(900원)이고 얀덱스 택시 타시면 시내에서 보통 200~300루블(4~6천원)입니다.
갈때는 지하철 타더라도 숙소갈때는 되도록 택시타세요. 괜히 저처럼 돈 아낀다고 걸어다니지 마시고 ㅋㅋㅋ
밤에는 사람 없어서 진짜 쫄립니다.
나중에 엘비라가 위험하게 택시 안타고 걸어다녔다고 엄청 뭐라했어요.
그럼
진짜로 끝!!
첫댓글 궁금하지 않다뇨~^^
아~ 안단테님이 꼭 가보라던~, 유럽인들이 꼭 간다는~ 소련의 옛 수도인~ 쌍트 페테르부르크네요~^^
예술의 나라여서 그런가요? 밀롱가가~ 엄청 럭셔리하네요~^^
홍콩 찍고~ 러시아로 밀롱가 투어~ 꼭 가봐야겠네요~^^
동기 부여가 되었으니~ 이제는 열심히~ 열탱하는 일만 남았네요~
그동안 긴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지금 당장 짐 싸서 떠나고 싶은 후기 네요~
마크님~ 아래 미야님처럼 MARK(5기)로 닉네임 수정 부탁드릴게요~^^
다른 나라 물가는 왜 그렇게 싼것 같은지
숙박도 싸고 좋고
교통비도 싸고 좋고
부럽습니다
초코여신 원장님~ Choco Yeosin(대표원장)으로 닉네임 수정 부탁드릴게요~^^
@주피터(매니저) 했어요~ ㅎㅎㅎ
@Choco Yeosin (대표 원장) 멋지십니다~^^
와우~~ 마치 제가 다녀온 듯한 생생후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ㅋㅋㅋ 남자분이 쓰신 여행기는 좀 다르네요 ㅋㅋㅋ 관점이 ㅋㅋㅋ 넘재밌게 봤어요
정아님~ 정아(5기)로 닉네임 수정 부탁드릴게요~^^
아주 상세하게
그래고 여정그대로 따라 읽다보니
아..이러면서 읽고있었네요
너무 멋진경험을 하셨네요
저는 여행과 춤이 결합되거나
해외에 춤추는장소가 클럽이외에 있다는것조차 몰라던사람이라서요
이 기행문이 신세계랍니다..
아주 즐겁게 잘읽었고요
자세하게는 이해하진못해도 춤에대한 지식이나 용기(?)
현장에서의 센스등을 느낄수있었습니다..
저도 추후에 해외나갈기회에 밀롱가를 찾아볼까봐요
낯설지만 대단히 설레이는 경험이될것같아요
정말 멋진기행문 감사합니다
저도 더 열심히해봐야지
이런 생각이..아주아주 팍팍팍드네요
행복한 오후되시고요
러샤 밀롱가~ 키는 어쩔 수 없고 살을 찌워서 가봐야겠군요 ㅋ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준님~ 준(JUN)(전문가 1기)로 닉네임 수정 부탁드릴게요~^^
가면 벽에 붙어있다만 오겠군요... 여초.. ㅠ 여행기 잼나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