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수) 드뎌 제17회 권태응어린이시인학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궂은 날씨 때문에 일주 전부터 걱정을 쌓아놓고 살았는데, 다행히 행사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비가 딱 멎는 거였습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오전 11시 시인학교 교사들(김경진, 김영범, 류정환, 이안, 장동이, 정민, 정유경, 조하연_이상 모둠 담임교사, 이종수, 최우_진행팀), 모둠별 각 1인의 보조 교사들(건국대 국문과 학생 1명, 연세대 국문과 학생 1명, 한국교통대 한국어문학부 학생 5명, 한신대 문창과 학생 1명)이 모임 장소인 충주 탄금대 아래 한성감로정이라는 식당에 모여 참가 어린이 모둠을 나누고, 행사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점심을 먹은 다음, 탄금대 감자꽃 노래비 앞으로 갔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충주, 청주, 광주, 고창 등 전국에서 53명의 어린이가 모였습니다. 모집 정원이 50명이었는데 입금을 먼저하고 나중에 신청한 어린이들이 셋 있어서 정원을 초과했고, 일찌감치 신청이 마감되어 대기자가 적잖은 상태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참가 어린이들과 학부모를 모신 가운데 독립운동가로서의 권태응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설명을 한 다음, 정유경 시인에게 백창우 작곡 '감자꽃' 노래를 배웠습니다. 이어 버스를 타고 탄금대 아래에 있는 권태응 선생 생가터로 이동했습니다.(걸어가도 되는 거리이지만 먼 거리를 달려왔고, 날도 후텁지근해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할까 봐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권태응 생가터에서 권태응 선생님 산소로 이동(간식으로 김밥을 나누어주었고요), 김경진 시인과 이온조 어린이가 낭송하는 '아버지 산소'를 들으며 권태응 선생님께 인사를 올렸습니다.
권태응어린이시인학교 장소인 '팔봉자연학습장'으로 이동하여 짐을 푼 다음, 옆 친구 인터뷰 후 소개하기 시간. 팔봉자연학습장에 오기 전까지 행사를 제가 진행하느라 사진은 여기부터 찍을 수 있었습니다.
옆 친구 인터뷰 후 소개하기 시간이 끝나고 곧바로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시간.
모둠별로 교사+보조 교사+6~7명의 어린이가 한 모둠이 되어 풀, 곡식, 나무, 곤충 등을 들여다보며
산책을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허물을 막 벗는 중인 방아깨비를 만나기도 했는데,
나중에 쓴 시를 보니까 그에 대한 것이 없이 좀 아쉬웠어요.
제 모둠은 '감자꽃'이었는데, 보조교사와 어린이가 모두 여학생으로 짜여서
진행이 한결 쉬웠고, 참가 어린이들의 몰입도도 거의 100퍼센트에 가까웠습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역시 우월한 성이라는 사실^^.
저녁을 먹고 나서 7시부터 8시30분까지
백창우 선생님 시간.
권태응 선생의 시에 붙인 노래를 재밌게 듣고 배웠습니다.
아이들 좋아라고 잘 따라 부르며 금세 노래를 익히더군요^^.
8시 30분부터 10시까지는
어둠 체험 및 소리 지도 만들기 시간.
아이들을 모둠별로 어둠 속으로 데려가
주로 청각을 일깨우는 시간.
술래는 후레쉬를 들고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소리가 들리면 그쪽을 향해 후레쉬를 켭니다.
마지막까지 남은 한 명이 다음 술래가 되고요.
이 놀이가 끝나면
각각 2~3미터 정도 사이를 두고 떨어져 앉습니다.
교재를 펴고 연필을 들고
눈을 감은 다음 들려오는 소리를 반복해서 듣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리는 대로
기록합니다.
거의 30분 동안 아이들이 움직이지를 않아서
혹, 얘들이 졸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렇게 몰입도가 높은 아이들은 처음 보았습니다.
이야, 남학생이 섞이지 않아 그럴까요?
좌간 이 체험을 끝으로
1일차 프로그램이 끝났습니다.
이틀째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가까운 강가로 나갔습니다.
오후에 있을 비석치기용 돌도 고르고,
물수제비도 뜨고,
신기하게 생긴 돌멩이도 구경하고.
아이들 얼굴이 정말 밝죠?
강가에서 시 재료를 채집하는 시간입니다.
멀리 전북 고창에서 올라온 가은이.이뿌죠?
'달맞이꽃'을 시로 썼습니다.
아이들이 쓴 시의 일부는 <동시마중> 9-10월호에 소개하고
10월중 권태응어린이시인학교 어린이 시집으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4학년 수연이와 6학년 소희.
둘 다 물수제비 뜨는 데 성공^^.
4학년 정은이.
악어 머리처럼 생긴 돌을 찾아 이빨을 그려 넣었더니 크어~~ 악어다!!
아침밥 먹고 모둠별 동네 한 바퀴(감자꽃에 나오는 풀, 나무, 곤충, 동물 찾기) 한 다음,
몸놀이 시간으로 비석치기를 했습니다.
모둠을 나누어 이긴 팀이 결승까지 가는 것인데,
아이들이 정말 몰입해서 즐겁게 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국민핵교 저학년 때쯤 해보고 이날 처음 해보았습니다.
허리가 으...
몸 감각, 힘의 강약, 섬세함, 조심성을 익히는 데 참 좋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모둠이 우승^^.
점심 먹고
물놀이(낚시, 족대, 물놀이 등)에서 물고기 구경도 하고 낚시 체험도 하고.
물 위를 스ㅡ르ㅡ르르 건너가는 꽃뱀도 보고.
돌아와 본격으로 시를 쓰는 시간.
맛보기 시를 돌아가며 읽고 시에 대한 감을 익힙니다.
자, 스무 편 쓴다고 생각하고 시이이이작!!
저랑 보조 교사도 한 편씩 시를 완성했습니다.
아이들도 각각 여러 편의 시를 쓴 다음
시화용으로 쓸 시를 한 편씩 골랐습니다.
시화에 쓸 그림 배치까지 연습한 다음,
저녁밥 먹고 할
작은발표회 준비를 합니다.
권태응 선생님 작품 가운데 무엇을 발표할지 정하고
안무를 짭니다.
보조 교사와 아이들이 의견을 조율하고요.
음... 의견이 아주 분분하더니
드뎌 안무가 나왔습니다.
'감자꽃' 모둠은
모둠 주제가인 '감자꽃'을 노래한 다음, '땅감나무'를 노래하면서 율동을 선보일 계획. 기대됩니다.
다른 모둠이 무얼 하기로 했는지,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열심히 준비를 하는군요^^
오, 훌륭합니다.
올해 처음 적용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예상 외로 좋았답니다.
감동^^.
내년엔 더 풍성해지겠구나 싶습니다^^;
이어서 모둠별로 시화를 그리고
물감도 말릴 겸 모기장 줄에 걸어두니, 아이들이 하나씩 눈여겨 읽기 시작합니다.
연필, 볼펜, 색연필, 크레용, 색종이, 달개비꽃 짓이긴 것 등을 재료로 썼습니다.
다음으로 간식 먹고, 씻고, 모기장 치고,
원하는 아이들한테 봉숭아물을 들여준 다음,
잠자리.
"선생님, 겨울엔 안 해요?"
"내일 안 가면 안 돼요?"
음.... 이렇게 살면 참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사흘째 아침.
시인학교 마지막 날입니다.
밖에 시화를 걸고 짧은 전시회 겸 자기 시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
교사, 보조교사, 아이들이 자기 작품을 여러 사람 앞에서 낭송했습니다.
아쉽네요.
하루쯤 더 하면 딱 좋겠는데요.
그치만 정유경 시인은 코 밑에 뾰루지가 다 났으니까,
삼박사일은 교사들도 어렵겠어요.
아이들이랑 아쉽게 헤어지는 시간.
오전 11시경 탄금대 잔디구장으로 출발, 아이들을 마중나온
부모님 손에 달아주었습니다^^.
벌써부터 내년을 기다린다는 아이들 소식을 전해받습니다.
음....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할 수 있겠죠?
첫댓글 우선 머리털을 한나 뽑아, 손 위에 올린 다음. 후우 불어서, 몸뚱이야 작아져랏랏랏!! 해개지구, 나도 함 참석해야지 큼큼^^
히히 내가 델꼬 댕겨야지, 환영아 시는 말이얔ㅋ
어른 동시학교도 맹글어주세요.
음.... 함 맹글어볼까요?ㅋㅋ
나두 비석치기 해보고싶음
잼난 프로그램 기획하고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녀온 딸도, 아이들과 함께 동시랑 한껏 친해졌겠네요.
열세살 주현이랑 소희가 쌤께 감사 인사 전해달랍니다. 10월 작품집도 기대되고 동시마중 열씨미 찾아볼께요. ^^
어른 대상으로 맹글면 저도 참여! ^^
소희 주현이는 단짝이던걸요. 둘이 꼭 붙어서. 하루만 더 시간이 됐으면 완전 친해질 수 있었는데, 그렇게까지는 못 가서 좀 아쉬워요. 막 마음 열고 다가오는 참에 헤어지게 돼서ㅜ. 이쁜 아이들이에요^^. 권태응시인학교.. 재밌겠어요^^
우리 딸내미들도 나중에 보내야지^^
보자보자 몇 년이 더 있어야 하나? 2년 뒤면 되나요?
글쵸~ㅋ
어른 시인학교 채청이요. 학생하고 싶어요^^
4년전 이안 선생님,참 젊네요.
올핸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과 뭉치려나 기대돼요.